담당에게 사는 집을 들키는 건 꽤 위험하다.


보통의 트레이너라면, 트레센 학원내에 있는 트레이너 전용 기숙사를 이용하거나 대중교통, 혹은 개인 차량을 통해 출근한다.


다만 기숙사의 경우에는 멀리서 오는 트레이너들이 미리 자리를 선점해 자리가 없는 경우가 많고, 차나 대중교통으로 출근하기에는 거리가 애매한 트레이너가 여럿 있다.


나의 경우도 그렇다. 본가는 트레센 학원과는 애매한 거리에 있었고, 교통도 곤란한 편이라 아침마다 교통을 이용하기도 번거로웠다.


하지만 그렇다고 거리가 기숙사를 이용할 정도로 멀지는 않았다. 기숙사 입후보 예비 번호 6번을 받았으나, 이게 될 가능성은 상당히 적었다.


트레센의 기숙사 시설은 1류다. 자리가 날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예비 번호를 금방 포기한 나는 트레센 근처의 자췻방을 구했다.


물론 나 같은 입장의 트레이너도 트레센에 많았다, 이를 위한 복지로 트레센 학원에서 절반 정도의 비용을 내주었다.


트레센의 도움 덕분에, 나는 성인 남성 1명이 지내기에는 상당히 넓은 자췻방을 마련했다. 2LDK, 방 두개에 넓은 거실과 부엌.


한 쪽 방은 내 침실로 쓰고, 나머지 한 방은 혹시나 해서 손님방으로 쓰기로 했다.


서브 트레이너에게는 꽤나 과분한 집이라고 생각하면서, 나는 트레센 학원 생활을 시작했고..






갑작스럽게 치프 트레이너셨던 노령의 여성 트레이너가 건강 상의 문제로 은퇴하시며, 엉겹결에 메지로 도베르의 트레이너가 되었고.


레이스를 포기하고 모델 일에만 몰두하겠다는 골드 시티를 설득하다보니 그녀의 트레이너가 되었고,


트레이너들 사이에서 까다롭기로 유명한 둘을 능숙하게(?) 다뤘다는 소문 때문에 자연스럽게 담당이 나가 떨어졌던 어드마이어 베가의 트레이너가 되었다.


그렇게 전무후무한 짧은 시간 안에 3명의 우마무스메를 동시에 맡게된 나의 생활은...







“정말로 괜찮은거야? 이런 시간에..”


“괜찮다니까, 이런 상황에 쓰려고 비워둔 거야.”





우연히, 도베르의 코미케를 도와주다가 집의 손님방을 내어준 이후로 크게 바뀌게 되었다.






***





시작은 별일 아니였다.


도베르의 트레이너를 하다보니 나는 자연스럽게 그녀가 하는 일들을 도와주게 되었고, 도와주는 과정에서 우연히 그녀의 창작물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어쩌다보니 그녀를 도와주게 되었다. 뭐, 도베르가 나를 협박하듯이 시작한 일이었지만.


이래보여도 나는 미술에 관심이 많았어서, 나름의 경험을 살려 몇 번 그녀의 어시를 해주었다.


도베르는 내가 도와준 일에 대해서 까칠하게 감사를 표했었지만, 나를 나름 쓸만하다고 여겼는지, 나는 종종 그녀의 출품을 도와주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아, 진짜. 최악이야!”





새로운 소재를 얻기 위한 탐방을 이유로 둘이서 외출하던 도중,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소나기를 피하다 보니 내 집으로 오게 되었다.


나는 별 생각 없이 도베르를 집으로 들여보냈다. 흑심은 전혀 없었다.


애초에 동료 트레이너나 옛 친구들도 종종 자고 가는게 우리 집이었다.


다만 도베르는 아직 불평이 남았는지, 내 집을 힐끗거리면서 불만을 표하고 있었다.


여기저기 내 집을 둘러보기 바빠보이는 도베르에게, 나는 걱정이 되어 물어보았다.





“역시 다른 데로 갈까? 역시 근처 인터넷 카페라도 갈까?”


“그...그렇게까지 나쁘다는 건 아니니까..”


“그래도 도베르, 역시 화난거지? 얼굴이 빨갛...”


“그...그런 것보다! 내가 머물 방은 어디인건데!”


“...응? 자고 갈 거야? 분명 들어가기 전에는 비만 피할 목적으로...”


“시끄러워! 당신은 이런 시간에 나를 바깥으로 내보낼 생각이야?”


“아무리 그래도.. 어.....”





말을 흐리는 사이에 본 도베르의 눈빛은, 더 이상 묻지 말라는 눈빛을 하고 있었다.


나는 잘 알고 있다. 여기서 더 도베르에게 물어봤다가는 영 좋지 못한 꼴을 당한다.


나는 언제나처럼 도베르에게 꼬리를 내리고 시선을 돌렸고, 언제나 집에 오면 그랬듯이 코트를 벗어 늘 두던 옷장에 걸어두었다.


그리고 나는 비에 젖은 도베르에게 슬며시 말했다.





“먼저 씻어, 욕실은 하나니까 나는 차라도 준비할게. 밀크티와 코코아, 어느 쪽이 좋아?”


“.. 방금 대사, 조금 괜찮을지도.”


“응?”


“ㅇ..아무것도 아니야. 나는 코코아.”


“...어, 그래.’




도베르가 바쁜 발걸음으로 욕실로 들어갔다.


아, 그러고보니...




“도베르, 몸을 담그고 싶으면 물 받아도 상관없어.”


“...알겠어. 잠..잠깐, 당신도 이 욕실에 들어가는거지?”


“...어, 그렇게 되네. 음...”




...보통 일본의 가정에서 욕실에 물을 한 번 받으면 온 가족이 사용하지만..


우리가 가족인 것도 아니고, 왠지 도베르가 들어갔던 물에 들어가는 건 범죄일 것 같은데.


친구들이었으면 별 생각없이 들어갔을텐데, 도베르니까 좀 다르네.


서로가 말 없이 시선을 피한다. 음, 어떻게 하지.


쭈뼛거리던 도베르를 보고 말을 꺼내려는 순간. 도베르도 말을 꺼냈다.




“역시 너만..” “나는 괜찮으니까..//”


““ 엣. ””




서로의 말이 겹쳐버렸다.


나와 대화도 제대로 못하던 도베르가 맞는걸까.


나는 다른 시점에서 감동해버렸다. 사춘기때 사이가 안좋아졌던 부녀가 다시 사이가 좋아졌을때 느끼는 감동이라고 해야할까.


한동안 말도 안 걸던 딸이 오랜만에 ‘..아빠, 주말에 잠깐 나랑 나갈래?’ 라고 말을 걸어 준 것 같다.


내가 이런 감상에 잠겼다는 걸 알았는지, 도베르의 시선이 뜨뜻미지근한 시선에서 화난 시선으로 바뀌었다.






“역시 금지야! 정말이지. ....내가 얼마나 용기를 냈는데..”


“이상한 짓은 안할게, 도베르.”


“....네가 이상한 짓은 안할 사람이라는 건 잘 알아, 흥.”


 


그렇게 툴툴거리던 도베르는, 욕실로 들어갔다.


나는 주방에 남아 밀크티와 코코아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샤워실에서는 도베르가 씻는 소리가 들려왔다. 물방울이 바닥에 닿는 소리가 들려왔다.


방의 TV에서는 잠잠한 멜로디가 들려왔다. TV 속 가수의 통기타 소리가 잔잔하게 섞인다.


바깥에서 들려오는 빗줄기 소리에 섞여 들려오는 기타 소리에 잠겨 있길 수 분, 도베르가 주방에 돌아왔다.


수건을 가지고 아직 덜 마른 머리를 말리는, 꽤나 유부녀스러운 모습이었다.


돌아온 도베르에게, 나는 코코아를 건내며 말했다.




“...의외로 빠르네?”


“당신, 그런 질문은 실례잖아.”




하긴, 여자에게 하는 말치고는 배려심이 없었으려나.


도베르는 어디서 찾았는지 모를 샤워 가운을 입고 있었다. 분명 저런 건 없었는데...


확실히, 저런 모습이 되니까 아가씨스럽네. 촉촉히 젖은 머리카락이 눈길을 끌었다.


내가 그녀를 뚫어져라 보고 있으니, 도베르가 어쩔 줄 몰라하며 얼굴을 붉혔다.





“...그렇게 뜷어져라 보지마.”


“아, 미안. 도베르.”


“......”




도베르가, 무언갈 기다리고 있는 듯한 태도다. 내가 무언갈 말해주길 기대하는 것 같다.


그녀가 그리는 만화나 여러 상황을 생각해보면 아마...




“괜찮아, 도베르는 이쁘니까.”



그러자, 도베르의 꼬리와 귀가 눈에 띄듯이 움직였다.


윙윙거리는 꼬리가 바닥에 닿아 소리를 내고, 파닥거리는 귀는 부채를 보는 것 같았다.


도베르는 아마, 스스로가 이런 귀여운 행동을 하는 걸 모르겠지만, 그 점이 우리 도베르의 귀여운 면이다.


 이렇게 대놓고 교태를 부리면서도, 도베르는 새침하게 말을 내뱉었다.




“................시끄러워.”


“뭐 더 필요한 거 있으면 말해, 일단 나도 씻고 올게.”


“.....흥.”




가면서 머리를 톡 쓰다듬고 가니, 귀와 꼬리가 베베 꼬이는 것처럼 수그러졌다.


나는 그녀의 표정을 보지 못했지만, 아마 나 몰래 짓는 행복한 미소를 띄고 있을 것이다.


딸 키우는 느낌이 이렇겠지. 나는 뿌듯한 마음으로 도베르가 방금까지 있었던 욕실로 들어갔다.


도베르가 어딘가, 진지한 눈빛으로 바뀌는 걸 눈치채지 못한 채로.






***





‘...없네.’



그의 손길에 흥분.. 아니 설레길 수 분, 도베르는 바쁘게 집 안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돌아다니는 이유는 단 하나, 혹시 있을지 모르는 트레이너의 연인의 흔적을 찾기 위해서.


...그는 평소에, 그가 담당하는 어떤 우마무스메가 다가와도 눈도 깜짝하지 않았다.


그러니 도베르는 '혹시 트레이너에게 연인이 있지 않을까?’ 하는 의심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사실은, 그는 세 명의 담당을 전부 딸이나 조카보듯이 보고 있지만, 그건 트레이너만이 알고 있었다.


그러니 도베르는 아마 동거하는 걸로 추정되는 연인의 흔적을 찾고 있었다.




‘트레이너 이외의 누군가의 생활감 있는 흔적은 있어, 하지만 연인스러운 증거품은 어디에도 없어...’




아마 과거에 몇 번 방문한 친구들의 흔적.. 으로 추정되는 여러 단서가 발견되기도 하였다.


수북히 쌓여 있는 1회용 칫솔 재고라든가, 누군가 쓴 게 분명한 트레이너가 안 쓸 법한 남성용 화장품이라든가.


하나하나 샅샅히 뒤져보던 도베르는, 마침내 그녀가 잘 손님방으로 들어갔다.


차분하게 정리되어 있는 방, 있을 것만 있는 가구, 깔끔한 위생. 트레이너의 성격 그대로를 묘사한 것 같았다.


도베르는 이 곳마저도 천천히 뒤지기 시작했지만, 나오는 건 구석에 버려진 쓰레기들 뿐이었다. 아마 배려심 없는 친구들이 두고 갔을 것이다.




찾는 작업에 지친 도베르가, 그가 준비했을 침대에 털썩 누웠다.


깔끔한 천장과 반대로, 그녀의 가슴은 답답하기만 했다.




‘...어디에도 없어.’





역시, 그에게 연인은 없었던 걸까.


하지만, 나를 비롯한 어떤 우마무스메의 육탄 공세에도 꿈하지 않았던 그다.


역시 나에게는 매력이 없는 걸까, 아까 나에게 해준 말이 기쁘긴 했지만... 역시 빈말이겠지.


내가 아니더라도 골드 시티 양이나 어드마이어 베가 양의 미모도 빼어나다. 그러나 그녀들의 어떤 어프로치에도, 트레이너는 무반응이었다.


혹시 그는 우마무스메에게는 흥미가 없거나, 다른 취향이 있는걸까...


....잠깐, 우마무스메에게는 흥미가 없다, 라고 한다면...





‘...히토미미 여자친구가 있는거 아닌가..?’




도베르는 벌떡 일어나, 마지막으로 침대 옆의 서랍을 다시 확인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얼마 안가 찾을 수 있었다. 꼼꼼히 숨겨 두었기에 이제야 찾을 수 있었다.


.....다름아닌, 여성의 물건으로 추정되는 헤어롤.


도베르는 그 물건을 보는 순간, 톡ㅡ,이성의 끈이 끊어졌다.


아니였으면 했던 예상이 들어 맞은 순간이었고, 끓어 오르는 분노가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언제 끼어들었을지 모르는 불여우가, 자신의 트레이너를 홀려버린 것이다. 그리고 뻔뻔하게 그의 집에 흔적을 남긴 것이다.


도베르는 망설이지 않고 헤어롤을 가져갔다. 불여우의 흔적을 없애기 위해서였다.


그녀의 부글거리는 속은, 단 하나의 생각만을 품고 있었다.





‘...넘기지 않아.’




도베르는 스스로 나쁜 여자라는 자각이 있었다. 구체적으로는 질척이는 여자였겠지만.


그에게 당당하게 찾아가서 따질 용기는 없었다. 그러다 미움 받을지도 모르니까.


하지만 소심하게나마 그녀에게 반항하고 싶었다. 그녀가 차지할 트레이너에, 자신의 자리를 만들고 싶었다.


도베르는 자신의 백에서 자신의 립클로스를 꺼내, 그대로 헤어롤이 있었던 자리에 두었다.


그리고 상상했다. 이 물건을 발견했을 그의 여자친구가, 이걸 보고 그에게 실망하거나 바람을 피웠다고 의심하는 광경을.


둘 사이의 불화가 생기고, 그가 마음 앓이를 할 때 내가 위로해준다면.. 후후...


도베르는 아까까지의 불안한 마음은 없어지고, 행복한 상상을 하며 다시 침대에 누웠다.


베개를 껴안고 여자친구에게 차인 그가 자신에게 매달리면서, ‘나에게는 도베르 밖에 없어..’ 하고 칭얼거리는 광경을 상상하니, 행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연애 허접 민족 우마무스메스러운 생각이 아닐 수 없었다.







“도베르, 안에 있어?”


“으꺄아악!”


“...안에는 안 들어갈게, 응.”



도베르가 행복하게 침대를 구르는 사이에, 문 바깥에서 트레이너의 질문에, 도베르는 짐승의 소리로 대답했다.


트레이너는 막 씻고 나온 상태에서, 도베르가 무사히 있는 걸 확인하고 돌아가려는 순간.


도베르는 숨을 몇 번 고르더니 평소처럼 싸늘한(이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다) 태도로 문 앞에 다가갔다.


그리고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여자친구로 추정되는 흔적을 보니 밝은 목소리는 나올 수 없었다.





“..당신.”


“...어, 나왔네?”


“.......”


“...응? 왜 말을 안해?”





...도베르가 문 바깥으로 빼꼼 고개를 내밀어, 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더 이상 대답하지 않았다.


트레이너의 눈에는 전에는 본 적 없는 속도로 파닥거리는 귀와 그녀의 떨리고 있는 동공만이 보이고, 상황을 알 수 없었다.


도베르는 지금, 방금 막 씻고 나온 트레이너의 고귀한 모습을 감상하느라 말을 잃고 있었다.


눈에 똑똑히 새겨서 다음 작품에 참고하겠다고 생각하면서, 도베르는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촉촉히 젖은 머리카락, 물 떄문에 반쯤 감은 눈, 섹시한 목젖, 은근히 보이는 어깨선.. 그리고 잔근육...


하나하나 감상하며 숨을 죽이느라, 도베르는 그의 말이 들리지 않았다. 한 박자 늦게 대답할 뿐이었다.





“.........”


“도베르?”


“................”


“왜 그래?”


“..............아무 것도 아니야, 돌아가서 자.”


“매정하네, 도베르는.”


“...................시끄러워.”





그리고, 도베르의 귀가 축 처진다.


이렇게 밖에 말하지 못하는 자신에게 실망한 것이다.


쌀쌀맞게 그에게 말하고, 스스로 자책감을 느낀다. 그게 도베르라는 여자다.


그런 그녀의 감정 변화가 그대로 나타는 귀와 꼬리를 보던 트레이너가, 성급하게 이어 말했다.




“...그래도 그런 도베르니까 좋아해.”


“....말로만?”


“......어, 그럼 행동도 해야해?”


“..역시 그런거지, 나 같은 건...”




자존감이 바닥을 치는 도베르를 보고, 트레이너는 부끄러울 틈이 없었다.


자신은 결코 이런 취향이 아니었지만, 그는 도베르를 도와주느라 보던 순정 만화들을 떠올렸다.


이런 상황에서, 남자 주인공이 하던 행동은 보통...





“...트레이너?”




그는 천천히 다가갔다.


문 안에 숨어 있는 겁쟁이를 찾아가, 그녀를 문에서 밀어내고, 자신도 방에 들어갔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그리고 그녀가 반응할 틈새도 없이, 손을 뻗어 그녀의 앞머리를 넘기고.


조용히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향긋한 도베르의 냄새와 부드러운 이마의 감촉이 느껴졌다.


1초도 안 되는 시간이었지만, 그에게도 도베르에게도 길었던 시간이 흘렀다.


빨개지다 못해 터질 것 같은 도베르의 얼굴과, 완전히 축 처진 귀와 꼬리.


그걸 보던 트레이너가 다시 뒷걸음질하고, 도베르를 다시 보더니 끝까지 미소를 연기하며 말했다.





“..잘자.”


“...”





그리고 그 또한 도베르 처럼, 재빠르게 후퇴해서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 벽에 머리를 여러 번 두드렸다.


연애 경험이라고 전무한 그는, 방금 연기한 순정 만화스러운 상황이 매우 부끄러웠다.


마찬가지로, 도베르는 멍-하니 문 앞에 서 있기를 수 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이성이 돌아온 도베르는 침대에서 하염없이 굴렀다.


이 행복감을 넘겨주지 않기 위해서, 절대로 누가 상대여도 양보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아까 보았던 그의 모습과, 그의 키스의 감촉을 여러 번 다시 떠올리면서, 행복하게 잠에... 들지 못하고 잠을 설쳤다.


...자꾸 눈을 감으면 그가 막 씻은 모습이 떠올라, 제대로 잘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얼마 후,




“당신이 사는 것치고는 괜찮은 집이네.”


“...현역 모델이 그렇게 말하니까, 뭔가 기분이 묘한데.”


“어머, 칭찬인데? 집도 깨끗하니 좋네, 종종 와도 상관없지?”


“상관없...는 건 아닌데, 음....”


“없는 걸로 알고 있을게. TV 틀어도 괜찮지?”


“어, 응...”




도베르의 행복해하는 표정을 보고 의심한 골드 시티가 다짜고짜 그의 집에 찾아와 이야기가 이어지는 건, 나중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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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베르-> 골드 시티 -> 아야베 -> 충공깽


이렇게 4편 쓸 계획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