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감정을 직설하면 직설할 수록 독자는 그 감정에 몰입을 못 한다. 오히려 작가가 그 감정을 메마르게 담담하게 표현할 때 독자는 작가를 대신해서 눈물을 흘려준다.
옛날에 테레비에서 히트친 드라마 김삼순 시리즈에서 얻은 연출 방법인데. 아주 써먹을만 해서 하나 소개해본다.
김삼순 씨리즈에서 김삼순이 작중에 이런 얘기를 한다. "나는 존나게 슬플 때는 아침 일찍 일어나서 아무도 없는 주방에서 빵을 구워요." 이런 얘기를 미리 해놓는다. 그리고 주인공이 존나게 슬플만한 상황을 하나 던져준다. 그 상황에서 주인공은 존나게 오열하거나 하지 않는다. 다만 다음 장면에서 아침 일찍 일어나 빵을 굽는 장면을 보여준다.
이를 응용하면 이런 연출이 가능하다. 아래는 내가 예전에 실제로 써먹었던 장면이다.
"엄마가 그랬어. 존나게 슬플 때는 그냥 존나게 거대하고 큰 것을 생각하라고. 이 무한한 우주, 영겁의 세월, 모든 것의 스러짐. 그런 것들 속에서 그 슬픔은 아무 것도 아니야. 그저 영원히 반복되어 왔던 모든 사소한 서사들의 일부일 뿐이지."
이렇게 미리 복선을 준다.
주인공은 아직 어린 꼬마인데, 주인공의 아버지는 혁명단을 이끄는 무리의 우두머리다. 주인공은 아버지가 하는 일이 뭔지 잘 모른다. 다만 늘 정의롭게 불의에 맞서 싸우는 전설 속의 주인공 같은 영웅이라고 생각한다.
광장에 사람들이 모여들어 있고, 주인공의 아버지가 단두대 앞에서 처형당할 위기에 놓여 있다.
아직 어린 주인공은 순수한 마음으로 자신이 전설 속 영웅처럼 아버지를 구해내 것이라며 단두대를 향하여 인파를 헤치고 뛴다.
그리고 주인공이 단두대 앞에 선 순간,
칼날이 번뜩이고 아버지의 머리가 주인공의 눈 앞에 굴러 떨어진다.
주인공은 그 모든 공상에서 벗어난다.
문득 모든 것이 생생해진다.
잘려나간 아버지의 머리를 주인공은 가만히 꼭 끌어안는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주인공은, 우주를, 영원한 시간을, 무한한 역사 속의 그 모든 사소한 서사들을 생각하기 시작한다.
이런 식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간추려서 그렇지만 해당 화가 평이 매우 좋았었다.
그럼 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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