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도 기운이 상쾌한 기분을 느꼈다.

일주일 전부터 매일매일의 아침이 이렇다.

그만큼 하루하루가 힘든 일없이 행복을 느껴가면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팔을 위로 올려 만세 자세를 취하면서 기지개를 폈다.

동향의 창문에서는 아침의 햇살이 쏟아지고 있다.

나의 아침을 장식해주듯이.


부엌으로부터 고소한 냄새가 풍겨왔다.

몸을 침대에서 일으켜 부엌으로 걸어갔다.

부엌에서 그가 프라이팬에 치즈 오믈렛을 굽고 있었다.

"잘 잤어?" 그가 고개를 돌려 나를 보고나서 말했다.

그의 아침인사는 신혼생활 7일 내내 이 인사였다. "잘 잤어?"라는 말이 나의 아침을 더욱 상쾌하게 해 주었다.

그는 나의 변함없는 일상에 굴러들어온 보석과 같은 존재인 것이리라.


"응, 몇시에 일어난거야?"

"6시."

변함없이 일찍 일어나네. 그렇게 생각하며 오믈렛을 굽고 있는 그의 곁으로 가서 프라이팬을 보았다.

프라이팬 위에는 먹음직스러운 오믈렛이 구워지고 있었다.

그의 특기는 요리였다. 어떤 요리던 맛있게 뚝딱 만들어내는 그의 모습은 항상 나에게 경탄을 불러왔다.

물론 그는 이것 뿐만이 아닌, 집안일 전체를 다 잘했다. 청소, 빨래 등등...

집안일을 하는 그의 모습은 너무나도 멋지다.


그가 오믈렛을 반으로 나누어 나와 그의 접시에 하나씩 올려놓는다.

접시 위에 올려진 오믈렛이 나의 시야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그와 내가 식탁의 의자에 앉는다.

식탁 위에 놓여져 있는 숟가락과 젓가락을 집었다.

"그럼, 잘 먹을게." 이 말을 하면서 오믈렛을 천천히 먹기 시작했다.

환상적인 맛이다. 항상 이런 요리를 해주는 그는 정말로 완벽하다.

그도 숟가락을 움직여가면서 자신이 만든 오믈렛을 먹고 있다.


오믈렛을 모두 먹고, 수다를 떨면서 그와 함꼐 설거지를 하고 나서 옷을 입기 시작했다.

서둘러 준비해서 출발하지 않으면 직장에 늦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서둘러 옷을 입는다.

그가 내가 어느 정도 늦을 것 같다는 것을 깨닫고 여러 준비물을 대신 챙겨 준다. 역시 완벽하다.

샤워를 하고 머리를 말린 후 화장을 한다.

그리고 나가기 전 그에게 말한다. "다녀올게."

그가 현관 앞애서 손을 흔들어준다. 그 모습을 사랑이 담긴 눈으로 바라보면서 문을 닫았다.

그의 직업은 집에서 일해도 되는 프로그래머이다.



점심 3시. 나는 직장에서 한창 일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전화기로 전화가 왔다. 그의 전화였다.

"어, 자기야. 무슨 일이야?"
"어떡하지? 내가 슈퍼에서 장 보고 오던 길이었는데.."

"장 보고 오던 길이었는데?"

"잠깐 운전 도중 다른 곳을 보다가.... 사람을 쳤어...."

순간적으로, 심장 박동이 빨라졌다.

상사에게 사정을 재빠르게 설명하고 바로 그가 말하는 위치로 갔다.


그가 안절부절하는 모습으로 인도에 서 있었다.

응급차의 모습. 경적 소리. 

고개를 거듭 숙이고 있는 그의 앞에는 또다른 성인 남성이 서 있었다.

"죄송합니다. 제가 잠깐 눈을 팔다가..."

"아닙니다. 크게 다치지도 않았고, 괜찮습니다."

그는 빨간불의 횡단보도를 무단횡단하면서 차가 오는지 보지 않은 아이를 치고 말았다고 한다.

세게는 아니고, 살짝.

응급차를 부를 정도는 아니었고, 아이의 아빠도 별로 내켜하지 않았지만 응급차를 부를 정도로 그는 두려워하고 있었다.

러나 그 아이의 아빠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커다란 상처도 아니고, 아이가 잘못한 것이니 괜찮다면서...


그러나 5분쯤 후 달려온 아이의 엄마는 그렇지 않았다.

"아무리 아이가 무단횡단을 하고 있었다고 해도, 앞으로 보면서 운전했어야죠. 아이가 크게 다쳤으면 어쩔 뻔했어요?"

그런 말을 시작으로 그녀는 욕설과 함께 심한 말을 그에게 퍼부었다.

옆에서 같이 사죄하고 있던 나에게도.

순간, 화가 났다.

아이가 무단횡단을 하던 것인데.

운전을 하고 있던 우리 남편이 무슨 죄지?

"아니, 그래도 아이가 무단횡단을 하지 않게 제대로 교육시켰어야죠. 왜 우리 남편을 탓하고 그래요?"

그녀에게 나도 말을 쏟아부었다.

남편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에서 나오는 말이었다.

우리는 한동안 말다툼을 했다.

그러나 나는 절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회사에 어서 가지 않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면서도.

나의 남편이 그렇게 많은 말을 들으면서 슬퍼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

어떻게든 말하면서, 전화번호를 공유하고 씩씩대며 그 가족과 헤어졌다.


그날 저녁, 남편이 해준 음식을 남편과 나누어 먹으면서 그에게 질문받았다.

"왜, 그렇게 날 지키려 한거야? 내가 잘못한 건데."

"그 아이가 무단횡단을 한 거지 자기가 잘못한 것이 아니야. 그리고.."

카레를 입안에 넣으면서 말을 이었다.

"자기가 그렇게 심한 말을 듣는 걸 보고 싶지 않았어."

그 말을 듣고 그가 생긋 웃었다.

그야, 사랑하니까 하는 일을 한 것 뿐이다.

그를 사랑하니까.


그날 밤은 그 동안의 며칠처럼 행위는 하지 않고 그저 둘이 껴안고 잤다.

둘이 서로의 사랑을 느끼면서 잤다.

내가 남편을 사랑하는 것.

그 마음.

내 마음속에 있는 그에 대한 사랑을 그는 느끼고 있을까.


다음 날, 토요일.

약속된 시간에 그들은 왔다.

남편은 그들을 보고 몸이 뻣뻣이 굳었다.

당연한 것이지.

"서비스 기간이 종료되었습니다."


일주일 전.

2034년 8원 13일.

나는 결혼 생활이 남들을 말대로 정말로 짜증나고, 사랑은 식어가고, 싸우기만 하는 그런 삶인지 알고 싶었다.

외로움을 느낀 건지도 몰랐다.

그래서 어떤 회사가 정부의 지원을 받아 만든 저출산 및 저가정 타파 서비스를 등록했다.


그.

나의 남편.

그는 로봇이다.

감정을 가지지 않은, 그저 사랑스러운 남편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로봇이다.

그저 인공지능에 따라 행동할 뿐이지만, 그는 집안일도, 행위도, 나에게 해주는 말들도 완벽했다.

그래서 난 그를 사랑할 수 있었다.


"당신은 정말로 훌륭한 아내감이군요."

"그런가요?"

웃으면서 대답했다.

역시. 로봇이 그런 사고를 일으킬 리는 없었다.

어제 밤에 그를 껴안으면 생각해본 가설은 맞았다.

그 사고는 나의 '남편을 사랑하는 마음'을 알아보기 위한 이벤트.


응급차도, 아이도, 아빠도, 엄마도, 모두 로봇이었다.

회사가 연출한 이벤트.

나의 사랑을 알아보기 위한 이벤트.

"남편의 괴로움을 그냥 보지 못하는 그 마음은 정말로 훌륭한 아내감입니다."

웃으면서 그들은 나갔다.

2023년에 개발된 휴머노이드처럼 뻣뻣하게, 표정 없이 굳은 그와 함꼐.


나는 사랑을, 연애를, 결혼을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예쁘게 차려입고 밖에 나섰다.

남자를 만나기 위해서.



정부 지원 하의 저출산 및 저가정 타파 프로그램은 성공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