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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그 소설의 장을 쓰기 꺼려하는가
그 첫날의 패기와 꿈은 그저
시험기간의
허상이였던가
왜 난 쓰기를 꺼려하는건가
그날의 나는 어디로 갔는가
'나는 그의 칼로 그를 죽였다'라고 적던 나는 어디갔는가
'나는 상냥하게 그의 예리하고 빛나는 칼을 새로이 염색
해줬다. 고전적인 색인 비릿한 피색으로 말이다' 라고 하얀 틈 속에 자기 생각을 몰래 새겨가던 나는 어디로갔는가
정녕 그날의 나는 죽어버린건가
그저 프레스기의 압박에 터져나왔고 곧 청소부에게 내
치워질 부산물 중 하나였던건가
아니면 내가 시험 마지막날 그 신나는 발걸음으로 그때의 나를 짓밟아 죽여버린건가
그때의 나는 어디로 간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