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어: 천사, 이과, 키예프, 쿠빌라이 칸, 하프라인, 민트초코초밥, 근성, 천칭, 하와와, 유캔도


 천사의 하루는 이과를 나와 대학원에 다니게 된 공대생과 닮아 있다.

 위대하신 야훼의 뜻을 받들어, 언젠가 사라질 모든 것들을 다듬는 것이 천사이기 때문이다.


 키예프급 항공모함이나 니미츠급 항공모함이 들쑤시고 다녔던 바다의 역사도.

 쿠빌라이 칸이나 빅토리아 여왕이 세계를 지배하던 대제국의 역사도.

 공대생에게는 이것들이 전부 코드의 나열에 불과하듯, 천사에게도 이것들은 주사위 놀음의 일부였다.


 테트라그라마톤의 위대한 이름을 빌어 선과 악을 규명하고, 그 둘을 천칭에 담는다.

 이 과정은 세계 모든 것을 심판하는 과정이기에, 더없는 근성이 필요했다.


 -선도 악도 아닌 하프라인에 존재하는 명제가 실존하며, 이는 증명할 수 있는가?

 -민트초코초밥은 과연 적법한 식량이라 할 수 있는가?

 -유캔도와 가면라이더를 착각하는 인간들은 왜 이리 많은가?


 이렇게 해괴망측한 명제를 해석하고, 이해하고, 분류해야 한다는 과제에 맞닥뜨리는 것이다.

 실로 지도교수의 과제를 만난 대학원생이랑 다를 바가 없다.

 이렇듯 공대생과 자신의 처지를 비교하던 천사는 단 한 마디의 단어로 스스로를 위로하고선 다시 작업을 시작했다.


 "하와와."


 되게 어렵네요 이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