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일까 잘 기억이나지않는다. 화사한 햇빛속에서 난 공원에서 뛰어놀고있었다. 언제나 이런날이 반복될것처럼 아무런 걱정없이. 그래 내 친구들과 뒤에서 흐뭇하게 지켜보는 부모님의 안에서 나는 놀고있었다. 참. 평화로웠다. 즐거웠고 행복했고 재밌었다. 그저 이 순간이 끝나지 않았으면 좋았다. 참 어리석은 생각이였지만.


" 금일 저녁 8시경 7중 충돌사고로 피해자가 속속.... "


그날따라 비가 많이 오던 날이였다. 어머니는 몸이 떨리셨고 나는... 나는... 뭘 했더라,... 

그날 택시를 처음 타보았다. 하얀 풍경의 연속 하얀 문이 열리고 그곳에 자고있는 아버지가있었다. 아버지 근처에는 사람이많았던걸로 기억이난다. 어머니는 내 손을 잡은채 울고계셧고 흰색 옷을 입은 의사께서는 참.. 설명하기 어려운 표정을 짓고계셧다.


아버지는 반신불수가 되셨다. 그때부터였을까 우리 가족이 금이 가기 시작한게 집안 사정은 안좋아졌고 어머니는 아버지 대신 일하다가 볼륜이 나셨다. 그렇게 아버지와 어머니는 이혼했다.하.. 그날 어머니가 날 쳐다보던 그얼굴 잊혀지지가않았다. 아버지는 몇달을 술독에 빠져 살았다. 아버지가 홧김에 내 뺨을 때리던날 그날 아버지의 얼굴은 참아 볼수없을정도로 혐오스러우셨다. 그때의 얼굴이 나의 트라우마 비슷한게 됬던것 같았다. 아버지의 모습은 보기도 싫었고 중년 아저씨의 술취한모습은 역하다못해 토가 올라왔으니까 


그날 이후로 아버지는 끊임없이 일을하셨다. 자신의 몸은 돌보지도 않은채 꾸준히 일을하셨다. 그래서였을까 그나마 우리 집안 사정이좋아졌다. 아버지는 새로운 인연을 만들지않았다. 뭐... 아버지의 인간관계 따위 신경쓰고싶지도않았다. 아버지가 뭐라고 할려고할때면 난 그냥 내 방 문을 큰소리 내도록 닫았다. 아버지랑 같이있는시간은 그저 밥먹는 시간뿐이였고 아버지의 표정은 생각나지않는다 솔직히 알빠 아니였다. 그날 내 뺨에 상흔이 생긴 그날 그날로 우리의 연은 끝났다. 난 아버지처럼 되고싶지않았다. 어머니처럼도 되고싶지않았다. 둘다 역겨웠고 둘한테 화가났다. 혐오스러웠다. 자기 자식을 버린채 남정네와 사랑에빠진 그년이나. 충격에 자기자식도 못알아보고 때린 그놈이나. 둘다 나한텐 역겹고 혐오스러운 존재였다. 그렇기에 어른이 되고싶었다. 이딴 집구석 보고싶지않았으니.



20살이 되고 인서울에 합격하고 대학을 다니며 나의 삶을 살았다. 아버지는 나에게 용돈이라고 하기엔 큰돈을 주셨다. 솔직히 통장에 그돈이 들어올때 역겨움이 배로 올라왔다. 그래서일까 알바를했다. 아버지가 준 돈을 그대로 돌려줬다. 그리고 처음으로 아버지에게 전화했다. 


" 역겨우니까 그만 주세요 솔직히 받고싶지 않아요 그 돈 마음대로 쓰세요 "


아버지의 대답은 듣고 싶지도않았다. 그냥 끊었다. 그리고 다른 통장을 썻다. 그 통장은 보고 싶지 않았다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에 들어갔다. 정말 운이좋았다. 열심히 일했다. 그놈 그년처럼 살고싶지않았으니까. 결혼하고싶지않았다. 역겨웠다 내 몸에 흐르는 피가 그래서 친구들이 선보라고 할때마다 거절했다. 나한테 호감을 표하는 사람에겐 단칼에 거절했다. 몇년이 흘렀을까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처음엔 무덤덤했다. 어머니는 볼륜상대와 헤어진이후로 그누구와도 결혼하지않았다고한다. 혼자 단칸방에서 살았다고한다. 같이 일하던 사람들이 말하길 매주 금요일이되면 술에 빠져죽을사람처럼 술을 마셨다고한다. 그러고선 맨날 울었다고 바라고 바랜 사진한장을 보며 술을 마쉬면  그 사진을 꺼낸체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고한다. 주말이 되면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않다가 일요일 저녁에돌아와서는 차마 말걸기 힘든 표정을 지으며 


" 나같은건.. 없어도되는거겠지 "


이런말을 중얼거리며 방으로들어갔다고한다. 일하고 술먹고 사망원인은 당연히 간암이었다. 그것도 간암 말기가 되어서야 병원에 가서 알았고 치료를 거부한채 살다가 죽었다. 처음 그소리를 들었을땐 같잖았다. 피가 거꾸로 쏫았다. 너무 같잖아서 하찮아서 그렇게 살거였으면 처음부터 버리지나 말든가 차라리 행복하게 살지 차라리 다 잊고 그냥 살지 왜 그리 추해서 왜 그리 잊질못해서 그렇게 살았냐고 멱살잡고 물어보고싶었다. 이미 죽은사람. 이미 뒤져버린 그년. 날 버리고 도망친 어머니. 후회속에서 죽어버린 엄마. 


" 왜그러셨어요 차라리 그냥 차라리 행복하게라도 살지 다 잊고살지 그냥 !!!!!!!!!!!!!!!!!! 좀 시발... 사람 ㅈ같게 하고 가시네요... 참... "


그날 아버지또한 오셨다. 아버지가 오자마자 조문하고 나올려했다. 아버지의 얼굴따윈 보고싶지도않았다. 나에겐 그사람이 그사람이였으니까. 아버지가 분노하든 슬퍼하든 난 둘다 역겨웠을테니까. 불행이였을까. 아버지와 부딛힌채 실수로 그의 얼굴을 보게되었다. 


" ... 현아야.. "


몇년만일까 몇십년일까 아버지의 얼굴은 많이 수척해보이셨다. 동시에 그의 눈에선 후회, 절망. 분노 , 허무 , 정말 많은게보였다. 동시에 아버지는 떨고 계셨다. 오랜만이니까 정말오랜만이였다. 사실 아버지를 안만나고 산지 어언 10년이 넘어갔으니까 


" 조문 잘하고 가세요 "


어째서일까 눈물이 글성거리길래 얼굴을 푹 숙인채 무미건조한 말한마디만 건넨채 그렇게 밖으로 뛰쳐나갔다. 









어머니의 장례식을 끝냈다. 그래도 자식의 도리라고 그래도 자식이라고 그래도 혈연이라고 

그날이후로 더더욱 일에 매진했다. 잊어버리고싶었다. 어머니든 아버지든 나의 과거에서 도망치고싶었기에 일에만 매진했다. 



그리고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그날은 비가 많이왔다. 그때랑 똑같았다. 아버지가 사고당한날이랑 똑같이 우중충했고 비가 많이왔다. 생각보다 사람이 많이와서 놀랐다. 어떻게 들은건지 내 대학교 친구들까지 와서는 조문해주고갔다. 어머니의 장례식보다 사람도 많았다.


" 참.. 좋으셨던분인데.. 안탑깝구만.. 자네도 많이 슬프겠어.. "


" 아.. 네.. "


세간의 아버지의 평가는 좋으셨다. 왜 좋은건지 왜 좋았던건지 이해 할수없었다.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아버지의 조문을 위해 찾아오셨다. 어떤 아이의 엄마로 보이던 분이 나한태 오셔셔 아버님때문에 좋게 좋게 해결할수있었다. 라고 말씀하셨다. 사정을 들어보니 그녀와 그녀의 남편의 사이가 좋지않았다고. 아버지의 중재로 오해도 풀고 지금까지 행복하게 지낼수있었다고 벌써 셋째를 임신하고있다고. 정말 좋으신분이 떠나셨다고 말씀하셨다. 



참.. 어이가없었다. 나한텐 그렇게나 쓰레기였던 인간이 남들한테나 잘해주고 남들한테 보여주는 모습만 좋았으니. 

뭐 더이상 알빠아니긴했다. 이제 더이상 날 옭아맬것도없으니 더이상 날 잡고 악몽의 구렁텅이에 빠트릴 사람들 따윈 이제 없으니.



" 난 너한텐 삼촌이겠군 . 반갑다. 저 자식의 동생이라고 하는놈이다. "


" 아.. 네.. 반가워요 삼촌 "


그후 옥상에 올라갔다. 할말이있다나 뭐라나. 삼촌은 나에게 맥주 한캔을 쥐어 준채 나한테 이야기를 꺼내기시작했다.


" 내가 워낙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놈이라 얼굴한번을 못봤던건 미안하다. "


" 아니에요 뭘.. 그것보다 무슨애기를 하실려고.. ? "


" 뭐 너랑 너 아버지 이야기지 너네 관계는.. 너의 아버지한테서 질리도록 들었다. "


솔직히 딱히 내가 할말은 없었다. 무작정 아버지 잘못이다 라고 말할껏도아니였다. 나도 무관심했으니까. 


" 너네 부녀를 보면 참... 답답해. 둘다 소통을 안하고 안하다가 끝내 이렇게 끝나버렸으니까 "


" ... 네 ... 뭐.. 솔직히 아버지 따위 알고싶지도않았으니까요 "


" 흐.. 그래 너한텐 그럴수도있겠네 너네 아버지는 아니더라고 "


" 너네 아버지는.. 거의 맨날을 술을 먹었었지. 방에 술병이 없었던날이 없었어. 최소한 소주한잔식은 했었지. 내가 돌아와 너네 아버지를 볼때면 맨날 하던말이 있었지. 그때로 돌아가고싶다고 웃긴건.,. 그때가 언제인지 알아 ? "


" 뭐.. 교통사고 당하던날 아닌가요 ? "


" 아니 너한테 뺨때린날이였어. "


" ! ... "


" 언제나 그날로 돌아고싶다고 말했지. 그날로 돌아가 내 자신을 죽도록팬뒤에 너한테 사과하라고 울면서 미안하다 하라고 그렇게 말하고싶다고  누누이 말했었지 내형이자 너네 아버지는.. 참웃긴 인간이였지. 참 티를 안냈어 전부 그냥 떠안고는 아무말조차 하지않는인간이였지. 멍청하고 우둔하고 뭐 여러가지 단점을 가진 인간이였지. 그런데말이지 그렇게 술을먹고 한바탕 울고 불고 하면 다음날엔 밖으로 나가서 힘들어보이거나 고민있어보이는 사람들에게 가서는 최선을다해 도왔어. 참.. 형 오지랖때문에 고생한게 몇갠지. "


삼촌은 그렇게 웃으며 맥주 한모금을 들이켰다. 나한테 아버지는 언제나 보고싶지않는 잊어버리고싶은 사람이였는데 어째서일까 삼촌의 이야기는.. 계속해서 듣고싶었다 


" 형의 핸드폰엔 언제나 너의 어릴때 사진이 배경화면이었지. 바꾸라고 말했는데 너를 찍은 사진은 그게 마지막이라고 하더라고 그러고는 자신은 쓰레기이고 그건 변하지않는 사살이라고. 그래도 자기 자식한테 물려줄께 그런거 밖에없다면 그건 쓰레기도 못한놈이라고 언제나 열심히 일하고 주말엔 언제 사람들 도와주고 그러면서 살았어 "


" 언제나 형은 남을도와주고는 이렇게 말했어. 나는 우리 딸한테 배웠다고 우리 딸은 언제나 씩씩하고 착하다보니 나도 닮게 되더라고. 말이야. 멍청한 사람같으니.. 그럴 시간에 자기 딸이나 한번 볼것이지.. "


내가 피했다. 내가.. 피한거다... 어째서일까 마음이 시큰했다. 눈이 뜨거워졌다. 비가 오고있는건지. 뺨에 빗방울이 흘러내린다. 언제나..피한건 나였다. 회피했다. 포기했다. 아버지에게 마음을 연다는게 두려웠다. 그날 맞았던 뺨이 생각났으니까. 언제나 아버지는 쓰레기라고 단정한채 아버지의 노력이든 생각이든 의견이든 그냥 싹다 무시한채 그냥 ... 그냥... 포기해버렸으니까. 


" 참 비가올려나봐... 빗물이 흘러내리는구만.. "


히끅거리는 나와 잠잠코 하늘을 바라보며 맥주를 마시는 삼촌은 잠시동안말이없었다. 


" 이거 받아라. 형이 쓴 편지야. 유서인것같더라. "


나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편지를 뜯었다. 


                            




내 소중한 딸에게.


현아야 이편지를 보고있을때면 이 못난 아버지는 아마도... 


현아야 그날 너의 뺨을 때린 그날 너무나도 후회했단다. 온몸이 찢겨나갈듯한 고통이 내 마음을 갈갈이 찢는것같더구나 


그날.. 어째서 널 때렸을까 다음날 사과할려고 학교가는 너를 불러세웠지만.. 난 차마 말할수가없더구나.. 너가 보인.,. 그표정이.. 내가 어제 뭔짓을 했는지 너무나도 명확하게 알려주는것같아서.,,., 너가 학교를 가고나서.. 기억이나지 않더구나 그날 이후로... 묵묵히 할수있는 일을 할려 노력했단다.


 너한테 피해주는 일만큼은 하고싶지않았단다. 너가 대학을가고 나때문에 피해가는일없도록 현아 너의 졸업식마다 가고싶었는데.. 두려웠단다... 미안하다.. 한번이라도.. 한번이라도.. 갔어야되는건데... 


너가 대학에 들어가고 대학생인 너에게 처음으로 용돈을 준날 너에게 전화가 온날 너무나도 기뻣단다. 하지만.. 내가 너무 오만했던거겠지.. 졸업식도 안가고 너한테 무관심했던 나같은게 용서를 바랬던게 가장큰 오만이였던것같더구나 


그후로 참많은시간이지나고.. 너에게 연락을할까 말까.. 수십 수백 수천번을 고민하고 너에게 연락이오지않을까 수십 수백번을 기대하고.. 그런 삶을 살던중에.. 현아엄마가 죽었다는 말을듣고서 참.. 허망하더구나.. 


몇년만에 너의 얼굴을 보니 너무나도 기뻣단다. 너무나도 행복했지만... 이미 끊어져버린 우리의 연은... 우릴 이어주질않더구나. 현아엄마에게 처음엔 원망도해보고 저주도해보았지만.. 끝내 나에게 남은 감정은 너를 태어내가 해주어서 고맙다는 감정뿐이였단다. 


언제나 너에게 피해가는 일없도록 너가 꽃길은아니더라도 편안하게 걸어갈수있는 길이 될수있도록 부족한 몸으로 해왔단다... 언제나.. 언제나.. 나는.. 너가 공원에서 뛰어 놀던 그때가 뚜렷이 기억이나서... 눈물이 멈추질않는구나.. 


용서받지못할죄를 지었지만.. 현아야.. 이 못난 아버지를.. 용서해주겠니.. ? 


                            



삼촌은 나에게 너의 아버지가 남기신거다 라며 통장과 집문서를 주셨다. 통장은.. 내가 옛날에 잊은.. 그통장이였다. 


우리 딸 행복하길. 25,000,000


비가 심하게 오나보다 비가 심각하게 오나보다.. 볼수가.. 없다.. 볼수가... 

분명히 숙이고있는데 어째서 비가 이리 오는걸까 


어째서 한번도 말한번 안걸었을까 어째서 말한번 하지않았을까. 최소한 메세지라도 보내볼껄 최소한 편지라도 보내볼껄 후회가 마구 밀려와 심장을 짖누른다. 눈물이 멈추지않는다. 꺽꺽 대는 내 목에서 비명인지 아우성인지 모를 소리가 나온다.


                            






" 현아 아주머니 ! "


" 이자식들이 ? 현아누나라고 해 "


"" 네 ~ ""


아버지가 말했다. 다 잘난 딸 한테 배웠다고 모두 딸 덕분이라고 그랬는데 아버지보다 못한 딸이면 안돼니까. 난 지금 고아원에서 아이들을 돌보고있다. 대기업에 당당히 사직서를 내고 나와 고아원 근처에 자리를 잡고 고아원에서 하루를 보낸다. 아버지가 남겨주신 돈과 지금까지 벌어온 돈을 합치면 생각보다 큰돈이 나왔다. 씀씀이가 크지않다보니 돈을 아낀게 큰 행운이였다. 즐거운 나날이다. 아이들을 돌보며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지켜본다. 


꿈이 생겼다. 그날이후로 생긴 나의 꿈. " 쓸쓸하게 만들고싶지않다 " 라는 소박한 꿈이다. 아이들에게 언제나 따뜻한 마음의 누나였으면 좋겠다. 언제나 버팀목이 되어줄수있는 누나였으면 좋겠다. 내주변에 점차 커가는 아이들을 보며 싸우고 화내고 상처받고 힘들고 수만가지의 이야기가 있겠지만 그럼에도 난 과거와 다르다. 달라지기위해 왔으니까. 상처받더라도 힘들더라도 슬프더라도 아이들에게 다가갈꺼다. 아이들의 마음을 향해 아이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쓰다듬어 주고싶다. 


" 아이고 현아 왔구나 "


" 네 이제 와서 죄송해요 "


" 무슨소리니 괜찮다 늦으면 어떻니 "


인자하게 나에게 웃어주시는 고아원 원장쌤 나를 보며 활기차게 뛰어다니는 아이들 언제나 이들 곁에서 나만의 꿈을 소박하게나마 이룰려한다. 소박하지만 소중한꿈을 이루기위해 아이들이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기위해 오늘도 나는 웃음을 짓는다. 




*                   *                       *                         *                           *



처음 써보네요 피드백은 언제나 환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