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

사람이 죽으라 죽으라 한들,

사람이 죽이고 죽으라 한들,

사람이 사를 욕(欲)하는데도 박명하지 못함은

사람이 생을 사(捨)하고자 하여도 살기를 욕망하는 것은


필히 신의 농간이자 축복임에 틀림없다.


사람이 열렬히 죽음을 욕망해

뱃가죽을 벗기어 내장을 비우고자 하여도

타인의 내장을 먹음에

타인을 난자하는 것을 나는 알고있다.


사람이 자신을 짓이기고자

세상에서 전락하여도

타인을 짓이기고 짓뭉겜을 나는 안다.


이것이 신의 농간이 아니라면 도대체 무엇이란 말이냐


사람이 죽으라 죽이라 한들

사람이 죽이고 죽이라 한들


그에게는 우매함이 축복이였음을 이제 알겠노라 

이제 아노라


오늘도 생 하는 것을

나는 속 깊이 저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