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삶이 너무 밝아서

저의 울분은 그쳐 버렸나 보오


당신의 위치가 그리 높아서

주위를 둘러봐도 보이지 않나 보오


당신의 흑연은 심히 하얘서

눈 앞을 가려 보이지 않나 보오


다가갈 수 없는 님아

어찌 그리 쉬운 길을 걸어

모든 걸 떠안으려 하오



그때 내린 눈물로 화상이렸다

차디 찬 내 눈꽃으론

감히 짐작 할 수 없으니 '고생했다' 말하오


옛적 만난 기억은 허상이렸다

사실 남이라 한들

그대 아니 고생했으랴 '수고했다' 말하오


훗날 지나칠 님아

어찌 그리 어려운 길을 걷고

모든 걸 떠안은 것이오


흔들리는 이 내 가슴, 겨우 잡고 말하오


최승자 작가님의 '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 를 읽고 쓴 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