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을 산산히 조각냈다

시를 투과해 7색으로 갈라지던 무지개는 온데간데 없고

부패한 선혈만이 모조지에 낭자한다


썩은내가 진동하는 우울과 비통의 시

그 구멍난 시집에 덧대 기워진 아름다움의 조각

적갈색 낭혈을 쏟아내 구멍난 시집 그 일부가 되어


아름다움의 비명소리

이는 시인의 장애요


죽어가는 시인의 손이 참살시킨 아름다움

예술의 파열음은 시인의 손바닥을 가닥가닥 찢어

저렴한 종이 위 인쇄된 시에 난해와 비통과 수치 그리고 분개만을 남긴채

역병처럼 퍼져나가 산 시인들의 숨통을 막아버렸다


아름다움의 시해

이는 시인의 사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