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장막을 이루는 날,

저는 흐려진 두 눈과

저 뭉게진 구름을 동치시켰습니다.

내 눈물이 그럴 수 없기에

비에게 하염없이 쏟아지라 일렀습니다.


덧없이 흩어지는 내 슬픔과 달리

누구에게나 보일 수 있도록 

저를 대신해서 울어달라

구름에 속삭였습니다.


하지만 누구도 이 빗방울이

제 눈물임을 모르기에


투명한 우산을 펴고

내리 울었습니다.

투둑, 투둑,


수많은 물방울속에 숨어

슬픔조차 묻어버린 눈물

웅덩이에 내려 사라지고


우산마저 던져버린 저는

크게 울며 말했습니다.


비 좀 멈춰달라고

내 옆 사람이라도

내 눈물 보이도록


하지만 들리는 것은 

내 큰 웃음소리 뿐이었고

사람들을 나를 돌아보면서

다같이 폭소하며 길을 걸었습니다.


웃음을 연기하는 저는

우습게도 저 사람들중

누가 정말 울고있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습니다.

빗방울 속에 몸을 숨긴 

새카만 눈물들을


도저히 알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하늘은 어느새 맑았어도

눈물은 강을 이루어


새카맣게 익사해버린 모든 사람들은

웃고있던 사람이었는지

울고있던 사람이었는지

이제는 알 수 없었습니다.


다만 슬픔을 읖조리는 저는

부서진 눈물 속을 헤며

다시 같이 울어줄 사람을

찾으러 떠내려갈 따름이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하염없이,

소리없이 울었을 따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