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을 주도하는 한국 대중노래를 대표할만한 몇가지 키워드가 있다.

아이돌, 사랑타령, 발라드, 힙합·랩, 가창력


그러나 깔끔한 가창력으로 잘 부르는 노래만이 노래의 전부는 아니다. 순수하게 기술적 극한을 보고 싶다면 가요가 아니라 성악을 들어야 하지 않을까.

물론 그렇다고 가창력을 평가절하할 이유는 없다. 노래를 잘 부르는 실력은 그만큼 쓸 수 있는 무기가 많아진다는 의미이고, 그만의 가치가 있다. 실제로 본문에 소개된 노래 다수는 뛰어난 가창력이 받쳐주기때문에 더 돋보이기도 한다. 다만, 한줄세우기를 좋아하는 한국인의 특성 때문인지, 기업화된 아이돌 프로듀싱이 지배하는 풍토 때문인지, 확실한 가장 명확한 기준인 가창력'만'으로 노래와 가수를 평가하려는 꼴통들도 한국 문화의 큰 축을 차지하는듯한 느낌이 존재하기에 문제제기의 계기가 되었다.


필자는 이렇게 느껴지는 현황에 개인적으로 안좋은 감정을 가진 바, 개성적인 창법과 독특한 가사로 대중성을 확보한 가수들과 노래들을 소개하고 느낌 감상을 적어보자 한다. 특히, 이들의 노래는 다른 가수가 커버한다면 원곡에서 느껴지던 특유의 분위기가 크게 달라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음향분야에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지는 않았기 때문에 감히 평론을 하기 보다는 본문은 느낀 감상의 나열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밥 딜런

 - Blowin' in the Wind

더 말이 필요 없는 이 분야의 전설. 특유의 웅얼거리고 읊조리는 창법임에도 노벨상까지 받은 작사실력으로 가요계의 전설로 회자되는 인물이며, 그만큼 커버되는 경우도 흔하다. 이번에 소개한 Blowin' in the Wind도 제법 한국에서 유명한 편이며 한번쯤 커버된 버전으로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밥 특유의 고저없는 내던지는 읊조림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분위기는 마치 황량한 평원에 부는 건조한 가을바람과 같은 느낌을 준다. 다른 가수들이 화려하게 장식한 멜로디와는 또 다른 오직 밥만이 낼 수 있는 건조함이다.



아마자라시


 - 벚꽃

일련의 서사를 거치는 가사가 아름다우면서도, 흔히 볼 수 없는 독특한 창법의 조화. 매 절의 엔딩에 있는 사쿠라(벚꽃)를 읊조리는 부분은 아마자라시 외에는 부를 수 없는 독특한 소리로 화룡정점을 찍는다.




내가 죽으려고 생각 한 것은 - 아마자라시내가 죽으려고 생각 한 것은 - 나카시마 미카

필자도 잘못 알고 있다가 이번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 노래의 원곡(발매)은 나카시마 미카이며, 아마자라시는 작사·작곡 담당이었으나, 영상과 같이 잘 알려진 버전은 후에 셀프커버한 버전이다.

동일한 노래임에도 창법에 따라 어떻게 분위기가 바뀌는지 느낄 수 있는 적절히 유명한 아주 좋은 예시라고 볼 수 있겠다.

내내 '벚꽃'과 같이 읊조리며 감정을 조절하다가 하이라이트에서 터뜨리는 아마자라시와, 비교적 깔끔하고 대중적인 창법으로 '노래하는' 나카시마의 차이점을 볼 수 있는데, 느껴지는 각 버전만의 독특한 감정선을 바라볼 수 있다.



장기하와 얼굴들


 - 싸구려 커피

이 분야로 한국에서 가장 대중적인 인물과 노래들이라 볼 수 있겠다.

일명, 자취 한번 하지 않고 썼음에도 자취생의 애환을 완벽히 녹여낸 가사 뿐 아니라, 특유의 묘한 멜로디는 사람을 수렁으로 끌어들이는 최면효과를 내는 듯 하다. 랩이라 볼 수 있는 하이라이트 파트는 단순해 보여도 정작 따라하려면 은근히 어려운 리드미컬한 밴딩으로 칙칙한 회백색 노이즈가 가득한 브라운관 테레비를 보는 듯 하다.



 - 별일 없이 산다

락- 블루스의 탈을 썻지만, 숨길 수 없는 희한한 창법에 사람을 홀리는 노래. 별일 없이 즐겁다는 이야기를 별일 없는 멜로디와 별일 없는 기교로 별일 없이 풀어내는데, 누구도 따라할 수 없을 묘함을 안겨주는 이 기분은 대체 뭘까.



안예은


 - 창귀

독특한 개성임에도 현대에 가장 성공했다고 볼 수 있는 인물. 특히 '창귀'는 그동안 대중가요에서 보기 힘들던 '컨셉곡'이 이례적으로 대성공한 사례라 볼 수 있겠다. 팝스러우면서도 미묘하게 국악 창 느낌이 드는 발성이 섞이면서 아주 개성적인 창법이 완성되었는데, 가사까지 우리 삶을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각잡고 설화의 스토리를 재현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 홍연 (1:26부터 시작)

사실상 본 감상평의 계기. 노래만 들어도 충분히 개성적이지만 영상 전체와 배경까지 생각한다면 필자의 의도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보면, 해당 방송 방영분은 이러한 독특함이 한국 대중에게도 통한다는 것을 크게 보여준 계기가 되었다고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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