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란 것은 예컨대, 세상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삶이 담겨 있고, 경험이 담겨 있고 굴곡이 담겨 있습니다. 
 저마다의 삶을 조악하나마 종이 한 장 한 장에 옮겨 담아 타인이 알 수 있게끔 해주는 이 거울을, 
 어떤 사람들은 추악하다고 그걸 들고 다니는 사람들에게 비난과 욕을 쏟아내지요. 
 하지만, 어째서 그런겁니까? 
 거울은 본디 자신이 비추는 것밖엔 할 수 없는 물건이므로,  차라리 그 거울이 비추는 것을 욕하는게 맞지 않겠습니까?
 차라리 그 거울이 비추는 깊은 수렁을 욕하고, 시궁창을 욕하고 또 그렇게 만든 세상을 욕하십시오. 
단지 거울이란 것은 애초에 비추는 것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