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행복한 소쩍새


먹구름같은 회색 깃털

민들레처럼 노란 눈

어디서 들려오는지 모르겠는

초라한 울음소리


나를 흘깃흘깃 쳐다보는 이들이 뭐라 한들

잎 하나 없는 앙상한 나무 가장 높은 가지 끝에서

나를 씻겨주려는 듯 내려오는 따뜻한 비를 맞으며

함박웃음을 짓고

끊임없이 빙글빙글 춤추며

아침해가 나를 찾을 때까지 

울고, 

또 울을 것이오니,


나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소쩍새


나는 오늘도 

울고, 

또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