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잿빛 세피아톤의 애수.

버마의 폭우는 정글의 길따라

지쳐 쓰러진 자들의 살을 

피흘리는 일 없이 결척*한다.

이름모를 잡초들은

누런색 유해속에 피어났으니

이름 모를 전우여

너희는 풀로 다시태어났구나.

나는 통곡하면서 굶주린 배를

너의 썩은 살점대신 씹어 삼킨다.


단추의 무게도 버거운

군복 풀어제껴

아리사카*로 짓대고

나는 아라칸 산맥을

간신히 등반하니,

비를 맞으면 빗물따라

초현실주의처럼

온 몸이 녹아내릴 것 같구나...


*결척 : 살을 도려내고 뼈를 발라냄.

*아리사카 : 2차세계대전 일본군이 쓰던 볼트액션식 소총.


ps)2차세계대전 당시 임팔 전투 패퇴시점의 일본군을 영감잡아서 썼습니다.

그 유명한 무다구치 렌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