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번째 소망이
이빨을 드러낼 때

나의 흰 손은 대포알이 되어
누구보다 느리게 굴러가리라.




일곱 층계참의 계단 수를
모조리 세어버린 그녀에게

나는 강가의 흐트러진 조약돌을 집어
그녀의 손에 꼭 쥐어주리라




벌겋게 달궈진 말편자는
팔뚝에 시뻘건 자국을 남겼고

희멀건 국을 휘휘 저으면
떠오르는 것은 잘린 손가락




앙상하고 기다란 다리 여섯에
길쭉한 고치가 달려 있으니

창공을 나는 자홍빛 새는
부리를 부러뜨려 비명을 지르네




다섯 번째 대포알이
나의 소망이 될 때

나의 손은 이빨이 되어,
나의 손은 이빨이 되어,
나의 손은 이빨이 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