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가까운 소행성으로부터도 100만km 떨어진 특수 군사 구역에서도 다중 스텔스 기능을 활성화 시킨, 비밀스러운 연구우주선에서 닉은 모든 준비를 끝마치고 기다리고 있었다.


당연히 주변 우주선 이동은 통제된 상황이기에, 미미한 인공중력장치의 소리는 당연히 덮는 도킹하는 소리를 명확히 들을 수 있었다.


잠시 후 삼중의 문이 차례로 열리는 소리가 들렸고, 마지막 센서를 거쳐 온 클로를 만났다.


"닉, 확실히 그놈들 중 하나를 생포한건가?"


무표정인 그 였지만 질문하는 목소리엔 미묘한 감정들이 서려있었다.


"네 장관님. 확실히 사람이 아닙니다."


"제대로 된 첫 놈이군. 빨리 가지."


잠시라도 지체할 시간은 없다는 듯 클로는 걸음을 옮겼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장치들로 가득한 순백의 복도를 지나, 여럿의 군사가 지키고 있는 문에 도달했다.


"저 안에 구속되어 있습니다."


"위험하지 않길 바래야겠군."


"검사결과 신체능력은 인간과 완벽히 동일합니다."


무표정한 얼굴이 여러 감정과 굳으며 클로가 말했다.


"확신할 순 없지. 지금까지도 그래왔으니."


게놈 보안해제 과정을 거쳐 문이 열렸다.


그놈은 책상을 뒤집는 것을 예방해, 바닥에 단단히 고정된 의자에 여러겹으로 묶여 있었다.


얼굴조차 특수재질 가면을 씌워 말을 할 수 있을 정도만 뚫려 있었다.


그놈을 지긋이 쳐다보던 클로가 무거운 어조로 나지막히 말했다.


"18년이나 걸렸군. 이제서야 살아있는 이스타리를 잡았다니."


"이스타리요?"


"SS정부에서 임시로 정한 명칭이네."


클로는 그놈의 정면에 서서 물었다.


"네놈이 새로운 아광속엔진 설계를 망친녀석인가."


그건 질문이 아니었고, 듣는 그놈도 알고 있었다.


"그렇다."


"몇년 전부터지?"


그놈은 지체없이 대답했다.


"25년 전."


그놈의 나이는 서류상 38세였다.


"망할, 역시 전쟁 전부터인가."


인류는 22년전 태양계 밖 탐사중 391광년거리에서 외계문명과 마주했다. 


인류도 상대도 공격은 없었지만 긴장상태였고, 2년이 지날때쯤 외계의 파괴목적 움직임을 감지해 인류의 선공으로 전쟁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외계의 문명은 군사적으로 약한 편이었고 오로지 방어적 태세만 취했는데 인류가 밀렸다.


그리고 전쟁 시작 2년 후 그놈들을 처음으로 발견했다.


그때 SS정부 소속 무기 생산시설에서 정보를 유출하던, 그 당시엔 '사람'이라 생각된 남자를 잡았다.


하지만 윤리적이지 않다고 생각되어 실행하지는 않던 신체의 훼손, 그중 왼손이 통째로 날아간 뒤 사람이 아니란걸 알게 되었다.


생물학적으로, 유전자적으로 인간과 다르지 않았지만 비정상적인 자체 회복속도를 가진 그놈은, 상대 문명의 스파이란 사실을 깨달았을 때 병사의 무기를 뺏어 자살했다.


그후 발견되는 족족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어제가 되어서야 겨우 처음으로 생포할 수 있었던 것이다.


닉은 그동안 어디에 스파이가 있을지 몰라 불안했던 것이 조금이나마 나아질 수 있게되지 않을까 기대했다.


클로가 물었다.


"네놈들은 어떻게 인간과 똑같은 신체를 가지고 있는거지?"


"예전부터 너희를 봐왔고, 그걸 통해 육체를 배양했다."


그 외계문명과의 조우보다 훨씬 전이리라 생각했다.


"우리가 직접 잡았던 외계인과 다르게 생겼던데, 정신만을 옮기는 건가?"


"그렇다."


그놈은 너무나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인간 사이에 얼마나 숨어있지?"


"확정할 수 없지만, 너희 예측보다 최소 30배 이상."


"미치겠군."


처음 직접적으로 감정을 담아 말한 클로가 마음을 가다듬었다.


"너희들끼리도 접촉을 하겠지?"


"그렇다."


"아무나 한 명 말해봐라."


"우주항해지도 개발부 3팀 로드니아 체로웰."


그때 닉이 말했다.


"장관님, 저 녀석이 거짓말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을 겁니다. 정확히 가려낼 수 있기 전까지는 믿지 않는게...."


"그런 걱정은 필요없다."


클로가 '그런 걱정'이란 말에 대해 의아해하며 물었다.


"무슨 의미지."


"우리는 진실만을 말한다."


닉은 어의없어하며 당연한 질문을 했다..


"그걸 어떻게 믿지?"


"그럼 '우리는 거짓만을 말한다'고 하면 믿을 수 있나? 그건 역설아닌가?"


클로가 닉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럼 닉, 한 번 증명할 기회를 줘 보지. 네놈은 본진과도 정보를 주고 받았겠지?"


"그렇다."


"그럼 네놈들 쪽의 방어가 취약한 곳을 말해봐. 말하지 않으면 고문하겠다."


" 제 78-5 군사우주정거장에서 전갈자리 쪽을 바라본 방면."


"닉, 이만 나가지."


둘은 문 밖으로 나왔다.


"분명 함정일 겁니다."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인류에겐 시도해볼 가치가 있어."


"인류가 무엇을 얻죠?"


"저놈들이 진실을 말하기는 한다는 것, 아니면 저놈들은 전혀 신뢰할 수 없고 불완전한 기술로 머리속을 뜯어봐야 한다는 것."






















2240년 6월 18일, 클로 장관의 명령으로 기계함대를 동원해 외계문명의 방어전선을 일부 뚫어냈다.


또한 그 이스타리가 말해준 정보로, 로드니아 체로웰이 이스타리라는 걸 알아내 두번째의 생포자를 만들었다.


그리고 클로는 다시 그놈을 찾아왔다.


"두번의 진실을 말했군. 하지만 그렇다고 신뢰할 수 있는 건 아니지."


"너희기에 그렇다. 인간은 거짓을 말하니까. 상대가 실제로 진실만을 말해도 속으로 의심하고, 상대가 거짓을 말하면 그럴줄 알았다고 생각하지."


"그래서, 네놈들은 진실만 말한다는 건가? 그럴려면 더욱 신뢰도를 높여야 될거다. 네놈 동족을 죽여가면서."


















이후 몇번이고 새로운 이스타리를 잡았고, 인류의 군대가 조금씩 나아갔다.


"그래, 진짤로 진실만을 말한다는 건가? 그러면 묻지, 왜 우리를 공격하려 했나?"


"우리는 그러려고 한 적이없다. 우리는 너희 인류를 막을 생각이 없었으니까."


"하지만 분명히 우린 공격을 할거라고 감지했다."


"마이너리티 리포트. 프리크라임인가? 우리가 '실제로' 공격을 했나? 또한, 우리가 '실제로' 공격을 시도했을까? 당시 상황에 대한 보고서와 실제 기록관련 문서를 찾아봐라. 너희 인류의 정부를 이끄는 높은 사람의 개입이 있었을테니."


그후 일주일 뒤, 클로는 22년전 문서의 조작을 확인해냈다.


조작사실을 감추려 몇겹의 양자보안껍질을 문서에 씌워두었던 것이다.


당시에 그런일을 벌인 인사들을 사형하고, 클로는  나머지 SS정부의 지도자들과 함께 방문했다.


"정말로 조작되어 있더군. 하지만 그때가 아니더라더 너희는 정말 인류와 싸울 생각이 없던 것인가?"


"없다. 애초부터 예전부터 호의를 가지고 있었고, 그렇기에 너희에게 닥칠 몇번의 파멸도 막아냈으니."


당황과 미씸쩍음이 그곳에 있던 모두의 얼굴을 물들였다.


"그게 무슨말이지? 너희 말고 다른 문명이 우리를 침공하려 했나? 그리고 너희가 말하는 예전이란 도대체 언제지?"


"이건 진실의 말이고, 다른 문명이 침공하려 했으며, 우린 몇 천년 전부터 지구에 왔다."


더욱더 큰 혼란이 그들을 덮쳤지만, 그 이스타리는 그것들을 느낄 틈을 주지 않았다.


"우린 너희의 첫 문명이 형성될 조짐이 보일때부터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너희는 발전의 벽을 느끼더군. 너희에겐 도덕이, 진실을 말하는 것이, 신뢰가 부재했다. 그렇기에 우리가 지구에 갔지. 마을의 샤먼이나 강력한 지배자가되어, 종교의 창시자가 되어, 너희에게 더 적합한 정치체재를 만들어, 시대에 맞춰 너희를 윤리를 개편하고 진화시켰다. 우리가 관심을 겨우 100년정도 잠깐 다른곳에 돌린동안 세계대전이라는 짓을 저질렀더군."


그때 태양계 지도자가 말을 열었다.


"우리가 종전을 요청하면 들어줄 수 있는가."


"얼마든지. 보상조차 요구하지 않을거다. 너희가 이런 일을 벌인 것 또한 우리가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잘못이니."


"지도자님. 하지만 함정일 수도......"


"종전에 대해, 먼저 방어 전력을 철수해 달라고 요청해라. 그러면 들어줄 거다. 그정도는 해볼 수 있지 않겠나?"


바로 그 이스타리의 말대로 하자, 얼마안가 상대 문명의 방어전력이 전부 사라졌다는 소식이 모든 전선에서 전해졌다.



















"그리고 우리에겐 함정이 필요없다. 우린 원했다면 진작에 태양계 째로 소멸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걸 원하지 않았지."


지도자가 물었다.


"그렇다면 너희는 무엇을 원하지?"


"인류의 발전. 우주를 진보 문명을 가득채우는 것. 최종적으로 너희가 고안한 것으로 말하자면 카르다쇼프 척도 IV단계에 도달하는 것. 우린 이미 카르다쇼프 척도 III단계를 돌파했다. 너희같은 문명들을 성장시켜, 끝내 통합할 거다."


"그렇다면 우리에겐 무엇을 원하지?"


"그저 우리와 함께 성장하면 된다. 우리는 내전, 정치싸움, 이념싸움 등의 사소한 갈등을 막는 걸 도와주지. 너희의 윤리도 거의 완성되어가니."


4일 뒤 종전 협상과 함께 모든 이스타리 포로들은 풀려났고, 외계문명은 인류에게 도움을 줄 수 많은 구성원을 인간의 육체를 주어 파견했다.


SS정부는 외계문명(인간의 언어로 표기할 수 없는 이름을 가졌다)이 증명한 진실을 토대로 외계문명이 협력자이며, 인류를 지금까지 존재할 수 있게 도와 주었다는 걸 알렸다.






































[끝났군.]


[그렇습니다, 유래이시여.]


[이번에도 쉽게 끝났군. 몇 번의 조작과 거짓으로 끝나다니.]


[아마 1개월 안에 모든 걸 장악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스스로 나섰던 아름다운 자들에게 보상을 주어라. 위대한 육체를 포기하고 인간의 육체로 시간을 보낸것 만으로 힘든 일이었을테니.]


[그럼 최대한 빨리 1947294번째 항성급 문명 정복을 끝내겠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방식으로 해야겠군. 반항하는 것들을 공간째로 없애는 방식은 영원히 폐기해.]


[인류는 진실을 언제쯤 깨달을까요.]


[나에게 완전히 먹혔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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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k. 딕 작품보다 떠올라, 부족한 실력이지만 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