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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 김정공은 피로에 찌든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오늘은 유난히 업무가 많아 평소의 배는 되는 스트레스가 쌓여 있었지만 김정공은 창가를 바라보며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그가 자주 가는 식당에서 곱창이며 간 등이 양념에 잔뜩 버무려진 내장 세트를 포장해 야식 삼아 먹을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정공의 입은 벌써 내장 세트 생각으로 군침이 가득했다.



[코로나19 방역으로 임시휴업합니다]

"이... 이게 무슨..."

단골 식당 문 앞에 붙여진 한 장의 종이는 김정공을 순식간에 절망에 빠지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는 현실을 인정할 수 없다는 듯 가게 문을 몇 번 흔들었으나 문은 여전히 굳게 잠겨 있었다. 김정공은 이내 체념하고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코로난지 뭔지 때문에 이게 뭐야!"

김정공은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분노에 찬 외침을 질렀다. 혼자 사는 집인 것이 다행인 순간이었다. 김정공은 조금이라도 화를 달래기 위해 바로 컴퓨터를 켰다. 인터넷에 들어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던 중 그의 눈에 기사 하나가 들어왔다.

<사랑제일교회, 코로나 집단감염의 온상... 예배, 집회 강행>

순간 그의 내면에 잠시 사그라들었던 분노가 다시 떠올랐다. 그는 이제 반쯤 돌아 사랑제일교회가 자신이 오늘 겪은 모든 불행의 원인이라는 데까지 생각이 미쳤다. 어떻게든 저것들에게 뭔가 복수를 하고 싶었다.


순간 김정공은 그의 집에 K-11 에어소프트건이 있었던 것을 떠올렸다. 물론 그도 에어소프트건이 제대로 된 총이 아닌 것은 알고 있었지만 생김새만 보자면 감쪽같아 훼방을 놓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그는 바로 실행에 들어가 K-11의 총구를 까맣게 칠하기 시작했다.


야밤의 사랑제일교회는 예배에 온 사람들로 발 디딜 틈도 없이 북적거렸다. 해는 이미 졌어도 예배의 열기만은 한낮과 다르지 않았다.

"내 민족을 내게 주소서! 아멘!"

"아멘!"

"예수님 이름으로... 음?"

그를 제일 먼저 발견한 것은 연단에 올라서 있었던 목사였다. 김정공은 한껏 분노한 표정을 지으며 양손으로 K-11을 들고 곧장 연단으로 뛰어들었다. 그는 탄창에 든 탄을 목사에게 전부 쏜 뒤 탄이 떨어지자 총을 거꾸로 잡고 목사를 연신 구타했다. 김정공은 이 순간 복수에 성공했다는 통쾌함에 젖어 있었다. 그의 통쾌감은 경찰들에게 체포된 직후까지도 남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