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한 남자가 있었다네

얼굴 좀 반반한 평범한 놈이었지

인기가 그리 좋지는 못했어

또 한 여자가 있었다네

꽤 예쁘고 몸매도 괜찮은 녀석이었지

그리고 위의 남자를 좋아했어

그녀는 그를 항상 사랑했다네

그의 뒤를 몰래 따라다니며

그의 얼굴을 지그시 바라보았지

하지만 언젠가,

그녀의 사랑은 곧

무시무시한 집착으로 바뀌었다네

그 남자만 따라다니며

그가 했던 말, 행동들을 전부 다 기록했지

그는 그녀가 자길 좋아한다는 걸 알고있었어

모르는게 더 이상하지. 저렇게 따라다니는데

하지만 그게 좋다거나 하진 않았어

부담스러웠지

그녀가 예쁜건 알지만

그녀의 집착이 너무 무서웠던 거라네

남자는 여자를 피해다니기 시작했어

어떤 날에는 집에서도 나오지 않더군

여자는 그럴수록 더 그에게 집착했다네

집까지 알아내서 죽치고 있던걸

온 마을사람들이 다 봤다더군

부러운 놈

기분이 어때?

저런 예쁜 여자가 널 그렇게 좋아하는데

그는 친구들에게 이런 말을 들었지만

전혀 기쁘지 않았다네

왜냐면 친구들은 아무것도 몰랐거든

집착이 얼마나 무서운지

집에서 나오기만 하면

그 미치광이 여자가

나를 졸졸 따라다니며

뭘 막 적고

시도때도 없이 말을 건다는 게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남자빼곤 아무도 몰랐지

지금도 모르고

하지만 여자의 의지가 너무 강했던 탓일까

그녀가 어떤 짓을 했는진 몰라도

둘은 결혼하고 말았다네

역시 사람일은 모르는 일이일

뜬금없지만 사실 한결같다는건 큰 장점일때도 있지만

큰 단점일때도 있다네

그 여자의 경우는 후자였지

여전히,

그를 가졌음에도,

집착은 되려 심해졌다네

남자는 어딜 마음대로 나가지조차 못했어

남자는 심히 고통스러웠다네

집 한구석에서 허송세월만 보내고 있었지

그러다 남자는 미쳐버렀다네

자신이 신인줄 알았지

안타까워,

그렇게 건실한 놈이

그렇게 변할줄은 상상도 못했다네

하여튼 남자는 단단히 정신이 나가버렸지

하지만 여자는 남자를 고치려고 노력은 커녕

옆에서 맞장구만 쳐줬지

진실로 그를 사랑한다면

그리 해서는 안됐지

하지만 그녀는 그렇게 해버렸고

그는 자신이 안되는게 없다 생각했네

그런데 의외로 그 둘은 꽤 오래 잘살았다네

미친놈들끼린 통한다고

희희덕거리며 잘만 지냈지

혹시 여자의 안좋은 점이 무언질 아나?

젊어서 예뻤을 땐

남자들에게 돈과 사랑을 원없이 받는데

시간이 흘러 주름살이 생기고

매력이 없어지면

남자들은 더이상 사랑을 주지 않는다네

그녀도 예외는 아니었지

여자는 버려졌다네

뭐 땅바닥에 던져졌다 이런뜻이 아니라

사랑을 받지 못했다는 뜻이지

여자는 남자에게 끊임없이 사랑을 갈구했다네

하지만 이미 정신병이 심각한 놈에게

무슨 사랑이 있겠어?

남자는 떠나버렸다네

마음도, 몸도

남자는 여자만 혼자 두고

집을 나가버렸어

어디있는지는 그 누구도 알수없었지

여자는 매일을 울다

남자처럼 정신이 나가버렸다네

지가 천사인줄알았지

그러다 하늘로 날아오르겠다고

산에 올라갔다가

지금까지 행방불명된 상태지

남자는 기적적으로 정신이 돌아왔다네

하지만 여자는 잊기로 했어

떠올릴 때마다 다시 미칠것같았거든

그리고는 결국 늙어

모르는 사람들에게

자기 신세한탄만 늘어놓고 있다네

(.....)

혹시

그래. 나야

내가 그 미치광이 남자라고

지금도 나는 매일 꿈속에 그 여자가 나와

뭔 말하고 싶은거냐고?

사람 잘 만나란 뜻이야

나처럼 되지말고

사람은 되게 나약해서,

쉽게 미쳐버린단다.

자 그럼 너도 이제 정신 차리렴.

(.......)

난 꿈에서 깼다

주윌 둘러보니

여기저기 깨진 술병조각이 널려있다

술냄새

옆에서 아버지가 잠들어계신다

내 배의 시퍼런 멍자국을 보고

아버지를 다시금 본다

나도 미쳐버릴것이다

나도 난폭해질 것이다

사람은 너무나도 나약해서

쉽게 미쳐버린다

주방으로 나가

칼을 가져온다

아버지에게 다가가

눈을 감고

칼을 아래로 힘껏

휘두른다

하하

하하하

하하하하

그래...

나에게 불가능한건 없다

난 무엇이든 할수 있다

난 신이다

난 전지전능한 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