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곡진 내 인생이 구르고 굴러서

결국 각진 내가 닳아 없어질때


나는 동그라미가 될 수 있을까

신나게 굴러갈 수 있을까


데굴데굴 구르다가

새삼 내 모습을 돌아보면


상처투성이 돌맹이가 되어서

더이상 굴러도 아프지가 않더라


내가 생각한 동그라미랑은 다른

못난 돌맹이가 된 나 자신을 보며


잘 굴러가기만 하면 돼겠지 

라고 생각했던 나인데


굴러가는게 다가 아니란걸 알았다

중요한건 내 모습이었는데


굴곡진 내 마음이 마모되어서

지나온 길에 흘린 부스러기조차


어느새 사라져서 보이지 않고

남은건 상처투성이 돌맹이 뿐


작은 돌맹이가 돼니까 아프지는 않더라

구르는게 더이상 아프지는 않더라


작은 돌맹이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데굴데굴 굴러갈 수는 있겠지


그렇게 바람따라 구르다가

언젠가 이 작은 돌맹이가


더 작아지고

잘게 부셔져서


부스러기가 되고

또 한줌 모래가 돼서


구르는 것 조차 힘들어져서

그만 멈추게 되면


그러면 어떻게 되는걸까

나는 무엇이 되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