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초단편으로 마무리지으려 했는데, 뭔가 일보고 안 닦은 것 같은 찝찝함이 계속 맴돌아서 장편으로 연재할 생각입니다.




너가 내 곁을 떠난 뒤, 나에게는 잠을 잘 수 없었다. 나는 너를 끝내 살리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있었다. 나에게 너는 둘도 없는 소중한 친구였고, 그 친구를 잃은 나에겐 절망만이 가득했다.

생각할수록 너무나도 화나는 일이었다. 나쁜새끼 하나가 마음이 따뜻하고 순수했던 아이의 목숨을 빼앗어갔기 때문이다. 나는 결국 그 다음날 담당 경찰서에 찾아갔다.

"안녕하세요 화성서부경찰서입니다. 어디 찾아오ㅅ..."

"여기 강력반 어딨어요?"

"강력반은 무슨 일ㄹ..."

"강력반 어딨냐니까요!!"

"여기 이름 적으시고 왼쪽으로 들어가세요."

강력반에 들어가자, 형사 하나가 나에게 물었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그 박소윤씨 관련 파일 있어요?"

"아 그 이번에 돌아가신 분이요? 근데 그 분은 왜요?"

"아 내가 걔 친군데, 좀 필요해서요."

"친구...푸하하하 친구가? 이미 다 끝난 사건을? 이보세요, 제가 형사만 10년을 했는데요, 못 주니까 돌아가시죠."

"아 나 씨발, 비웃어요, 지금 사람이 죽었는데? 아 나 이거까지 안 보여주려 했는데 이거 봐요."

나는 그의 책상 위에 내 신분증을 던졌다.

"아...아 그래도 조금 더 있다가 보여드리려고 했습니다. 저쪽으로 가시죠"

그는 사건 파일을 가지고 방으로 들어갔다.

"범인은 최기욱, 우즈베키스탄 출신 고려인으로 1987년 5월 6일 구소련 타슈켄트에서 태어났습니다. 지난 2009년 대한민국으로 귀화했습니다. 2011년에 연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했으며, 한국어, 러시아어, 우즈벡어를 모두 할 줄 아는 엘리트 지식입니다. 하지만, 취직이 어렵게 되자 현실에 낙담하여 2013년 부산으로 내려가 러시아 출신과 함께 마피아 조직을 결성하여 러시아와의 무역에서 큰 이득을 챙겼습니다.

중요한 곳은 이 부분입니다. 최기욱은 강간죄와 폭행죄 등으로 12번이나 고소를 당했으나 이 중 10번은 취하당하고 2번 소송을 당했으나, 그마저도 1번은 무죄 판결이 나고, 1번은 집행유예로 끝났습니다. 그는 이 사실을 숨기고 고 박소윤씨에게 접근했고, 박소윤씨는 그것도 모르고 사귀었던 것입니다. 그나마 목격자가 없었다면, 그 다음날까지도 그 상태로 방치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카자흐스탄 측에서 제공한 정보에 따르면, 그는 올해 4월 키르기스스탄 위조여권을 가지고 몽골로 입국했으며, 몽골에서 카자흐스탄으로 이동된 후 행적이 묘연합니다. 뭘 하고 있는지, 아니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몰라요."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일주일 안에 잡아올겁니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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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비행기는 잠시 후 카자흐스탄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이제부터.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