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작가가 주인공인 소설을 쓰고있는데 구성상 희곡부분을 써야할거 같아서 쓴데까지 올려둘테니 읽어봐주셈.


1막 1장


...


(바이올린 소리가 들린다. 잔잔하고 섬세하며, 평화로운 분위기의 곡이다. 그리고 막이 오른다.


무대 뒤쪽 공간은 공원이다. 밤이며, 가로등 2개만이 무대를 밝힐뿐이다.


공원의 시계가 12시를 가리킨다. 


바이올린소리가 플루트 소리로바뀐다. 플루트소리는 달밤이 살아숨쉬는듯한 소리이다.


무대 중앙에는 벤치하나만 있다. 오른쪽에는 자판기가 있으나 대부분의 음료수가 판매불가이고 오직, 커피만 살수있다.


플루트 소리와 함께 귀뚜라미소리도 함께들린다.


겨울인지 군데군데 눈이 쌓여있다.


벤치위에도 쌓여있다. 


벤치는 갈색나무로 만들어진듯하나 노랑색 페인트를 칠해놨다. 군데군데 벗겨진곳이 눈에띈다.


화장실은 무대엔 없지만 벤치 반대쪽에 있다. 


인물들은 화장실을 간다고 말하며 무대를 퇴장할것이다.


무대 앞쪽 공간은, 아무것도 없다.


이 공간에선 인물들은 자신의 신념을 극적으로 말하거나, 독백, 과거회상등을 할것이다.


시계가 12시 2분을 가리키자 왼쪽에서 남자A가 등장한다.


A는 청바지를 입었고 키가 큰 청년이다.


A는 추운듯 주머니에 손을 널으며 벤치에 앉아 핸드폰을 만지작거린다.


그러곤 누굴 기다리는듯 초조하다.)


A:왜 이렇게 늦는담!


(불안한듯 가만히 있지를 못하고 주위를 어슬렁 거린다.)


A:분명히 약속은 12시까지였는데...


으으... 추워!


이 추운날에 사람을 밖에 세워 놓다니, 참 짓궂은 분이라니까.


물론 나도 2분을 늦긴했지만 말야.


(잠시뒤에 오른쪽에서 B가 등장. B는 목에 목도리를 두르고 핸드백을 맨 여성이다.


그녀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A를 발견하고 그쪽으로 간다.)


B:오셨나요?


A:아, 드디어 오셨군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B:제가 너무 오래 기다리게하지 않았나요?


A:괜찮습니다. 저도 2분쯤 도착해서요.


(시계는 4분을 가리킨다.)


B:당신이 2분늦었고, 제가 4분을 늦었네요.


A:네, 그런 셈이죠...


(둘 사이에 어색한 침묵만이 존재한다. 관객은 둘이 오들오들 떨고있는 모습만이 보인다. 바람소리가 들린다.)


B:이거, 바람이 세네요. 그냥 저희 다음에 만날까요?


A:그럼 여기로 오신 보람이 없지 않습니까.


그리고 전... 전... 당신에게 할 말도 있고요.


B:중요한 말인가요?


A:네, 아주 중요한 말입니다. 어쩌면 저희 사이를 완전히 바꿔버릴, 그런 말이죠.


그러니 오늘이 아니면 안됩니다.


혹시 너무 추우신가요? 근처 카페라도 들어가서 얘기할까요?


B:아니요, 그런 얘기는 사람들이 없는데서가 좋아요.


그리고 지금 문을 연 카페도 없을걸요?


그러니 여기서 애기해요.


자, 저에게 무슨 할 말씀이 있으신거죠?


(A는 부끄러운듯 그저 팔만 문지르며 가만히 있는다.


그러더니 힘들게 입을 열어 말한다.)


A:그... 그...


B:네...?


A:(부끄러운듯) 저희가 만난지 오늘로 얼마나 됐죠?


B:음... 한 2년? 2년쯤 됐죠?


A:그 2년동안 당신을 보고 알았습니다.


이야기해도 되겠습니까?


B:네, 안될게 뭐가있나요.


근데 다리가 아파서 그런데 벤치에 좀 앉아 있어도 될까요? 


(B는 벤치에 쌓인 눈을 치운다.)


으으, 여기도 차갑네.


어, 안 앉으세요? 다리가 아프지 않나요?


여기까지 걸어오셨고, 또 몇분동안 저 기다리느라 서계시고 또 저랑 얘기하면서 서계시잖아요.


자, 제 옆에 앉으세요. 


아, 당신 자리도 만들어 드릴게요.


(B는 옆자리의 눈도 치운다.


하지만, A는 앉을 생각이 없어보인다.)


A:정말 친절하시군요, 당신.


하긴 당신은 처음 만났을때부터 그랬습니다.


저희들의 첫번째 데이트날, 당신은 저를 먼저 챙겨주었죠.


(웃으며, 동시에 장난스럽게) 당신의 친절함 덕에 당신에게 잘 보인다는 제 계획은 완전히 망가졌죠.


하지만 당신은 그날 이후부터 제게 도움이 필요하신분, 서투르신분 하며 저를 자주자주 도와주었죠.


아직도 머릿속에 그 장면들이 선명합니다.


당신의 친절함을 어떻게 잊을수 있겠습니까?


B:음...


A:하지만, 오늘 제가 할 말은 당신의 친절함은 예찬하는것이 아닙니다.


물론 당신의 친절함을 예찬하는것도 좋은 대화 주제이기도 합니다만.


제 얘기를 들어주세요.


꼭 들어주셔여할 중요한 이야기입니다.


(뒤쪽 무대의 조명이 어두워지고 앞쪽 무대의 조명이 밝아진다.


A는 앞쪽 무대로 이동한다.)


B씨. 제가 당신에게 이 말을 하려고 정말 오랫동안 기다렸습니다.


혹시 당신이 저보다 먼저 이 말을 꺼낼까봐 조마조마했지요.


하지만, 제가 먼저 꺼내야 겠습니다.


더이상은 참을수 없을것 같습니다.


더이상은... 제 마음이 견딜수 없을것 같군요.


당신을 사랑합니다. 격렬히 사랑합니다.


처음 마주친 그 순간부터, 저희 둘은 운명이란걸 깨달아 버렸습니다.


저와 함께 해주십시오.


저희 둘이라면 인생의 그 어떠한 고난과 역경이 올지라도 서로를 바라보며 견딜수 있을겁니다.


(소리를 높인다. 바람소리도 거세진다.)


그러니, 당신의 미래를 저에게 맡겨보시면 안됩니까?


저와 함께한걸, 저에게 미래를 맡긴걸 후회하지 않게 해드리겠습니다.


압니다. 갑작스러웠겠지요.


저도 이 야기를 꺼내야하나, 오랫동안 고민하고 또 고민했답니다.


(A는 뒤쪽에 앉아있는 B의 손을 잡아 앞쪽으로 끌고온다.)


B씨. 저를 봐주세요.


당신에게 깊게 사랑에 빠져있는 한 청년을 봐주세요.


당신과 함께 하고싶습니다.


B씨의 대답만을 기다리겠습니다.


(뒤쪽 무대에 조명이 밝아진다.


B는 잠시 생각하더니 이내 바닥에 쭈구려 앉는다.


그러곤 다시 일어나 대답을 한다.)


B:저, 잠깐 화장실좀...


대답은 확실히 하겠습니다.


하지만...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요.


A:알겠습니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이 자리에서 기다리겠습니다.


그전에...!


하나만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B:뭐죠?


A:... 말을 놓고싶습니다.


허락해주시겠습니까?


B:...응!


(A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B, 오른쪽으로 퇴장한다. A는 벤치에 앉는다.


또다시 플루트 소리가 들려온다.


사랑의 여신이 그 둘을 축복하듯 매혹적인 플루트 소리이다.)


A:B씨가 받아주면 좋겠는데...!


아..! 조금만 더 있다가 말해볼걸 그랬나!


너무 성급했던건 아니였나!


아니야! 정신차리자!


(자신의 뺨을 두번 내리친다)


정신차려! 아루어질수 있을거야!


희망을 갖자! 아자아자!


난 찾을수 있어. 여기에서, 이 자리에서!


사랑을! 그 빛나는 아름다운 사랑을 찾을수 있다고!


힘내자! 아자아자!


(다시한번 뺨을 내리치며 펄쩍펄쩍 뛴다.)





읽기편해? 안 불편함? 그냥 엎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