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으아아...."


나는 겁에 질려 신음했다.


그 이유는 지금 나를 정성스레 치료하는 이 여자,

김얀순 때문이다.


그녀는 방금전 나를 미친듯이 발로 밟고 지금 자신이 만든 상처를

자신이 치료해주고 있다.


심지어 그녀는 눈물까지 흘려가며 미안해하는 

그녀의 모습에 나는 형언할 수 없는 공포를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사람의 본능에 각인된 원초적인 공포,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미지에 대한 공포였다.


하지만 그녀는 내 맘을 아는건지 모르는 건지

가끔 눈물을 몇방울씩 흘리며 계속 내 상처를 치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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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가 끝났다.


"얀붕아~ 금방 저녁 해줄게~ 조금만 기다려~"


그녀는 구급 상자를 들고 방에서 나갔다.


잠시 뒤 밖에서 가스레인지 소리와 야채를 써는 작은 소리가

들러왔다.


갑자기 사고가 냉정해졌다.


그녀가 나가자 머리는 급격하게 식었고 내 머리속을 지배하던

공포마저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그리고 내 사고는 한가지 목표를 정했다.


이곳에서 탈출한다.


일단 나는 그녀가 없는 틈을 타 나갈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일단 방에는 특별할게 없었다.


아침에 내가 일어났던 그 방이다.


그리고 컴퓨터, 컴퓨터는 내가 쓰는 컴퓨터와 정확히 동일했다.


키보드나 모니터 심지어는 본체까지 똑같았다.


전부 새 것인걸로 보아 어떻게 알아낸건지는 몰라도

내 컴퓨터를 알아내서 만든것 같다.


그리고 나는 내 손을 묶고있는 수갑을 보았다.


책상에 나사로 아주 튼튼히 고정되있어

힘으로는 절대 풀 수 없고 열쇠를 구하는 수 밖에 없는

그런 구조였다.


"이런건 도대체 어디서 구한거야...."


나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그리고 나는 행동방침을 정했다. 


일단 그녀의 말을 잘 듣되, 탈출할 틈을 보아 탈출할 것이다.


말을 잘 듣는다면 무력은 쓰지 않는 모양이니....

오체만족으로 탈출하려면 어쩔 수 없다.


"얀붕아~ 저녁 먹자~"


그녀는 한손에 쟁반을 들고 있었는데 쟁반에는

밥과 국,다양한 반찬들이 올려져 있었다.


쌀밥에 만두국,연어장,불고기등 

전부 어제 내가 좋아한다고 말한 음식들이였다.


그녀는 책상 왼쪽 끝에 쟁반을 두고 작은 의자를 들고오더니

내 왼쪽에 앉았다.


그녀는 숟가락으로 밥을 한숟가락 뜨더니 위에 연어장을 얹어

내 입앞에 내밀었다.


"얀붕아~ 아~"


나는 잠깐동안 그걸 거부하려 했지만 그녀의 얼굴이 점점

어두워지는 느낌이 들자 어쩔 수 없이 먹었다.


아침에도 생각한거지만 얀순이는 요리를 잘하는 모양이였다.


쓸데없이 맛있었다.....


음식점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그녀는 계속 내게 밥을 떠먹여주었다.


그렇게 몇 숟가락을 더 먹었을까 숟가락이 빈 그릇의

바닥을 긁는 이음를 내었다.


"저녁 맛있었어 얀붕아?"


나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다행이다~"


그녀는 배시시 웃었다.


나는 그 웃음을 보자 아까 전의 싸늘한 태도가 생각나

소름이 돋았다.


"잠깐만 이거 치우고 올게~"


그녀는 쟁반을 들고 잠시 방을 나갔다.


"얀붕아 이제 그러면 소설 쓰자!"


돌아온 그녀는 기대에 가득찬 눈으로 날 보며 말했다.


"엥?"


나는 그 예상치 못한 말에 크게 당황했다.


'감금하면 대부분 막... 자기만 보고 다른건 다 내팽겨 쳐라...

이러는거 아니였어?'


내가 알고 있던 상식?과는 많이 다른 모양이다.


"왜 그래 얀붕아? 너는 소설가잖아"


얀순이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아.... 그래... 소설... 써야지...."


나는 크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얀붕이는 손을 못 움직이니까 내가 컴퓨터 켜줄게!"


그녀는 컴퓨터를 키고 마우스를 조작해 한글을 켰다.


"자! 이제 쓰면 돼! 나는 옆에서 응원해줄게!"


그녀는 아까 앉았던 작은 의자에 앉아 나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엄청 부담스러웠다.


매번 집필할때는 혼자 의자에 기대 반쯤 누워 노래를 들으며

자유롭게 글을 썼는데 이렇게 보는 사람이 생기니 엄청

부담스러웠다.


그래도 일단 글을 쓰기 시작했다.


어제 그녀와 대화를 나누며 떠오른 영감들을 바탕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아주 순조로웠다.


얀순이는 옆에서 나와 화면을 번갈아 보며 행복한 듯

헤실헤실 웃었다.


그러면서도 가끔 내가 놓친 오타를 챙겨주었다.


그렇게 그녀의 엄청난 관심과 조그마한 도움을 받아 소설은 금세

한화의 분량을 다 채웠다.


글이 잘써지자 기분도 덩달아 좋아졌고

나는 아까전까지 그녀를 두려워하고 그녀에게서 도망갈 계획을

세웠던 것은 까맣게 잊었다.


그녀 또한 내가 쓴 소설에 만족한 듯, 내 수갑을 풀어주고 내게

안겼다.


말이 안겼다지 사실상 뛰어들어 올라탄 것에 가까웠다.


"꺄아아아악~ 얀붕아~ 너무 좋아~ 어떡해~"


내 위에 올라가있는 그녀는 마치 잘생긴 아이돌을 본 소녀처럼

얼굴이 새빨개져서 내 가슴에 얼굴을 비비고 냄새를 맡았다.


한참을 그러고 있던 그녀는 간신히 이성을 붙잡고 내 다리 위에서

내려왔다.


"그러면~ 소설도 다 썼고~ 이제 씻고 자자 얀붕아~"


그녀는 내 발을 묶고 있던 족쇄를 풀고 내 손을 잡아당겨

일으켜 세운 뒤 손을 잡아 당기며 욕실로 향했다.


불안한 예감이 엄습해왔다.


"자 그럼 얀붕아! 같이 씻자!"


역시 불안한 예감은 틀리지 않는 모양이였다.


당연히 욕실 문은 잠겨 있었다.


즉 퇴로는 막힌 셈이다.


"흐흐흐..... 얀붕아......."


그리고 그녀는 침을 흘리며 천천히 내게 다가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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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 태블릿 상태가 안 좋아서 여기까지


야스씬은 도저히 못쓰겠어서 디아블로로 대체함


갑자기 분위기가 화기애애한 이유는 담화에


두들겨 맞을 예정이라 그럼, 아마 엔딩은 2화 내로 날것


생각보다 늘어지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