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하. 지훈 씨, 또 어디로 사라졌나...? 지금이라도 나오시면, 안 혼낼게요~"
"•••••"
허리까지 닿는 긴 백금발을 찰랑이는 미소녀를 본다면, 어떤 것을 느껴야 할까?
아, 그냥 예쁜 여자 보았으니 기분 좋았다, 정도? 보자마자 머릿속에서 손주 재롱잔치를 상상하는 이들은 아마 머리가 좀 이상한 쪽이겠지.
그렇지만 지금 내가 느끼는 것은, 다름아닌 공포였다.
발이 방바닥에 닿을 때마다 나는 소리, 방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무엇을 찾기라도 하는 듯 스윽스윽 몸이 움직이며 옷이 쓸리는 소리, 화내지 않겠다 말했지만 분노와 흥분을 느끼리라도 하는듯 상기된 얼굴과 거친 호흡소리, 하나도 빠짐없이, 나에게 공포를 선사하고 있었다.
두달 전 강제로 나를 납치해와 꽁꽁 묶은 뒤, 저항하지 않을 때까지 폭력을 행사하고는 강압적으로 관계... 일방적인 행위를 했던 그녀의 모습을, 나는 잊을 수 없었다.
하루하루 온몸에 멍과 이빨자국이 늘어나는 것을 보며 고통에 몸부림치다가, 그녀의 마력에 치유당한 뒤 민감한 육체를 사정없이 자극당하여 육체에 맞지 않기 시작한 정신으로 버텨야 함을 느꼈던 시간들이, 너무나도 강렬했으니까.
결국 나는 점점 고분고분해졌다. 그녀에게 사랑을 속삭이기도 했고, 원하는 대로 맞춰주었으며,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고 자신의 생존을 도모해 그녀의 방심을 이끌어냈다.
겨우겨우 탈출의 실마리가 보였다고 생각했는데.
"여기... 있었네~~?"
"히이이이이익!!"
"응 응. 괜찮아요. 괜찮아. 그치만 벌을 안 줄 수는 없고... 어떻게 해야할까."
그녀는 잠시 입에 손가락을 대고 귀엽게 갸웃대다가, 아! 하고 뭔가 깨달음을 얻었다는 듯이 말했다.
"역시 정화가 부족했던 걸까? 자, 지훈 씨, 제 눈을 봐주세요. ...안 봐? 죽을래?"
퍽!하는 소리와 함께, 단단한 주먹이 내 배를 파고드는 것이 느껴졌다.
"윽...으흑..."
"보라고. 내 눈."
강제로 눈을 벌려서는 자신의 눈을 쳐다보게 한 뒤, 그녀가 마력을 방출했다.
[백지훈은 사리아의 말에 절대복종한다.]
[백지훈은 사리아를 사랑한다.]
[사리아는 절대적이다.]
[백지훈은 사리아를...]
{GAME OVER}
[당신은 사리아의 백마력에 뇌를 표백당한 뒤 상식이 개변당해, 평생 그녀의 인생의 동반자로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안타깝지만, 축하드려요! 그녀만한 신붓감은 없으니까요.]
"에라이 씨발 이건 너무한거 아니냐고!!"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 한 남자가 눈앞에 뜬 인터페이스를 보며 절망에 빠져있었다.
"제발 돌려보내줘..."
남자의 이름은 백지훈.
알 수 없는 좆망겜에 떨어져서,
마냥 불가능하게만 느껴지는 얀데레 히로인들로 이루어진 안전한 하렘엔딩을 클리어하지 않으면
현실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는, 불쌍한 남자다.
2021.01.15
AM 10:13 카테고리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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