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고1인 내가 여름방학 첫날부터 바람의검심 추억편을보고 입밖으로꺼낸 감탄이었다.


당시 바람의검심 뽕에 차오른 나는 검도를 다니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무슨 바람인지 동네에있는 체육관을 가지않고 지하철로 20분은 가야 나오는 ㅇㅇ신도시의 한 검도장에 도착했다.


똑똑똑.

"저기....검도 등록 상담하러 왔는데요..."


내 말에 반응한 엄하게 생긴 아저씨가

"아이고, 어서오세요. 신규 회원 등록으로 오신분 맞으시죠?"


"네 맞아요ㅎㅎ"


"제가 아이들한테는 반말로 하는데 혹시 불편하지 않으시다면 반말로 말하는걸 부탁드려도 될까요?"


"네네 당연하죠"


아저씨가 헛기침을하시고 다시 말을 시작한다.


"일단 우리 도장은 신규 회원한테 1주 체험을 제공해서 다녀보고 그후에 결정하는데 그렇게 할래?"


1주 미리체험은 나한테 굉장히 이득인 조건이다.

"음...네 알겠어요 그렇게하죠"


"오케이, 그럼 따라와 안내해줄게. 아 근데 우리 도장 애들 보고 기절하지마라ㅎ"


??

기절하지말라니 무슨소리지?

라는 말이 무색하게 도장 문이 열리는 순간 그 안에서 느껴지는 열기, 열정 그리고 내 인생을 바꾼그녀들을 만났다.


이 뜨거운 열기를 씹어먹을정도로 빼어난 외모를 한 두 여자애들이 있었다.


"크흠...자 주목! 이번에 새로 들어오게 될....너 이름이 뭐였지?"


"아..제 이름은 진 이라고합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잘부탁드려요..."


내 소개와 이름을 들은 어린 친구들은 내 이름이 신기하다며 서로 장난을치기도 했다.


(내 이름이 그렇게 신기한가...?)


소개가 끝나고 아까 본 엄청 예쁜 여자애 한명이 나에게 다가와서 활기차게 인사했다.


"안녕~!! 이름이 진이라니 신기하네~ 아무튼 만나서 반가워ㅎㅎ 난 서진이라고해"


그녀의 이름은 서진. 누가봐도 이국적인 외모이다. 금발에 푸른 눈 그리고 남모르게 남자를 많이 홀렸을듯한 외모를 한 친구였다.


"어...그래 처음보네 만나서 반가워 친하게 지내자"


진심으로 이렇게 친하게 지내고싶은 사람은 처음이었다.

뒤이어 서진이가 말을 이었다.

"아 그리고 얘가 내 친구 지현이야 어때 엄청 예쁘지 히히"


말 그대로다. 정말 예뻤다. 짙은 흑발에 단발머리 그리고 무엇보다 시크한듯 차가워 보이는 눈동자는 보석처럼 보였다.


"응?? 아 그...그렇네 하핳 앞으로 친하게 지내자 지현아"


"...........응......"


이 목소리는 나에게 닿지않았다.

(무시당한건...가....?)


당시 자존감이 낮았던 나는 이러한 사소한것에도 상처를 받았었다.


"지현아 너 뭐해...!! 크게 대답해야 진이 들을거 아니야 이 병...바보야!!


"크게 대답했는데......."


"그러게 존나 컸다 그치??ㅎㅎㅎㅎ"


이때의 나는 서진이가 욕을 찰지게 한다는것을 아직 모를때였다.


첫날 수업은 별거 없었다. 기본자세, 간단한 이론, 죽도의 기본구조 명칭 등등....

어딜가든 대체로 첫날은 이런법이다.


"진아 수업어땠어?? 재밌었어?ㅎ"


"글쎄...? 재밌다기보다는 그냥 흥미로웠지."


처음본 나를 이렇게 서슴없이 부르고 친근하게 대해온 서진이를 보니 인싸의 냄새가 풀풀난다.


"아 맞다 그거알아? 여기 건물 사범님 건물이다?? 건물주야 건물주~ 갓물주!!히히"


(어쩐지 이렇게 시끄러운데 민원하나 안들어오나 했네)


"그리고 더 충격인건....잠깐 귀 대봐"


(뭐 때문이지?)


"사실...사범님 딸이 지현이야...."

이 말을 들은 나는 지현이를 함부로 넘보면 안돼겠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때?? 놀랐지ㅎㅎ 다들 이거 들으면 놀래더라"


안놀라는게 더 이상하다 라는 말을 삼키고

"그래 진짜 깜짝 놀랐네 뭐하나 부족한게 없는 아가씨네"


"웅?? 약간 말투가 건성이야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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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가서도 그 둘이 계속 자꾸 머리속에 아른거렸다. 

특히 지현이, 그 애는 뭔가 허전한듯 보였다.

부족한거 없이 자란것처럼 보이지만 뭔가가 결여돼있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그녀는 검도에는 그 누구보다 열심이었다.


나는 그녀에게 만날때마다 인사 시도를 했지만 무시당했다....고 생각할 시절이었다.


하지만 3주째는 달랐다.


"아니ㅅㅂ 상식적으로 준비운동으로 죽도 200번 휘두르는게 사람이할짓인가"


나는 궁시렁 거리며 정수기의 냉수를 마시기 시작했다.

그때 지현이도 옆에 등장했다.


이때의 나는 계속 실패하다보니 꽤나 전보다 대담해졌다.


"지현아 안녕 오늘 준비운동 너무 힘들었는데 넌 진짜 군소리없이 잘하더라"


"....아니야 너도 엄청 잘했어..."


??

뭐지? 대답해준건가? 드디어 내 마음에 대답을해준건가 하면서 속으로는 벌써 손주 볼 생각에 가득했던 나였다.


저 말 한마디하고 지현이는 다시 하던 연습을 하러갔다.


멀리서 지켜보던 금발의 소녀가 나를보면서 키득거리며 웃는다.

(다 봤구만....쪽팔리네...)


"요올~ 적극남 진 씨ㅋㅋㅋㅋㅋㅋㅋ"

"조용히해라...쪽팔리니까ㅅㅂㅋㅋㅋㅋㅋ"


난 이 3주간 오히려 서진이와 ㅂㄹ친구라 불릴만큼 친해졌다.

하지만 서진이의 외모를 생각하면 언젠가 이 친구관계가 깨져버리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괜히 불안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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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도 학교 끝나는시간이 늦다고 느꼈지만 최근에서야 더더욱 늦게 끝난다고 느껴진다.


"야, 진 오늘 다른 학교애들이랑 축구 대항전있는데 너 갈거지?"


"아 민준아 미안, 나 좀 최근에 바빠서 못갈듯 다음에 가능하면 내가 먼저 말할게."


(씨이바 뭔 축구야 미소녀 2명만나러 가야되는데) 의리를 배신한 나였다.


"아 그래? ㅇㅋㅇㅋ 근데 너 혹시 최근에 여친생겼냐?"

 

주변 반애들이 나를 쳐다본다.


(이새끼가 지금 뭔소리를...)

"뭔소리냐 갑자기ㅋㅋㅋㅋ 내가 뭔 여친이냐"


내 초딩때부터 친구인 민준이는 내 버릇들 몇가지를 알고있다. 특히 구라치면 다리 떠는거


(? 진 이새끼봐라 걍 찔러봤는데 진짜있나?)

"그러냐, 일단 ㅇㅋ 봐드림ㅋㅋㅋㅋ"


"뭘 봐드림 드립이야 없다고ㅋㅋㅋㅋㅋ"

(그래 아직은 없으니까 틀린말은 아니겠지...)


"아 녜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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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꽤 늦었다. 평소보다 한 40분은 늦은거 같다.


"늦었어...."

?지현이가 나한테 방금 먼저 말 건거야??


"응? 아 미안해.. 오늘 다른 학교애들이랑 축구대항 그거 빠지느라 변명하다가 늦었네...하하하....."


(이 상황 아내가 늦게 집에 들어온 남편 꾸짖는거 같아서 좀 설레는데?)


하지만 이때의 나는 지현이의 눈이 평소보다 더 생기가 없다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









첫소설이기도하고 소프트 좋아해서 써봤음 얀붕이들이 좋아해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