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소설 속에 나오는 등장인물의 이름과 단체명 그 외에 모든 것들은 실제 인물, 단체, 그 외의 것들과 관련이 없는 가공속의 인물, 단체입니다. 단순한 픽션으로써 즐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얀챈 얀붕이들 과몰입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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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왼쪽 무릎의 통증을 느끼며 눈을 떴다. 

   

‘악!’

   

눈을 뜨자마자 내 입에서 비명이 튀어나왔다.

   

격렬한 고통을 10분 정도 느꼈을까, 잠깐의 여유를 되찾은 나는 고개를 두리번거리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조명이 없는 탓에 어두컴컴하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10분의 시간이 지났을까, 어두운 곳에 있던 내 눈은 암적응을 하였고 자세히 둘러보니 내가 위치한 곳은 창문하나 없는 지하실이었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 내 목이 칼칼한 느낌이 들었다. 이 느낌은 마치 현역 시절 겨울철 내무반 바닥에 취침수를 뿌리지 않고 자고 일어 난 듯한 느낌이었다. 아무래도 건조한 공간에서 오래 있었는지, 기도가 건조한 탓에 마른기침을 하기 시작하였다.

   

‘쿨럭 쿨럭’

   

마른기침을 하는 한편, 도대체 무슨 일이 나에게 일어났는지 고통을 애써 무시하며 기억을 더듬었다. 분명 내 마지막 기억은 학교 중앙도서관 3층과 4층 사이의 계단에서 2년 후배인 현진이에게 고백을 받았다. 물론 고백을 받아 본 것은 태어나서 처음이었지만, 좋아하는 사람이 있던 나는 갓 스무 살이 된 현진이가 상처받지 않게 좋은말로 에둘러 거절하고 집에 가기 위해서 버스 정류장에 가던 중 갑자기 허리 쪽에 극심한 통증을 느낀 것이 마지막이었다. 

   

비록 내가 흔히 말하는 존잘남이나 인싸는 아니지만 정말 감히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학교에 입학하여 군 입대 때문에 휴학하기 전부터, 그리고 만기 전역 후 다시 복학을 하고 학교를 다니는 지금까지 누군가와 척을 지거나 적을 만들 만 한 행동은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런 내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난거지? 

   

그런 스스로에게 의문을 품던 도중, 내가 묶여있던 의자의 정면에 있던 쇠 문이 마찰음을 일으키며 열렸다. 

   

ㅡ끼익

   

문이 열림과 동시에 강렬한 조명이 들어온 탓에 나는 눈이 부셔서 인상을 찌푸렸다. 아 니기미 눈뽕. 

   

‘일어났어요 민한 오빠? 무릎에 상처 입힌 것은 정말 미안해요.. 오빠가 군 복무를 하면서 오른 무릎을 다쳐서 아픈 건 알고 있는데도 멀쩡하게 남은 다른 한쪽 무릎에 이런 짓을 하다니.. 내 남편에게 이런 몹쓸 짓을 한 나는 정말 못된 아내인가봐요... 히히히.. 아, 하지만 어쩔 수 없는걸요..? 사타구니에서 오징어 썩은 내 풀풀 풍기는 걸레년들이 눈웃음 살살 치면서 불여우마냥 꼬리를 흔들며 오빠한테 다가왔을 때 당신이란 사람은.. 나라는 아내가 있는데도 확실하게 거절하지 못한 오ᄈᆞ에게도 잘못이 있어요. 세상 그 무엇보다 소중한 평생의 반려인 아내를 방치한 죄는 그 무엇보다 크답니다아..♡♡♡♡ 그래서 눈물을 머금고 사랑하는 오빠에게 벌을 줬어요 히히히히히..’

   

문을 열고 등장한 사람은 험악한 표정을 지으며 말하다가도 끝내 홍조를 띄우며 황홀한 표정을 짓고 있는, 내가 고백을 거절했던 상대인 2년 후배인 현진이었다. 하지만 지금 내 눈앞의 현진이는 평소 학교에서 보이던 조용조용한 모습과는 다른, 광기에 휩싸인 듯한.. 마치 영화 조커 막바지에서 얼굴에 페인트를 바르며 미소를 짓던 호아킨 피닉스와 같은 그런 모습이었고, 이 모습을 보는 나는 등골이 오싹해졌다. 분명히 무더운 밀폐공간이었건만 유독 내 주변의 공기가 싸늘하고 차가워지며 닭살을 돋게 하는 느낌을 받았다.

   

‘혀...현진아?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이야? 그리고 아내와 남편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나는 분명 네 고백을 거절했잖아.. 그리고 내 무릎에 상처를 입혔다니! 이게 네가 한 짓이라고?!’

   

현진이가 말한대로, 20대 대한민국 청년인 나는 아무런 특기나 자격증이 없던 탓인가, GOP지역에서 8개월을 보냈고, 그 덕분에 내 오른쪽 무릎은 아작이 났다. 그런데 그나마 멀쩡한 내 다른 한쪽 무릎마저 병신을 만들었다니? 얼마나 속이 뒤집어지는 소리란 말인가. 아! 어머니, 당신의 아들이 알 수 없는 이유로 결국 다리 병신이 되었습니다. 이 못난 불효자를 용서하십시오.

   

‘헤헤헤헤... 오빠가 제 고백은 거절한게 맞지만요오오.. 그치마안.. 이미 부부가 된 상태에서 고백을 거절한다고 해도 혼인신고가 무효화 되는건 아니잖아요오오..? 그리구우 아내가 있는데도 지조없이 야한 냄새 풍기고 다니면서 여자들 꼬신 남편으으은 아내가 벌을 줘야만 해요오’

   

국부를 위아래로 쓰다듬으며, 얼굴을 붉히며 현진인가 대답했다. 

   

‘부부라니? 그게 무슨 개소리야? 난 널 만난지 이제 3개월 살짝 지났을 뿐이야! 장난도 적당히 해! 그리고 내 무릎을 이렇게 조져놓은걸 네가 했다고? 좆까는 소리도 엥간치 해야지! 염병 멀쩡한 사람 무릎을 병신으로 만들어 놓은게 무슨 자랑이라고 그런 애미뒤진 표정을 지으면서 주둥이로 똥을 싸지르고 있어 씨팔 진짜! 분명히 학기 초 겉도는 네가 안쓰러워서 과거의 내가 떠올라서 같은 비참한 경험을 겪지 않았으면 해서 다가간 건 맞아. 근데 이딴 식으로 선의를 베풀어준 사람 뒤통수를 후드려 까는 건 무슨 애미애비 가출한 경우냐고!’

   

목에 핏대를 세우며 성난 목소리로 70년 짬바의 국밥집 할머니 못지 않은 구수한 욕이 내 입에서 튀어나왔다. 아 참, 아까 전에 내가 적을 만들지 않는 성격이라는거 취소한다. 물론 그 말은 틀리지 않고 다만 전제가 있다. 나에게 민폐를 끼치거나 선을 넘지 않는 사람의 경우에 한해서다. 군 복무 당시 내 별명은 국밥집 할배였다. 왜냐고? 욕을 하루 웬 종일 입에 달고 살아서. 왕고가 되고 전역 할 때 까지 내 중대 후임들 중에서 나에게 욕을 안 들어본 후임을 찾는게 더 빠를 정도였으니까. 

   

‘아핫.. 민한 오빠가 나에게 욕을 해줬어.. 평소 보지 못했던 신선한 모습이야.. 자기, 그거 알아요? 나에게 매도하는 그 말을 쏟아낸 순간부터, 나의 소중이로부터 사랑의 즙이 흘러나오기 시작했어요 하앙.. 어떡해 지금 당장이라도 스스로를 위로하고 싶어졌어요 하읏..’

   

니기미. 말하면서 바로 국부에 손을 뻗었잖아. 말과 행동이 안맞으면서 무슨. 

   

‘그건 그렇고, 사랑해야할 아내에게 못된 말을 하는 나쁜 입이었군요오.. 이런 못된 입은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해요. 벌을 받는 다면 분명 정신차리고 나에게 사랑을 속삭이게 되겠지요오오..♡♡♡♡’

   

ㅡ드르륵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다가 갑자기 현진이는 정색하며 죽은 고등어 같은 눈을 하며, 어디에 꽁쳐놓았는지 모를 커터칼날을 꺼냄과 동시에 한 발짝 두 발짝 나에게 다가왔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공포감을 느끼며 사색이 된 나는 악을 쓰며 외쳤다.

   

‘오지마! 오지말라고 씨발! 너 이거 범죄라고 미친년아!’ 

   

 ㅡ텁

   

평소 키가 작고 왜소한 체구의 현진이에게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강한 손아귀 힘으로 내 턱을 잡고 강제로 입을 벌렸고, 커터칼을 내 입에 대기 시작했고, 칼날이 내 피부를 가르며 피가 턱을 타고 흐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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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날 사료만 먹다가 사료 제조해본 레후. 와따시는 공학도라 글 잘 못써 레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