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소재에 쓰일 몬무스는.......


바로 듀라한이라는 언데드이자 목 없는 기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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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어렸을 때부터 항상 같이 놀며 같이 자라온 소꿉친구가 있다.


그 친구의 이름은 세리아, 웃는 얼굴이 예쁜 여자 아이였다.


세리아는 인간 아빠와 엘프 엄마의 사이에서 태어난 하프 엘프로, 외모는 말할 것도 없이 매우 귀여웠다.


다만 우리 인간 사회에는 아종족에 대한 차별과 박해하는 사상이 자리잡고 있었으므로 하프 엘프였던 세리아는 자연스럽게 수많은 사람들의 괴롭힘에 노출되어 고통에 시달리곤 했다.


그나마 아종족에 대한 편견이 없었던 나만큼은 그녀의 친구가 되어주기로 하였고, 그렇게 나는 세리아에게 손을 내밀어 그녀의 유일한 친구가 되며 항상 그녀를 괴롭힘에서 지켜주어왔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세리아는 나에게 한가지 질문을 해왔다.


"카엘은 최고의 기사가 되는 게 꿈이야?"


"응? 그야 당연하지! 언젠가 왕실 기사단장이 되어 이 나라의 모두를 지키고 싶어."


"그렇구나~! 그러면 나도 기사가 될래!"


"엥? 네가?"


"응! 나도 카엘과 마찬가지로 훌륭한 기사가 되어서 카엘을 지킬 거야!"


"푸하하핫!"


"왜 웃어! 내가 기사가 될 수 없을 거 같아서 웃는 거지?"


"미안, 그럴 의도로 웃은 게 아니야. 단지 기사단장을 지키는 기사가 된다는 발상을 예상하지 못해서 나도 모르게 그만......"


"우우~! 기다려 봐! 내가 언젠가 카엘보다도 강한 기사가 되어서 꼭 카엘을 지켜줄 거니까!"


"그래, 그래~ 만약 그렇게 된다면 내가 어떤 소원이든지 딱 하나 들어줄게."


"정말??"


"물론이지, 기사라면 한번 뱉은 말을 무조건 지켜야하니까."


"그러면, 그러며언~ 나중에 카엘이 나를 신부로 맞이해줬으면 좋겠어♡"


"신부? 그 뜻은 결혼해달라는 뜻이야?"


"응!"


"좋아! 까짓 꺼 최강의 기사 부부가 되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


"그럼 약속한 거다? 무르기 없기?"


"알았어, 꼭 지킬테니까. 걱정하지마."


"에헤헤♡"


이렇게해서 나와 세리아는 흔한 어린 시절의 약속을 맺게 되었고, 그 날을 기점으로 우리 둘은 열심히 수행하고 공부하며 목표를 위해 노력했다.


그 과정에서 나는 세리아의 숨겨진 재능과 일면을 알게 되었다.


항상 여리고 지켜줘야만 할 것 같은 그녀가 어느새 뛰어난 검술과 강력한 마법을 구사해내며 앞서 가고 있었던 것이었다.


생각해보면 세리아의 아버지는 유명한 검사으로서 수많은 업적들을 세웠으며 세리아의 어머니는 마법에 관해선 최강이라고 불리는 종족인 엘프였다.


그러니 그 둘의 유전자를 이어받은 세리아의 재능이 우월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었다.


뛰어난 재능과 부단한 노력을 겸비한 세리아는 또래 아이들은 물론이고 왠만한 기사들조차도 가볍게 이기는 천재 기사 후보생이 되었다.


반면 나는 기사는 커녕 또래 기사 후보생조차도 이기지 못하는 범인에 불과하였다.


그래도 세리아를 따라 꾸준히 노력해온 결과, 겨우 기사 후보생 명단에 오를 수 있었으니 이때는 다행이라고 생각하였다.


'차라리 실패하고 비교되는 세리아의 재능에 절망하여 기사의 꿈을 접어 버렸어야 했는데......'


세리아와 같은 기사 학교에 입학하게된 나는 변함없이 그녀와 소꿉친구 관계를 이어가며 행복하게 지냈다.


날이 갈수록 세리아와의 실력 격차가 더 벌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친구가 잘되면 나도 좋다는 마인드에 의거해 나는 그녀를 시기하지않고 응원해왔다.


내 응원에 기뻐하던 세리아는 더더욱 노력에 박차를 가했고 자연스럽게 그녀는 모든 후보생들의 동경이 되는 최우수 후보생이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재능 외에도 꽃보다도 아리따운 외모까지 겸비한 세리아 이다보니 후보생들 중에서 그녀를 사모하는 자도 생겨나게 되었다는 점.


그 중에서는 귀족이면서 동시에 기사가 되려고 한 자도 있었으니 그들은 번번히 세리아에게 교제를 신청해왔다.


그러나 어린 시절에 차별받으며 괴롭힘 당해온 탓에 세리아는 인간들을 싫어했으며, 유일하게 그녀와 친하게 지내온 나를 좋아해주었다.


그러니 그녀는 잘생긴 귀족이든 뭐든 간에 자신에게 온 모든 교제 신청들을 매몰차게 거부하였고 다른 후보생들의 비웃음 거리로 만들어버렸다.


이때 나는 이런 세리아의 일편단심인 마음에 기뻐하며 그녀를 더더욱 좋아하게 된 걸로 기억한다.


'내 쪽에서 그녀를 매정하게 내쳐버리며 다른 남자를 좋아하게끔 만들었어야 했는데.......'


자신들을 차버린 세리아에게 앙심을 품게된 귀족 후보생들.


그들은 온갖 음해와 모략들로 사사건건 세리아를 힘들게 만들기 시작했고, 끝에는 인맥을 이용하여 세리아에게 없던 죄까지 만들어버렸다.


아무리 세리아가 뛰어난 기사 후보생이라고해도 귀족들의 권위를 당해내지 못하기에 결국 그녀에게는 불경죄라는 명목 하에 사형이 선고되고 말았다.


상황이 심각해졌다는 걸 깨달은 나는 세리아에게 선고된 사형을 막아보려고 했지만 나는 재능도 뭣도 없는 일개의 평민.


아무리 빌고 사정해봐도 귀족의 오만한 고집을 꺾을 순 없었으며 오히려 나까지도 목숨의 위협을 받고 말았다.


그리하여 나는 처형식 전 날에 세리아를 면회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미안해...! 미안해... 세리아!! 너를 구해야 하는데 내가 무능한 나머지 구해내지 못했어!!"


이미 수많은 고문들에 의해 너덜너덜해진 세리아의 몸을 보며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자신을 저주하며 오열하였다.


"괜찮아, 카엘의 잘못이 아닌 걸. 그러니까 카엘이 울 필요는 없어."


"하지만...!!"


"카엘, 비록 나는 내일 죽게되더라도 지금까지 해온 일들을 후회하지않아. 너를 만나 행복했고 너 이외에 사람들을 밀어낸 내 자신이 자랑스러워. 그러니 카엘도 자기 자신을 원망하지말아줘."


그럼에도 세리아는 자신이 제일 힘들면서도 끝까지 내 앞에서 웃음을 잃지 않으며 나를 위로해주었다.


외모와 재능 뿐만 아니라 마음씨까지 훌륭한 자랑스런 나의 소꿉친구.


"세리아! 세리아...!! 세리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자 내 유일한 반쪽인 세리아는......


"사랑해, 카엘♡"


단두대에 의해 목이 잘려 죽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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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장! 비상 사태에요!"


"아으... 거 사람 자고 있었는데 조용히 하면 덧나냐? 엉?"


꿈 속에서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과거의 일을 보고 깨어나게 되니 기분이 매우 더러웠다.


"그렇게 한가롭게 있을 때가 아니에요! 비상 사태라구요!"


"알았다고! 그래서 뭐? 이번에는 또 뭔데? 오크 놈들의 발정기가 찾아왔냐? 아니면 고블린 놈들이 집단으로 여자들 납치해 가기라도 했어?"


세리아의 처형식을 겪고나선 난 뒤, 더러운 귀족을 지켜야하는 기사라는 직업에 혐오감을 느끼게 된 나는 모든 걸을 때워치우고 모험가가 되었다.


의뢰를 통해 사람을 도우며 살아가는 모험가는 의외로 내 적성에 알맞았으며 세리아의 아버지에게서 단련받은 나는 금방 뛰어난 모험가가 될 수 있었다.


그리하여 많은 세월이 흐른 지금, 나는 한 거대 모험가단의 단장직을 맡아 평민들을 위해 힘쓰고 있는 중이었다.


"그것보다도 심각한 거에요! 언데드가 이 마을까지 침공해왔다구요!!"


"언데드?"


인간들에게 상대하기 제일 껄끄러운 종족을 꼽으라고 물어본다면 단연 수가 더럽게 많은 언데드를 뽑을 것이다.


좀비나 스켈레톤 같은 하급 언데드들 뿐이라면 괜찮지만 레이스나 밴시 같은 실체가 없는 놈들은 마법 외에는 효과가 없었으니 귀찮은 상대이며 상급 언데드들 부터는 온갖 상태이상 마법들을 사용하여 사람을 괴롭게 만드니 끔찍하기 짝이 없는 종족이었다.


"일단 피해 보고해봐."


"인근에 위치한 3개의 마을이 이미 괴멸되어 버렸어요."


"인명 피해는?"


내 물음에 머뭇거리기 시작하는 부하놈, 답답한 나머지 부하의 머리에 꿀밤을 한대 쥐어박았다.


"아윽! 이상하게 들릴 지는 모르겠지만 인명 피해는 그다지 없어요."


"뭐? 어느 정도이길래?"


"마을의 영주였던 귀족 일가를 제외하면 평민들은 단 한명도......죽지 않았어요."


"뭐야? 잘됐네, 귀족 새끼들은 뒤지던 말던 상관없지만 평민들이 안전하면 좋은 거니까."


"그러고보니 단장은 귀족들에 의해 첫사랑을 잃고 싫어하게 되셨죠?"


"시끄럽고, 관측되는 적의 숫자나 말해."


쓸데없는 소리를 하는 부하놈의 머리에 다시 한번 꿀밤을 먹였다.


"아윽! 아프다구요, 단장! 꿀밤은 자제해주세요!"


"오호라? 내 질문과는 다른 답변이라? 더 맞고 싶나 보지?"


"히익! 관측된 적의 숫자는 대략적으로 30 정도로 추측 됩니다!"


"30 마리? 뭐야? 겁나 적잖아?"


"그게 정확히 30만 입니다."


"염병! 처음부터 헷갈리게 말하지 말라고!"


"아악! 죄송해요!"


한층 더 격하게 부하 놈을 사랑으로 어루만지고 난 뒤, 문득 나의 머릿속엔 한가지 의문이 들었다.


"야, 근데 30만 마리나 침공해왔는데 인명 피해가 적다는 게 이상하지 않냐?"


"저도 그게 의문이긴 해요. 생존자의 발언에 의하면 언데드들이 자신들은 무시하고 모두 귀족 저택으로 향했다고 했어요."


"걔네들 뭐 잘못 먹었나? 아닐텐데? 걔네들은 썩은 고기까지 잘쳐먹는 놈들이잖아?"


"맞아요."


"흐음~ 아무튼 그건 뭐 됐고, 언데드들의 등급은 파악되었냐?"


"정확하게는 파악할 수 없었어요, 다만 대장격의 한 마리 만큼은 파악되었어요, 최상급 언데드인 데스 나이트에요."


"그래? 그럼 됐다, 막으러 가보자."


"예에? 도망치는 게 아니고요?"


"미쳤냐? 언데드들이 깽판치는 꼴을 냅두고 도망치라고?"


"단장! 우리들을 다 합쳐봐야 만명이에요! 그런데 고작 만 명의 사람 가지고 30만 마리의 언데드 군세를 어떻게 이깁니까? 개죽음이라고요! 개죽음!!"


"너는 좀비 한 마리밖에 못잡냐?"


"단장님이 아무리 저를 무시해도 그 정도는 아니라고 봅니다."


"그러면 30 마리 정도는 잡아라, 한 사람 당 30 마리만 잡으면 끝 아니냐?"


한번 죽었던 만큼 언데드들의 몸은 기본적으로 매우 허약하여 죽이긴 쉬운 편에 속해있었다.


그러니 무기나 마법을 사용할 줄 알면 동네 꼬맹이라도 이길 수 있는 상대가 바로 언데드다.


"그런 기적의 발상을 하시니까, 단장님이 무식하다는 소리를......."


"시끄러! 두목은 내가 처리할테니까, 나머지들은 알아서 니들끼리 잡아, 알았냐?"


"아야야! 그러니까 무모하다니까요?"


"여기서 너부터 언데드로 만들어줄까?"


"알겠습니다......."


무모하다는 것쯤은 나도 잘알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마저 계속 물러서고 도망만 다닌다면 피해는 더 심해질 것이고 죽어나가는 사람도 늘 것이다.


그들로 인해 세리아 같이 마음씨 착한 사람이 죽어간다면...... 이번에 나는 기필코 목숨을 다해 막아낼 것이다.


"그러니까 다시 죽어줘야겠다, 지금까지 사람들을 죽이지 않았다는 점은 칭찬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냅둘 순 없거든"


"......."


언데드 군세와 대치한 모험가들 사이에서, 나는 대장격으로 보이는 데스 나이트를 향해 검을 겨누었다.


언데드로 다시 태어나며 푸른 불꽃을 피내워는 명마와 그 위에 올라타 있는 은빛 갑주의 사내.


그가 내뿜는 사악한 음기는 내 피부를 뚫고 살 안쪽까지 찌릿찌릿하게 만들 정도로 강했다.


아무래도 여기서 죽는 건 나일지도 모르겠다.


"단장, 어떻게 하죠? 저들은 물러설 생각이 없는 거 같은데요?"


"알고 있어, 임마! 물러나지 않으면 싸울 뿐이지."


그때, 갑작스럽게 말에서 내린 데스 나이트가 검 한자루를 들고선 나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뭐, 뭐야?"


검의 사정거리까지 가까워진 데스 나이트, 자신의 검으로 나의 검신을 살짝 치는 행위를 보였다.


"어? 결투 신청...?"


데스 나이트가 한 행동은 틀림없이 기사 간에 결투를 신청할 때 하는 행위였다.


즉, 그는 말이 없긴 해도 분명히 나와의 1대1를 희망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예? 단장과 데스 나이트의 결투라고요?"


"그래, 틀림없이 결투 신청이야. 다른 애들 뒤로 물려놔라."


"자, 잠깐만요 단장! 함정일 수도 있잖아요?"


"아니, 방금 그건 기사만이 할 수 있는 정정당당한 예식이였어. 내가 말했던 대로 애들 뒤로 빼."


"하지만!!"


"아!! 거 참! 그냥 내 말좀 따르라고! 확 그냥! 저 언데드 무리에다가 던져버린다?"


"아...알겠어요."


그제서야 모험가들에게 내 뜻을 알려 뒤로 빼내는 부하놈, 조만간 부단장 자리를 다른 애에게 넘길까 고민된다.


"......."


"아아, 미안하군. 그럼 시작하자."


서로가 서로에게 검을 겨눈 상태로 3초가 지나면 결투는 시작된다.


결투가 시작되면 구두로 하는 대화따윈 필요없다.


오직 서로를 향한 검격만이 대화 수단이며 허를 찌르는 마무리 일격만이 대화의 끝이었다.


한 치의 물러섬 없는 검격들이 나와 그 사이에 오고간다.


순간적으로 내비치는 빈틈을 노리고 이를 훌륭하게 막아내며 상대방의 빈틈을 만들어 낸다.


어찌보면 단순하다고 할 수 있지만 하나의 실수가 패배를 불러올 정도로 숨 막히는 게 바로 기사의 대결이었다.


'봐주고 있구나.'


그러나 그와 검을 맞대보면서 알게 되었다, 이 결투는 내가 진 싸움이라는 것을.


그의 손목엔 힘이 제대로 실려있지 않았으며 그의 방어는 뻔히 보일 정도로 단순해보였다.


그럼에도 나만이 이 결투에 애를 쓰고 있었으니, 이미 진 거나 다름없었다.


게다가 그는 지치도 않는 언데드였기에 머지않아 내기력이 모조리 소모되버린 순간이 찾아오게 되어있었다.


"대단한 실력이네, 깔끔하게 졌어. 나를 죽이던 먹어치우던 마음대로 해."


"단장?!"


나는 재빠르게 손을 들어 나에게 달려오려던 부단장과 부하 모험가들을 제지하였다.


꼴사납지만 1대1에서 패배한 건 나였으니 그들이 책임을 질 필요는 없었다.


"......."


"뭐해? 안죽이고."


마침내 데스 나이트도 손을 들어 수많은 언데드들을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고, 나는 홀로 수많은 언데드들에게 둘러싸이게 되었다.


"죽이기 전에 부탁이 있어, 여태까지 사람을 안죽였다고 했지? 그러면 저 밖에 있는 녀석들은 가급적 놔주라. 저 녀석들도 죄다 불쌍한 놈들 뿐이라 내가 거두어준 애들이거든."


"......."


"말도 못하는 언데드에게 이런 말하기 참 뭣하네, 그래도 내 말 알아듣고 있지? 응?"


"넌 변함없이 상냥하구나, 카엘."


"어라.....?"


근처 어디에선가 들려온 부드러운 여성의 목소리, 단지 한마디 했을 뿐인데 정겨운 느낌이 가슴을 아려왔다.


그 순간, 데스 나이트의 두꺼운 은빛 갑주가 하나씩 몸에서 떨어지며 바닥에 나뒹굴기 시작했다.


"여...여자였어?!"


커다란 갑주가 사라진 데스 나이트의 본체는 비록 안에 가죽 옷을 입고있다고는 하나 틀림없는 여성의 몸매를 드러내고 있었다.


부드럽게 부풀어오른 두 유방과 잘록한 허리, 마지막으로 탐스럽게 익은 순산형 엉덩이까지.


남정네들의 침이 목 뒤로 바로 넘어갈 정도로 완벽한 여성의 것이었다.


그러나 어째서인지 나는 그녀의 몸매를 보고도 욕정보다도 향수를 느끼게 되었다.


"너는 대체 누구야.....?"


"이래도 아직도 못알아보는 거야? 둔탱이 카엘."


몸에서 머리를 분리해버리는 그녀, 그녀의 정체는 단순한 죽음의 기사가 아닌 목 없는 기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믿기지 않았던 것을 슬슬 받아들일 때가 온 나의 눈가에선 눈물이 조금씩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설마...? 진짜로? 진짜로 너인 거야?"


"이제야 알아봐주는 거구나."


"아아...! 아아아...!!'


마침내 그녀의 머리를 가리던 투구마저 벗어 던져버리며 얼굴을 드러낸 목 없는 기사는......



"보고 싶었어! 그동안 너만을 찾아다닐 정도로 보고 싶었어! 카엘......♡"


나의 하나뿐인 소꿉친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