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세계관 (안봐도 무방)

https://arca.live/b/yandere/21222389

https://arca.live/b/yandere/21225150

https://arca.live/b/yandere/21234784 🔞

https://arca.live/b/yandere/21270846


[현재시각 13시 16분. 악마 41 개체 퇴치 완료. 복귀하겠음]
"수고했다. 천천히 복귀할 수 있도록"


나는 성십자단의 단장이다.

무전에서 나오는 무기질한 목소리는 얀순이.

10년전 어느날, 악마로 황폐화된 도시에서 고아가 된 얀순이를 내가 주워 길렀다.

흔한 이야기다. 사람이 죽고, 사라지는건.


악마가 창궐하는 이 시기에 결국 남겨진 자들은 대항하기 위해 나처럼 조직을 꾸리거나, 몸을 숨길뿐이였다.

용사를 기다리는 교황청이나, 홀로 떠다니는 떠돌이에게 기대는건 어불성설이라 생각한다.

진정으로 복수나 말살을 원한다면, 직접 움직여야한다.

그래서 나는 성십자단을 창설했다.


"31구역도 이제는 거의 끝나가는군."

뒤에서 꾸준히 뭔가 작성하는 대원에게 말을 건다.

"얀순이가 복귀하면 방으로 오라고 전해줘."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다행이 얀순이에게는 적성이 있었기에, 조금 더 키워서 7대죄까지 잡는걸 목표로 한다.

최우선은 말살. 그 뒤는 구제. 그것이 우리의 모토이다.


"왔어?"

"같이 간다고 하셨지 않았습니까?"

"일이 좀 생겨서 말이야. 수고했어."

"끝입니까?"

"아니, 혹시 잔해에서 이렇게 생긴 물체를 본 적 있니?"


성검.

용사가 실종된 후 같이 실종된 교황청 유일의 무구.

이것만 가로챌 수 있다면, 대약진도 꿈이 아니다.


"없습니다."

"아쉽네. 실종된걸로 추정되는 장소를 우선적으로 선별중인데."

"노력하겠습니다."

"그냥 둘러만 봐둬."

"이제 끝입니까?"

"그렇게 끝났으면 좋겠어?"

"아니요. 원하는 말을 듣고 싶어서 계속 물었습니다."

"원하는 말?"

"사과 및 약속. 다음에는 같이 가겠다는 약속."

"야, 내가 널 주울땐 여기가 작았잖아. 이제는 사실상 힘들어."

"..."

"감정도 적은 놈이 여기서는 잘 들어내는구만."

"여기서만입니다."

"그래,그래. 쉬고있어. 나중에 다시 임무를 줄게."

"사과와 약속."

"네~네~ 미안해~"

"..."


두 칼을 등에 짊어진채, 그녀는 문을 쾅 닫고 나가버렸다.

"어유.. 성질은.."

그녀가 나에게 향한 감정은 잘 알고있다.

솔직히 그녀처럼 강력한 존재를 유출하고 싶지 않기에 그 감정을 이용하는면도 있다.

모든것이 끝나면, 그때는 진지하게 그녀와의 관계를 고민할 필요가 있겠다. 

그렇게 생각하며 유난히 쓴 커피를 마셨다.


-----

"폭식이 죽었다합니다."

"용사가 없는데 어떻게? 다시 나타났어?"

7대죄 중 하나가 사라졌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결국 폭식을 잡은건 인간.

나태와 같이 있다는건 마음에 들지 않지만, 희망이 보였다.

인간이, 한계를 넘지 못하는 인간이. 최악의 악마를 처치할 수 있다.

얀순이도 조금만 성장하면 가능하지 않을까?


"얀순이를 내 방으로 불러와."

부하에게 명령을 내린다.


"왔어?"

"부르셨어요?"

"질투를 잡아봐라."

"질투.. 말입니까?"

"그동안의 데이터를 종합했을때, 가장 처음으로 도전할만한건 질투. 그저 입만 산 악마. 폭식을 꼬신것도 그녀일것이다."

"그게 당신의 바람이라면, 명령대로."

"고맙다."

"..약속은 아직도..?"

"보고"

".. 명령을 받들겠습니다."


-쾅

"문 부셔지겠네..."

곧이다. 대업만 완수하면..


-----

얀붕씨는 내 마음을 안다.

알면서도, 외면을 한다.

나를 곁에 두는건 내가 쓸모있어서일뿐.

조금이라도 뒤쳐지면 버려질까봐, 끊임없이 발버둥 친다.

나를 버리지 말아요. 나는 당신만이 내 인생의 전부인데.


명령이나 부탁을 거부할 수 없다.

어떠한 불합리한 일도 거부할 수 없다.

미움받을까 두려워, 내게서 고개를 돌릴까 무서워.

나는 그런 그가 너무나도 밉다.

내 마음을 모르는 그가 너무나도 밉다.

그만큼, 미친듯이 사랑해서 슬픔이 차오른다.


질투.

아마 나를 전투력 측정을 위해 보낸거겠지.

죽을 수도 있는 상황.

나를 버린것이라 의심이 되어도, 거부할 수 없다.

절망적이다.

여기서 죽으면 당신은 날. 기억해줄까?


질투의 성은 너무나도 추잡한 곳이다.

영지에 발을 딛는 순간, 단장이 내 눈 앞에 보인다.

"얀붕단장..?"

아니다. 내가 그를 구별하지 못할리 없어.

두 칼을 뽑아 휘두른다. 더 이상 현혹되기전에, 부신다.


"바로 구분해내다니, 생각보다 더 좋아하나봐?"

"그 얼굴로 말하지마세요."

"얀순아, 사랑해"

휘두르는 칼이 느려진다.

"얀순아, 나를 공격하는거야?"

듣지 마라.

"얀순아, 내가 널 주우며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알아?"

듣지 마.

"너는 내 운명이라 생각했어."

듣지 마!!!!

"얀순이는 날, 공격하는거니?"

공격이 멈춘다.


아닌걸 아는데, 공격할 수 없다.

눈물이 흘러넘친다.

가장 듣고싶던 말. 가장 하고 싶던 말.


"얀순아, 나와 함께 가자."

저건 진실이 아니다.

아니야. 아닐텐데..

"얀순아, 나는 너를 사랑한다."

아니야!!!!!


"어..째서... 나를..."

쿨럭- 피를 토하며 얀붕단장이 쓰러진다.

아니야, 단장이 아니야. 내가 벤건 질투

내가 벤건 질투. 내가 벤건..... 누구...?


"축..하한..다. 새로..운 질..투..."


나는, 나는, 나는... 


-----

"얀순이의 연락이 끊겼다고?"

"그렇습니다."

"전투원 A10부터 A37까지. 성기사단에 합류후, 정보를 넘겨라. 당장 철수하고 부기지로 옮긴다."

"저 그게.."

"지금 당장."

"교황청 성녀가 잠적을 하면서, 성기사단장 또한 사라졌습니다. 사실상 와해상태라고..."

"지금 7대죄 중 폭식만이 죽었다. 이 상황에서 인류군은 없다는건가?"

"아마도.."

"절망적이군. 이래서 성기사단장을 뽑을때 그 여자가 아닌, 노예였던 그 남자를 골랐어야했어. 결국 둘 다 사라졌군."

"성기사단장 또한 남자 문제일 수도 있다고..."

"미치겠군. 내가 직접 질투의 성으로 간다. 승부수를 둬야겠어."

"하지만...!!"

"나는 얀순이보다 강하다. 걱정말도록. 적어도 질투는 힘이 빠졌을거야. 부기지에서 대기하라. 마지막 기회라 생각해라. 7대죄 중 하나를 죽인다."

"그러면 저도.."

"거절. 명령이다."


질투의 성으로 향한다.

이렇게 얀순이를 잃을줄 몰랐는데, 내가 잘못한걸까.

가는길, 질척한 마기가 다가온다.

눈앞에 나타난 저 인물은... 얀순이..?


"오실줄 알았어요. 기다리고 있었어요."

"얀순이..?"

"이제는 질투지만요."

"그게 무슨.."

"저, 악마가 됐어요."

"뭐..?"

"보세요, 제 마기를"

"분명, 악마가 되려면 삶의 욕구보다 강한 무언가가..."

"전, 상상속의 저를 질투했어요. 당신과 이어지는, 그런 저를."

"인류를 배신한거냐!!!!!!!!!!!"

"아니요, 저는. 당신을 배신한거에요. 당신을 얻기 위해서."

"그래봤자 악마, 너를 무찌르겠다! 대체, 왜!!"

"역시... 얀붕단장은 저를 그렇게 보고 계시네요."

"내 악마에 대한 증오를 알면서!!!!! 어떻게 그렇게!!!!! 배신을 할 수가 있느냐!!!"

"오세요, 영원히. 저랑 춤을 추어요."


엄청난 마기.

다리가 떨린다.

이렇게 될 줄 사실 알고 있지 않았나.

결국 나와 너는 평행선이였다.

사랑을 쫓는 너. 복수를 쫓는 나.


칼이 부러진다.

그녀가 다가온다.

"크흡..."

"이제는, 못 벗어나요...!!"

"배신자가..!!"

"배신자면 어떠나요? 당신 곁에 있을 수 있다면, 당신을 볼 수 있다면. 악마라도 좋아요. 모든걸 자초한건 당신. 결과를 만든건 나. 자아, 춤춰요!! 영원히!!"


그녀의 칼이 몸 속으로 파고드는걸 느낀다.

따뜻한 피가 울컥 쏟아오른다.

"우웁.."

"걱정마세요. 제가 치료해드릴테니깐. 영원히 치료해드릴게요"

처음보는 그녀의 웃음은 징그러웠다.

찢어지게 웃는 그녀에게 손을 뻗어보지만 힘이 들어가질 않는다.

아아- 나는 어디서부터, 너와의, 관계에, 잘못을.


"눈을 감아요. 마음을 맡겨요. 그래요, 저는 질투. 당신이 사랑하는 저를 질투해요."


BAD END [질투]

----------------

링크종합 : https://arca.live/b/yandere/207587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