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으...”

 

머리가 깨질 것 같은 두통과 함께 눈이 떠졌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분명 오늘 저녁 재료를 사기위해 시장에서 장을 보고 가던 길이었는데...

 

혹시 정신을 잃은 사이 몇 시간이 훌쩍 지나버린 걸까분명 마지막으로 기억나는 시간이 노을이 지던 저녁이었던 것과 달리 칠흑 같은 암흑만이 가득했다.

 

“...!”

 

아 저녁안 그래도 오늘은 얀진이가 출장 돌아오는 날이라 특별히 평소 그녀가 좋아하던 저녁메뉴를 해주기 위해 저녁 장을 보던 중이었는데...!

 

기억난 사실에 더 늦기 전 서둘러 일어나려던 얀붕이는 순간 이상함을 느꼈다.

 

뭐야 이거....?”

 

마치 묶인 것처럼 팔과 다리에 저항감이 느껴지며 움직임을 막았다.

 

그러고 보니 나 지금 어디 앉아있는 거지?’

 

마치 의자에 앉아있는 정확히는 묶여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거기다 어둠에 눈이 익숙해지자 희미하게나마 이 공간이 보였다밤이라서 어둡다고 생각했지만 지하실 같이 어두운 공간이었다.

 

대체 뭐가...”

 

....설마 나 납치 당한건가?

 

순간 드는 오싹한 생각에 소름이 돋았다언젠가 뉴스에서 봤던 일들이 순간 머릿속으로 떠오르며 불안감이 차올랐다.

 

저기요누구 없어요!”

 

머릿속으로는 소리 지르면 안 된다는 생각도 불구하고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기에 떨리는 목소리로 외쳤지만 돌아오는 것은 조용한 침묵뿐이었다.

 

얀진아...”

 

이런 상황이 닥치자 머릿속으로 떠오르는 그녀의 얼굴혹시라도 이제 다시 못 보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울컥했다.

 

-철컥

 

그리고 그때앞쪽에서 들린 자물쇠 여는 소리에 깜짝 놀란 그는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천천히 열리는 문을 보았다.

 

희미한 불빛 너머로 보이는 인영에 순간 머릿속을 빠르게 스쳐가는 우락부락한 무서운 조폭들의 모습이 떠오르며 자연스럽게 몸이 움츠려들었다.

 

...?”

 

하지만 그런 그의 생각과 달리 어둠 속에서 나타난 얼굴은 무섭게 생긴 조폭도돈을 노린 강도도 아니었다

 

오랜만에 보는하지만 잘 알고 있는 얼굴.

 

얀순...?”

 

오랜만이네?”

 

그녀는 어딘가 서늘한 미소를 지으며 환하게 웃었다.

 

네가 여긴 왜...?”

 

어릴 때부터 함께 지내던 친구하지만 그날 씻을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른 뒤 홀연히 사라져버린 그녀.

 

그녀의 모습을 확인하자 어느새 인가 그의 표정에는 적대심이 묻어나왔다.

 

“...이거 네가 이런 거야?”

 

그의 차가운 목소리에 그녀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했다.

 

어떻게 알았어?”

 

이게 대체...!”

 

역시 얀붕이야.... 이 상황만 보고 알아맞힌 거야?”

 

"너 갑자기 나타나서 이런 짓을 저지른 이유가....!" 

 

그의 말은 이어지지 못했다어느새 다가온 그녀는 손가락을 들어 입을 막았다

 

"그야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나를 만나주지도 않잖아?" 

 

"그건 네가...!" 

 

"!“ 

 

그녀는 부드럽게 그의 턱을 쥐고 자신 쪽으로 당겼다.

 

이건 얀붕이가 나쁜 거야....”

 

“...이거 풀어줘.”

 

안 돼풀어주면 도망갈 거잖아?”

 

너 이거 범죄야.”

 

알고 있어.”

 

진지하게 자신을 바라보며 미소 짓는 그녀의 모습은 그에게 섬뜩한 공포를 주기에는 충분했다그는 자신을 사랑스럽게 보고 있는 그녀에게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풀어주면 신고 같은 거 안 할게얀진이 한태도 아무 말 안할 태니까 놔줘 더 늦으면 얀진이가 걱정할...”

 

?”

 

순간 그녀의 눈빛이 돌변했다.

 

너 지금 뭐라고 했어.”

 

그녀의 목소리에서 아까까지만 해도 느껴지던 여유는 더 이상 느껴지지 않았다오히려 차가운 목소리에서 흘러나오는 섬뜩한 분노에 그는 움찔했다

 

또 그년이야...? 역시 나는 봐주지 않는 거야....?”

 

얀순아?”

 

내가 먼저 좋아했는데... 다 그년이 뺏어갔어!”

 

그녀는 분노에 가득 찬 목소리로 이를 악물며 말했다

 

"그래 얀붕이는 잘못 없어... 이게 다 그년 때문이니까..."

 

흐린 눈으로 그를 응시하던 그녀는 천천히 일어나 옆에 있던 탁자의 서랍을 열었다

 

망할 년... 내 소중한 얀붕이를 빼앗아갔던 것도 모자라서 더럽혔어....!”

 

그녀는 서랍 안에 가지런히 정리된 물품 중 주사기를 집어 들며 섬뜩하게 미소 지었다.

 

"뭐 괜찮아.... 이제부터라도 몸도 마음도철저히 나의 것으로 만들면 되니까."

 

잠깐 그거 뭐야...?!”

 

떨리는 그의 눈빛을 보며 그녀는 흥분된다는 듯이 환하게 미소 지었다.

 

이거?”

 

그녀는 싱글벙글거리며 통에 들어있던 약을 주사기에 집어넣었다.

 

얀붕이의 몸도 마음도 내게 되해 해줄 약이야.”

 

잔뜩 긴장한 그의 눈에 그녀의 손에 들린 약통이 눈에 들어왔다.

 

너 지금 무슨...!”

 

그는 경악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소리쳤다.

 

눈에 익은 약통. 예전에 경찰에서 일하는 아내의 일을 돕다가 저 약에 대해 들은 적이 있었다. 그리고 또한... 과거 그녀에 의해 자신이 체험해 본적도 있는 약이 었다.  

 

이거 구하느라 엄청 힘들었어구하는 것도 거의 불가능한태 가격도 미친 듯이 비싸서 고생 좀했어.”

 

그녀는 비릿하게 웃으며 어떻게든 빠져나가려고 발버둥치는 그에게 다가갔다.

 

살짝 따끔할 거야.”

 

다가오는 주사바늘에 어떻게든 절실하게 저항했지만 소용없었다손쉽게 그가 발버둥치지 못하게 제압한 그녀는 조심히 그에게 주사바늘을 꽃아 놓았다

 

아윽...!”

 

차가운 주사바늘이 피부를 뚫고 들어오는 감각과 곧 낯선 이물질이 몸속에 들어오는 감각에 소름이 돋았다.

 

애고실수로 정량보다 세배나 더 넣어버렸네?” 

 

그녀는 비릿하게 웃음 지었다결코 실수 따위가 아니었다이 약은 미약 중에서도 가장 강력하다고 알려진 약모든 감각을 증폭시키는 이 약을 정량보다 조금이라도 더 사용할 경우에는 정말로 정신을 나가게 하거나 미치게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가 존재할 정도로 강한 약이었다.

 

하지만 그런 약의 정량을 조금 넘은 것도 아닌 세배나 되는 약을 투여했다분명 그의 정신이 버틸 수 있을 리가 없었지만 상관없었다아니 오히려 그게 그녀가 원하는 것이었다그년에게 더렵혀진 그의 사고를 깨끗이 씻어내고 처음부터 다시 자신의 색으로 물들이고 싶었다영구적 후유증이 생긴다 해도 자신이 책임지고 돌봐줄 생각이었기에 상관없었고

 

아아...! !”

 

주사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척추를 타고 올라오는 찌릿한 감각에 그는 눈을 크게 뜨며 몸부림쳤다.

 

약효가 돌기 시작하는 것을 확인하자 그녀는 그를 묶고 있던 밧줄을 풀었다어차피 예전부터 몸이 약하던 그였기에 멀쩡한 상태라도 그는 자신을 힘으로 이기지 못했다더군다나 지금 그는 약효가 돌기 시작하는 상태굳이 묶어놓을 필요가 없었다.

 

오지마!”

 

자신을 보며 소리치는 그의 모습에 마음이 아프긴 했지만... 곧 저 입에서 자신의 이름이 나올 것을 알았기에 괜찮았다.

 

그녀는 그를 천천히 안아들어 근처에 있던 침대위에 올려놨다.

 

오랫동안 이 순간만을 기다렸었다먼저 자신과 한 약속을 깨고 혼자서 그를 차지한 그년은 수작을 부려 자신에게 누명을 씌워 그에게서 멀어지게 만들었다분명 그년은 자신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겠지하지만 이제 그는 몸도 마음도 오직 나만의 것이 될 것이었다.

 

몸도 가누지 못하며 가픈 숨을 쉬는 그를 보며 그녀는 몸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하으아... 시러...”

 

어느새 완전히 약효가 돌기 시작했는지 점점 뜨거워지는 호흡과 함께 머리가 멍해졌다.

 

이건 무언가가 잘못되었다점점 예민해지던 감각은 어느새 더욱 예민해서 입고 있는 옷이 맨살에 스치는 감각조차 정전기가 이는 것처럼 짜릿하게 느껴졌다.

 

도와주세요!”

 

이대로는 위험하다는 생각에 어떻게든 있는 힘껏 소리쳐봤지만 그런 모습조차 귀엽다는 듯이 그녀는 희열에 찬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여긴 내 집 지하실이야방음은 물론이고 밖에는 아무도 없어서 여기서 뭘 하든지 밖에 들릴 일은 없다고?”

 

그녀는 흥분한 듯한 숨소리와 함께 괴롭게 몸부림치는 그에게 손을 뻗었다.

 

히이익!”

 

그저 겉옷 위에 그녀의 손이 닿기만 했을 뿐이었는데 마치 전기가 흐르듯이 몸이 찌릿하며 입에서는 흐느끼는 신음소리가 튀어나왔다.

 

약효가 완전히 온 몸에 퍼진 것을 확인하자 그녀는 희열에 찬 표정으로 그의 윗옷을 찢듯이 벗겨내었다.

 

시러...! 난 아내가아아....히익!”

 

그저 어깨에 손이 닿았을 뿐이었는데 눈이 크게 떠지며 온몸이 심하게 요동쳤다

 

심한 공포심이 온 몸을 엄습했다겨우 이런 접촉만으로도 온몸이 떨리며 머리가 하해 졌는데 앞으로 다가올 감각은....

 

버틸 수 없을 것이 분명했다어떻게든 여기서 나가야 했다.

 

하지만,

 

오지... 냐흑...!”

 

어딜 가려고?”

 

흐하아.... 하흐... 히아아...!”

 

그녀의 손이 사타구니 속 커진 물건을 건드리는 순간 머리가 하얗게 변하며 몸이 미친 듯이 떨렸다.

 

이제 그년은 생각 못하게 만들어 줄 게... 너의 몸도 마음도 모두다 이제 내꺼야....!”

 

쾌락에 빠져 몸부림치는 그의 손을 누르며 그녀는 천천히 그의 위에 올라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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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하고있는 소설 장면 중하나만 한번 대충 써봤음. 


*(결국에 나온 이어지는 작품은 이거 대기업 얀순이와 약혼자였던 얀붕이 - 얀데레 채널 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