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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https://arca.live/b/yandere/21453305




띵동댕동~


 "자, 점심 시간이니 도시락 싸온 애들은 밥 맛있게 먹고 급식실 가는 애들은 복도에 줄서세요~"


 """네!!~"""



점심 시간이 되자 아이들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도시락을 싸온 아이들은 도시락을 꺼냈고 급식실로 가는 아이들은 선생님의 인솔 하에 복도에 나가 줄을 서기 시작했다.


급식을 신청한 아이들이 대다수여서 반에 남은 아이들 몇명 되지 않았다.


얀붕이는 급식을 신청하였기에 친구들과 모여 복도로 향하였다.



 "오늘 반찬 뭐야?"


 "오징어 튀김이랑 야채 볶음이었던가?"


 "우엑. 오늘 밥 진짜 맛없겠다."


 "그나마 오징어 튀김이 있자나."


 "난 오징어 싫어!"


 "넌 은근 싫어하는거 많더라."



그렇게 얀붕이가 친구들과 시덥잖은 수다를 떨고 있을때 갑자기 선생님이 얀붕이를 부르기 시작했다.



 "얀붕이 학생! 잠깐 앞으로 나와볼래?"


 "네~"



얀붕이가 줄에서 이탈해 앞으로 나가자 그곳에는 선생님과 얀순이가 서있었다.



 "어? 얀순이 누나!"


 "안녕하세요, 얀붕씨."


 "무슨일로 왔어?"


 "무슨일이긴요. 당연히 얀붕씨와 점심을 먹기위해 왔답니다."



얀순이는 손에 들고있는 도시락 통을 손에 들어 보이면서 얘기했다.



 "얀붕씨가 좋아하는 반찬을 많이 싸왔답니다. 그러니 어서 먹도록 하죠."


 "정말? 그런데 나 급식 신청 했는데…"


 "급식은 안먹어도 괜찮답니다. 그렇죠 선생님?"



얀순이가 선생님을 쳐다보며 말을 꺼내자 선생님은 당혹스러워 하면서도 답하였다.



 "으음. 그래. 도시락을 싸왔다면 급식은 안먹어도 괜찮단다. 어… 그런데 급식비를 환급하는게…"


 "딱히 환급 신청은 안하셔도 괜찮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제가 얀붕씨의 점심을 챙길테니 신경쓰지 않아도 좋습니다."


 "어, 그래. 뭐 얀붕이가 잘 따른다면 상관없지만 얀붕이 부모님께는 말 해야 하지 않니?"


 "…그건 오늘 제가 해결해놓겠습니다. 그럼 얀붕씨. 같이 점심 먹으러 가죠."


 "누나 잠깐만! 나 친구들한테 얘기하고 올께!"


 "알겠습니다. 기다리죠."



얀붕이가 친구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다시 얀순이 옆으로 돌아오자 얀순이는 손을 내밀었고 얀붕이는 아무렇지 않게 얀순의 손을 잡았다.



 "그런데 밥 어디서 먹어?"


 "뒤뜰에 테이블을 설치해 자리를 마련해 놓았습니다. 거기서 먹도록 하죠."


 "테이블? 책상 말하는거야?"


 "네, 그렇습니다. 오늘은 날씨도 좋으니 밖에서 먹는 밥은 더 맛있을 것입니다."


 "헤에 그렇구나."



얀붕이는 뭐가 그리 신났는지 얀순이와 잡은 손을 흔들며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있지, 누나! 어제 만화 봤어?"


 "만화, 말입니까? 죄송합니다. 만화는 본 적이 없습니다."


 "에에엑, 진짜? 만화 엄청 재밌는데!"


 "재미 말입니까?"


 "응! 재밌어! 누나도 분명 엄청 재밌어 할거야! 그러니까 꼭 봐!"



얀붕이는 어느 채널에서 몇시에 만화가 시작하는지 그리고 어제 만화 내용이 어땠는지 뒤뜰에 도착할때까지 얀순이에게 쉴새없이 설명하였다.


얀순이는 얀붕이의 말을 진지하게 듣고 있었고 중요한 부분이 있으면 얀붕이에게 물어 얀붕이를 더 신나게 하였다.


그렇게 뒤뜰에 도착하자 그곳에는 놓여져 있지 않던 고급스러워 보이는 야외 테라스용 테이블이 설치되어 있었다.


그리고 검은색 양복 차림을 한 성인 남성 두명 서 있었고 얀순이가 나타나자 급히 얀순이 곁으로 와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아가씨. 분부하신대로 끝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그럼 이만 물러가도 좋습니다."


 "예. 그러면 밖에 있는 인원도 철수할까요?"


 "아뇨. 그들은 계속 놔두시고 지금처럼 해달라 하세요."


 "예. 알겠습니다. 그럼 좋은 시간 되시길."



커다란 성인 남성이 얀순이에게 깍듯이 대하는 것이 신기했던 얀붕이는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성인 남성을 바라봤다.


얀순이와 대화가 끝나서야 얀붕이와 눈이 마주친 성인 남성은 얀붕이에게도 살짝 목례를 하자 얀붕이는 기다렸다는 듯이 배꼽인사를 하였다.



 "수고하셨으세요입니다!"


 "…풋."

 

 "아, 네. 즐거운 점심시간 되시길."


 "네! 아저씨도 진지 맛있게 드세요!"


 "네, 감사합니다."



성인 남성이 난감해하며 자리에 물러나자 얀순이는 올라간 입고리를 다시 내려 무표정으로 돌아와 얀붕이에게 말했다.



 "얀붕씨는 인사를 참 잘하는군요."


 "응! 엄마가 인사는 꼭 하라 그랬어! 그 서, 서투르루? 서투르루게 해도 좋으니 인사는 꼭 하라 그랬거든!"


 "서툴게 말입니까?"


 "응! 그거!"



얀붕이가 얀순이를 바라보며 베시시 웃자 얀순이의 볼이 살짝 붉게 닳아 올랐다.


그렇게 한참을 얀붕이를 바라보고 있자 얀순이는 자기도 모르게 얀붕이의 머리 위에 손을 올려 쓰다 듬었다.



 "헤헤."



얀순이의 손길이 기분 좋았는지 얀붕이가 소리를 내며 웃자 얀순이도 살짝 미소를 지었다.


얀순이가 얀붕이의 머리를 두번 토닥 거리고는 테이블로 향하였다.


얀붕이를 의자에 앉히고 테이블에 도시락을 펼쳐놓는 얀순이.


평소 얀붕이가 좋아하는 반찬들이 도시락 통에 담겨져 있었고 그런 반찬을 확인할때마다 얀붕이는 오오 하면서 기뻐했다.



 "와~ 정말 내가 좋아하는 반찬들 뿐이야! 이거 다 누나가 만든거야?"


 "그렇습니다. 얀붕씨 입맛에 맞았으면 좋겠군요."


 "절대로 맛있을거야!"


 "그럼 다행이군요. 그럼."



도시락을 다 펼친 얀순이는 얀붕이 곁으로 의자를 가까이 붙인 다음 자리에 앉았다.


어깨가 닿을 정도로 가깝게 앉은 얀순이. 하지만 얀붕이는 그런거에 아무렇지 않은듯 했다.


얀붕이는 아직 어렸기 때문일 것이다.




 "자 그럼 먹도록 합시다."


 "응! 잘 먹겠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얀붕이가 숟가락을 들자 얀순이는 기다렸다는 듯이 얀붕이의 밥 위에 반찬을 올려 놓았다.


그렇게 얀붕이가 밥을 먹을 동안 얀순이는 옆에서 얀붕이의 수발을 들었다.


가끔 얀붕이에게 먹고싶은게 있냐고 물어보고 반찬을 바꿔 옮길뿐 충실한 식사 시간 이었다.


어느새 도시락을 깨끗이 비운 얀붕이는 부른 배를 귀엽게 통통 거렸다.



 "잘 먹었습니다! 진짜 맛있었어 누나!"


 "맛있게 드셔주니 저도 기쁘군요. 변변치 않았습니다."


 "으음~ 변변?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아무튼 정말 맛있게 잘 먹었어 누나."


 "아닙니다."



얀순이가 일어나 빈 도시락 통을 정리하기 시작하자 얀붕이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나 애들이랑 놀러 갈께!"


 "…그게 무슨 말이죠?"



분주하게 도시락을 정리하던 얀순이의 손이 멈춰섰다.


그리고는 얀붕이의 어깨에 손을 올려 얀붕이의 행동을 제지했다.



 "어딜 가시는 겁니까?"


 "응? 그야 밥을 다 먹었으니까 이제 친구들이랑 놀려고."


 "논다고요?"


 "응. 점심 시간이니까 운동장에서 친구들이랑 놀거야."



얀붕이가 그렇게 말하자 얀순이는 고개를 숙여 얀붕이 코 앞까지 얼굴을 들이밀었다.



 "친구들과 왜 놀아야 하죠?"


 "응? 그야 친구들이랑 놀면 재밌으니까."


 "재미말이군요. 그럼 저랑 있는건 재미 없습니까?"


 "그건 아니야. 누나랑 밥 먹을때 충분히 즐거웠어."


 "그런데 왜 친구랑 놀려 하십니까?"



갑작스럽게 변한 얀순이.


그리고 얀붕이의 눈에 비쳐진 얀순이는 어제 뒤뜰에서 만났을때처럼 차갑고 무서운 무표정으로 돌아와 있었다.


얀붕이는 얀순이의 기세에 눌려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얀순이를 바라볼 뿐이었다.


한참을 그렇게 눈빛을 주고 받다가 얀순이는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앞으로 얀붕씨에게 놀이가 필요하시다면 제가 준비하겠습니다.

 공놀이가 하고 싶으시다면 공을 준비하겠어요.

 모래장난이 하고 싶으시다면 모래를 준비하도록 하죠.

 소꿉 놀이는 어떠세요? 소꿉 놀이용 장난감도 준비하겠습니다.


 그러니 얀붕씨는 앞으로 저와 있으시면 됩니다."


 "에, 그게…"


 "아셨나요?"


 "으, 응."



얀순이의 기세에 눌려 자기도 모르게 수긍해버린 얀붕이.


얀붕이의 대답에 만족한 얀순이는 얀붕이의 어깨에 손을 떼어내곤 다시 도시락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얀순이의 정리가 다 끝날때까지 얀붕이는 옆에서 조용히 얀순이를 기다렸다.


도시락 정리가 다 끝난 얀순이는 다시 얀붕이에게 물었다.



 "그럼 무엇을 하면서 놀고 싶으신가요?"


 "으음. 그게."



얀순이와 무엇을 하며 놀을지 고민하던 얀붕이.


그런데 점심을 풍족하게 먹어서 그런지 식곤증이 몰려와 시원하게 하품을 내뱉었다.



 "후아아아암."


 "저런. 혹시 졸리신가요?"


 "응, 조금."



얀붕이는 얀순이의 말을 들으니 왠지 졸음이 더 몰려오는거 같아 눈가를 비비며 대답했다.


얀순이는 얀붕이에게 잠시만 의자에 앉아 기다리라고 말하고는 어디론가 사라졌다.


얀붕이는 의자에 앉아 따뜻한 햇빛에 기분좋은 바람을 받아가며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을 졸고 있으니 얀순이가 돌아와 얀붕이를 깨웠다.



 "많이 졸리신가 보군요."


 "으응… 졸려…"


 "저쪽으로 가죠. 돗자리를 펴 놨답니다."



얀순이는 잠투정을 하는 얀붕이를 달래서 일으킨 다음 뒤뜰 구석에 있는 나무 아래로 향하였다.


얀순이가 준비한 것인지 어느새 나무 아래에는 근사한 돗자리가 펴져있었고 얀순이는 신발을 가지런히 벗고 돗자리 위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리고는 자신을 무릎을 토닥이고는 얀붕이에 말했다.



 "자, 제 무릎을 베도록 하세요."


 "응, 알았어."


 "시간이 되면 제가 깨워드릴테니 편히 주므시도록 하세요."



얀붕이는 고개를 끄덕이곤 얀순이 무릎위에 머리를 늬였다.


순식간에 졸음이 몰려와 새근새근 잠이 든 얀붕이.


그런 얀붕이의 머리를 마치 사랑스럽다는 듯이 얀순이는 천천히 쓰다듬었다.



 "…아까 일로 알았어요. 제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한눈에 반했다는게 이런것일까요? 당신을 알게된지 하루도 안되었는데 추한 질투심에 당신에게 겁을 주었군요."


 "하지만 상관없어요. 사랑스러운 당신. 제가 당신을 보살펴 줄께요."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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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계속 글이 써지길래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