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상견례 날이다.

약간의 집착만 빼면 얀순이는 나한테 과분할만큼 이쁘고 착한사람이다.

얀순이가 나한테 프로포즈를 했고 

나도 얀순이한테 프로포즈를 해서 

서로가 결혼고백을 한지 일주일만에 상견례 일정을 잡았고 

얀순이는 결혼할 결혼식장과 원하는 웨딩드레스,웨딩사진 컨셉까지 모두 정해서 나한테 알려줬고 나도 동의했다.

다행히 어머니 아버지랑 얀순이네 부모님들은 서로 취미도 얼추 겹치고 술도 한두잔 들어가니까 마치 옛날부터 알던 사이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 끝나가고 있었다.

저번에 결혼을 반대했던 얀순이의 여동생한테 잘보이기 위해서 나중에 명품가방이라도 선물해서 환심을 사야지 하고 혼자 생각하며 어른쪽 자리를 보니까 장인어른(진)이 나에게 손짓하고 있었고 둘이서 잠시 빠져나왔다.

바람쐬러 가면서 장인어른이 질문을 하려는 그순간 뒤에서 얀순이가 뚫어져라 보는듯한 시선이 느껴졌지만 애써 무시했다.

얀순이랑 평생 행복하게 살수 있겠냐
집이 32평밖에 못해준거 불만있지는 않냐
일년에 한번이라도 얀순이 몰래 같이 야구보러가자
당구 몇치냐 등등 남자끼리만 하는 얘기를 하다가 마치 지금 찾았다는듯 연기하는 얀순이가 와서

"으휴 아빠는 벌써부터 사위 길들이기 시작한거에요? 엄마가 아빠 어디갔냐고 불안해하니까 빨리 들어가요 얀붕씨도 빨리빨리!!"


하면서 자연스럽게 팔짱끼우며 나를 끌고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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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당일

결혼식이 거의 끝나가고 사회자가 큰소리로

"신부분은 부케를 던져주세요!!!!"

얀순이가 뒤돌아서 부케를 던지자 처제의 품속으로 부케가 쏘옥 들어간다.

"부케는 신부님 동생분이 받으셨네요~~! 조만간 동생분도 결혼하실때 저 불러주셔야 합니다? 하하"

사회자의 재치있는 진행이 웃긴건지 처제도 해맑게 웃으면서 네!!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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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4일동안 출장인거 알죠? 반찬은 다 해놨으니까 전자레인지에 데위먹고 나없다고 술먹거나 다른여자랑 놀아나지마요'

아침밥이라고 할수없을만큼 진수성찬이 차려져 있고 얀순이의 카톡이 와있다.

얀순이 출장일에 맞춰서 모아둔 연차를 쓴 얀붕이는 아침을 든든하게 챙겨먹고 집에서 4일동안 마음놓고 게임할 생각에 설레는 그순간 갑자기 문이 열렸다.

"안녕하세요 형부 결혼식 이후로 처음보니까 거의 3달만이네요?"

처제는 음흉한 미소를 띄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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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의 남편이 될 사람은 내 첫사랑이다.

심지어 그 사람은 나를 못알아본다.

언니는 하필이면 왜 내 첫사랑과 결혼할까?????

나랑 손도 잡았으면서
나랑 데이트도 했으면서
나랑 결혼한다고 약속도 했으면서
생일때 선물로 문방구 500원짜리 싸구려 반지지만 결혼반지라고 끼워주기도 했으면서

이사간다면서 매몰차게 이별을 통보해놓고 이제야 나타나서 하는말이 내 언니랑 결혼한다고??????

용서못해 용서못해 용서못해 용서못해 용서못해 용서못해 용서못해 용서못해 용서못해 용서못해 용서못해 용서못해 용서못해 용서못해 용서못해 용서못해 용서못해 용서못해 용서못해 용서못해 용서못해 용서못해 용서못해 용서못해 용서못해 용서못해 용서못해 용서못해 용서못해 용서못해

그래 언제라도 내가 다시 돌려받으면 되는거야 조금만 기다려요 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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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자 넘기니까 필력 후달리는게 눈에 보이네 글쟁이들 대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