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의 도착한 지 2일차

우리 작은 마을하고는 천지 차이가 나는 삐까뻔쩍한 거리들

별의별 물건을 다파는 상인들

멋진 모험가들과 마법이 있는 곳

그러나 나는 이 도시가 어떤 어두운 면을 숨기고 있을지 모른 채 

그 휘황찬란한 것들에 눈이 가려져 보지 못했다


길드에 도착한 나는 예쁜 직원 누나를 만나 모험가 등록을 완료하고 가이드라인을 안내받은 뒤 

나같은 뉴비들이 수행할 만한 의뢰 3개를 들고 길드를 나섰다

"음 어디보자... 화장실 청소하고 약초 채집, 그리고 애 돌보기라..."

모험가라고 마물들 잡으라고 있는 건 맞긴 하지만 그런 일만 하는 건 아니다

아무리 베테랑인 고인물들도 이런 시시콜콜한(?) 의뢰들을 수행해야 마을사람들에게도 신뢰를 얻고 

평판이 올라가서 독점 의뢰 계약도 할 수 있고 

또 신뢰를 얻기 때문에 다른 모험가들과 팀을 꾸리는 것도 수월해진다

뉴비 모험가들은 마물을 잡을 능력이 충분하더라도 이런 시시콜콜한 의뢰를 먼저 하는게 그 이유

길드에서도 이렇게 하라고 가이드라인을 알려준다

마물만 잡는다고 모험가 할 빠엔 군에 들어가는게 훨씬 나은 선택일 꺼다

'뭐 나는 고인물이 되서 평판을 날리는 게 싫지만 길드 방침이니 뭐 어쩌겠어'

'까라면 까야지. 좋게 말하면 모험가, 나쁘게 말하면 백수닌까'

그렇게 속으로 생각하며 의뢰를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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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감사드려요. 아이를 혼자 두어야 하는 상황에 교회 쪽에선 오늘 고난주간이라 아이들 신경 써주기 힘들다고..."

"뭘요, 이런 거 주류로 하는 모험가 분들도 많은 걸요 뭘. 오히려 이쪽이야 말로 의뢰를 맡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네 ㅎㅎ. 근데 이렇게 어린 나이에도 모험가가 될 수 있는 건가요? 아직 아카데미 학생으로 보이는 데..."

"아 이미 졸업하고 신청한 거라..."

"어머나! 죄송해요... 많이 어려보이셔서 그만 실례를..."

"아 아 아니에요!... 어리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이미 의뢰비도 받았고 이제 슬슬 길드에 확인 받으러 가야 해서요"

"아 네. 다음에 저희 가게에 오시면 특별히 싼 가격에 대접해드릴게요!"

"아 네 고맙습니다 그럼 안녕히 계세요"

괜히 또 우물쭈물 거린 것 같아 부끄럽다

그래도 이 정도면 충분히 양호한 편이지 오히려 어려 보인다고 의뢰를 못 맡기겠다고 하거나 

소극적인 성격 때문에 항상 제대로 대우 받지도 못하닌까

그리 생각하며 길드로 가서 의뢰 확인서를 제출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렇게 평화로운 날들이 계속될거라 생각하진 않았으나 내심 깨지지 않았으면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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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뉴비 티를 벗고 마물 사냥을 위주로 받기 시작한지 한 달이 지났다

이제 곧 봄철의 끝자락이라 점점 더워지고 있어서 햇빛을 보기 꺼려지긴 했지만 

동굴 조사 의뢰를 주로 받으면 되는 터라 너무 힘들진 않았다

또 나의 모습을 다른 사람들한테 들키긴 싫었으닌까

길드에서는 일단 마검사라고 알고 있다

아카데미를 나왔으니 어느 정도 잘 하는 사람일 거라고 생각할 거다

그러나 나의 진짜 직업은 '광전사' 

오래 전 한 대제국을 멸망시켰다던 그 괴물과 똑같은 직업

워낙 이야기가 이야기다 보니 광전사는 사람들에게 공포의 대상으로써 자리잡았기 때문에 

교회에서 조차 수녀님이나 신부님에게 제대로 얘기 드리지 못한 직업이다.

6살 때의 일이 있고 난 뒤 나는 이 괴물을 어떻게든 잡아볼려고 했다

그리고 터득한 것들이 있다

전투는 30분을 넘어가지 말 것

최대한 빠르고 확실하게 적을 처리할 것

전투 후 확실하게 안정을 취해 주어야 할 것

이것들 외의 규칙이 있지만 결국 비슷한 얘기 이기 때문에 이것들만 잘 지키면 된다

작은 마을에서 억지로라도 나를 위하여 아카데미를 다니게 해주었으니

도움에 보답하지 않는 것같아 싫지만 그래도 나의 직업을 세간에 알릴 순 없기에 중하위권에 왔다갔다 하면서

살고 있었다


"오늘도 왔네 올리!"

"아 네 번우드 씨"

"아니-- 그냥 엘리 라고 부르라닌까"

"아무래도 그건 좀..."

"불러"

"ㅇ...에...엘리....번우드 씨..."

"칫, 그래도 엘리 라곤 했으닌까 넘어가 줄께"

휴 다행이다

"그나저나 오늘 의뢰는 그리 많은 편도 아닌데 새벽부터 와서 많이들 가져가서 별로 많진 않은데 그래도 확인해볼래?

우리 길드의 귀염둥이 마스코트한테 딱 맞는 의뢰가 있을 꺼야"

"ㄱ..귀염둥이 라뇨!....애로 보지 말라고요..."

그래그래 라고 대답하지만 얼굴은 전혀 그러지 않은 얼굴을 하고 있긴 했다

워낙 성격이 소극적이고 또래나이에 비해 많이 어려보이는 것도 한 몫해서 은근히 모험가들한테서는

남자 꼬마애 취급이라 애처럼 대해지는 게 일상이다

그래도 그들은 나의 내면 속에 괴물을 모른다

그들도 나를 알게 되면 떠나겠지 

번우드 씨도...

그러다 눈에 의뢰하나가 들어왔다

"마물 토벌 의뢰....인원 제한 없음 제도 근처 숲까지....의뢰비가 금화 한장?!"

"곧 있으면 축제닌까 모험가들도 돈이 많이 필요하잖아? 그래서 여러 의뢰를 다들 받아갔는데 다들 이 의뢰는 필수로 가져가더라고"

많이 신청했다는 거다 그럼 왠만하면 선택을 안 하는 편이 좋다

내 정체가 들킬 수 있으닌까

그러나 나는 수락하고 말았다

축제는 온 나라가 하는 대행사이기 때문에 우리 마을 쪽에도 돈을 보태서 좋게 보내게 하고 싶은 생각 때문에

들키지 않으면 될 꺼야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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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라면 수락할 것 같았어

올리버

나의 서방님

당신의 힘을 보여주는 거야

그리고..............



기대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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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양판소 느낌같이 되는 것 같아서

쓰기가 거북해지네

링크 종합: https://arca.live/b/yandere/21622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