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arca.live/b/yandere/21571017 2편 링크


집에 도착했을땐 멍한 상태로 30분은 있었다.

대체 어째서...

그녀는 나의 위치를 파악해가며 농락한 것일까를 두고 

생각했지만 당장은 생각나는 것이 없었다.

밧줄에 걸려 집행을 기다리는 사형수처럼 온갖 감정이

뒤섞인채로 밤을 보냈다.


3일차

열심히 도망다닐 시간이 왔다.

잊지않고 그녀에게 시작하겠다고 말한 뒤

지나치는 동안 롯데월드의 마스코트가 나오는 광고를 잠깐

보고 지나갔다.


불현듯 롯데월드에서 그녀와의 기억이 되살아났다

라 쿠치나에서 같이 점심을 먹은 후

매직아일랜드로 건너갈때 많은 인파 때문에

길을 잃고 겨우 다시 만났을 때를

계기로 서로 위치추적앱을 다운로드 받아서

이후에 놀러다닐때 썼던 것이 기억났다. 

서둘러 휴대폰을 뒤져 그 앱을 찾아보았다.

찾았다...

나는 바보같이... GPS를 항상 허용으로 해둔 것을 보았다

서둘러 GPS를 끄고 앱을 켠 다음

내 계정 지우기를 한 다음 삭제했다.

그녀가 그 앱으로 파악하고 있었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해주듯, 귀신같이 답을 왔다.


"이제서야 깨달으셨네요 왕자님? ㅎㅎ"


역시 이럴줄은 얼추 예상했지만 무섭게 찌를줄은..

하지만 그녀는 나의 위치를 모를터, 

이제부터라도 역전하면 된다고 마음먹고 도망치던 중

한가지 묘책이 떠올랐다.

나는 휴대폰을 꺼낸뒤 메신저를 켜 그녀에게 답을 보냈다.

'부천역 스타벅스로 와줘'


앞으로 4시간 반

그녀를 만나 목숨을 헌납하는 대신, 그녀의 약점을 찾아내

깊숙히 찌를 생각이다.


얼마 뒤 3번출구에서 나를 찾기위해 두리번 거리는 그녀를

보았다.

나는 살며시 그녀에게 다가가 손을 잡은 뒤

'공주님과 같이 음료와 브레드를 먹고싶습니다.'라고

말하며 스타벅스에 같이 들어갔다.

달콤한 것이면 환장하는 그녀를 위해 

같이 메인으로 먹을 슈크림 가득 바움쿠헨

사이드로 먹을 초콜릿 롤링 크루아상,

음료는 말차 라떼로 주문했다.

나는 그녀를 위해 2층 창가에 자리를 잡고,

그녀의 손을 다시 잡은 후 말했다.


'너와 이렇게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정말 기뻐

너가 그저께 우리가 사귄다고 했을때..

너가 비록 거짓말을 했다 하더라도 나는 좋았어.

그래서 지금에서야 말할려고 해.

우리, 정식으로 사귀자."


그러자 그녀는 큰소리로 정말  좋아 !!

라고 외쳤다.


주변에 깜짝 놀라는 사람들을 무시한 채 그녀는

나한테 달려들어 마구 안았다.

다행히도 진동벨이 울려 겨우 빠져나갈 수 있었다.

다만... 그녀의 약점을 찌른다는 것이 오히려 내 심장도

함께 찔러버린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렇지만 무서웠던 그녀가 이렇게 순해진 것을 보면

정말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며 단 맛을 즐겼다.

다 먹은 후 결제까지 마치자 이후에 해야할 일은

생각나지않아 슬슬 댓가를 치뤄야겠다고 다짐한 뒤

골목에서 그녀를 껴안은 뒤 말했다.

'내 목숨을 가져가 줘.'


하지만 그녀는 어째서인지 울며 나한테 말했다.

"나도..흐윽.. 너가 좋아"

라고 말하며 나머지 부분은 울음소리로 채웠다.

단단히도 오해를 산 것 같아서 그거말고 내기라고

말하려던 때,

그녀는 팔로 내 목을 휘감은 뒤 키스로 틀어막았다.

잠깐이었지만

왜인지 실로 고운 그녀의 자태에 넋을 잃고 말았다.


짧았지만 좋았던 시간이 끝났을때 그녀의 손에 이끌려

근처에 있는 롯데시네마 에서 현장예매를 한 뒤

로맨스 영화를 보고 나와버렸다.

참으로 알 수 없는 흐름이 지배하던 하루였다.

나는 그녀를 그녀의 집까지 바래다준 후

메신저로 그녀에게 오늘 있었던 일들에 대한 느낌과 영화 후기를 간략하게 말한 후 잠들었다.


따지고보면 내 목숨을 지켜내며 의도치않게 여자친구를

사귄 달콤했던 4시간 30분.

10년, 20년이 지나도 잊지 못하리라 생각하며

오랜만에 온통 새까맣던 것이 아닌, 꿈을 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