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저는 사랑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당신을 처음만난 그 순간부터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우리가 모두 초등학생이던 그 시절부터 당신은 언제나 저를 지켜주는 저의 영웅이었습니다


 같은 반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할 때에도, 아버지에게 맞아 머리에 피를 흘리며 죽을 뻔 했을 때에도, 집에서 쫓겨나 거리를 방황하고 있을 때에도, 

언제나 당신이 먼저 다가와 손을 내밀어 주었기에 저는 결딜 수 있었습니다.


 욕조에 따뜻한 물을 받고있는 중입니다. 당신을 만나려면 몸을 깨끗이 해야겠지요.


 저는 어미를 잡아먹은 년입다. 이 말은 아버지께 제가 가장 많이 들은 말이기도 합니다. 조부모님들은 모두 제가 태어나기 전에 돌아가시고 부모님 모두 외동이기에 친척도 없습니다


 가끔 어머니의 사진을 보고는 합니다. 직접 뵌 적은 없지만...


 사실 지금도 어머니의 사진을 보고 있습니다. 아버지와 결혼하는 어머니의 사진입니다.


 검은 눈동자와 칠흑과도 같은 긴 머리카락이 인상적인 아름다운 여성입니다. 약간 창백한 피부에 가녀린 몸을 가진 그녀는 사진 속에서 너무나도 행복한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마침 물이 가득 찼습니다. 하지만 물을 만져보니 아직 너무 뜨겁네요. 그렇기에 잠시 기다리도록 하겠습니다.


 학교에서 언제나 상처투성이에 늘 의기소침한 저는 놀림의 대상이 되기 쉬웠죠.


 하지만 당신은 언제나 그런 아이들을 막아주었고 저에게 말을 걸어주는 몇 안되는 사람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아버지가 죽게되었습니다. 언제나처럼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신 아버지는 술을 마셨습니다. 그날은 제 생일이었습니다. 어머니의 기일이었죠.


 아버지는 저를 보고는 더 이상 참지 못하겠는 듯 저를 때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날은 평소와는 달랐습니다. 


 오른팔에서 무언가 부러지는 소리가 나고 저는 너무 고통스러워 비명도 지르지 못했습니다.


 아버지는 그 모습을 보고 순간 표정이 바뀌더니 비틀비틀 화장실로 들어갔습니다. 다음날 아침 아버지는 면도칼에 경동맥이 잘린채로 발견되었습니다.


 너무 고통스러웠던 그날 밤, 저를 지금까지 죽을만큼 괴롭혔던 악마는 술에 취해서 수염이 아닌 자기 목을 베어버린 것일까요?


 저는 웃었습니다. 기뻐서일까요 슬퍼서일까요... 아니면 다른 무엇인걸까요?


 아버지가 없는 것을 알아채고 연락한 사람은 아버지의 비서였습니다. 아버지는 의외로 대단한 사람이더군요. 


 제가 팔에 깁스를 한 채로 상주노릇을 하고 있을 때 저는 뉴스에서나 보던 국회의원과 회장님들을 실제로 볼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살아있을 때보다 죽어서 저에게 더 많은 것을 해주었습니다. 


 다행히 비서분은 좋은 분이셨습니다. 아버지가 집안일에는 신경을 끄라고 했기에 제가 집에서 어떤 짓을 당했는지는 모르셨습니다.


 하지만 그분은 아버지가 죽고 저를 돌보아주셨습니다. 사실 너무 바빠 얼굴을 자주 뵙지는 못했지만 제가 성인이 되어 회사를 물려받을 때까지 모든 일을 대신 처리해주었죠.


 심지어는 저를 돌보아줄 사람들을 찾아주기도 하셨습니다. 예... 바로 당신의 가족입니다


 저와 친분이 있는 사람들이 저를 돌보는게 좋다고 생각했는지, 아니면 제가 넌지시 언급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비서님의 도움으로 저는 당신의 가족의 일원으로써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비서님의 노력으로 저는 '아버지의 죽음으로 굴지의 대기업을 차후에 물려받을 상속녀'가 아닌 '부모와 친인척이 모두 죽은 가련한 부잣집 여자아이'로 당신의 가족이 될 수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너무 기뻐서 울었는데 이런 저의 모습에 당황하던 비서님과 당신, 그리고 부모님의 얼굴이 떠오르네요.


 당신의 집은 원래 저희집과 그리 떨어져있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예전에 아버지가 술병으로 제 머리를 내리쳐 제가 죽을 뻔 했을 때에 그 소리를 듣고 달려와 제 목숨을 구할 수 있었겠죠.


물의 온도가 적당해진 것 같아서 저는 가운을 벗고 욕조에 오른발을, 종아리를, 허벅지를 차례로 담그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욕조에 몸을 완전히 담근 저는 제 몸을 보았습니다.


 어릴때의 상처는 모두 사라졌습니다. 단 하나, 팔이 부러졌던 그리고 아버지가 죽은 그날에 남은 오른팔에 무언가에 베인듯한 흉터를 빼고는 말이죠.


 이 흉터를 몇번이나 지우려고 생각했지만 아버지를 향한 이 마음을, 무슨 감정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잃고싶지는 않았기에 그냥 두기로 하였습니다.


 거울을 봅니다. 거울속의 여자는 확실히 어머니와 닮았습니다. 그리고 상당히 아름다웠습니다.


 어릴 때와는 달리 살이 붙은 몸은 그 외모에 건강미를 더해주었죠. 스스로 외모를 평가하니 부끄럽네요.


 저는 욕조에 안개꽃 몇송이를 올려놓았습니다. 저는 안개꽃을 좋아합니다. 그 꽃말을 좋아하기 때문일까요?




               안개꽃, 죽음 그리고 당신만을 사랑합니다.


                      죽을 때까지 당신만을 사랑합니다.




그렇게 우리는 가족이 되었고, 가장 친한 친구가 되었습니다.


 저의 새로운 부모님들은 저를 진심으로 사랑해주셨고, 저를 친자식처럼 대해주셨습니다. 저의 상처들은 저점 흐릿하게 지워져갔죠.


 누구보다도 친한 친구이자, 피만 섞이지 않은 가족으로, 그렇게 우리는 10년을 넘게 함께 살았고, 저는 이제 평범한 삶을 살 수 있었습니다. 


 저는 공부를 꽤 잘했고, 당신은 잘 못하는 편이었죠. 


 어느날 제가 같이 식사를 할 때에 당신과 같은 대학에 가고 싶다고 농담,하지만 진심,으로 말했을 때부터 당신은 매일매일 지쳐서 쓰러질 때까지 공부를 했습니다. 저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서요.


 그리고 당신은 제 소원을 들어주었죠. 


 그런 당신을 저는 사랑했습니다. 그런 당신에 대한 사랑이 이 행복을 슬픔으로 바꿀 줄은 저도 몰랐습니다.


 어느새 모두 성인이 된 우리는 이제 각자의 길을 가야했습니다. 특히 저는 더 이상 외부에 숨길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슬픔이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집에서 독립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비서님의 주재 아래에 국내 10위 안에 드는 대기업의 최대주주 중 하나로 공식적으로 알리게 되었습니다. 10년이란 기간동안 저를 지켜주었던 미성년자라는 작은 방패가 사라지고 세간의 관심이라는 날카로운 창이 저를 찌르기 시작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 소식은 쓰레기같은 파파라치들, 기자들을 흥분시키기에는 충분했습니다. 지금까지 베일에 가려져 비서를 통해서만 의사결정을 내리던 미모의 여성이 공식석상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죠. 


 저는 다행히 이를 예상한 비서님의 도움으로 제 주변에는 그들이 오지 않도록 할 수 있었습니다. 비서님이 언젠가 장난으로 말씀하시기를 팔다리 부러진 새끼들이 한 트럭을 채운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그들을 죽이지 않은 것을 평생 후회합니다. 


 그들은 저에게 접근하지 못하자 저와 친구였던 사람들을 먼저 찾아갔습니다. 매일마다 신문에는, 인터넷에는 제 이름과 함께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문들이 익명의 제보자를 통해서 나왔고, 그 소문들은 널리 널리 퍼져나갔습니다. 


 그래도 저는 참을 수 있었습니다. 약간의 대인공포증과 공황장애를 앓고 제 모든 친구들과의 연락을 끊게되었지만 말이죠. 


 따뜻한 물에 너무 오래있었는지 몸이 너무 나른합니다. 마치 몸의 힘이 모두 물에 퍼져나가는 듯한 느낌입니다. 


 저는 참았고, 이대로 사람들의 관심이 다른 곳으로 넘어가기를 바랬습니다, 빌었습니다. 당신에게 피해가 갈까, 부모님에게 피해가 갈까, 저는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수많을 연락을 받지도, 얼마나 힘든지 연락을 주지도 않았습니다. 


 저는 울었습니다. 밤낮없이, 늘, 방안에서, 혼자.

 

 인터넷도, SNS도, 신문도, 뉴스도, 모두 끊었습니다. 아니 끊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보아야만 했습니다. 


 이미 사람들은 저를 자신들의 머리로 마음대로 지어내면서 가지고 노는 하나의 장난감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시간을 흘렀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잠잠해지게 되었을 무렵, 저는 오래간만에, 거의 3달만인가요, 당신을, 그토록 보고싶었던 당신을, 사랑하는 당신을, 저를 위로해줄 당신을 찾아갔습니다. 


 역시나 당신은 저를 무척이나 걱정해주었고, 저를 달래주었고, 제가 울면서 털어놓는 모든것을 받아주고 위로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날을 평생 후회합니다. 그들은, 그 망할 개새끼들은, 어느새 당신과 부모님 곁에 있었습니다. 그들은 사라진게 아니라 기다린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 덫에 성대하게 걸려든 것일 뿐이었습니다. 


 당신의 얼굴과 이름이 다음날 신문에 나왔을 때, 당신과 나눈 모든 말과 행동이 그대로 적혀있을때, 그드링 써놓은 글과 이야기를, 소설을, 포르노를 보고 저는 토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끝이 아니었습니다. 


 일주일 뒤, 일주일만에 폐인이 되어 , 아니 움직이는 시체가 되어, 가죽껍질밖에 남지 않은 저를 완전히 짓밟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그들은 제가 어릴 때 받았던 검진 기록까지 조사했던 모양입니다. 


 제가 당신과 함께 살기 전, 그 악마에게 당한 지옥같은 날들이, 모든 기사들, 뉴스들, 인터넷에 동시에 퍼져나갔습니다.


 저는 그날 처음으로 손목을 그었습니다. 응급실에 실려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것마저도 가십거리가 되었습니다. 


 어제까지 저를 보고 즐기던 악마들은 오늘은 천사의 탈을 쓰고 저를 위로하며 다시 수십번 죽였습니다.


 그리고 부모님은 더 이상 이런 상황을 견딜 수 없으셨습니다. 저에 대한 미안함, 그들은 잘못한게 없는데 무엇을 미안해하는 걸까요, 

그들에게 몰리는 시선으로 인한 고통, 그들이 왜 고통스러워야하는 걸까요, 으로 죽었습니다.


  집 밖에 그들이 일주일 넘게 나오지 않는다는 소식을 전한건 웃기게도 그 새끼들이었습니다. 부모님의 사인은 동반자살, 그리고 그들이 목을 메단 그 장소 바로 아래에는 유서가 있었습니다. 


  저에 대한 미안함과 그들이 겪은 고통, 당신과 저에 대한 사랑을 남긴 유서를 남기고, 두 분은 떠났습니다. 


 



 저는 그날 두번째로, 세번째로, 네번째로, 다섯번째로, 여섯번째로, 일곱번째로..................................................................



 사람은 쉽게 죽지 않았습니다. 저는 죽고 싶었지만 이미 사람들의 노리개로 전락한 저는 죽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눈을 뜨자, 제 옆에는 당신과 비서님, 둘 뿐이었습니다. 비서님의 머리카락은 어느새 하얗게 세었고, 당신은, 그 건강하고 잘생긴 청년의 모습은 어디갔는지, 수척한, 저와 마찬가지로 움직이는 시체가 되어있었습니다. 


 나는 그날 울었고, 살아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당신과 비서님이 그러라고 했기에, 살고 싶었습니다. 살아야만 했습니다. 


 저는 정신을 차리고 다시 살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주변이, 세상이 어떻게 보든 저는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언제나 저를 위해주는 두 사람이 있었기에. 

 

 그렇게 삼년이 지나고 오랜만에 당신과 만나게 되었습니다. 당신을 보게되어 저는 기뻣습니다. 


 당신은 결혼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저는 축하해주었습니다.


 저는 저주했습니다. 당신이 보여준 사진속의 그 여자를 저주했습니다. 저의 저만의 당신을, 저의 가족이자 사랑하는 연인인 당신을, 당신에게 신경을 쓰지 못했던 사이에 몰래 당신을 훔쳐간 그 도둑년을 죽이고 싶었습니다. 저주했습니다 .


 그리고 결혼식이 한달 남았을 무렵 저에게 평생 도움만을 주고간 비서님이 돌아가셨습니다. 그분은 결혼도 하지 않고, 평생 저를 가족처럼 여기면서 살다 가신, 저의 가족이었습니다. 


 그분은 너무나 힘들었던 삶을 마치고, 저에게는 '살고싶은 대로 살아라'는 말을, 당신에게는 저를 잘 부탁한다는 말을 남기고, 편히 돌아가셨습니다. 


 더 이상 눈물은 나지 않았습니다. 이미 예전에 흘릴대로 흘려서인지 너무나 슬퍼 가슴이 찢어지는 듯 했지만 눈물은 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제 곁에서 저 대신 울어주었고, 같이 슬퍼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당신 옆에는 그 망할 도둑년이 가증스러운 얼굴로 슬퍼하는 당신을 위로하는 척 했습니다. 


 당신에게는 저만 있어야해요, 당신은 저만의 영웅이어야해요, 당신은..... 당신은...... 당신은....

 

  그날 저는 하고싶은 것을 했습니다. 두번째입니다. 인생에서 이렇게 크게 웃어본 날은


                          하나는 아버지의 목을 베었을 때

          두번째는 지금 그년의 얼굴을 난도질해 죽였을 때


네, 저는 확실히 미쳐있습니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비서님이 살고싶은대로 살라고 말씀하시고 돌아가신 그 순간부터 제 안의 안전장치가, 핀이, 나사가, 결정적으로 어긋났습니다. 


 결국 끔찍한 예비신부 살인사건의 진범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온몸이 날카로운 칼로 난도질당한 현장은 너무나도 참혹했지만....


'이상하게도' 주변의 건물의 CCTV는 이미 저번주에 제거되었고 '이상하게도' 경찰은 수사의지가 없었으며 '이상하게도' 몇 몇 관계자들은 실종되었습니다. 


 이런 끔찍한 사건의 당사자인 당신을, 이번에는 제가 위로했습니다. 당신을 안으며, 다독이며, 위로하며 저는 울었습니다. 


 이번에는 당신을 되찾았다는 기쁨의 눈물이었습니다. 저에게도 아직 눈물이 남아있더군요, 


 그리고 저는 울고있던 당신에게 고백을 하였고, 거부당했습니다. 당신에게 저는 그저 가족이었을 뿐이었죠. 


 당신이 저를 사랑하는 속마음을 숨기고 있는 이유는 당신이 저만 보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날 당신의 주변 사람들의 운명은 결정되었습니다. 


  일년이 지나고 저는 폐인이 되어서 방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당신을 저 혼자서 보살피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두명은 당신에게 충격이 너무 컷던 것 같습니다. 


 당신의 눈앞에서 두 사람이 동시에 난도질 당해서 죽는 모습을 보는 것은 역시 너무 충격적이었을까요?


 사람이 하나 죽을 때마다 저는 당신에게 고백을 하였고, 당신은 점점 저를 피하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부끄러움이 많은 당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년이 지나게 되고 당신은 방에 틀어박혀서 밖으로 나오지 않았죠. 아니 나오지 못했습니다. 저는 그런 당신을 돌보고 있었죠. 


 이제 당신의 곁에는 저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이제 당신은 저만 바라보겠지요? 부끄러움이 많은 당신도 이제 속마음을 말할 수 있겠지요?  


 저는 다시 당신을 안아주고는 고백했습니다. 같이 행복해지자고 말했습니다. 당신은 이번에도 거절했습니다. 저를 노골적으로 피하고 무서워했습니다. 


 당신이 아직 진정한 속마음을 말하지 못하다니.... 저는 당신이 속마음을 드러낼 수 있도록 당신을 세상에서 지웠습니다. 


 당신과 관계있는 모든 사람들은 이미 죽었기에 이는 의외로 쉬운 일이었습니다. 


 이미 제가 이 나라에서 못하는 일 따위는 없었습니다. 네, 저는 마침내 제가 어떻게 행동해야하는지 깨달은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당신이 세상에서 지워지고, 고문당하고, 제 장난을 받아준지 벌써 세달이 흘렀습니다. 저는 당신에게 다시 물었습니다. 


 당신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저를 보고는 사랑스러운 목소리로 저에게 노래하듯이 말했죠.


 "이 악마같은 년"


 당신에게 더러운 혀는 필요없었습니다. 언제나 완전무결한 당신이기에, 당신은 그제 제 말을 들어주는 것으로 충분했습니다.


 당신에게 다시 물었습니다. 당신이 종이에 어떤 말을 쓸지 저는 두근두근하며 소녀처럼 기다렸습니다. 


 '꺼져, 너 같은건, 예전에 죽었어야했어. 악마같은 년'


 당신은 어느새 손가락들을 모두 이상한 각도로 꺾는 장난을 저에게 치고 있었습니다. 당신은 정말 예전부터 장난을 너무 좋아했습니다. 


 당신에게 다시 물었습니다. 칼을 들이대고 당신의 목을 꾸욱 꾸욱 누르는 장난을 치면서 말이죠. 


 당신은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정말 이렇게 해야 당신은 속마음을 말한다니까요. 너무 부끄럼쟁이인거 아닌가요? 


 그리고 당신의 대답에 저는 너무 기뻐하며 이미 당신을 가두어둔 이 작고, 사실 작지는 않습니다만, 아늑한, 피와 수많은 시체로 범벅이 되어있습니다만, 저와 당신만을 위한 휴식처에 제가 미리 장만한 웨딩드레스와 정장을 가져오기 위해 잠시 당신을 떠났습니다.


 한 30분쯤 걸려 제가 웨딩드레스를 입고 당신을 맞이하러 내려갔습니다. 당신은 제 모습을 보고 아름답다고 말해주겠지요?


 그리고 당신은 제가 드레스를 입고 오는 것을 기다리다가 저에게 고백을 당신의 속마음을 말해서 너무 기뻣는지, 바닥에 머리를 밖아, 머리가 깨진채로,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눈물을 흘리면서 저는 잠을 자는 당신의 뺨을 어루만졌습니다. 


 정말 아무데서나 자다니, 어릴 때와 달라진게 없는 개구쟁이라니까요. 그렇기에 당신을 저는 좋아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저는 잠을 자는 당신을 뒤로하고 몸을 씻기로 합니다. 결혼식을 올리기 위해서는 몸을 깨끗하게 해야지요.


 그리고 저는 지금 안개꽃이 붉게 물드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몇 사람의 목숨을 앗아갔는지도 모르겠는 이 작은 면도칼은 마지막에는 그 여자의 목숨마저 앗아가는군요. 


 저의 오른팔에 난 상처, 아버지를 죽였을 때, 너무나 팔이 아파서 견딜 수 없어 칼로 후벼버린 그 자리, 바로 아래에 새로운 상처가 생겼습니다.  


 새로운 상처가 생겼습니다.  새로운 상처가 생겼습니다.  새로운 상처가 생겼습니다.  새로운 상처가 생겼습니다.  새로운 상처가 생겼습니다. 새로운 상처가 생겼습니다. 새로운 상처가 생겼습니다. 새로운 상처가 생겼습니다. 새로운 상처가 생겼습니다. 새로운 상처가 생겼습니다. 새로운 상처가 생겼습니다. 새로운 상처가 생겼습니다. 새로운 상처가 생겼습니다. 새로운 상처가 생겼습니다. 새로운 상처가 생겼습니다. 새로운 상처가 생겼습니다. 새로운 상처가 생겼습니다. 새로운 상처가 생겼습니다. 새로운 상처가 생겼습니다. 새로운... 그리고... 


 당신이 부모님이 비서님이, 가족들이 보입니다. 저 장발의 여인은 제 어머님이겠지요. 


 저는 어느새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습니다. 당신은 어느새 턱시도를 입고 있었지요.


 지금까지 제가 죽인 모든 사람들이 당신과 저의 결혼을 축하해주었습니다. 축복해주었습니다. 


 당신과 저는 손을 잡고 춤을 추고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안개꽃, 하지만 붉은색입니다, 으로 덮인 꽃밭 위에서 당신과 저는 춤을 추고 그리고 모든것이 행복하게 끝났습니다. 


 저는 정말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을 만나서 저는 당신만을 사랑했고, 너무나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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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시발, 좆같네"


 담배를 피우면서, 강력계 김현철 경사는 중얼거렸다. 벌써 경찰에 몸을 담은지 14년이 다되어 가는데 이번 1년은 너무 심했다. 


 "무슨 사람들이 이렇게 죽어나가는거야...?" 그는 담배를 던졌다.


 이번 1년동안 37명이 죽었고 22명이 실종되었다. 그리고 그 범인이 누구인지 조사를 할 수도 없었다. 


 위에서는 이런 말도 안되는 사건을 덮으려고만 했고 언론들은 이런 미친 사건들에 대해서 일말의 관심도 주지 않았다. 


 죽은 37명의 사인은 하나였다. 


 면도칼에 얼굴이 난도질 당해서 죽었다.


 그래도 마지막 2명은 증인이 있었다. 반대로 말하면 35명과 22명의 실종자에 대해서는 증인조차도 없었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 증인은 실종되었다. 그리고 사망처리되었다. 이틀도 안되는 시간만에. 


 너무나 이상한 일 투성이였지만 그는 대꾸할 수도 없었다. 이미 경찰내에서도 7명이 실종되었다. 그리고 자신의 후배들 대부분이 좌천되었다. 


 그는 답답함을 느끼면서 담배를 한 개비 더 피울까 생각했지만 

슬프게도 돛대였다. 돛대는 남겨야지.....


 사건현장으로 들어갔다. 나체의 아름다운 흑발의 여성이, 그렇다 몇년 전쯤인가 인터넷과 신문에 엄청나게 오르내리던 그 여성이다, 오른팔에 칼로 글을 새긴채로 죽어있었다. 


 사인은 당연히 자살, 욕조에서 오른팔을 긋고 과다출혈로 사망했다. 욕조에 그녀가 뿌려놓은 안개꽃들은 이미 그녀의 피로 물들어 붉은색이 되어있었다. 


 그 팔에 써져있는 글은 다음과 같았다.


 '당신만을 영원히 사랑합니다. 당신을 따라갑니다. 죄송합니다'


 "이게 시발 무슨 개소리야.... ?"


 그런 아연한 상태인 그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 김경사님? 여기 좀 보세요. 이 여자가 자살할 때 쓰인 것 같은 도구를 발견했습니다."


 대부분 좌천된 그의 후배 중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후배였다. 경찰대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그의 직속으로 배당되었다.


 그녀의 이름은 최진희 순경이였다. 단발의 머리카락이 잘 어울리는 당찬 성격의 그녀였다. 


 그리고 그녀가 발견한 것은 면도칼이었다. 물 속에 빠져있어서 발견을 하지 못한 것 같다. 


 그리고 그 면도칼을 보는데, 그 날에 써진 말이 눈에 띄었다. 마치 어린아이가 쓴 듯한 글씨체였다.


 '살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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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안하다 얀붕이들아 매번 글을 쓸 때마다 이런 베드엔딩만 주구장창내서... 그렇다고 필력이 좋지도 않고....


 일단 장편 하나 쓰고는 있는데, 잠시 쉬어가는 김에 단편을 써봤어. 그럼 여기에 이 이야기에 대한 설명을 하고 마치도록할게.


 붉은색 글씨와 파란색 글씨, 검은색 글씨는 모두 그녀의 말이야. 하지만 그녀는 지금까지 받은 스트레스로 인해 성격이 약간 여러개로 분리가 되었지. 붉은색은 살인자로써의, 파란색은 죽기직전 자살하려는 그녀의 마지막 인격이, 검은색은 평상시의 그녀의 성격이야. 


 그리고 그녀가 죽인 사람은 사실 '그녀의 당신' 주변사람만 있는건 아니였어. 나중에 김경사가 말한 경찰내에서도 실종이 몇건 있었다고 했잖아? 그녀가 직접죽인 사람만 49명이고 다른 사람을 시켜서 죽인 경우를 포함하면 그 수는 엄청나게 증가할거야. 그리고 그녀는 그녀의 삶을 망가뜨린 자들에게 복수를 하는것도 빠뜨리지는 않았지


 그리고 그녀가 물려받은 회사는 국내 10위 권이라고는 했지만 사실 5위 내에 들어가는 엄청난 규모의 회사고, 그녀가 물려받은 재산도 수십조원을 넘어. 물론 그정도 재산을 가진 사람이 가정폭력을하거나 10년동안 정체를 숨기는건 현실에서는 불가능하겠지.


 그리고 마지막에 언급된 김경사와 최순경은 앞으로도 자주 등장할 예정이니까 이름을 외워두면 좋을거야. 물론 글 조또 못쓰는 내 글을 보는건 고문이겠지... 미안하다.....



 그럼 내가 싸지른 글 모두 보느라 너무 고생했고, 글 다 보아주어서 너무 고마워. 그럼 열심히 챈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