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얀챈 아파트로 이사온게 벌써 15년 전이다.


어린이집에 다닐때부터 이쪽에서 다녔는데, 우리 집의 두층 밑에 여자애가 한명 살았었다.


이름은 이얀영.


나와 동갑이었고 부모님들끼리도 굉장히 친했어서 우리는 자주 붙어다녔다.


실제로도 둘이서 성격도 잘맞는 편이어서 친하게 지냈었다.


겁많고 툭하면 울던 나를 얀영이가 패서 진정시키고 손잡고 끌고다니는 느낌.


그러다가 언젠가, 어린이집에 다닐때 견학을 한번 간적이 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점심먹고 2~3명씩 나뉘어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는것이 허락됬었다.


평소처럼 나와 얀영이는 둘이서 돌아다니기로 했는데, 갑자기 얀영이가 나를 그늘진 으슥한 곳으로 끌고갔다.


조별행동을 한다고는해도 다들 6-7살의 어린이들 이었기 때문에 그다지 인솔교사와 많이 떨어져서 행동하지는않았기에 

나는 얀영이의 행동에 의문을 느꼈다.


"얀영아 우리 어디가는거야?"


"우움.. 우리 좋은거 하러가는 거야!"


그때 나는 어려도 너무 어렸기 때문에 그렇고 그런 일에 대한 지식이 일절 없을 때였다.


"우리 얀붕이, 여기 가만히 눈감고 있어봐?"


물론 나는 시키는대로 고분고분 따랐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입술에서 부드러운 감각이 느껴졌다.


"웁우...웁부붑?!"


부드럽다.


갑자기 입술에 느껴지는 이물감.


아무리 어려도, 그정도는 알았다.


이빨로 깨물면 복숭아처럼 파고들어가 질것 같았다.


그때는 몰랐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딥 키스였던거같다.


입술끼리 그저 맞댈뿐이 아닌, 연인끼리의 농밀한 키스.


어디서 배웠는지는 모르겠지만...드라마를 봤으려나.


그렇게 몇초동안 선생님, 반 친구들의 눈이 닿지 않는 으슥한곳에서의 키스를 얀영이는 즐기는것 같았다.


"푸우하~!"


"우웁...이게 무슨짓이야!"


"헤에...이거 생각보다 기분 좋을지도?"


뭔가 흥분된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얀순이.


설마 내가 이런 일을 당하게 될줄은 몰랐다.


애니메이션,드라마,영화에서 가끔 봤을때도 부끄러워서 눈을 가렸었는데.


실제로 당하니까 굉장히 부끄러웠다.


"우리 얀붕이, 볼 새빨개져서... 말도 더듬거리는거같구. 귀여워!"


그 말을 듣고 부끄러워서 더 빨개진 내가 눈물 뚝뚝 흘리면서 도망가려고 할 때, 얀영이가 내 팔을 덥석 잡았다.


"어디가?"


그 한마디가, 굉장히 무서웠다.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충만해보이는 눈.


키스 한번만으로는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하는 듯한 눈.


그 '어디가?' 라는 한마디에는 여기서 무언가를 더 할 것이라는 의미를 한껏 품고있었다.


영상매체에서 키스가나오면 부끄럽다고 두눈을 가려버리는 그 어린나이에, 거기서 무엇을 더 할지 두려웠던 탓일까.


"흒...끄흡...나.. 무서워어...끆으읍..."


"엇...울려버렸다."


우는 상황은 예상하지 못했는지, 당황하는듯 하면서 얀영이는 나를 달래기 시작했다.


"아냐아냐, 위험한건 아니니까, 딱 하나만 더 해줘. 응?"


"ㅁ...뭔데...?"


"방금 한거, 한번만 더 해보자?"


내가 눈물을 닦고 '알았어'라는 말을 입에 담기도 전에 얀영이의 입술이 나를 덮쳐왔다.


울음은 그쳤고, 아까 처음 키스를 당했을 때 보다는 조금 더 편하게 이 상황을 느낄 수 있었다.


입술의 맛은 아까 마셨던 복숭아 주스 맛.


키스할때에는 코가 닿을줄 알았는데, 안닿아.


얀영이, 잘 몰랐는데 키가 나보다 살짝 작은거같네. 까치발을 살짝 들어올리고 있어.


날 달래주느라 잡아준손은 나보다 조금 작지만 부드러움은 훨씬더 부드러워.


냄새는...안돼, 너무 좋은 향기가 나고 있어...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채로, 얀영이가 맞잡고있던 손을 풀고 내 어깨 위에 대서 몸을 가까이 붙였다.


아, 이제는 얀영이의 몸까지 느껴진다...


정신이 하나도 없던 나의 손이 갈피를 못잡자, 얀영이가 속삭여왔다.


"내 배위에서 가슴 밑쪽에 손을 넣고...꼬옥하고, 안아줘...?"


그제서야 나의 손은 갈곳을 찾고 얀영이의 가슴 뒷쪽 등으로 가서 꼬옥 안아주었다."


"옳지...한번 더 키스 할게...?"


그렇게 몇분동안을 그러고 서 있었다.


세상에 우리 둘 밖에 없던 것 같았다.


바람소리가 들리고, 희미하게 선생님과 아이들의 웃음소리가들리지만,


시간가는줄도 모르고,


그저 그렇게 있었다.







그러다가 시간이 꽤 지났는지 선생님이 아이들을 모으는 소리가 났다.


"프하...우리도 슬슬 가자? 늦게가면 선생님이 뭐 했는지 물어볼걸?"


덜컥 겁이 났다.


이걸 사람들한테 어떻게 설명하지?


키스하면 결혼해야 되는거 아닌가?


"아 알았어. 빨리 가자."


"오늘 있었던 일은 일단 비밀. 알겠지?"


그렇게 얀영이와 나는 선생님과 친구들한테 돌아왔고, 얀영이는 평소처럼 친구들과 즐겁게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방금있었던 일들은 현실이 아닌가? 


혹시 가을 바람이 기분좋아서 나도모르게 잠든다음, 꿈을 꾼것 아닐까?


얀영이가 너무 평소처럼 사람들을대해서 방금 전에 있었던 일이 현실감이 없게 느껴졌다.


그러나 얀영이의 저 행동 하나 때문에 모든 일이 현실이었다는 실감이 들게됬다.


"쉬잇? ♥"


검지 손가락을 입에 갖다 대면서 나에게 눈웃음과 함께 윙크를 지었다.


가슴 한쪽이 꾸욱 눌려오는 감각과 함께 나도 고개를 세차게 위아래로 흔들었다.





그때 부터였을 것이다.


나의 인생은, 저 여자에게 완전히 잡히게 된것이다.









얀갤때부터 가끔 가서 사료퍼먹고 했는데 막상 쓸려고하니까 이거 잘 안써지네...

근데 이거 다 쓰고보니까 얀데레가아니라 완전 순애네.

일단 순한맛으로 쓰고싶긴했는데 너무 순해서 맹물이 되버려써...

얀영이에 대해서 생각해 본건 많으니까 나중에 많이 써보도록 노력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