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회상 1



작가의 말 : 에로 없음. 의존 묘사 메인입니다.



각오를 다질 계기는 두 차례 있었다.


히이라기 아오이와 나는 원래 집이 가까운 이웃의 소꿉친구다.


아오이의 부모는 아오이가 철이 들기 전에 이혼하고, 어머니인 토우코(燈子)씨와 아오이 둘이서 살고 있다. 토우코씨는 수입의 걱정은 없었지만 일이 바빠서 가사, 육아에 돌리는 시간이 생기질 않았다. 


그래서 아오이는 이웃이었던 우리 집에서 자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낯을 가리고 겁이 많아서, 모르는 사람과는 한마디도 못하는 주제에 나와 놀 때는 열이 나올 정도로 말이 많다.


그런 여동생같은 아오이가 틀어박혀 버린 것은, 중학교 때.


원인은 흔한 왕따였던 것 같았다. 반의 중심이었던 여자애들의 마음에 들었던 사람이, 아오이를 좋아하게 되었다는 이유, 그것 뿐이었다. 자주 들을 법한 이야기로

끝날 법하지만, 당연히 본인에게는 지옥과 같은 나날이었을 것으로, 원래 멘탈이 약했던 아오이에게는 아니나 다를까 한계가 곧바로 와버렸다.


3살 차이가 났던 나는, 그때 이미 고등학생이 되었기에 자신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에 필사적이었다. ……라고 말하면 변명처럼 들릴 것이다. 어쨌든 결과만 보면 나는 아오이를 도와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낯가림은 대인기피증에, 겁쟁이는 공황장애까지.


아오이는 학교에 가지 않게 되었고, 오히려 방에 틀어박힌 채 나오지 않게 되었다. 토우코씨가 아무리 불러도 방 안에서는 흐릿한 외침과 물건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릴 뿐.



『미안, 나에겐 무리인 것 같아……. 류우군, 부탁해. ……정말 미안해, 나, 어머니 실격이야……』



항상 곱게 묶은 머리카락을 헝클어뜨리고 눈 밑에는 짙은 다크서클이 생긴 토우코씨가 눈물을 흘리며 내게 무릎을 꿇었을 때, 나도 울 것 같았다. 




***




『……아오이쨩, 나야.』




이 집은 이렇게 어두웠던가.


2층 맨 끝, 방 앞에 걸린 원목의 컬러풀한 플레이트에는 <아오이의 방>이라고 쓰여져 있었다.


낯익은 방, 여러 번 들어가본 곳이지만, 지금은 찾아오는 이를 거부하는 듯한 분위기가 안에서부터 넘쳐흐르고 있었다.




『……들어가도 괜찮을까.』




다시 한 번, 노크.


기도하듯 손을 잡은 토우코씨와, 아오이의 방 사이에 끼여 숨이 막힐 것 같았다.


비명을 지르고 싶어지는 듯한 무거운 정적을 잠시 견디자 삐걱삐걱, 문 가까이 다가오는 소리가 방안에서 들어왔다.




『……류─지?』




아오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한동안 듣지 못했던 목소리는 조금 쉬었고, 잠자리에서 일어났을 때처럼 어딘가 혀가 짧았던 것을 기억한다.




『응, 오랜만이야. 요즘 못만나니까, 오랜만에 아오이쨩의 얼굴을 보고 싶어서……. 저기, 들어가도……』



『류─지잇!』




쾅, 하고.


그 순간, 아무리 토우코씨가 불러도 열리지 않던 문이 힘차게 열리며 아오이가 튀어나왔다.




『류우, 류─짓, 류─짓, 류─짓! 나, 나앗(ボクっ), 나 말얏! 쭉, 쭉쭉쭉쭉, 기, 기다렸어, 기다렸엇! 류─지잇!』



내 손을 세게 잡고 붕붕 흔들면서 열이 날 정도로 흥분한 것처럼 말해왔다.


그 모습은 예전과 다르지 않았지만.




『……우읏!』



뒤에서 토우코씨가 참지 못하고 무너져 내렸다.


그것을 탓할 수는 없다. 나도 솔직히 눈을 감아버리고 싶을 정도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학교 입학식 전에 교복을 보여주러 왔을 때 아오이는 언제나처럼 우리 부모님에게도 낯을 가렸지만, 그래도 기쁜듯이…… 내가 칭찬하면 빨갛고 수줍어하고 있어서…… 그런, 지금까지와 같은 작고 귀여운 여동생이었을 텐데…….



『아오이, 아오이이……잇! 미안, 미안해……애』




토우코씨는 오열로 전신을 떨며, 쥐어짜듯 그렇게 말했다.


몇 달만에 보는 아오이는, 원래부터 가늘었던 몸이 빼빼말라져서. 한동안 목욕도 하지 않았을 터인, 부스스한 머리는 악취를 풍기고 있었다.




『에헷, 에헤헤헷, 류─지다앗! 정말로 류─지닷! 나, 나, 계속 류─지를 만나고 싶어섯, 방 안에서도 계속, 계에에속 혼자 무서워해서 말얏, 『류─지 도와줘, 류─지 도와줘』라고 언제나 생각하고 있었엇! 그, 그랬더니 역시, 류─지는 와준거네! 와─앗, 류─지, 류─짓! 에헤, 에헤헤, 에헤헤헤헤헤헤헤헤헤헤헤헤헤헤헤헷!』



몸도 마음도. 한눈에 너덜너덜해진 것을 잘 알 수 있었다.


서 있기도 힘들 정도로 휘청거리는데 내 손을 잡을 힘만은 피가 나올 정도로 강했고, 초췌한 얼굴에도 날 보는 눈동자만큼은 어둡게 빛나서.


이전까지는 다소 어른스럽게 이야기했을 텐데, 어릴 적 말투로 되돌아와 있었다.



『아오이, 쨩……』


『우응! 뭔데에, 류─짓!』




문틈으로 보이는 방 안도 내 기억과는 달랐다.


공부하던 책상은 쓰러져서 바닥에 놔뒹굴고 서랍 속도 어지럽게 널려져 있었다.


침대도 커터인가 뭔지를 찌른 것인지 온 방안에 깃털이 흩날렸고, 벽에는 매직으로 큰 X나, 누군가에 대한 욕설이 적혀져 있었다.




『미안, 미안해, 아오이, 아오이이…… 미안해요……』




등 뒤에는 바닥에서 흐느끼고 있는 토우코씨.




『류─지이, 저기저기저깃, 뭐하고 놀까!? 게임은…… 텔레비전을 부숴놔서 할 수 없지만, 그래도오! 류─지라면 나, 뭐든지 좋앗! 소꿉놀이도, 숨바꼭질도오! 들어가자 류─지, 자, 놀고 싶엇! 아싸아! 류─지가 와줬엇! 이제 무섭지 않앗!』




눈 앞에는 명확하게 무언가가 망가져버린 아오이.


그런 두 사람의 틈바구니에 끼여서. 밝은 추억이 흘러넘치고 있을터인데, 깜깜한 집 안에서, 나는.



『……그렇, 구나. 뭘 하고, 놀까.…… 미안, 미안해 아오이쨩. 나, 오는 것이 늦어져서, 미안해…….』


『후엣!? 류, 류─지……잇!?』




그 가느다란 몸을 꼭 껴안았다.







이것이, 첫 번째.





***




아오이는 내가 먹이지 않으면 식사를 하지 않았다.


아오이는 내가 함께 있지 않으면 울기 시작해 패닉을 일으켰다.


아오이는 나 이외의 사람과 이야기하려고 하지 않았다. 정신과 의사 선생님도, 친어머니도.



2년간, 그런 상태가 계속 되었다.



『……죄송합니다. 류우군, 저 당신에게 어떻게 보답해야 좋을지……』




내가 동아리 활동을 그만두었을 때 토우코씨가 다시 고개를 숙였다. 찢어질 듯한 사과를 받는 것이 벌써 몇 번째일까.




『아뇨, 그런 거 신경쓰지 마세요! 마침 아침 연습이라든지 그만둘 찬스가 되어서 좋은 기회였으니까요.』



거짓말이다. 중학교 때부터 하던 축구를 그만두는 것은 힘들었다.


하지만, 그런 것보다 아오이가 중요한 건 사실이었다. 물론 그때도, 지금도.


차라리 고등학교를 그만둬 버릴까, 하고 순간 생각해본 적도 있었지만,


가능한 한 도와드리라고 말씀하셨던 부모님도 그건 아니라고 고개를 저으셨고 무엇보다 토우코씨가 그것만은 안 된다며 다시 무릎을 꿇고 말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자포자기한 것일지도 모른다.




『에헤헤, 류─지이! 꼬─옥 해줫! 꼬오~옥!』




그렇지만 아오이를 내팽개쳐 버리려고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다.




내가 고등학교에 가있는 동안 짜증을 풀 수 있게, 아오이의 방 안에는 침구와 많은 쿠션, 인형 따위의 부드러운 물건만이 놓여지게 되었다.


칼이나 뾰족한 물건은 방 안에서 사라졌고, 상냥하지만 애처로운 방에서 나와 아오이는 오랜 시간을 보냈다.




『아─앙! ……응후─읏, 맛있네에! 류─지이!』



『아─ 아─. 아오이쨩, 입 주위가 또 더러워졌어.』



『으무~읏! ……이제 괜찮아?』



『……응, 좋아, 귀여워 졌어.』



『읏! 에헤헤 류─지 좋아햇!』




아침에 일어나서 옆 집에 가 아오이를 깨우고 함께 아침을 먹는다.


울면서 떼를 쓰는 아오이를 떼어내고 고등학교에 가서, 수업이 끝나면 받은 여벌 열쇠로 아오이의 집에 돌아가, 웅크리고 앉아 울고 있는 아오이를 껴안는다.



『우아, 우아아아앙! 어째서, 히극, 왜 날 항상 두고 가버리는거야아아! 언제나언제나언제나! 쭉 함께 있어줘, 학교같은거 가지 맛! 어째서어째서어째섯! 류─지가 없으면 안되는거얏! 나랑 류─지는 쭉 같이 있지 않으면 안된다구우! 훌쩍, 우아아아아아아아앙!』



『미안, 미안해 아오이쨩, 미안해…….』



 울고 울고 울고.




『에헤헤, 내일은 휴일이니까 말야, 류─지 자고 가는거네에! ……우우~읏! 야호오! 쭉 함께 있을 수 있어, 류─지랑 쭉 함께야! 함께라구우!』



『그렇네, 내일은 뭘 할까?』



『류─지와 쭈욱 함께 있을거얏! 꼬옥─하고!』



웃어 웃어 웃으라고.


나는, 이대로 닳아 버려도 좋을까라고, 조금 생각해 버릴 때도 있었지만.


하지만, 그런 아오이도 점점 안정되어 가는 것처럼 보였다.


내가 고3이 될 무렵에는 무려 토우코씨와도 이야기를 할 수 있었고, 밤중에 사람이 없는 시간이면 밖에 산책하러 갈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친가에서 다니던 대학의 4년 동안은 아오이가 우리 집에 오는 일도 있었고, 하루종일 만나지 못해도 패닉을 일으키는 일은 없어졌다.


그것을, 나는 회복되고 있다고 생각해버렸다.


그것이 실수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내가 본가를 나간 이후였다.




3화. 밤에 우는 아이를 재우며.





심야 0시.




아오이를 재우고 나서 나는 소리를 내지 않도록 별실에서 PC를 기동시켰다.


지금부터 들키지 않게 몰래 ……일의 자료를 만들어야 한다. 젠장, 한 시간 내로 끝내주마.


야근을 너무 많이 하면 아오이가 힘들어 하고, 집에 가서도 아오이랑 붙어서 신경써주지 않으면 그건 그것대로 병들고. 그래서 일의 테이크 아웃이 나오면, 항상 이 시간부터 몰래 하고 있다.



「으아아, 이거 귀찮아……」




중얼거린다고 물론 대답이 돌아오는 것도 아니었고 외로운 방 안에서 달칵달칵 자판을 두드리는 소리만 울렸다. 불빛은 광원을 좁힌 탁상등과 PC의 백라이트 뿐이다. 아, 낮에는 끝내고 싶었는데, 이거.




『……으으응』



단순하지만 귀찮은 업무를 마음을 죽이면서 진행하고 있었더니 옆 침실에서 아오이가 설치는지 잠꼬대가 들려왔다.


……위험해. 꿈자리가 나쁘면 금방 일어나는데……. 미안, 좀 더 얌전히 자고 있어줘.



『……응뮤우, 우우으. ……류─ …… 아아아…… 읏.』




 ……가위눌릴 때의 목소리다아……. 아아, 이거 곧 일어나겠구만.


이럴 때는 등을 톡톡 두들기면 진정되지만, 그렇게 되면 이번엔 매달려서 아침까지 떨어지지 않게 된다.


그러니 이렇게 된 이상, 미안하지만 당분간 일어나지 않기를 기도하는 수밖에…….




『응아, 아앗…… 류─지이, 류─지이…… 으에……?』




 ……네, 일어났네요.




『……어라? 후에……? ……엣, 어랏…… 엣!? 거짓말, 싫어…… 류─지? 류─짓!  어딧!? 류─짓!』




「아─ 미안 미안! 이쪽이야, 아오이쨩 나 이쪽에 있으니까.」



『류─지!?』



쿵쾅 침대에서 굴러 떨어진 듯한 소리가 나자 침실 문이 힘차게 열렸다.


근처에 민폐네요. 죄송합니다, 여러분.




「류─지잇!」



「네─에 네에. 여기 있습니다아…… 으악, 그엑! ……미, 미안해애 아오이쨩.」



뒤에서 덤벼드는 것처럼 껴안아 오는 아오이를 괴로운 자세로 어떻게든 받아냈다.


아오이는 한동안 말없이 꼭 매달리더니 얼굴을 들어 울먹이며 내게 다그친다.



「우우, 바보 류─짓! 어째서 마음대로 어딘가로 가버린거얏! ……없, 없어졌나 하고, 생각했어어…… 류─지, 나를 싫어하나해서, 또, 또 혼자가 되는 줄 알고, 훌쩍,굉장, 굉장히, 무서웠으니까 말야아!」



「미안, 진짜 미안. 오늘 밤 안으로 끝내야 할 일이 있어서!」



작은 손으로 툭툭 두들겨 오는 아오이에게 오로지 사죄를 계속한다.


하지만 히키코모리는 완력이 없기 때문에 전혀 아프지 않았다. 나에게 데미지가 1이 들어가기 전에, 아오이의 체력 게이지가 다 떨어져 버린 것 같았다.


아오이는 한바탕 날뛴 후, 어깨가 틀썩일 정도로 숨을 내쉬며 의자에서 책상다리를 하고 앉는 내 무릎 위에 쫄래쫄래 다가오더니, 책상과 나 사이에 들어가 소동물처럼 몸을 둥글게 말았다.



「……류─지」



「네.」



「……나, 화났으니까.」



「네, 죄송합니다.」



「……꼬─옥 해줘.」



「네.」



무릎을 껴안고 내 가슴에 몸을 밀어붙이듯이 둥글게 된 아오이를, 양손으로 힘껏 껴안았다.


조금 전까지 자다가 갑자기 분주했던 탓인지 아오이의 체온은 평소보다 높았다.




「……쓰담쓰담도.」



「네.」




오른손을 머리에 올려, 아오이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보송보송한 고양이 털같은 머리카락. 이 머리를 소중히 다듬는 것도 내 일이다.


어루만져서 기분이 좋은 듯 눈을 가늘게 뜨는 아오이. 상하지 않은 머리카락을 쓰다듬고 있는 나도 기분이 좋았다.




「응뮤우……♡ 에헤헤, 기분좋아아……♡ ……저기, 류─지. 나…… 좋아해?」



「엥, 뭐야. 갑자기…… 그거야 물론이지.」



「안돼, 제대로 말해.」




똑바로, 불안하게 나를 올려다보는 눈동자.


요즘은 뜸해진 것 같지만, 아오이가 꾸는 악몽은 괴롭힘을 당하고 있을 때나 틀어박혀 있을 때도 아니고, 아침에 일어나면 내가 없어져 있는 꿈인 것 같았다. 눈을 깜빡이면 내가 사라져 버린다는 듯이 커다란 눈동자를 글썽이며 지이이, 나를 계속 바라본다.


시선공포증이 있는 이 아이가 눈을 마주칠 수 있는 유일한 상대라는 것이, 미안하지만 기뻤다.



「……좋아해, 아오이쨩.」



「……더.」



「좋아해. 아오이쨩, 좋아.」



「좀 더.」



「정말 좋아해, 아오이쨩.」



「우으으~읏♡ ……저, 저기, 좋아한다고 말하면서, 좀 더 강하게 꼬오옥♡ 하면서, 쓰담쓰담도, 저기, 좀 더……♡」



「……좋아해. 지금도, 앞으로도 쭉, 쭉 좋아해.」



「……쿠훗, 쿠후훗♡ 뉴후후♡ 어, 어쩔 수 없네에, 류─지는♡」



내가 생각해도 팔불출도 아니고 말야. ……으─음, 애정을 쏟지 못한 건 아닐텐데. 그래도 이 아이의 인정받고 싶은 욕구는 분명 누구보다 귀찮아서.


히죽히죽하고 뺨을 느슨하게 하는 그녀를, 부드럽고 상냥하게 어루만졌다.



「……그러면 아오이쨩은 어때? 날 좋아해?」



「후엣!? 아우, 에으, 우우……그, 그거……응.」



「안된다. 제대로 말해야지?」



「……좋아. 류─지, 좋아해……」



「더.」



「류─지, 류─지이……. 좋아해요, 좋아해♡ 쭉, 쭈욱 좋아♡ 우우♡ 내가 류─지를 좋아하는거, 알고 있지이……♡ 류─지, 류─지이…… 좋아, 좋아해……♡」



「좀 더.」



「류─지, 정말정말정마알, 정말 좋아햇♡ 나 말야, 류─지 없으면 정말 아무 것도 할 수 없는거야? 류─지가 좋고 좋아서 좋아서, 정말 좋아♡ 뭘 하고 있어도 쭉 류─지만 생각하고 있엇, 류─지 의외에는 아무 것도 필요없엇♡ ……우우, 좋아……♡ 좋아해요옷…♡」



「……고마워.」



「정말 좋아……♡ 류─지, 좋아해요? 저기이, 저깃? 사실이야? 정말로 정말로, 엄청 좋아한다니까♡ 저기, 류─지, 츄─우 해줘? 츄─우해달라구 츄우우♡ 내가 류─지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 수 있으니까 말야, 그치, 그치잇♡」




……전혀 일을 할 수가 없다.


하지만 거기까지 말을 들으면 어쩔 수 없으니, 얼굴을 내밀며 들여다보듯 키스를 하자 아오이가 내 볼을 양손으로 잡으며 힘차게 입 안에 혀를 집어 넣었다.



「응후웃♡ 쮸릅♡ 쥬우, 쮸릅♡ 쮸─후♡ 쥬우♡ 응~~♡ 레, 레로……♡ 쮸우, 쮸우♡ 쮸릅, 레로~♡」




거의 정면을 향하면서 작은 혀가 입안을 기어다닌다. 이빨 하나하나를 사랑스러운 듯 살며시 쓰다듬으며, 내 혀에 자신의 혀를 얽혀. 이쪽의 힘을 송두리째 빼앗았다, 대신 자신의 침을 마시라는 듯 이쪽에 보낸다.


 ……응, 마음은 전해진다. 엄청 전해졌다.




「후음, 후으음♡ 응읏, 응~~읏♡ 푸하아……. 에헤헤, 츄─하는거 기분 좋아……♡」



「……나도. 고마워 아오이쨩…… 나, 일해도 괜찮을까? 아직 키스 부족해?」




걱정스러운 표정이 나왔을 것이다. 므으으, 하고 뺨을 부풀리면서 내 오른손만은 힘껏 끌어당겨, 털썩 자신의 머리에 얹는다.




「……쓰다듬으면서, 하면…… 좋아.」




「응. 고마워.」




부드럽고 상냥하게. 깨지기 쉬운 물건을 다루듯이. 책상다리한 다리 위에서 고양이처럼 둥글게 된 아오이쨩의 머리를 어루만지면서, 왼손 하나로 자판을 두들겨 갔다.


……아니, 하기 힘드네. 시간이 두배 정도 더 걸리겠어.


단지, 심야의 방 안에 아오이쨩의 조용한 숨소리와 키보드의 타건음(打鍵音)만이 작게 울린다. 이 느낌은 생각보다는 괜찮았다. 왼손에 쥐날 것 같기는 하지만.




「미유우…… 저기 류─지, 빨리 이불 덮고 싶어……」



「미안해애. 조금 더 해야해서. ……아니 거기에 얼굴 돌리지 마?」



「브으으. ……아직이야아?」



「잠─깐만. 앞으로 조금. ……그리고 거기에 얼굴 들이밀고 숨쉬는 것도 좀 그만둬 줘?」




서버리니까.


참을 수 있었던 건 한순간이었던 것 같았다. 짬을 주체하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졸린지 꾸물거리던 아오이를 달래며, 재빠르게 일을……응? 왠지 안절부절 못하고 있어, 이 녀석.




「……저, 있잖아, 류─지……」



「응? 무슨 일인데?」




어라? 언제 그렇게 얼굴이 빨개진 거야? 아니, 이거 흥분한 거 아니야?




「저, 저기 말야…… 이, 일해도 좋으니까, 그…… 에.」



「? 다시 한번 말해줄래? 들리지 않았어.」



「……그, 그러니까아……. 이, 일하는 동안에…… 그, 그, 있잖아? ……자지, 빨아도 돼?」




아─, 베로츄(ベロチュー) 했었지. 이 녀석이 그걸로 끝낼리 없겠지.


 ……뭐어, 핥아 준다면? 그건 좋지만서도.



베로츄(ベロチュー) : 딥 키스.





***




「……츄팟♡ 응훗, 레롯♡」






승낙한 순간, 눈을 빛내며 부랴부랴 내 바지를 벗기기 시작한 아오이. 그대로 고간에 얼굴을 들이밀고 장대에 혀를 기어 간다.




「응후후♡ 조금 커져있어……♡ 색골♡ 류─지 엣찌♡」



「아니 그야, 조금 전 키스같은 걸, 했으니까……」




기쁜 듯이 나를 보며, 콕콕 타액으로 젖은 귀두를 찌른다. 그거 그만둬.




「……나랑 츄─하면, 류─지의 자지 크게 되는거야……♡ 후헷, 에헤헤♡ ……응 뭐어, 무읍♡ 응후─읏♡ 후─읏♡ 아직, 후응 후, 쿠힛, 후아 있어……♡」




 덥썩, 자지 털에 얼굴을 파묻듯이 해선 장대를 모두 입에 머금는다. 미지근한 입 안에서는 귀두와 막대를 갖고 놀 듯이 레로레로 혀를 날름거렸다.


그리고는 그대로 빈 손으로 불알을 주무르며, 단숨에 풀발기까지 가게 만든다.



「응훗, 쮸웁♡ 츄르르르~릅♡ 응붓, 부웃♡ 응─부우♡ ……응후, 엄청 커졌어……♡」




자신의 입으로 발기시킨 것이 기뻐서 견딜 수 없다는 듯이, 황홀한 표정으로 풀발기 자지를 바라보는 아오이. 얼굴이 작아서 진짜 장대가 얼굴보다 길지 않을까 하는 레벨로, 나란히 보니 흥분된다고나 할까.



「……아오이쨩 저기, 펠라 잘하네?」



「엣♡ 에헤, 깃, 기분 좋았어? 나앗, 류─지의 자지 핥는게 특기니까♡ 같이 살게 되고 나서는, 류─지 잔뜩 빨게 해주는 거엇♡ 게다가, 전의 집에 있었을 때도, 류─지 방문 열고 잤으니까, 자주 놀러가서 자고 있는 류─지의 것으로 잔뜩 연습……」



「으응, 미안 괜찮아. 계속해줄래?」



「으응♡ ……하음♡ 후음, 응훗, 쥬우♡ 후뺫♡ 쮸웁, 쮸웁, 쮸르릅♡」




……불법 침입의 이야긴 듣지 않았던 것으로 하자.


아니, 진짜로 기분 좋다. 아─ ……자지 녹을 것 같네. ……일하는거 무리 아닐까……?


이미 등받이에 몸을 기댄 채 일을 중단하고 페라의 쾌감에 의식을 집중했다.


아오이의 입에는 뜨거운 침이 줄줄 나와, 잘 미끄러져 기분이 좋다. 이대로 한 번 사정해볼까,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문득 오른쪽에서 흔들흔들 움직이는 것을 깨달았다.



──문질♡



「후으음!? ……므으으♡」



입의 움직임과 함께 부들부들 움직이는, 빵빵한 궁둥이에 그만 손이 뻗어 버렸다. 응, 이건 어쩔 수 없어. 사고네, 사고.


복슬복슬한 잠옷 위에서도 알 수 있는 무게감과 육감을 손바닥으로 즐기고 있자니 아오이가 자지를 빨면서 의심스러운 눈으로 이쪽을 보았다.



「아, 미안. 싫었어?」



「응므─읏, 쮸뽕♡ ……별로, 싫지는 않지마안♡」



「그럼 생 엉덩이 만져도 돼?」



「……바보류─지. ……응, 좋아. ……잔뜩 만져줘, 기분 좋게해줘? ……응읏♡」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사양하지 않고 바지 속에 손을 넣었다.


팬티 고무에 손목을 끼워 안절부절 못하는 생엉덩이를 어루만진다. 팬티 속에서 찌고 땀에 젖은 엉덩이는 촉촉하게 손에 달라붙었다.



「……엉덩이, 좀 더 강하게 만져도 좋─아……♡ 하므읏, 응훗♡ 후우우♡ 응훗, 쥬릅, 쥬릅, 쥬릅, 쥬릅♡」




스윽, 팬티를 반쯤 벗겨 젖히고, 새하얀 엉덩이를 직접 보며 갈라진 틈새로 손가락을 가져다 대니, 뜨거운 열기와 땀이 손가락을 감쌌다.


구멍을 넓히듯이 살살 주무르자, 손가락 사이로 엉덩이살이 흘러넘치고, 아오이의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므후─읏♡ 후─읏♡ 응믓, 츄루, 츄르르르~♡」



「응, 그 빨아올리는거 기분 좋네에. ……아오이쨩, 엉덩이 커졌어?」



절대로 옛날보다 커져 있겠지. 4, 5년 전쯤부터 키가 크지 않았는데 무릎에 올려놓으면 무겁고.


……어라? 아오이쨩 입 멈춰버렸어? ……화내고 있나?




「……즈루루룹♡」



「응극! ……미, 미안 아오이쨔, 으아 자지 빠진다니까!」




오싹오싹 등에 달린 쾌감을 지그시 참았다. 우와, 아주 전력을 다해 빨아들이고 있어. 무서워어…….


그러고 아오이는 소리를 내며 입에서 거칠게 장대를 빼더니, 찌릿하는 눈으로 탓하듯이 나를 노려보았다.



「……류─지는 바보. 여자아이한테 그런 말하는 거, 최악이니까. 섬세함이 없는 남자.」



「어─, 그래? 나, 엉덩이 큰 걸 좋아하는데에…… 에로틱하지 않아? 아오이쨩 그렇게 귀여운데다가 엉덩이까지 크면, 이젠 최강이라고 생각했는데……」



내친 김에 입가에 붙어있는 자지털조차도 야해보이는 아오이쨩.



「……정말?」



「응, 정말정말. 엉덩이 커다란 아오이쨩 정말 좋아해. 가슴도 엉덩이도 빵빵하고 이렇게 귀엽다니 무적이라고 생각해.」



「훗, 흐─응. ……흐~으응♡ 그럼 용서, 해줄게. ……그럼, 엉덩이, 앞으로도 잔뜩 만져서, 기분 좋게 해준다면…… 좀 더 류─지가 좋아하는, 커다란 엉덩이가 되버릴, 지도♡」



어이구. 화내는 척하는데 입꼬리는 느슨해졌어. 이런 점이 귀엽지. 언행은 완전 성욕과다에.


한 건 낙착한 상태에서 엉덩이 주무르기를 재개. 아오이도 펠라치오를 재개해 주었다.


열이 들어간 몸짓에 나도 모르게 손도 의욕이 생긴다.




 ──살랑살랑 ……츠후웃♡ 낼르음♡



「하으응♡ ……류, 류─지이 ……거기, 하아……♡」



「……굉장히 젖었네, 여기.」



「우으으……♡ 부, 부끄러워…… 으아우응♡」



엉덩이로부터 한층 더 손을 뻗어, 집게손가락을 앞으로. 얼굴에 어울리지 않게 조금 진한 음모의 안쪽은, 이미 상당한 습기를 띠고, 손가락이 미끈거리는 뜨거운 체액에 휩싸인다.



「……자지빨고 흥분해 버렸어?」



「아♡ 아냐, 우우♡ 아닌거얼♡ 나, 그렇게 엣찌하지 않…… 아앙♡」



주름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듯 손가락을 움직였다. 아직 안쪽까지 들어가지 않았고, 입구 쪽을 상냥하고 부드럽게. 아마이키(甘イキ)*도 할 수 없을 정도의 부드러운 자극으로, 아오이의 얼굴이 흐리멍텅하게 녹아내렸다.


 ……기분이 좋아져도 맛있다는 듯이 입안에 넣고 핥으며, 무의식적으로 손딸까지 해서 기분을 좋게 해주는 아오이쨩 정말 좋아.


(아마이키(甘イキ) : 전립선이나 젖꼭지 등의 성감대를 자극하여 가볍게 가버리게 하는 행위. / 드라이 오르가즘)



「이렇게 흠뻑 젖었는데?」



「이거, 이거언……♡ 킷, 키스부텃♡ 류─지랑 츄─했을 때부터, 쭉 이랬는걸♡ 류─지 때문이얏♡ 류─가 빨리 만져주지 않았으니까, 내 팬티 가운데, 계속 끈적끈적해서 기분 나빴다굿♡」



「그런가아, 내 탓인가아……. 미안해, 용서해줄래?」



「안됏♡ 좀 더 보지 기분 좋게 해주지 않으면 용서하지 않을 테니깟♡ 츄웃♡ 함께 기분 좋아져서, 자지 밀크, 듬뿍 마시게 해줫♡」



아오이가 귀두에 키스하면서 장대를 훑는 손을 빠르게 움직였다. 침으로 미끌미끌해진 장대는 움직이기도 쉬울 것이다. 꽤 빠른 스피드 때문에 나도 자칫 방심하면 갈 것 같았다.


질세라 이쪽도 손가락을 두 개로 해서 G스팟 부근까지 침략하자 아오이의 몸이 움찔, 하고 뛴다.



「응큿♡ 후히잇♡ 후─우♡ 후─우♡ ……조, 조금 갈 것 같았자낫♡ 내 보지는 류─지의 자지랑 함께 갈거얏♡ 나 기분 좋게, 큐우우♡ 하는 거、류─지가 사정할 것 같으면 해줫♡」



「그럼, 아오이쨩도 열심히 빨아줄래? 갈 것 같아지면 G스팟 힘껏 찌부러뜨려 줄테니까.」



「하훗, 후웃, 후우우우♡ 이, 이런 커다란 거어, 터, 턱이 빠지겠잖아아……♡ 하─웃, 하─웃♡ ……아─, 응, 으읍♡ 하후웃, 응훗♡ 쮸릅, 쮸르릅♡」



 ……귀여운 얼굴이 인중까지 늘려져서 엉망이 되고 있다.


작은 입으로 애써 내 것을 삼켜주는 아오이에게 응하듯이, 나도 손가락의 기세를 빨리 해 나간다. 이제 업무 따윈 관계 없다, 빈 왼손으로 주물럭 주물럭, 매달려 있는 커다란 한쪽 가슴을 옷 위에서 주무르며 즐겼다.


아니, 그렇다 치더라도 아오이쨩 진짜 페라 잘하네. 성기 뒷 부분(裏筋)을 혀의 끝부분으로 괴롭히는 것과, 칼리목을 입술로 츄파 츄파하는 것이 정말 기분 좋았다.



「응읏쿳♡ 츄우, 쮸웁, 쮸웁, 쮸르릅♡ 후아, 자, 자지의 끝 부분 후우, 후우 볼록해졌엇♡ 에헤헤, 류─지도 이제 사정할 것 같앗? ……응힛♡ 보지 기분조아, 츄르르르릅♡ 아우읏, 응큿♡ 저깃, 같이 기분 좋아지잣♡ 나 류─지랑 함께 기분 좋아지고 싶엇♡ 하웃, 간닷♡ ……응훗, 쮸파아♡ 저깃, 저기, 쟘깐♡ 잠─까안♡ 쥬읍, 쥬웁, 쮸봇♡」



「아─ 위험해. 갈 것 같아……. 아, 사정한닷, 할거니까, 아오이쨩도오, 가랏!」




「응후웃♡ 응옷♡ 옷, 옷, 응~읏♡ ……응구웃, 응읏쿠♡ 응쿠웃♡」



 ──푸슈웃♡



사정하는 순간 아오이의 G스폿을 힘껏 자극하자 애액이 이거 실화냐, 할 정도로 분출해 아오이쨩이 눈의 흰자가 꽉 찰 정도로 치떴다.


그런데도 무의식적으로 입안에 털어놓은 백탁은 다 마시려고 하고 있는 듯이 큰 소리로 삼키는 소리가 들려온다.


……아~ 기분 좋다. 위험해 이거.



「꿀꺽, 꿀꺽♡ ……케흑♡ ……아, 아힛, 헤아……♡ 류─, 지이……♡ 조아, 해애……♡」




다 마시지 못한 정액을 입가에 흘려보내며, 온 몸을 경련시키면서도 조금 부드러워진 자지는 입에 머금은 채 아오이가 행복한 듯 다운됐다.


콧물인가 싶더니 역류한 정액을 코로 흘려 보내, 화려하게 절정해선 엉덩이는 머리보다 높이 들어올려서 애액을 떨어뜨리고 있었다.


 ……정말 굉장하군…….






「……아─. ……좋아, 일해볼까.」




아오이의 코로부터 흘러내린 정액을 휴지로 닦아내면서, 뇌내에서 시뮬레이션을 개시했다.


깔끔하게 정리된 머리로 남은 일을 마하로 끝낸 뒤 아오이쨩의 입가와 엉덩이를 차가운 수건으로 닦아내고, 여분의 파자마를 갈아 입혔다. 이불까지 챙겨서 함께 취침, ……좋아, 의외로 빨리 잠들었어.


……결국, 업무 종료 직후에 각성한 아오이에게 이상한 발정 스위치가 들어가, 제대로 잠들지 못한 채 출근하는 처지가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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