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해후





작가의 말 : 에로 없습니다. 다음화가 최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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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은 화창한 일요일이었다.






「……아오이쨩、나 잠깐 쇼핑 갔다 올게. 1시간 정도 걸릴거야.」



「……엣? 쇼핑이라면、류ー지 어제 갔었잖아? 왜?」



「아ー 미안、잠깐 살게 있어서. 괜찮아、진짜 금방 돌아올거니까.」



「으、으응……알았어. ……정말로 바로 와줘야 해? 약속이야?」



「물론이지. 그럼、잠시 다녀올게……」






시각은 아침 10시. 조금 전 류지가 만들어 준 아침을 둘이서 먹고, 오늘의 예정을 의논하고 있는 참이었다.




오후부터는 함께 예전부터 도전하려던 2000 피스 직소 퍼즐을 하려고 했었다. 계속 기대하고 있던 아오이는 어제부터 거실 책상 위에 만반의 상태로 준비해 놓고 아침을 먹으면서도 가끔 힐끔힐끔, 그쪽을 보며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류지가 사준 퍼즐. 완성도가 그려져 있는 그 박스를 볼 때마다 아오이는 넋을 잃고 쳐다본다.


그건 바다의 경치로 유명한 화가의 작품을 퍼즐로 한 것으로, 중앙에는 두 마리의 돌고래가 다가오듯 헤엄치고 있는 것이 특징적이었다.




(큰 쪽의 돌고래가 류─지고、함께 즐겁게 수영하고 있는、작은 쪽이 나야.)




반짝반짝 빛나는 바다와 보석 상자같은 산호색 바다에는 돌고래들을 방해하는 물고기가 단 한 마리도 없었다. 깨끗한 것만으로 둘러싸여 자기들밖에 없는 바다를 헤엄친다.


아오이에게 저 바다는 이 방 안이고, 류지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마치 이 퍼즐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장소에서, 오늘은 쭉 함께 있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뭐냐구、류─지 녀석. 쇼핑 정도는 다음에 해도 되잖아.)




즐거운 기분이 동거인의 갑작스러운 외출로 조금 그늘이 져버린 것이 아오이에게는 불만이었다.


류지가 나가버린 뒤의 현관에서 덩그러니 무료한 듯이 서있었다.


눈 앞에는 새하얀 은빛의 노브가, 아오이를 바깥 세상으로부터 지켜주는 문. 평소에는 든든한 그것도 지금은 아오이와 류지를 갈라놓는 벽이다.


……만약 그 노브가 더 이상 움직이지 않게 되고, 류지와 만나지 못한 채 계속 혼자 갇히게 된다면.


그런 것을 생각해 버린 아오이는 무서워져서 도망치듯 거실로 뛰어 들어갔다.




(……괜찮아. 한시간 정도라고 했는걸. 류ー지는 거짓말하지 않는걸.)




딱히 이 정도라면 아무렇지도 않다.


아오이에게도 집 정도는 볼 수 있다. 지난번에도 아오이가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다고 했을 때, 류지가 밤중에 편의점까지 가줬고, 아오이가 싫어하는 당근을 먹을 수 있었을 때는 상으로 케이크를 사다 주었다. 


그 사이에도 집 안에서 혼자 버틸 수 있었고, 원래 평일이었다면 8시간 이상이나 혼자 있는 것이다.


쇼핑으로 한 시간이면 여느 때와 같은 장보기일 것이다. 그 사이 정도야, 집을 보는 것은 간단하다.




그럴, 진데.




오늘 함께 있을 줄 알았는데 갑자기 혼자가 되어서일까. 아오이는 왠지 평소보다 불안해져서 거실을 이리저리 배회한다.




(류ー지……)




딱히 류지의 행동에 이상한 점은 없었을, 터다. 류지는 아오이를 아껴주고 있다. 항상 항상 항상, 계속 요구해도 부족할 정도로, 아오이는 류지를 요구하지만, 류지는 그런 아오이를 제대로 받아들여줬고 그녀에게 따뜻한 행복을 주었다.


그러니, 걱정같은 건 할 필요가 없을 터인데.




그런데도, 이렇게 불안하게 생각하는 자신이 아오이에게는 이상할 수밖에 없었다.




(……함께 퍼즐、기대된다. 류ー지、분명 이런건 잘 못하니까、내가 열심히 노력하지 않으면 안돼.)




책상 위의 큰 상자. 비닐도 벗겨내고, 나머지는 뚜껑을 열면 될 뿐인 퍼즐. 패키지의 돌고래는 두 마리가 사이좋게 헤엄치고 있다. 즐거운 듯이, 행복한 것처럼.






《어제 일주일 분의 쇼핑을 하고 왔을 때는、확실히 1시간 정도 걸렸지만. ――까먹고 안 산 것이 있어도 그 정도로 걸릴까.》


《아까 류지는 평소 쇼핑갈 떄보다 멋진 옷을 입고 있지 않았나. 신발도、스니커즈가 아닌 제대로 된 가죽 구두를 신고 간 것 같다.》






책상 위의 깨끗한 바다. 무서울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아름다웠다, 굉장히 아름답다고 아오이는 생각했다. 반짝반짝해서, 행복이 눈이 부실 정도로 반짝반짝, 반짝반짝, 반짝반짝, 반짝반짝.


그리고 중앙에는 붙어서 헤엄치는 두 마리의 돌고래. 아오이와 류지.


 ……하지만.




――작은 돌고래는 큰 돌고래를 쳐다보고 있는데 큰 돌고래는 어디를 보고 있는 것일까.




스마트폰을 꺼낸 손이 떨리고 있다. 어째서일까, 라고 아오이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류지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일부러 이런 짓을 하지 않아도 류지의 위치를 나타내는 마크는 분명 평소와 같은 마트에 있을 것이다.




(……어라?)




마크가, 없다. 류지가 있는 장소. 아오이의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곳. 그것을 나타내는 표시가 아오이가 생각했던 곳에 없었다.


마크는 슈퍼와 정반대의 방향에 있었다. 아오이가 모르는 장소에.


표시된 이름을 검색해보니 ,아무래도 거기는 카페같았다. 젊은 여성 점원들이 웃는 얼굴로 이쪽을 향해 오는 것을 본 아오이는 황급히 탭을 닫았다.




불안은 의심으로 바뀌었고, 외로움은 초조함으로 바뀌었다.




(……류ー지는 거짓말 하지 않아.)




쇼핑하러 간다고 했는데, 그는 지금 카페에 있다.




(……류ー지는 나를、버리지 않아.)




몇번이고 몇번이고 아오이를 도와준 류지. 아오이와 류지는 단둘이서 깨끗한 바다를 헤엄치는 돌고래다. 아무런 걱정도 없을 것이다. 바닷속은 따뜻했고 보이는 것들은 모두 반짝반짝했다.








하지만 큰 돌고래는 무엇을 보고 있는지, 아오이는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아오이에게는 류지 뿐인데, 류지는 다른 사람과도 친분이 있었고, 그렇다면 류지에게는 아오이만이 아닌 것이다.








입을 꾹 다물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오゛에에에゛엑!」






무릎을 꿇고 위 속의 것들을 변기에 대고 쏟아냈다. 위산이 목구멍을 태웠다. 류지가 아오이를 위해 만들어준 밥이 쓸모없게 되어버린다. 눈앞은 눈물이 글썽여서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게 되어버릴 정도였다. 두개골 안쪽이 욱신욱신 누군가에게 두들겨 맞은 것처럼 아팠다.






「어째서……류ー、지이……」






시야에서 색깔이 사라지고, 호흡법을 알 수 없게 되었다. 일어나고 싶은데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입을 닦고 싶은데 팔이 올라가지 않았다.


움직이지 않아. 움직일 수 없어, 움직일 수가 없어. 한 발자국도 여기서 움직일 수 없어.






내 실내화가 없다. 교과서는 찢어져 있었고 위에서 갑자기 물이 끼얹어졌다. 책상에 쓰여진 욕설은 아무리 문질러도 없어지질 않아. 교사라고 자칭하는 여자는 물건을 소중히 하라고 나에게 소리를 질러.


어두워. 무서워. 아파. 아무 것도 보이질 않아. 도와줘, 누군가, 누군가 도와줘. 도와줘……류ー지.






『아오이쨩.』






캄캄한 어둠 속에서 아오이를 구해 주었을 때의, 류지의 얼굴이 새겨진다.


함께 있어준다고 말해준 가장 사랑하는 사람. 아오이를 도와주는 아오이만의 왕자님. 아오이만의 히어로.






「……가지 않으며언……」






시야가 되돌아왔다. 몸에 힘을 주었다. ……일어선다.


문 밖에는 아오이를 바보 취급하는 시선과, 아오이의 험담을 하는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다. 반짝이는 바다도, 빛나는 밤하늘도, 아름다운 산호도, 아무 것도 없다.




하지만 무엇보다 무서운 것이 있다.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잃어서는 안 될 사람이 있다. 그러니.






작고 여린 소녀가, 바깥 세상로부터 지켜주는 문 손잡이에, 살짝 손을 얹었다.










***










작은 카페에는 커피향과 일요일 오전의 고즈넉한 떠들썩함이 가득했다.






(아오이、뭘 하고 있을까나아.)




아즈마 류지는 안내된 테이블 석에서 가게 안을 빙 둘러보며 나지막히 한숨을 내쉬었다.


이 가게까지, 집에서 걸어서 10분도 걸리지 않는다. 지금까지 들어간 적은 없었지만, 아오이가 오기에는 아직 조금 허들이 높을 것 같다고, 웃는 얼굴로 접객하는 젊은 여성 점원이나 만석의 점내를 보며 생각했다.




화창한 햇살이 비치는 창가 자리. 바깥을 걷는 자녀 동반의 부모와 손을 잡고 있는 커플을 멍하니 바라보며 좀처럼 돌아오지 않는 상대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이 후, 집에 돌아가면 널어놓은 이불을 걷고, 점심을 만들고, 오후에는 아오이와 함께 직소 퍼즐을 만들기로 약속을 해놨다.


(아오이、엄청나게 기대하고 있었으니까 말이지이. ……그래도、주스도 과자도 아직 많았었으니까、뭐 괜찮겠지.)


류지는 솔직히 퍼즐같은 단조롭고 세세한 작업은 특기가 아니었다. 혼자 하다보면 분명 도중에 질려 버려서 완성하지 못할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아오이는 그렇지 않은 듯 묵묵히, 그것도 즐거운 듯이 한다. 류지는 퍼즐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퍼즐을 하고 있는 아오이를 보고 있는 것은 언제봐도 질리지 않았다.




(……점심、뭘로 할까.)






여자는 화장실이 길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류지는 뜨거운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오므라이스……는 아오이가 과식해 버리니까、퍼즐 전에는 하지 않는 편이 좋겠어. 핫케이크는 내가 밥 먹는 기분도 안들고……아ー、차라리 하면서 집어먹을 수 있는……샌드위치 같은거? 뭔가 할게 없네……응?)




짤랑짤랑하고 도어벨이 울리면서 새로운 손님이 들어왔음을 카페 안으로 전한다. 하지만 왠지 그 후…… 점내가 일순간, 조용해진 느낌이 들었다.




「어서오세요……엣!? 아、잠깐、손님……!?」




벨소리에 달려온 직원들의 당황한 목소리가, 잔잔한 카페 분위기를 확 바꿔놓았다. 작은 가게다. 조금만 이상해도 카페 전체에 그 분위기는 순식간에 퍼지는 것이다. 얼어붙은 가게의 공기에 뭘까, 하고 류지는 그쪽으로 눈을 돌렸다.






「류ー지!」






그 광경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시선 앞의 소녀는 파자마 차림에, 발밑도 실내용 슬리퍼를 신었다.


조금 전까지만해도 멀쩡했을텐데, 안색은 새파랬다. 굵은 눈물을 머금은 시선은 류지 쪽을 가만히 쳐다보고 있었다.




「……어라? 아오이쨩?」


「륫、류ー지……잇! 어、째서、이런 데 있는거야? 좀、좀 전에는 쇼핑간다고……옷.」




그리고 아오이는 비틀비틀 류지가 앉은 테이블로 다가갔다.






「……거짓말.」






류지의 맞은편의 자리. 거기에 놓여있는 것은 분명 여성용 가방과 코트. 아오이는 그걸 보고 숨을 죽였다.




「……거짓말、거짓말거짓말거짓말. 그럴 리 없어. 그럴 리 없어、그럴 리가 없는데……」



「아ー……아오이쨩? 이건 말이지、그……」



「아니야아니야아니야아니야아니야. 거짓말거짓말거짓말거짓말거짓말. 왜냐하면 나와 류ー지는 계속 함께인걸. 반짝반짝 빛나는 바다에서、 함께、쭉、쭉 함께、함께인걸. 류ー지는 나만의 왕자님으로、나를 도와주고……이런 건、있을 리 없어. 그럴 리 없어.」




바다? 라고, 류지가 한순간 의아한 표정을 지었지만 아오이의 시선은 류지의 맞은 편 자리. 그가 여자와 함께 있었다는 증거에서 떠나지 않았다.


중얼중얼 무언가 중얼거리면서 핏발 선 눈을 뜨고. 마치 계속 말을 한다면 그것이 모두 꿈으로 사라져 버린다고 믿는 것처럼.




「……아」




그래도, 사라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아오이에게는 류지 뿐인데, 류지에게는.




「아아、으아……아냐……거짓말이지이……」




매달리듯 류지를 보는 아오이. 거기에는 분명, 평소의 상냥한 미소를 띄우고 이것은 전부 착각이야, 라고 말해주고 아오이의 이름을 불러주는, 아오이만의…….




「아. ……뭐、야……? 류ー、지……저기、어째서、그런……」




시선의 끝. 류지의 표정은, 왠지 곤란한 듯한, 마치 숨긴 것이 발각된 것 같은, 그런…….




「으아、싫어어……싫어어……싫어、싫어어……엇! 싫어……엇、버리지、말아줘……엇!」




오열로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았다. 전해야 하는데 숨이 차서. 하지만, 외쳤다. 고통스러워도, 외치지 않으면 안된다.






「……버리지 마、버리지 말아줘、류ー지이……잇! 도、도와줘、싫어 싫어 그만둬、나를 버리지 맛! ……으엥。히끅、시러、뭐든지 할테니까、버리지 말아줘 싫어 싫어 싫엇、함께 있어줘! 미안해요미안해요……으흑、우에엥、미、미안해요오! 도와줘 도와줘 류ー지 도와줘어……함께가 좋아. 함께、쭉 함께 있고 싶어、혼자는 싫어、싫다구, 버리지 말아줘!」






점내에 아오이의 절규가 울려 퍼졌다. 손님도 점원도 모두 얼어붙어 류지에게 카페 안의 시선이


박혔다.


그러나 류지는 자신에게 향해지는, 마치 범죄자를 보는 듯한 시선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아오이가 공포를 억누르면서까지 자신을 만나러 와준 이 상황에 , 그날의… 아오이가 집으로 찾아왔던 날을 떠올리고 있었다.


그 날, 침대 위에서. 그녀가 칼끝을 자기 목에 겨눴던 밤에 비하면.


그때의 두려움을 류지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그 이외라면 아무리 자신이 악역이 되든, 차가운 시선을 퍼부어져도, 그에게는 솔직히 아무래도 좋았다.






……그런데、애초에 그거 이전에.








「……전부 착각이지만!」


「……에?」










갑자기 목소리를 높인 류지에게 아오이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순간 시간이 멈추고, 그리고 그 간극 속에서.


또각, 또각하고, 류지들의 테이블에 다가오는 힐 소리가 들려왔다.




그것은 류지에게는 수습할 수 없는 이 상황을 타개해 주는 존재로, 아오이에게는 류지를 빼앗으려고 하는 최악의 적이 다가오는 발소리였다.


그것을 알아차리고, 아오이가 증오를 담은 시선으로 휙 그쪽으로 되돌아 본다. 


그러자, 거기에는.






「……오랜만이야、아오이. 그리고……가게에서는 조금、조용히 하세요…….」


「……아……엣? ……마마?」






두통을 참는 듯 머리를 누르는, 히이라기 토우코――아오이의 어머니가 서있었다.










***








그 자리에는 세 명의 남녀가 모여 있었다.




우선 첫 번째, 히이라기 아오이는 조금 전의 기세가 거짓말처럼, 얼굴을 붉히고 고개를 숙이면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그 다음에는 아오이의 옆에 앉은 두 번째, 아즈마 류지는 그런 아오이의 모습을 실로 즐거운 듯이 바라보면서 아플 정도로 자신의 손을 잡는 아오이의 등을 툭툭 두드리며 위로하고 있었다.


그리고 세 번째. 히이라기 토우코는 일어서서 카페 안을 바라보며.




「여러분、시끄럽게 해서 죄송합니다. 이 아이는 제 딸로、보신 대로 조금 불안정해서……. 이쪽의 그는 딸아이에게 매우 잘해주고、이렇게 정기적으로 딸의 모습을 저에게 보고해줍니다. 그것을 이 아이가 착각해서、이런 소동이……. 사랑스러운 딸입니다만、너무 순수한 면이 있어서……」




카페 안에 전해질 정도의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고지식한 성격을 엿볼 수 있는 사과의 말. 류지를 서포트하면서, 딸에 대한 애정이 엿보이는, 그런 모습에 차가웠던 카페 안의 공기가 어딘가 바라보는 것처럼, 따스한 것으로 변해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깊게 고개를 숙이고 나서 토우코가 자리에 앉아 아오이를 마주했다.




「……후우. ……그러、면. 정말로 오랜만이네、아오이. ……으응、건강해보여서 다행이야.」



「으、응……。……왜、왜 마마가 류ー지와 함께 있는거야……?」




아직도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듯한 모습의 아오이는, 눈을 희번덕거리면서 토우코에게 의문을 던진다.




「응? ……왜라니……」




그 물음에 토우코는 벙찐 표정으로 류지와 얼굴을 마주보고는 새삼스럽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아오이(쨩)의 일상기록 보고회인데」」


「……에?」




얼굴에 대량의 물음표를 띄운 채 아오이의 시간이 멈추었다.




「네、토우코씨 이거、최신판입니다.」


「고마워、류우군. ……어머나아……. 우리 딸 귀엽네.」




아오이를 내버려 둔 채 두 사람의 대화가 계속 되었다. 서로의 손에는 인쇄한 사진. 거기에는.




「그거、일전에 공원 갔을 때 벤치에서 졸던 사진입니다. 그쪽이 도와준답시고 접시 깨먹어서 망연자실하는 쪽이고、이쪽이……」


「……!? 뭐、뭐야 그거!? 엣!? 내 사진!? 어째섯!?」




정신을 차린 아오이가 두 사람의 손에서 사진을 빼앗으려고 손을 뻗는다. 둘은 호흡을 맞춘 듯이 아오이를 제지하면서 사진을 보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네 그만 그만. ……나도 남의 소중한 따님을 맡은 몸으로서 보고는 하고 싶어서 말이지. 그래서 정기적으로 토우코씨와 만나고 있어. 평소에는 퇴근할 때 만나곤 하지만.」


「뭣、저기……잇!? 」




방금전과는 다른 부끄러움에 얼굴이 빨개지는 아오이. 그 모습마저도 토우코가 카메라에 담았고, 그 성과에 만족한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으응、귀엽게 잘 찍혔어. ……성실하구나. 나 딱히、류우군 상태라면 아무것도 걱정하질 않는데.」


「아뇨、그럴 수는 없잖아요. 미안해、아오이쨩. 숨기려고 해서.」


「……아、으、으응. 놀랐지만……. 그、마마라서 다행이야. ……나 조금 걱정、해버려서……」




아무리 생각해도 크게 걱정이라는 레벨이 아니라 허둥대는 모습이었지만, 그것을 두 사람 다 지적하지는 않았다. 그대로 세 사람이 일순간 입을 다물고, 무언의 시간이 흐른다.




「……죄송합니다、저 잠시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앗……」




그렇게 말하고 류지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오이와 동거가 결정되고 나서, 모녀가 만나는 것은 아마 처음일 것이다.


이 두 사람의 관계는 험악한 관계는 아니다. 하지만 「딸의 힘든 시절에 힘이 되질 못했다.」라는 생각을 안고 있는 토우코와、「어머니가 아닌 류지에게 의지해 버렸다.」라는 것을 신경쓰고 있는 아오이. 


서로 서툰 구석이 있는 두 사람은 잠시 만나지 못하는 사이에 어딘가 거리를 두게 되었다.




「……고마워、류우군.」




아오이에게 들리지 않게 자리에서 일어나는 류지에게 토우코가 중얼거린다. 류지는 입가에 조그맣게 미소를 머금고 모녀의 테이블에서 멀어졌다.




「……이렇게 단둘이 있는 것은、정말로 오랜만이네.」


「……으응.」




정면에서 상대방을 보고 말하는 토우코와 다른 사람과 눈이 마주치는 것이 서툰 아오이. 겉으로 보면 혼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서로의 음색은 상냥해서.




「……둘이서 생활은 어때? 류우군에게 폐……는、끼치겠지만、즐겁니?」


「……으、으응. 즐거워、요.」




띄엄, 띄엄. 어린 시절의 모녀의 대화보다 더욱 어생했지만 끊임없이 대화는 계속되었다. 최근에 있었던 일, 평상시에 뭘 하고 있는지, 건강을 해치지 않는지.


토우코의 짧은 질문에 아오이는 더 짧게 대답했다.


똑바로 딸을 지켜보는 토우코의 냉정한 얼굴에서는 자애가, 얼굴을 숙인 아오이도 어딘가 쑥스러운 듯, 하지만 입가가 느슨해져 있었다.






「……지금은、행복하니?」






잠시 침묵한 뒤, 토우코가 물어봤다. 딸의 표정으로 대답은 알 수 있었지만.


그, 가장 심한 시절의 아오이의 모습을 알기 때문에, 그녀는.






「……으응. 정말、행복해.」






그때만큼은, 고개를 들고 똑바로 토우코의 눈을 바라보면서. 꽃이 피어나는 듯한 미소를, 평생 보아온 딸의 가장 아름다운 얼굴이라고 토우코는 생각했다.


흘러내리는 눈물을 참으며 그럼 됐어. 하고 나지막이 중얼거리고 토우코는 커피를 마셨다.








「……저기、말야. 마마는、분명 바쁠 거라고、생각하지만……. 괘、괜찮으면、이번에、또 와도 돼. ……류ー지의 밥、맛있어.」








그렇게 말하고는 니헷 하고 웃는 아오이. 딸의 이런……정말로 행복한 듯한 웃는 얼굴을 본 것은 얼마만일까. 그리고……딸을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엄마인데, 이 아이가 이런 말을 해주는 것이. 얼마나 기쁜지.






「꼭、갈게.」


「……응、기다리고 있을게. 셋이서、놀고 싶으、니까……」






두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카페 밖에 나와있는 류지는 그렇다 치고. 아오이의 등장에 귀를 곤두세웠던 가게 안의 사람들은 그 대화에 자신도 모르게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정도였다.




「고마워. ……후훗、난 이제 돌아갈게. 류우군의 용무도 끝났고、아오이도 만나서 이런 멋진 시간을 보냈으니까. ……그래도 마지막으로. 미안해요、하나만 더.」


「……? 뭔데?」


「……나는、아오이에게 좋은 엄마가 아니었다고 생각해. 너를 도와준 사람은 류우군으로、나는 보고 있는 것 밖에는 하지 못했어.」


「……그、런.」




자세를 고치고, 눈빛을 진지하게 바꾸며 토우코는 아오이에게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런 내가、네게 뭐라고 말할 자격은 없지만. 미안해요、이것만은 제발 부탁해. ……무슨 수를 써도 좋아. 자금면에서도 뭐든지、내가 할 수 있는 어떤 협력이라도 할 생각이야. 그러니까……」




한 템포 쉬고. 모녀의 시선이 교차하며, 서로에게 생각이 전해진다.


토우코는 그것에 안심한 것처럼 잠깐 시선을 느슨하게 하며, 류지가 있는 방향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절대、놓치지 마렴.」


「으응. 물론.」








마치 목숨을 건 결의를 담은 듯한 두 여자의 대화에 귀를 곤두세우던 실내 공기가 다시 얼어붙었다.






약속과 앞으로의.






「후우、다녀왔어어.」



「어、어서와……」



「……아니、아오이쨩도 「다녀왔습니다.」잖아.」






설마 아오이쨩 본인 등장으로 파란의 전개가 된 토우코씨와의 정기 보고회. 놀라기는 했지만, 오랜만에 모녀끼리 대화할 시간이 있었던 것은 좋았다고 생각했다.


 ……자리로 돌아가기 전에, 왠지 알바생한테 『저、저기、노력해 주세요!』라고 하는 수수께끼의 응원과 함께 커피 티켓을 받거나, 가게의 손님들이 왠지 격려하는 듯한 눈으로 보는 등, 영문모를 사건이 있었지만……응, 꽤 좋은 모임이 되었어.




「이런、아오이쨩 잠깐 기다려줘. 밖에서 걸었던 슬리퍼는 여기서 벗어줘. 새 거 가져올테니까.」



「앗、응……미안.」




……응? 눈, 어둡네? 어째서일까. 아오이쨩이 걱정할 일도 아니었고, 토우코씨와도 사이좋게 이야기하고 있었잖아.


지이이─, 내게서 일절 시선을 놓치지 않는 어둠 모드가 된 아오이. 거실까지 가더니 나를 소파에 앉히고 무릎 위에 올라왔다.


내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꼭 매달리는 아오이의 머리를 일단 쓰다듬어 준다.




「어、왜 그래? 응석받이 모드야?」



「……아닌걸. 그렇지 않은걸.」




으으으~음하고, 뭔가 번민하는 듯 신음하면서 부비부비 얼굴을 파묻고 있었다. 뭐지, 얼굴이 보이지 않아서 무슨 감정인지 모르겠어. ……이제와서 가게에서의 행동이 부끄러워진걸까?




「그래? ……저기、점심이나 먹을까. 아오이쨩 뭐 먹고 싶어? 핫 케이크로 할까? 나 만들어 올테니까……」



「시럿! ……우우、우우~웃!」




어, 뭐야. 왜 그러는거야. 울고 있는……것도 아니고.




「퍼즐、맞추지 않을거야? 그렇게 기대하고 있었잖아……」



「므우~. 우우우우~웃! 할거야、하지마안……! ……류ー지、나에게 원하는 거라든지、없어?」



「? 무슨 말이야, 갑자기.」




얼굴을 마주치지 않은 채 아오이가 그런 것을 물었다. 해줬으면 하는 일? ……뭐지. 채소는 먹어 줬으면 좋겠고, 내가 일하는 사이에 이불 정도는 널어줬으면 좋겠다든가, 여러가지 있긴 하지만…….




「……아. 토우코씨가 뭐라고 했어? 그래서 그렇게 언짢은거야?」




과연. 제대로 도우라든지, 말한거겠지. 역시 엄마다. 해줘서 나쁠 것은 없지만, 천천히 해도 되는데.




「마마에게도、들었지만! 다른거얏、내가 이렇게……이렇게、우~웃! 되어 버린 건! ……류ー지의 탓、그니까……」




툭, 툭 하고 내 가슴에 귀엽게 박치기 하면서 그런 말을 하는 아오이.


……응? 나라고. 어째서?




「그러니까、내 탓이라는거지?」



「……므우우~웃! 으므우우우웃~!」



「아팟、아파아파. 뼈 쪽으로 고개 돌리지 마. 몰래 토우코씨를 만난 건 미안했어. 그래도……」



「그런게 아니얏! 그것도 조금 싫긴 했지만……나를、위해서였고. 그런게 아니라……」




그렇게 말하고 입을 다무는 아오이. 이 아이가 말을 찾는 사이, 일단 할게 없으니까 머리를 쓰다듬는다.




「……류、류ー지 저기、저기 있잖아? ……나 하나만、내 멋대로 말해도 괜찮지……?」



「뭔데? 뭐든지 말해도 괜찮아?」



「나、싫어하지 말아줘?」



「안한다니까.」



「……정말? 절대、절~대로、싫어하면 안돼?」



「당연하지. 뭔 말인데.」




쭈뼛쭈뼛하면서 말할지 말지 망설이는 듯한 아오이.


시선을 방황하다가, 그래도 말해야 싶은지 아오이는 뜻을 정한 것처럼 나의 눈을 바라보며, 주저하면서 입을 열었다.






「어、그니까……류ー지. 나……비밀、은 참을 수 있지만……거짓말은、그만둬줘……?」



「……거짓말?」



「응. 저기、말야? 거、거짓말은……싫은거야. 류ー지、항상 항상、정말 정말 내게 상냥하니까、이 이상 뭔가 말하면、미움받아 버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말야? 엄청 엄청 작은 것도、류ー지에게 거짓말 듣는 거、싫은거야. ……무서운、거야.」






매달리듯, 내 옷을 꼬옥 잡고 촉촉한 눈동자로 아오이가 가만히 이쪽을 응시했다. 그건 조금 전까지의 어둠이 깊어진 시선과는 다른, 마치 버려진 강아지 같아서.




「아니 나、아오이쨩에게 거짓말같은 건……」



「했는 걸. ……아까、집에서 나갔을 때、쇼핑이라고 말했었어. 그래도 뭔가 상태가 이상해서、류ー지의 장소를 찾았더니 마트에 없었어. ……거짓말은、나 무서우니까……싫어……」




표정을 숨기듯 아오이가 내 가슴에 다시 얼굴을 파묻는다. 한숨과 눈가에 묻은 눈물이 옷울 축축하게 적셨고, 나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소파에 몸을 기댔다.


 ……그것도 거짓말은 아닌데 말이지이. ……하아. 좀 더 뒤로 할까 생각했지만, 됐나, 딱히.




「미안、미안해、나 귀찮지……그래도、말야? 류ー지……」



「아ー、잠만. 아오이쨩. 잠시 괜찮지?」



「……후에?」




각오를 다지고 아오이의 말을 끊었다. 아까 가지고 간 가방을 옆으로 끌어당긴 다음에 아오이의 몸을 꽉 껴안고, 심호흡을 한 번.




「……아오이쨩. 나 조금 중요한 이야기가 있으니까、들어줄거지? ……잠시만、잠시만이라도 좋으니까.」



「으、응. ……뭔데? 류ー지.」




한심한 이야기지만 조금 긴장된다. 아오이를 옆에서 껴안고 얼굴을 보지 않도록 하면서, 목소리를 억제하고 입을 열었다.






「아오이쨩은、내가 고등학교 들어간 후에……오랜만에 만났을 때 기억나?」



「……응. 물론. ……류ー지가、나를 도와줬을 때의 일인걸.」




너덜너덜해져서 웃던 아오이와 뒤에서 쓰러져서 우는 토우코씨. 그 때의 광경은 나도 잊을 수가 없었다. 나의 첫 번째 전환점.




「그 때、나도 엄청 놀랐어. 아오이쨩 빼빼 말라버려서、토우코씨도 울고 계셨고. 그래서、내가 지탱하자고 결심한거야. ……언젠가、아오이쨩을 행복하게 해줄 사람을 만나기 전까지、내가 힘내자고. 마지막에 아오이쨩이 웃을 수 있다면、옆에 있는 건 내가 아니어도 괜찮다고 생각했었어.」



「뭐、……야? 왜 그런 말을 하는거야? 싫어、나앗、나 류ー지가 아니면……」




벌떡 고개를 들고, 나를 보려고 하는 아오이의 머리를 살짝 안으며, 눈을 가리듯이.


그리고 나도 눈을 감고, 두 번째 전환점을 떠올렸다.


집 밖에서 무릎을 감싸고 있던 작디 작은 이 아이의 모습을. 한밤 중에 칼날을 가지고 눈물을 흘리고 있던 아오이를.




「……아ー、마지막까지 들어 줄래? ……그 때는、그렇게 생각했었는데. ……그런데、아오이쨩、와줬었지. 내가 혼자 살기 시작한 후에、집에서 꽤 먼 여기까지 말야. ……아오이쨩、밖을 걷는 것도 무서웠을 텐데 여기까지 와줘서. 나는 그게 엄청 기뻐서. ……그때부터、아오이쨩의 옆에 있는 것은 내가 아니면 싫다고 생각해 버렸어. ……그러니까.」



「류ー、지……?」






조금씩 떨리는 나의 팔을, 아오이가 걱정하듯이 잡았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반대네. 눈물이 난다.


가방 안에서, 정했던 물건을 꺼냈다. 토우코씨와의 “쇼핑”. 이걸 만들 땐 토우코씨 가게의 브랜드로 부탁하려고 마음먹고 있었다.


그 날, 아오이가 나를 만나러 와 준 그 날부터 토우코씨와 이야기를 했었고, 나의 부모님을 설득했다. 디자인은 토우코씨와 상의하면서 내가 결정했다.


아오이에게 어울릴 것 같은, 그것을.








바다와 같은 깊은 푸른색의 작은 상자. 나는 한 번 그걸 꽉 쥐고, 아오이의 앞에 내밀었다.


멍하니 입을 벌리고, 눈을 둥그렇게 뜬 채.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표정의 아오이를 향해 천천히 그것을 열었다.






「그러니까、말이지. ……아오이쨩의 인생、내게 줄래?」



「에、아……. ……손가락、에……? 엣、거짓말……어라、그치만 나、그런……」






일하기 시작한지 월급 3개월 분이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그래도 가능한 한 좋은 것을 토우코씨와 생각했었다.


……아오이쨩. 쇼핑하러 갔다는 것도 거짓말이 아니야. 난 아오이쨩에게 거짓말을 내뱉지 않으니까.








「……히이라기 아오이(柊木葵)씨. 제가、당신을 평생 행복하게 해줄게요.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키겠습니다. 쭉 옆에 있어준다고 약속할테니까、그러니까……부디、저와 결혼해 주세요.」








투둑、하고. 아오이의 눈동자에서 굵은 눈물이 떨어졌다. 입가에 가져다 댄 손은 떨렸고, 흐느낄 때마다 어깨가 크게 흔들려서.






「……흐윽、흐윽……히끅、정말、이야……?」



「응.」



「……흑、나、류ー지에게 민폐만、끼치는데도……?」



「괜찮아. 민폐라고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으니까.」



「나、는、학교、도、안 갔고、일도 하지 못하는、데?」



「괜찮아. 함께 있어주면、그런 것 쯤.」



「륫、류ー지처럼 요리도 할 수 없고오、훌쩍、청소도、세탁도……」



「맛있게 먹어주는 것만으로도 좋아. 청소도 빨래도 내가 할게……아니、역시 그 정도는 조금씩 배워줬으면 좋겠어. 시간은 많잖아.」




「귀찮게 하고、맨날 울고、류ー지 속박해 버리고、거기다가、거기゛엣、그゛게……」




「……괜찮아. 그런 부분도 전부 포함해서. ……사랑하고 있어、아오이쨩.」






아이처럼 소리내어 우는 아오이의 어깨를 감싸안았다. 작은 몸집. 하지만 그 날처럼 만지기 두려울 정도로 부러질 것 같지는 않았다.


이젠 같이 바깥도 걸어다닐 수 있고, 웃을 수 있고, 이런 얼굴로 우는 것도 할 수 있다.




……아오이쨩、알고 있니? 토우코씨도 우리 부모님도 정신과 선생님도, 모두 내게 고생이라든가, 큰일이라든가 그런 말을 하며 아오이쨩에 대해서 말했는데.


반한 상대를 위해서라면, 그런거 별거 아닌거야.








「……대답、들려줄 수 있을까?」



「으응……. 응! 훌쩍、결혼……나、류ー지와、결혼할거……얏!」








흐느끼고 있는 얼굴인데도 행복해 보여서.




「……손、빌려줄래? 응、왼쪽. ……다행이다、사이즈도 딱 맞아.」



「……후아、와아아. ……이뻐……흐윽、엄청 예뻐……반짝반짝、반짝반짝해서……으゛~읏、행복햇、행복해애……류ー지이……」




약지를 불빛에 비추듯이 대며, 반짝반짝 빛을 반사하는 링을 보면서.


아오이는 얼굴이 엉망진창이 된 채, 행복을 몇 번이고 되새기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볼 수 있는 내 쪽이 몇 배는 더 행복해서.




「나、나도 말얏、나도 계속 계속、줄곧! 처음 류ー지를 만났을 때부터、쭈욱 쭈욱 류ー지를 좋아해서、류ー지의 아내가 되고 싶어섯……꾸、꿈、실현됐어……우아아、류ー지 정말 좋아해、정말 좋아해애……앳!」




꼬옥, 절대 반지를 놓지 않으려고 잡은 왼손을 가슴에 안고. 훌쩍훌쩍 코를 울리면서 아직도 울음을 그치지 않는 아오이의 눈물을 살짝 닦아주었다.




「류ー지、류ー지! 앞으로도、쭉 함께 인거지! 꾸、꿈이 아닌거짓! 우우~웃! 정말 좋앗、정말 정말 정말 정말 좋아해! 흐윽、정말루、류ー지……정말 사랑햇!」



「응. 쭉 함께야. 나도 아오이쨩 일편단심이니까.」






그대로 아오이가 울음을 그칠 때까지 쭉 껴안은 채로, 때때로는 키스를 하며.


밤이 되어도 침대 안에서 내게 매달려, 행복한 듯이 얼굴을 녹이며.






「에헤헤. 나、류ー지의 신부네에……. 에헤、에헤헤헷! 류ー지와 쭉 함께、쭉 사이좋게 지내서……쭉、쭉 쭉 쭉、쭈우우욱 떨어지지 않을거야……에헷、너무 멋져어……」






내 소꿉친구는 멘헤라고, 히키코모리로, 사랑이 무겁고, 귀찮지만.








「류ー지……정말 좋아해욧!」




하지만 어쩔 수 없을 정도로 귀여운, 내 신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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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한 부분이나 오역이 있다면 말 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