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얀순이 없어.”

 

언제나 그렇듯이 오늘도, 자신만 얀순이가 없다면서 한탄하고 있는 방구석의 얀붕이.

마음만큼은 지금 당장이라도 집 밖으로 나가 소개팅이라도 받고 싶지만, 전 세계에 창궐해 있는 바이러스 때문에 함부로 밖으로 나서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사람은 전혀 변하지 않았는지, 연애에 대한 환상과 연애를 하고 싶다는 욕망은 얀붕이의 가슴 속에서 항상 울리고 있었다.

 

그의 연애를 하고 싶다는 욕망은 점점 퍼져나가 얀데레 채널이라는 곳까지 도달했고, 자신만을 바라봐주는 사람이라는 특징은 환상을 가진 얀붕이의 마음을 완전히 잡아가기에는 충분했다.

 

오로지 자신만을, 그 누구도 필요로 하지 않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만을 본다는 그저 환상일 것만 같은 얀데레라는 특징은 얀붕이의 마음을 잡아갔고... 결국, 얀붕이는 하고 있던 재택근무와 동시에 얀데레 채널을 수시로 들어가며 마음을 채워줄 소설 등을 즐겨보고 있었다.

 

. 어디서 나한테 얀순이 한 명 떨어지지 않으려나.”

 

얀데레에 심하게 취한 얀붕이는 제대로 밖에 나가지도 못하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환상을 아무도 듣지 못하게 혼자 말하고 있었다.

 

어차피 자신에게는 절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환상.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환상을, 아무도 듣지 못할 정도로 아주 작게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진심으로 간절히 바라면 온 우주의 기운들이 모여 나서서 도와준다.’라는 말이 있던가. 환상만을 바라면서 말하던 얀붕이의 말을 누군가가 들어준 것인지는 몰라도 갑작스럽게 문에서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원래라면 아무도 들어오지도 않고, 누구도 찾지 않을 얀붕이의 자취방이고 그런 슬픈 사실을 알고 있던 얀붕이었기에 언제나 그렇듯이 무시를 했지만, 계속해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나자 결국 소리가 너무나도 신경 쓰인 그는 결국 한 손에 112를 누른 스마트폰을 들고 말없이 문을 열었다.

 

누구세.”

 

얀붕아아!!! 기다렸어!! 사랑해!!”

 

문을 열자마자 문 앞에 서 있던 한 여성이 얀붕이의 이름을 부르면서 강하게 껴안았다.

생각보다도 얀붕이를 껴안은 힘이 강했던 것인지, 혹은 예상치도 못했던 상황에 얀붕이가 당황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균형을 잃고 그대로 넘어졌고 마치 그녀가 얀붕이를 덮친 것처럼 보이는 오해 가득한 자세가 나왔다.

 

얀붕아아~ 보고 싶었어~ 정말 사랑해~ 얀붕아아..!!”

 

얀붕이가 쓰러진 것에도 상관하지 않고 안긴 그녀는 이젠 얀붕이의 가슴에 얼굴을 비비면서 계속 그의 이름과 사랑한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었다.

 

21년 생애에 처음 있던 아주 황당하고 이상한 일이 일어나자 얀붕이의 사고 회로는 이미 정지해버렸고 그 딱딱한 바닥에 머리부터 떨어져 혹이 나서 부어올라 매우 아플 것 같지만, 아픔조차도 느끼지 못한 채 그저 안겨있는 그녀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 . 그러니까. . .”

 

사고 회로는 정지해도 어느 정도의 기본적인 이성이 남아 있는 얀붕이는 말을 더듬으면서 자신을 껴안은 것도 모자라 얼굴을 가슴에 비비고 있는 그녀를 향해서 말을 꺼냈다.

 

하지만 작고 연약한 얀붕이의 목소리는 이미 미쳐버린 그녀에게는 전혀 통하지도, 들리지도 않았고 뒤늦게서야 아픔이 밀려온 얀붕이는 결국 그대로 정신을 잃어버렸다.

 

 

 

 

 

 

 

 

 

 

 

 

 

“...얀붕아?”

 

한 시간 정도 얼굴을 이미 정신을 잃어버린 얀붕이의의 가슴에 대면서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얀붕이의 이름을 부르던 그녀는 이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상태를 살피기 시작했다.

 

그녀는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 얀붕이를 흔들어보고, 입술에 키스해도, 얀붕이의 옷을 벗겨보고, 심지어는 그곳에 손을 넣어 얀붕이의 소중이 크기를 확인까지 했지만, 그는 절대로 일어나지 않았다.

 

자기 생각보다도 상태가 심각한 것을 알게 된 그녀는 어쩔 수 없이 그의 모든 옷을 벗기고 거칠게 숨을 쉬면서 그를 따먹으려는 순간.

 

으허?!”

 

사람이 억지로라도 내기 힘들 것 같은 바보 같은 소리와 함께 얀붕이가 갑작스럽게 일어났고. 덕분에 얀붕이를 덮쳐서 따먹기 위해 모든 옷을 벗고 키스하려던 그녀랑 머리가 부딪쳤다

 

. 으으으으.”

 

얀붕아아... 아파아... 도와줘어...”

 

이젠 아프다는 식으로 앙탈을 부리며 얀붕이에게 다시 안기기 시작하는 그녀.

머리에 두 개나 혹이 생긴 얀붕이는 이제야 정신을 차린 듯이 옷 한 올도 없이 벗겨져 있는 그녀에게 이불을 던져주고선 그녀를 가리키며 말을 꺼냈다.

 

. 넌 누. 누구야?! 그리고 날 어떻게 알고 있어! 뭐야. 뭐야!!”

 

. . 기억 못 하는 거야?”

 

생기를 잃어버린 눈으로 그녀는 얀붕이에게 점점 다가가더니 이젠 완전히 키스 직전까지 갈 정도로 얼굴을 밀착하고 있었다

 

지금의 상황이 얼마나 무섭고 잘못 건들면 자신의 생명이 위태로워지는지, 이미 채널에 있는 소설들로 알고 있었기에 얀붕이는 소설에서만 나올 것 같은 대사를 떠올리다가.. 결국 그녀에게 말을 하기 시작했다.

 

미안해. 이렇게 예쁘고 귀여운 너를. 기억하지 못해서.”

 

정말로. 어디 러브 코미디 같은 소설에서만 나올 것 같은 아주 부끄러운 대사를, 그것도 아주 진지하게 말한 얀붕이는 말을 하자마자 바로 얼굴을 붉히고 시선을 피했다.

 

자신이 한 말이 정답이 될지 혹은 그녀의 스위치를 내려버릴 방아쇠가 될지 몰랐기에 그녀에게 안겨있는 이 상황을 결국 체념하면서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예쁘고.. 귀여워.. 얀붕이가.. 헤헤.. 나에게..”

 

하지만 그녀의 스위치는 전혀 내려가지 않았고 오히려 몸을 배배 꼬면서 엄청나게 부끄러워하고 있었다. 그것도 기쁜 듯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미소까지 지어가면서

 

얀붕아... 사랑해애...”

 

그런 짓을 해도 얀붕이의 예감은 절대로 틀리지 않았고, 결국 그녀는 스위치란 스위치는 전부 올라가 버린 채 그가 덮어 준 이불을 열린 얀붕이의 방 바깥으로 던져버리고 그를 맛있게 먹어버리기 위해 거칠게 숨을 쉬면서 그러지 않아도 가까운 거리를 더욱 좁혀서 말랑말랑할 것 같은 가슴이 얀붕이의 가슴에도 닿게 되었다.

 

차려진 밥상을 먹지 않는 얀붕이는 이미 고자 취급을 받아도 쌌지만, 지금의 상황에 너무나도 당황해버렸고, 러브 코미디에서 나올 것 같은 부끄러운 대사를 말하고 얼마 지나지도 않아 기억이 아주 선명한 얀붕이는 그저 이불 속이라도 숨고 싶었는지 눈앞에서 유혹하는 그녀의 어깨를 잡고 약하게 밀어내고 있었다.

 

유혹하는 자신을 밀어내는 얀붕이를 보면서 그녀의 눈은 점점 촉촉해지기 시작했고, 결국 얀붕이의 눈이 보이자 결국 슬프게 울음을 터트렸다.

 

... 날 밀어내는거야.. 얀붕아... 내가... 얼마나 널 사랑하고... 좋아하고... 생각하는데... 히끅... 얀붕아아... 날 밀어내지 말아줘... .. 흐으... 흐으윽.”

 

슬픈 감정을 죽이지 못하고 흐느끼는 그녀를 보자 아까까지 밀어냈던 얀붕이의 손이 어깨에서 떨어졌고, 멀리 가 있는 이불을 그녀에게 덮어주면서 얀붕이는 자신의 옷을 꺼내 입었다.

 

대충 상의와 하의를 입은 뒤 얀붕이는 컵라면에 붓기 위해 미리 끓여두었던 뜨거운 물을 자신의 머그 컵에다 부은 후 코코아를 타서 그녀에게 건넸다.

 

추울 텐데.. 이거라도 먹고 진정해줘. , 너랑 얘기하고 싶어.”

 

얀붕이의 진심이 통했는지 그녀는 흐느끼는 상태에서 어떻게든 고갤 끄덕이고 얀붕이가 준 따듯한 코코아를 후후 불면서 천천히 마셨다.

 

달고 따듯한 것이 몸에 들어오니 어느 정도 진정이 되는 건지 그녀는 흐느끼는 것을 멈추고 저 멀리 벗어서 던져놓은 자신의 속옷과 옷을 얀붕이가 보이지 않게 입고 얀붕이에게 잔을 말없이 주었다.

 

이제. 진정했어?”

 

가만히 이불 위에 앉아 있는 그녀의 시선을 맞추면서 얀붕이가 말을 하자 다시 그녀는 얼굴을 붉히면서 말없이 고갤 끄덕였다

 

“...그래서. 넌 대체 누구야..? 네게 정말로 미안하지만. 난 네 기억이 없어.”

 

.. 진짜로 없어? 내가.. 누군지 모르는 거야?!”

 

“...미안해. 정말로 네가 누군지 모르겠어.”

 

진심이 담긴 얀붕이의 말을 듣자마자 그녀는 다시 눈가가 촉촉해지더니 흐느끼기 시작했다.

이번엔 그에게 달려들거나 안겨들지 않고 말없이 고갤 숙이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을 뿐이었고 그 상태를 지켜볼 수 없었던 얀붕이는 다시 대화를 이어나가겠다는 명목하에 그녀를 말없이 끌어안았다.

 

“...미안하지만 네게 물어보고 싶은 게 정말로 많아. 그러니 진정해 줘.”

 

어떻게.. 진정하란 말이야... 그렇게 다정하게 대해주고서는... 비겁해... 사랑하는 사람이라지만.. 넌 너무... 흐끅... 비겁해..!! 바보야!!”

 

그렇게 한 방에선 흐느끼면서 말하는 조금 심해 보이는 말과 누군가를 토닥여주는 소리만이 울렸다. 그리고 이것은, 얀붕이와 얀순이의 두 번째 만남이었다.



***


YO! 얀붕이 친구들 안녕!

...다시 돌아와서 정말로 기뻐.

이미 장편하나 만들려고 했지만 망해버린터라... 빌어먹을.

그리고 내가 예전에 연중한 작품들은 아마 더 이상 올라오지 않을거야.

이미 망했거든.. 엔딩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고..

아무튼 이런 얘기는 여기까지하고,

재미있게 봐줬으면 좋겠어!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