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나무 아래에 시체 묻혀있다는 괴담 보고 써봄 ㅇㅇ


나는 오늘 사람을 죽였다.

이름은 김얀순 같은 고등학교 후배였고, 내 여자친구였다.

그녀는 항상 몰래카메라로 내 방을 지켜보고 있었고, 그녀와 떨어지는 날에는 도청기를 설치했다.

하지만 난 그녀를 사랑했고, 모른 척 했다.

사건은 우리가 사귄 지 1년 하고도 3달 쯤 뒤에 일어났다.

난 그때 수능 준비를 하고 있었고, 얀순이는 그런 날 계속 괴롭혔다.

얀순이는 날 좋아해서 그랬다고 그랬지만 공부해야하는 난 자꾸 내 집에 찾아오고 나에게 달라붙는 그녀가 부담스러웠다.

결국 난 그녀에게 헤어지자고했다.

"오빠, 왜 그래? 미안해. 내가 짜꾸 찾아가서 그래? 아님 오빠 사진 몰래 찍어서? 아님 도청해서?"

"더이상 사귀는건 우리 둘다 무리야. 너도 내년엔 고3인데 공부해야지."

"아니야. 나 오빠만 있으면 대학 안가도 괜찮아."

"너도 네 인생이 있잖아."

"누구야? 얀진이야? 그 년이 오빠한테 쓸때없는 얘길 한 거야?"

"얀순아 제발 진정해!"

"이런건 내가 좋아했던 오빠가 아니야..."

"미안.. 나 너무 지쳤어."

"그래.. 조용한 오빠도 좋아할테니까."

얀순이는 그렇게 말하고 품에서 커터칼을 꺼내 날 찌를려고했다.

난 나도 모르게 그녀를 밀쳤고, 그녀는 뒤에있던 바위에 머리를 다쳐 죽고말았다.

"얀순아... 정신 차려.."

"오빠... 사랑해.. 금방 만나러 갈게"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진 모르겠지만 난 그녀를 근처 벚나무 아래에 묻었다.

그녀는 남은 가족도 없어 어짜피 실종 신고도 되지 않을거 같았다.

그리고 그녀가 좋아했던 벚나무 아래에 묻는 것이 최소한의 배려였다.

난 그 뒤로 매일 악몽에 시달렸다. 

죽은 얀순이가 날 바라보고 있거나, 날 죽이려 찾아오는 꿈을 꾸며 난 날이 지날수록 허약해져갔다.

그리고 2년이 지났다.

그동안 얀순이가 잘못한거라고 끝없는 자기합리화를 하며 겨우 일상생활로 돌아왔다.

"얀붕 오빠, 저 오빠 좋아해요."

얀진이가 나에게 고백했다. 아직도 가끔 얀순이가 꿈에서 나왔지만 난 그 고백을 받았다.

그리고 그날 밤 얀진이가 죽었다.

그녀의 방에 두고 온 것이 있어 그녀의 집으로 갔다.

"얀진아, 들어간다."

하지만 그곳에 얀진이는 없었다. 그녀의 방은 온통 피칠갑되어 있었고, 내가 안으로 들어가자 그녀의 머리가 떨어졌다.

"으아악!"

난 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난 참고인 조사를 마치고 내 방으로 돌아왔다.

"오빠."

그때 내 뒤에서 얀순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또 꿈인가?"

"꿈 아니야. 왜 그랬어? 우리 아직 사귀는 사이 아니야?"

"우린 헤어졌어."

난 이때까지는 내가 환청을 듣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게 무슨 소리야!"

그 소리가 들린 직후 누군가가 내 목을 졸랐다.

"얀순아.. 미안해..."

"뭐가? 아니야, 오빠는 미안할 거 없어. 전부 그 년 때문이야. 그래서 내가 죽여버렸어."

"살려줘.."

"오빠도 죽어봐. 죽으면 영원히 함께할 수 있어. 오빠도 그래서 날 죽인거 아니야? 내가 유령이 되면, 늙지도 죽지도 않으니까."

확실히 꿈이 아니었다. 목을 조르는 느낌은 너무나도 선명했고 난 곧 죽을거 같았다.

"살려줘! 제발! 뭐든지 다 할게."

"사랑한다고 해줘."

"사랑해."

얀순이는 내 목을 조르던 손을 풀었다.

"평생 나만?"

"어! 너만 사랑할게."

얀순이는 천천히 내 앞에 다가왔다.

그녀는 머리에 피를 흘리고 있다는 것만 빼고는 죽기전 그녀와 똑같았다.

"죽는게 무서워?"

"살려줘.."

"그럼 왜 날 죽였어?"

"사고였어.."

"후회했어?"

"어.. 미안해."

"그럼 날 따라서 죽어줘."

"..."

"괜찮아, 그런 오빠도 사랑하니까. 일부러 매일 찾아왔어. 날 떠올리고 괴로워 하는 오빠가 보고싶어서."

"제발... 살려줘."

"그 년처럼 될까봐 무서워? 걱정마, 오빠가 아파하는건 보고싶지 않아."

"미안해..."

"아프다는 것도 못 느끼게 해줄게."

"제발.."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부탁할게. 죽어줘."

"잠.."

그리고 난 정신을 잃었다.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땐 얀순이를 묻은 벚나무 아래였다.

"오빠, 여기 기억나?"

"어.."

"그렇게 우울해 하지마. 아프지도 않았잖아."

"그렇네."

"내가 여기 엄청 좋아했는데."

"미안."

"오빠를 더 좋아했어."

"..."

"오빠가 날 묻었을때, 나 숨 쉬고 있었어."

"미안.."

"그래서 죽어가면서 오빠가 왜 날 살리려고하지 않는지 생각해봤어. 생각하고 생각하고 죽고나서도 생각하고..."

"무서웠어.."

"알고있어. 내가 오빠를 다시 만나주지 않을까봐 무서웠지? 2년이 지나면 다시 나와 사귈 생각이었잖아."

"그건..."

"헤어지자고 했을때 화내서 정말 미안해 너무 나만 생각했나봐. 오빤 그렇게나 날 사랑했는데."

"얀순아.."

"그래서 나 오빠를 죽였어. 나도 무서웠으니까."

"..."

"이제 영원히 함께야 오빠 "

난 이제 그녀에게 영원히 붙잡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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