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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어?"


노무현은 생각했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행군 속도가 늦어진다.

뿐만 아니라 돌아가는 길도 자신이 왔던 길과는 사뭇 달랐다.

처음에 올 때는 디스트로이어를 잡기 위해 지름길을 이용했다면 지금은 일부러 먼 곳으로 돌아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당연히 장시안에게 빨리 보고하고 지옥으로 돌아가고픈 노무현의 마음은 급해질 수밖에 없었다.


"거, 빨리 갈 수는 없습니까?"


노무현이 제리코에게 물었다.


"그리 급한 일이 있는 것도 아니잖아."


"별 이유 없이 행군 속도를 늦추다니 괘씸하거든요?"


"너야 상관 없겠지만, 우리는 좀 지쳐서…"


미묘한 표정의 제리코가 대답했다.

믿을 수 없을 만큼 돌아버리진 않았지만, 전에 있었던 일로 미루어 볼때 왜인지 자신을 보며 홍조를 띄는 얼굴은 살짝 맛이 가버렸다고 밖에는 표현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녀의 말은 뇌가 두부로 된 노무현에게는 씨알도 먹히지 않는 소리였다. 인간이 아닌 인형이 지치다니, 차라리 아! 내가 피아제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이야기를 믿겠다.


'하아…'


노무현은 발을 동동 구르지만, 그녀들은 기지로 돌아가는 원래 길과는 다르게 빙 돌아갔다.


결국 노무현이 도착한 곳은


"여긴 어디고?"


버려진 여관인 것 같았다.

건물은 많이 낡았고 불은 들어오지 않았지만, 그녀들은 신경쓰지 않는 듯한 눈치였다.


"별다른 의견이 없으면 당분간 여기서 머물 거야. 너희들 생각은 어때?"


"소대장이 그렇게 말한다면 따라야겠지."


네게브가 동조했다.

그러자


"괜찮은 생각이에요. 이번 작전 때문에 지친 인형들이 많으니까요."


"하암~ 나는 빨리 자고 싶은걸?"


"어어?"


지름길로 가면 충분히 닿을 수 있는 거리를 굳이 여관에서 머물 필요가 있을까?

이에 노무현은 반발했다.


"너희들 돌아버린거냐?"


"정 내키지 않으면 혼자 돌아가든지."


그러나 길을 모르는 노무현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노무현은 살짝 맛이 가버린 4기의 인형들을 제외하고 그나마 정상적인(?) WA2000을 보며 말했다.


"여보쇼! 뭐라고 한 마디 해보쇼. 지금 이게 맞다고 봅니까?"


노무현은 WA2000이 제리코에게 따질 것을 기대했지만.


"어쩔 수 없잖아. 소대장이 하는 말인데 따라야겠지."


"야! 기분 안 좋다!"


자신의 의견을 따라주는 인형이 없자, 노무현은 절망했다.


"난 그래도 노무현 편이야."


"철혈 인형은 예외다이."


"너무해…"


"마, 그래도 지금은 니편내편 할 것 없이 같이 디비자는 사이 아니겠노?"


노무현의 입장에서는 그냥 한 말이지만, 그 말은 살짝 맛이 가버린 디스트로이어를 들뜨게 만들었다.


"정말로? 정말로 노무현하고 자도 돼?"


디스트로이어의 한 마디.

그러자.


"여관이니까 각자 다른 방을 쓸 거야. 게다가 너는 철혈이니 노무현의 곁에 붙일 수는 없어."


"흥! 나는 네 말 안 들을 거다 뭐. 니가 뭔데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야!"


"그래서, 넌 어떡할 거야?"


제리코가 노무현에게 물었다.

그리고 그 한 마디에 모두의 이목이 집중됐다.


"어차피 이리 돼 버린 거, 그냥 조용히 있다 갈렵니다. 내 방에 아무도 들어오지 마십쇼."


"그건 안 돼. 지휘관이 너를 중히 여기는 만큼 호위로라도 누군가는 붙여야겠어."


'하아… 괘씸하거든요?'


혼자서도 철혈을 떡바르던 동네 힘센 사람, 돈많은 사람인 노무현이 보호를 받는다니 그 잠깐 새에 그녀의 뇌가 두부로 되어버린 것일까?

이런 경우에는


"맛좀 보여야지. 중력 20배."


영향 범위는 반경 30m, 그의 주위에 있는 인형이라면 니편 내편 할 것 없이 데미지를 줄 수 있도록 힘을 조절했다.


그러나.


"허어?"


인형들 중 그 누구도 무릎을 꿇는 이가 없었다. 떨어지는 F-15기처럼 아주 빠르게 중력을 꼬라박았지만, 돌아오는 건 인형들의 웃음뿐이었다.


"후후, 재밌으셔라."


"저기, 뭐라도 했어?"


"힘이 빠진 모양이군. 지도해줄까?"


"….."


"어… 어…"


뭔가 잘못됐다.

디스트로이어는 그렇다 쳐도 모든 인형들이 영향을 받지 않는다니,

그렇다는 건.


"아무래도 뜻대로 되지 않는가봐?"


제리코가 말했다.


'이년들 전부 돌아버린거냐?'


하지만, 다행인 건 아직 자신이 돌았는지 안 돌았는지 자각이 없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라고 말하려고 했지만! 20배만큼 못해서 죄송합니다!"


"그 중력이라는 힘도 사용 제한이 있나봐?"


"아니다! 내 특별히 너희들이 불쌍해서 봐준 것 뿐이다이."


"그래? 피곤한 건 아니고?"


피곤?

그녀가 자신의 안부를 챙길 정도로 이렇게 사려깊은 인형이었던가?


"피곤하다니 어쩔 수 없네~ 안마라도 해줘?"


MDR이 거들었다.


"배는 안 고프세요? 비록, 식량은 많지 않지만, 원하는 음식을 만들어드릴 수 있어요."


'허허…'


이 부담스러울 정도의 호의.

노무현이 생각한 건 단 하나였다.


'좆됐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