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sdMCMTq9934


모나를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짧은 모나 공식 소개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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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발 깜짝이야"


그 아이는 내 집 근처에서 마치 내가 언제, 어디서 나올 줄 미리 알았다는 듯이 나를 보고 있었다.


아니, 분명 그 음식점에서 헤어지지 않았나?


나를 따라오는 것 같지도 않았고, 집 위치를 알려준 적도 없는데?


게다가 그 아이가 짓고 있던 표정이 더 가관이었다.


마치 최근에 본 소설에서 사랑하는 연인을 빼앗겨서 복수심에 불타는 여주인공이 지을 법한 표정을 하고 있길래, 마치 내가 큰 죄를 지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나를 쳐다보고 있는 아이와 아무 생각도 못하고 있는 나와의 대치 상황은 몇 분이나 더 이어졌다.


그 대치 상황을 깬 것은 지금 출근 중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 나였다.


출근을 하러 가야 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아이를 무시하고 가기에는 미안한 마음도 있었고, 솔직히 무서웠다.


그래서 나는 아이에게 다가가서 말을 걸었다.


"아이야, 이름이 뭐니?"


"내 이름은 아스트로지스트 모나 메기스토스, 위대한 점성술사 모나라는 뜻이야. 어제는 나를 도와줬으니까 특별히 나를 모나라고 불러도 돼." (*)


아이는 마치 자신이 굉장히 대단한 사람이라도 되는 양, 으스대면서 말했다.


"으,응.. 그렇구나."


요새 아이들은 다 이렇게 노는 건가?


이걸 그 뭐라 하더라..... 중2병이라 하는 건가?


가난한데 중2병까지 있다니... 알면 알수록 불쌍한 속성만 늘어가는 아이다.


그런 불쌍한 아이에게 밥이라도 한 번 더 사주고 싶었지만, 더 이상 시간을 끌면 정말로 지각을 할 것 같았기 때문에 아이와의 대화는 미루기로 했다.


"그래 모나야. 나를 왜 찾아왔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지금 출근을 해야 해서 할 말이 있다면 저녁 즈음에 다시 와주렴."


나는 내 말을 끝내고 바로 뛰기 시작했다.


뒤에서 아이가 뭐라고 하는 것 같았는데.... 저녁에 들으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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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대화를 나누고 전력질주를 한 나는 다행히 지각은 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각을 면한 것에서 오늘의 운을 다 소진한 것 같았다.


오늘따라 내가 건드는 일마다 문제가 발생했고, 바닥에 아무것도 없었는데도 넘어지고, 설상가상으로 곧 점심시간인데 도시락을 가져오는 것도 깜빡했다.


아침부터 계속해서 몰아치는 불행에 나는 정신이 나갈 것 같았다.


그런 생각을 하며 일을 하다 보니, 이미 시간은 점심 시간이 되어 있었다.


너무 지쳐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지만, 계속 앉아 있으면 부정적인 생각만 떠오를 것 같아서 기분 전환도 할 겸, 점심시간에는 광장으로 산책을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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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으로 나온 것까지는 좋았으나, 광장에는 점심시간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가득 차 있었다.


이런 시끌벅적한 곳에 있자니 마음이 더 심란해지는 것 같아서 인적이 드문 곳까지 가서 벤치에 앉았다.


꽤 깊숙히 들어와서 그런지 사람이 납치되도 아무도 모를 정도로 조용한 곳이었다.


오래 걸어서 힘이 빠진 나는 벤치에 축 쳐져서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였다.


조용한 곳에서, 맑은 하늘을 올려다 보며, 햇빛을 쬐고 있으니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았다.


계속 올려다 보고 있으니 목이 너무 아파서 다시 고개를 숙였다.


"아 시발 깜짝이야"


근처에 개미 한 마리도 없던 곳에서 내 앞에 나타난 것은 모나였다.


인기척도 안 내고 또 어떻게 나를 찾아낸 건지 진심으로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자 여기."


"?"


모나가 나에게 내민 것은 내가 집에 두고 온 도시락이었다.


"어... 도시락을 가져와 준 것은 고마운데 내 집에는 어떻게 들어갔니?"


아무리 오늘 아침에 정신이 없었어도 창문이랑 문 단속은 다 했을 텐데?


"그게 무슨 상관이야. 내가 이렇게 친히 가쳐와 줬으니 먹기나 하라고."


물론 이 무단 주거침임범은 1도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다.


"아니 그게 무슨 상관이라ㄴ"


'꼬르륵'


무슨 소리지?


갑자기 들리는 이상한 소리에 말을 그쳤다.


말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무슨 소리인지 제대로 듣지 못했다.


다시 한 번 들으면 알 수 있을 것 같은데...


'꼬르르르륵'


"모나야 알람 꺼줄래?"


"알람 아니거든!"


소리의 근원지는 모나의 위장이었다.


소리의 정체를 알게 된 내가 어이가 없다는 듯이 모나를 쳐다 보자 모나는 부끄러웠는지 얼굴이 빨개진 채로 고개를 숙였다.


어제도 분명 이 장면을 본 것 같은데....


"그.. 모나야. 같이 도시락 먹을래?"


모나가 안쓰럽기도 했고, 뭔가 여동생이 생긴 것 같아서 도시락을 같이 먹자고 했다.


"어, 어쩔 수 없네. 혼자 먹는게 불쌍하니까 같이 먹어줄게. 내가 같이 먹어주는 걸 고맙게 여기라고!"


그런 말은 적어도 군침을 닦고 말하는게 설득력 있어 보이지 않을까


나는 내 도시락은 내 옆에 두고 뚜껑을 열었다.


도시락에 들어있던 것은 만들기도 편하고 먹기도 편한 샌드위치였다.


모나는 평소에 풀만 먹고 사는건지 내 샌드위치를 보고서도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


나는 도시락에서 샌드위치를 꺼내서 모나에게 내밀었다.


그러자 모나는 어제처럼 내 손에서 샌드위치를 채가서 걸신 들린 듯이 먹기 시작했다.


어제 저녁에 그렇게 많이 먹었는데도 이렇게 맛있게 먹는 것을 보니 역시 성장기의 아이들은 철도 씹어 먹는 다는 말을 믿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근데 모나는 샌드위치를 먹는게 아니라 마치 흡입을 하고 있었다.


마치 별에 사는 핑크색 괴물 같달까....


제대로 씹지도 않고 삼키는 것을 보니 저러다가 목이 메일 것 같았다.


"읍읍 읍읍읍!"


역시 그럴 줄 알았다.


모나는 목이 메이자 흡입을 멈추고 가슴을 주먹으로 치기 시작했다.


꽤나 힘들어 보여서 주변에 물을 얻을 수 있을 만한 곳을 찾아 보았지만 인적이 드문 곳이라 그런지 보이지 않았다.


물을 얻으려면 꽤나 시간이 걸릴 것 같아서 모나에게 기다리고 있으라고 말하려 모나를 보았더니


모나의 앞에 물방울들이 생겨나더니 모나의 입 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모나는 그 물들로 입안에 남아있던 샌드위치를 넘기고 나서야 위기를 모면했는지 크게 숨을 쉬었다.


"역시 신의 눈이야. 성능 확실하네." (***)


"모나 너 신의 눈을 갖고 있었구나."


"당연하지. 나 정도 되는 점성술사니까 신의 눈을 가지고 있는 거라고."


모나는 이제 살만 한건지, 다시 우쭐대는 표정을 지으며 자랑했다.


근데 신의 눈을 목 막혀서 쓰는 사람이 있겠냐....


"너.... 빈곤한 중2병 캐릭터가 아니었던 거야?"


"빈곤한 중2병 캐릭터라니! 내가 점성술사라고 했잖아! 어쩔 수 없네. 밤에 내 진가를 톡톡히 보여줄 테니까 기다리고 있어."


모나는 그렇게 말하고 벤치에서 일어나 등을 돌렸지만, 뭔가 놓고 간 것이 있는지 다시 돌아서서 나를 바라보았다.


"왜?"


나는 나를 빤히 쳐다보는 모나에게 물었다.


모나는 내 질문에 답하지 않고 화난 표정을 짓더니 마지막 샌드위치를 챙기고 도망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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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는 자존감이 매우 높아서 자신의 이름을 한 번에 끊임없이 부르지 못하는 사람의 점을 봐주지 않    는다.

**모나는 점성술사가 검소하게 살아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지만, 사실 연구를 위한 물품을 사느라

    돈이 쪼달려서 어쩔 수 없이 싸고 양이 많아서 가성비가 좋은 샐러드를 자주 먹는다.

***신의 눈은 원소의 힘을 쓰게 해주는 도구로, 아무나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닌, 신의 인정을 받은 자만        이 신의 눈을 얻어서 원소의 힘을 쓸 수 있다.


모나 - 박학다식하나 오만한 점성술사 (점쟁이라고 보면 됨) - 공식 설정


설정들 같은건 이렇게 따로 빼놓는게 읽기 편할 것 같아서 주석을 넣어봤는데, 혹시 이게 더 불편하면 알려줘


얀데레 같은 경우는 아마 다음 편부터 각성 시작하지 않을까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