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누구..”


얀붕이는 자신을 덥치려던 얀순이와 얀진이를 떨쳐내고 문으로 걸어갔어.


.. .. ..”


 밖에는  조그만한 여자아이가 문에 기대고 있었어. 소녀의 주위에서는 비릿한 피내음이 나고있었어. 얀붕이가 나오자 얀붕이의 바짓가락을 잡았어.


아니.. 얘는 누구야..? ..? .. 저거..!”


얀붕이는  갑자기 나타난 소녀에 어이가 없었지만 이내 소녀의 발목을 보고 충격에 빠졌어아이의 발목에는  딱봐도 곰을 잡는데나  법한 흉악한 크기의 덫이 물려있었지..


얘야..! 얘야! 괜찮니?! 아니 이거 ..! 얀순아, 얀진아!”


당황한 얀붕이는 아이를 업어들고 얀붕이를 덮치지 못해 손가락을 빨며 아쉬워하고 있을얀순이와 얀진이를 불렀어.


그런데  둘의 반응이 살짝 이상했어.


.. ..”


얀순이의 동공이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고 귀는  서서 경계를 하고 있었어.


.. 주인님..! , 어서 버려요! 빨리..!”


얀진이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쓰러진 아이를 보고 손가락질을 하며 적대감을 드러냈어.


? 너희 알아?”


얀붕이는 이해할  없다는 듯이 얀순이와 얀진이에게 물었어.


그러자 얀순이와 얀진이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어,


 ..   저희를 잡아먹으려던 여우같아요..  구역질 나는 냄새가 여기까지 나거든요..”


..? 덫에 걸려 도망친 여우?”


 소녀는 그때 자신의 총소리를 듣고 놀라 도망가다 덫에 걸린 여우였던 거지얀붕이는 이게 무슨일인가 싶어 눈동자만 멀뚱멀뚱 깜빡이고 있었지.


그러자 얀붕이의 바짓가랑이를 잡은 아이가 절박한 목소리를 쥐어짰어.


.. .. .. 엄마처럼.. 죽고싶지 않아..”


아이의 눈망울에는 눈물이 글썽글썽 맺혀있었어.심성이 고운 얀붕이는 차마  눈빛을 거절할 수가 없었지. 


얀진아.”


..?”


얀붕이는 소녀를 경계하고 있는 얀진이를 불렀어. 그러자 경직된 표정을 짓고 귀를 바짝 세우고 있던 얀진이가 머뭇거리며 얀붕이에게 다가갔어.


“이불 펴고 물 좀 뎁혀줘. 일단 살리고 봐야지.”


“네에?!! 싫어요..! 저 년은 저희를 잡아 먹으려 했다니까요?! 아무리 주인님이 부탁하신거리고 해도 그런 건 무리에요!”


얀진이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으며 거부했어. 그럴만도 하지. 자신을 먹이로 삼으려 했던 천적을 살리자는 말과 다름이 없었으니까. 얀진이가 그런 반응을 보이자 얀붕이는 어쩔 수 없이 가불기를 꺼내들었어.




“그럼 얀순이가 도와줄래?”




“!!”


쌔앵!


얀붕이의 입에서 얀순이가 나오자 마자 얀진이는 눈을 번뜩이더니 방으로 사라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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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붕이는 조심스럽게 덫을 해체하고 소녀를 침대에 눕혔어. 약을 바르고 붕대를 감아주었지. 소녀는 고통과 피로에 지쳤던 것인지 사흘 밤낮을 기절한 것처럼 누워있었지. 


“기분 나빠요.”


“동감이야. 저 년이 여기있다는 것도 불쾌한데 더 짜증나는건..”


“주인님이 저희에게 주시는 관심이 줄어들었다는거죠..”


얀순이와 얀진이는 소파에 앉아 얀붕이가 사다준 당근을 먹으며 나눠먹으며 소녀를 경계했어. 그러는 와중에도 얀붕이는 소녀의 수발을 들며 잠도 못 자고 고생하고 있었지. 그런 모습이 얀순이와 얀진이의 기분을 더 나쁘게 만들었지만 말이야.


그러던 그 때.



“으음..”


소녀의 방에서 약하지만 살짝 높은 톤의 신음소리가 들려왔어. 그러자 빨래를 널고 있던 얀붕이가 헐레벌떡 방으로 달려갔지.



“...”


얀순이랑 얀진이도 못마땅한 표정으로 슬쩍 방으로 다가갔지. 


“얘야, 정신이 좀 드니?”


얀붕이는 조심스럽게 소녀에게 말을 걸었어. 그러자 소녀의 눈꺼풀이 조심스럽게 개화하기 시작했고 곧 얀붕이를 꼭 닮은 까만 눈동자가 드러났고 생기가 돌기 시작했어. 


“...”


소녀는 잠시 얀붕이를 올려보았어. 잠시 눈을 깜빡깜빡 하더니










“아빠!”



얀붕이를 바라보고 ‘아빠’라고 불렀어.


“?!”


“..?”


“!!!”


얀붕이는 물론 얀순이, 얀진이 모두의 눈동자가 동그랗게 커졌지. 


“주.. 주인님?!”


“주인님은 동물을 범하는 걸 즐기시는 특이취향..?! 원하신다면 토끼버전으로도 상대해드릴 수..”


“아니야!! 뭔 소리 하는거야?! 나도 모른다고!”


얀진이의 말에 정면으로 반박한 얀붕이, 소녀는 그런 얀붕이의 옷소매를 붙잡고 떨리는 목소리로 호소했어.


“우우.. 아빠.. 화 내지마..”


“아니.. 그게.. 저..”


얀붕이는 당황해하며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지. 자식이고 아니고를 떠나 소녀의 떨림에서 ‘두려움’이 느껴졌기 때문이었어.


얀붕이가 목소리를 낮추자 소녀는 그제서야 만족한 듯 얀붕이의 팔을 껴안고 기뻐하기 시작했지.


“헤헤~ 아빠가 화 안낸다~“


얀순이와 얀진이의 따가운 눈치를 눈치채지 못한 채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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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붕이는 졸지에 아빠가 되버렸어. 본 적 없는 소녀가, 그것도 원본은 저신 때문에 덫에 걸려버린 여우였는데도 말이야. 


“아빠다~ 아빠~“


그 소녀는 얀붕이한테 메달려서 뭐가 그렇게 기분이 좋은지 방실방실 웃고있었어. 


“주인님, 치료도 다 해주셨잖아요.. 어서 내쫒아보내주세요..!”


“맞아맞아. 저년이랑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구역질이 난단말이야..!”


얀순이와 얀진이는 잔뜩 날이 선 목소리로 멀찍이 서서 소녀를 경계했어. 아무리 어리다고는 해도 여우는 여우, 토끼를 잡아먹는 육식동물이지. 게다가 지금 얀붕이한테 달라붙어있는 여우는 한 때 자신들을 잡아먹으려했던 여우, 둘이 경기를 일으키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지.


“하하.. 얘들아,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어린 애를 버리면..”


얀붕이는 옆에서 애교를 부리는 여우가 싫지만은 않은 눈치였어. 그래서 얀순이랑 얀진이를 설득하려고 고개를 돌렸어. 그런데..


“아빠, 어디 봐?”


소녀에게서 싸늘한 목소리가 들려왔어.


“히익..!”


얀진이와 얀순이는 얼마 전에 있었던 ptsd가 떠올랐지.    얀붕이는 깜짝 놀라서 소녀를 바라봤고 말이야.


얀붕이가 고개를 돌리자 언제그랬냐는 듯 소녀는 방실방실 웃고 있었어.


“헤헤~”


얀붕이가 고개를 다시 돌리자..


“아빠..?”


또 싸늘한 목소리가 들려왔어.


얀붕이가 고개를 다시 돌리자..


“에헤헤~”


얀붕이의 시선에 따라 소녀의 목소리가 달라지는 듯 했지. 그 때,


“아빠. 나 배고파아..”


소녀는 얀붕이를 지긋이 바라보며 배를 문질렀어. 


“그래..? 으음.. 어쩐다.. 당장은 먹을게..”


“아빠 괜찮아! 내가 사냥해올께!!”


소녀는 얀붕이의 품에서 벌떡 일어나 사냥을 해오겠다고 말했어. 


“어..? 어어..?!”


그리고는..












꽈악!!!



“끼야야야야야야야양!!!”


소녀는 얀순이한테 달려가 별안간 팔뚝을 꽈악 깨물었어! 여우의 날카로운 이빨은 아니었지만 나름 날카로운 송곳니에 얀순이의 팔뚝에는 이빨자국이 남게 되었지,


“얘얘 왜 그러는거야!”


“우웅.. 사냥해야되는데.. 아빠랑 고기 먹어야하는데..”


소녀는 한 방에 사냥에 성공하지 못한게 못내 아쉬운지 입맛을 다셨다.


“헉헉! 주인님!! 당장.. 









당장 내다 버려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얀붕이의 집에 얀순이의 절규가 울려퍼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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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 내용 추천받음.(생각 안하고 쓰는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