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24편) : https://arca.live/b/yandere/26186202

시리즈 일람 : https://arca.live/b/yandere/26457677


출처 : https://www.pixiv.net/novel/series/1568103


주요 등장인물 :

심볼리 루돌프 : 주인공의 담당 우마무스메, 학생회장, 얀순이

토카이 테이오 : 회장바라기 트레이너 바라기, 얀진이

히시 아마존 : 미호 기숙사(심볼리 루돌프가 있는 기숙사)의 사감


트레이너 (남) : 주인공, 얀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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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편 : 회자정리 (會者定離, 만남에는 헤어짐이 정해져있다는 뜻의 불교 용어에서 온 사자성어)






 "…등이 아파."


 목을 돌리니, 뚜둑뚜둑 하고 살짝 기분 좋은 소리가 울린다.

 마룻바닥 같은 데에서 잤기 때문에, 신체가 비명을 지르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그런 것 치고는 수면 자체는 잘 취한 듯 하여, 졸음은 확실히 사라져 있다.


 아침 햇살이 매우 눈이 부시다.

 오늘은 맑은 날이다. 세탁물을 말리기에는 딱 좋은 쾌청한 하늘.


 작은 새들이 기분 좋은 목소리로 지저귀고 있다.

 덤으로, 우마무스메들이 떠들썩거리며 재잘거리는 소리가 귓가를 때린다.


 실로 상쾌한 아침이다.

 그렇게라도 생각하지 않으면 살 수가 없다.


 현재 시각은 6시를 살짝 넘은 정도.

 이제부터 아침 훈련으로 향하는 우마무스메들이 기숙사의 방에서 배출되고 있는 걸 곁눈으로 보며, 나는 기숙사의 복도를 가능한 한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도록 하며 걷고 있었다.


 설마하는 아침 귀가라고 할까, 외박이다.

 게다가, 외박한다고 해도, 학생 기숙사에 외박, 이다.


 방에서 나온 우마무스메들이 이 쪽을 알아채고, 기운차게 인사를 하며 달려 나간다.

 그리고 뭔가를 깨닫고, 뒤를 돌아서 나를 다시 보고, 경직한다.


 그건 아무리 생각해도 그렇게 되겠지.

 거의 치외법권일 터인 기숙사 안을 트레이너가 활보하고 있는 상황이니까.

 아무리 옆을 심볼리 루돌프가 함께 걷고 있다고는 하나, 애시당초 규칙상 발을 들이는 것이 허용되지 않은 트레이너인 내가, 어째선지 이른 아침에 기숙사를 당연한 듯한 얼굴을 하며 걷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다시 쳐다보기도 하겠지.


 그런 일로 해 두자.


 기운차게 인사를 해온 사쿠라 바쿠신 오가 뭔가 다 소화해내지 못할 무언가를 본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세번이나 나를 다시 본 뒤에 결국 생각하는 걸 그만둔 것인지, 다시 기운차게 인사를 하고 지나쳐 갔다.

 저 사쿠라 바쿠신 오 조차 어떻게 대응할지를 고민할 만한 사태인 것이다.


 "루돌프."

 "왜 그러지?"

 "트레이닝 기기 얘긴데."

 "어제 말했던 기계의 노후화 얘기인가?"

 "응. 그 얘기 말인데."


 최소한의 저항으로써, 기계의 노후화를 빌미로 회의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기숙사를 방문한 척을 해 본다.

 우마무스메는 귀가 밝다.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좋은 느낌으로 해석하여───


 "결국 돌아가지 못한 모양이구만."


 어처구니 없다는 얼굴을 한 히시 아마존이, 등을 벽에 기대고 서 있었다.

 작전을 세운 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작전이 붕괴되었음을 깨닫게 된다.

 그 앞은 여기서는 그만둬, 라고 하는 의사를 필사적으로 담아서 한 눈빛 교환도 덧없게, 히시 아마존은 인정사정없이 입을 연다.


 "…그런 눈으로 보지 말라고. 그래서 충고해 준 건데. 너, 결국 하룻 밤 묵은 거냐."


 시선의 의미를 뭔가 착각당한 모양이었다.


 "아~ …연락을 못해서 미안했어. 그 후, 결국 격한 토론을…."

 "격한 토론, 말이지? 그런 냄새를 풍기면서 잘도 말하는 구만."

 "…아."


 …또 냄새인가.

 그렇게 말한다고 해도, 어제는 결국 샤워도 하지 못하고 잠이 들은 것 뿐이었다만.

 루돌프의 무릎 위에서.


 그 때문인지.


 어젯밤 테이오의 냄새가 붙어있던 걸 이유로 엄청 혼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끝나니까 뒷간을 갈 적 마음 다르고 뭐시기, 라는 걸까.

 나 자신이 학습하지 않는 인간이라는 건 몇 번이고 지금까지 자각할 기회가 있었지만, 이건 예상하지 못했다.

 여담으로, 사람의 코는 그렇게 까지 냄새를 맡지 못한다.

 소매를 가까이 해서 냄새를 확인 해 봐도, 기껏해야 평소대로의 냄새, 라고 할까.

 특별히 뭔가의 냄새가 나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방에서 외박했다고 했는데 연락도 하지 않아서 미안하다, 히시 아마존. 물론, 맹세코 양심에 가책을 느낄 만한 일은 하지 않았어."


 아까까지 옆을 걷고 있던 루돌프가, 불쑥 하고 앞으로 나온다.

 양심에 가책을 느낄 만한 일을 할 뻔한 상황이긴 하지만, 미수는 미수.

 실행에 옮기지 않고, 들키지 않으면 그건 죄가 되지 않는 것이다.


 "흐응? 뭐~, 내가 관여할 만한 일도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말야, 적당히 해 달라고. 기숙사 안에서 트러블을 일으키면 역시나 곤란하니까."

 "트러블, 이라고 하니. 어젯 밤 살짝… 뭐냐, 살짝 트레이너 군과 싸워 버려서 말이지. 싸우던 도중에 유리창을 파손시켜 버렸다. 수고를 끼쳐서 미안하다만, 수리 요청을 부탁하고 싶다."


 머리에 직격탄을 맞았다고는 하지만, 역시나 이성을 되찾는 계기를 만들어 준 메지로 맥퀸에 대한 배려는 잃어버리지 않은 모양이다.

 하지만, 그런 배려를 발휘할 수 있다면, 이 상황을 교묘하게 넘기고 나서 해 줬으면 했는데.


 끼기긱, 하고 기름을 치지 않은 기계 같은 소리를 내면서, 천천히 히시 아마존이 이 쪽으로 고개를 향했다.


 "……싸웠다, 라니 ……트레이너, 잘도 살아있구만 너."

 "그러게 말이지."


 무의식적으로 어깨를 으쓱인다.

 

 정말로, 메지로 맥퀸이 기적의 끝내기 만루역전 홈런을 날려 스탠드를 직격하지 않았다면, 지금 쯤 어찌 되었을 지 모른다.

 메지로 맥퀸한테는 무언가의 답례를 하지 않으면 안되겠다.

 물론, 공이 날아온 방향이 내 쪽이 아니라, 다른 우마무스메의 방이었다면 대사건이었음은 틀림 없지만, 우연이라고는 해도 나를 구해 준 그녀에게 죄를 그대로 덮어 씌우는 것도 뒤끝이 나쁘다.


 슬쩍, 하고 루돌프와 눈빛 교환을 하자, 그녀는 살짝 턱을 밑으로 끌어당겨 긍정을 표했다.


 "뭐, 약간 의견의 차이로 드물게도 싸우게 되서 말이지. 내 가방이 던져져서 창문에 맞아 버렸어. 시말서는 나중에 하야카와 씨한테 제출 해 둘게."

 "…참나. 알았어, 알았다고. 유리창 수리는 요청해 두지."


 머리를 벅벅 긁으면서, 히시 아마존은 현장으로 향했다.

 저 상태라면 뭔가를 알아 챈 모양이다만, 추궁해 오지 않는 건 배려인가, 아니면 상냥함인가.


 그리고 남겨진 건 정적…과, 수근수근 소문을 내는 작은 속삭임 뿐.

 참으로 귀찮은 사태가 되었다.


 적어도 샤워 정도는 빌렸어야 했다, 라고 후회의 마음을 억누를 수 없다.

 머리를 부여잡고 싶은 사태이지만, 지금부터 다시 뒤돌아가서 샤워를 했다고 해도, 옷에 배어있는 냄새를 탐지당할 가능성이 있는 한 갈아입을 옷을 가지고 있지 않는 이상, 의미가 성립되지 않는다.


 각오를 다지고, 재빨리 기숙사에서 탈출하기로 했다.






 "아무리 그래도 어제부터 샤워도 하지 않았고, 한 번 기숙사로 돌아갔다가 아침 훈련에 얼굴을 내밀도록 할게."

 "…그런가? 나는 신경쓰이지 않지만… 그렇다곤 해도, 갈아입을 옷도 필요하려나."

 "응. 역시 끈적끈적해서 기분 나쁘니까 말야, 땀 때문에."


 냉큼 트레이너 기숙사로 돌아가서, 샤워랑 환복을 마치고, 그리고 다시 아침 훈련으로 향하자고 결의를 굳힌다.


 트레이너 기숙사는, 학생 기숙사에서부터는 그럭저럭 거리가 있다.

 학원동이나 트레이닝장이라고 하는, 트레센 학원의 주요기관을 끼고, 거의 대각선에 위치하는 듯한 위치관계 때문에, 결국 트레이닝장 주변을 지나지 않으면 안된다.


 자신의 냄새라고 하는 건, 사람의 코로는 좀처럼 알 수 없는 물건이긴 하지만, 지적을 받았다고 하는 건 냄새가 나고 있는 거겠지.

 어제는 꽤나 움직이고 있었고, 아침부터 땀냄새가 난다는 것도 어떤가 싶기 때문에, 아침 훈련을 향하는 우마무스메들의 줄과 약간 거리를 벌리면서 걸어간다.

 그녀들의 후각의 강도를 생각해 보면, 그다지 의미가 없는 게 슬픈 점이다.

 가능하면, 잘 알고 있는 우마무스메들에게 만큼은 들키지 않게 해주세요 라고 믿지도 않는 신한테 기도를 올리는 처지였다.


 "과연 그 '벌'은 힘들었어."

 "더 가볍게 해봤자 근심만 더 늘어났을텐데 뭐."

 "뭐, 그렇지."

 "하룻 밤 지났는데, 머리는 식었어?"

 "물론이지. 다시금, 어젯 밤에는 실례를 범했군. 미안하다."

 "이미 벌은 다 받았으니, 괜찮아."


 아침까지 정좌한 채로 계속 있었기 때문인지, 내가 일어남과 동시에 바로 일어서려고 하다가 넘어지고, 그대로 기어가듯이 방에 있던 샤워실로 향하고 있던 걸 보면, 꽤나 힘들었던 거겠지.

 흔치 않은 모습었다는 것과 동시에, 저린 상태였을 다리를 쿡쿡 찌른다고 하는 유혹을 이겨낸 자신을 칭찬해 주고 싶은 기분이었다.


 "…고맙다."


 말은 짧지만, 이걸로 충분하다.

 일부러 다시 파내서 따질 필요도 느끼지 못한다.

 루돌프라면, 이라는 신뢰의 끝에서의 결론이긴 하지만, 냉정하게만 된다면 스스로 반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의 아침 훈련은… 응, 아무리 생각해도 컨디션이 나쁜 건 알고 있으니까, 유연 체조를 철저히 하도록 해. 내가 돌아올 때까지, 시간을 들여서 천천히."

 "알겠다. 트레이닝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 할 생각이었다만, 그렇게 하도록 하지."

 "사실은 수면을 취하게 하고 싶지만 말이지."

 "아무리 그래도 그건 내가 용서하지 못하겠군."

 "역시나. 그러니까 아침 훈련은 어쨌든 간에 유연 체조. 나머지는 레이스 분석으로 상담하고 싶은 게 있으니까, 그리 알고 있어. 오후는 수면을 취하고 나서 상태를 보고 생각하자."

 "알겠다."

 "그럼, 잠깐 기숙사로 돌아가서 준비하고 올게."











 "아, 트레이너! 좋은 아침~!!"











 트레이너 기숙사 앞에서, 지금 이 순간 세상에서 제일 만나고 싶지 않았던 녀석한테 발견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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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삽화 : 트레이너에게 마킹을 시도하는 테이오 (출처 : https://www.pixiv.net/artworks/88580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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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편 : 바람 가는 대로




 싱글벙글, 하고.

 웃으면 처진 눈 기미가 되는 미소가, 종종걸음으로 달려 온다.

 움직임에 맞추어, 깡총깡총 하고 포니테일이 튀어 오른다.

 내 심장은 두근두근 하고 뛴다.

 봄의 방문, 그리고 싹이 움튼다.


 물론, 나쁜 의미로 심장이 두근두근하고 비트를 새기고 있었고, 봄의 폭풍이 방문한 느낌과 함께 공포심이 싹트고 있었다.


 "좋은 아침~! 나 기다리고 있었어!"


 손을 붕붕 흔들며, 실로 즐거운 듯한 토카이 테이오 였다.


 "좋은 아침, 테이오."


 일단, 수상히 여겨지는 일이 없도록, 표면상으로는 평정심을 유지한다.

 우마무스메의 밝은 귀는, 과연 타인의 고동까지도 들을 수 있을까.


 "오늘은 무슨 일이야?"

 "담당이 붙은 우마무스메는, 아침 훈련 전에 트레이너를 마중나가는게 좋다고 모두가 그랬어. 나도 기대하고 있었단 말이지~"


 응, 뭐.

 매일 아침 보는 풍경인 만큼, 트레이너 같은 걸 하고 있으면 당연한 광경이 되지만, 아침 출근시간에 젊디 젊은 소녀가 마중나와 있다고 하는 건 좀 부끄러운 게 있구나 라고 새삼스럽게도 실감한다.

 루돌프의 경우는, 며칠 정도의 간격으로 잠에서 빨리 깬 날만 마중나왔을 뿐이므로, 깜빡 잊고 있었다.

 그녀의 경우는, 학생회 활동에 트레이닝, 그리고 학문으로 하루가 꽤나 바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아슬아슬할 때 까지 제대로 휴식을 취하도록 하고 있어,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트레이너를 배웅하는 거, 동경하고 있었단 말이지~! 드디어 이뤄졌으니까, 오늘 아침은 4시에 잠이 깨 버렸어!"


 소풍 전 날의 어린애냐.

 그렇다곤 해도 역시나 중등부라면, 아직 거기까지 어른스러운 행동을 기대하는 쪽이 너무하다고 하는 걸까.


 "그랬었구나."

 "그러고 보니, 트레이너는 지금부터 출근 아니야? 산책이라도 했었어?"


 왔다.

 역시 이 질문이 왔다.


 뭐 당연은 하다.

 아마도 이 상태라면, 꽤나 전부터 기숙사 앞에서 대기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제대로 된 변명을 하지 않으면 안되겠지. 내 명예를 위해서라도.


 "어제, 루돌프가 완전 휴일이 되어 버려서 말이지. 그걸 벌충하기 위해서, 조금 빨리 시작하려고 했지만 말야… 평소 시간보다 빨리 일어나서 서둘러 나왔다 보니, 트레이닝 메뉴라던가 그런 걸 인쇄하는 걸 깜빡한 게 생각나서, 도중에 돌아온 거야."


 괴롭다.

 몹시 괴로운 전개다.

 그리고, 명백히 말이 많다.

 수상하게 여겨 달라고 하는 듯한 변명이지만, 이 이외에 괜찮은 변명도 생각나지 않는다.

 TV 드라마 등에서, 불륜을 저지른 남편이 부인한테 변명을 하고 있는 듯한 모습처럼 되어 있지 않을까 불안감이 들지만, 상냥하게도 그 점을 지적해 주는 사람은 어느 누구도 없다.


 "흐응~? 회장은 바쁘니까 말야. 트레이너도 고생이네."

 "하하…. 게다가 아침에 늦잠을 잘 뻔해서 뛰었더니 땀범벅이라 말이지. 한 번 샤워라도 하고 다시 나와야 되려나."

 "흐~응…?"


 또도돗 하고 한걸음 두걸음 가까이 다가와서, 코를 가까이해 왔다.



 좋지 않다.



 "진짜다, 살짝 냄새날지도!"


 하지만, 테이오의 입에서 나온 감상은, 예상과는 크게 다른 것이었다.

 시간이 경과되어 다소 루돌프의 냄새가 빠진 걸까?

 하지만, 우마무스메의 후각을 얕봐서는 안된다고 내 본능은 경종을 울리고 있다.

 눈치를 챘기는 하지만, 트레이닝 도중에 붙은 냄새라고라도 생각한 걸까.

 워밍 업때의 스트레칭 등을 돕는 경우는 있기 때문에, 신체적인 접촉을 행하는 장면은 많다.

 가능성에 매달릴 수 밖에 없지만, 현재 시점에서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 만큼은 구원일까.


 "역시 냄새나네. 자기 스스로는 알기 힘들단 말이지, 이런 거는…"


 무의식적으로 소매를 코에 가까이 대거나 하지만, 그저 약간의 땀냄새를 맡을 수 있는 정도.

 …어젯 밤, 심하게 진땀을 흘리는 신세가 되었으니 말이지.


 "아하하, 인간한테는 약간 알기 힘든 감각일지도 모르겠네. 이런 차이는 알아달라고 하는 것도 힘들단 말이지~"

 "노골적으로 신체능력에 차이가 있다고는 해도, 감각이 다르다고 하는 건 확실히 알기 힘들지도 모르지."


 트레이너 양성과정에 있어서도, 그 점은 끈질길 정도로 주입받아 왔다.

 라고는 해도, 어디까지나 지식으로써 파악하고 있는 것 뿐이며, 루나와 어울려 주는 도중에 갑자기 인식하게 되거나, 어젯 밤 같은 사건이 일어날 때나 겨우 떠올리기 때문에 좀 곤란하다.

 일반인 입장에서 보면, 주위에 우마무스메가 없다면 눈치챌 일은 없고, 뭣하면 트레이너 보다도 일반인 팬 쪽이 악수회 등이 개최될 때에는 철저하게 몸을 청결하게 하고 온다고 하는 정도다.


 이전에, 루돌프가 팬 감사제에서 사인회를 여는 신세가 되었을 때는, 팬의 대행렬이 발생했다고 하는데도 이상할 정도로 무취여서 놀란 기억이 있다.

 덩치 큰 남성마저도, 보안을 위해 바디 체크를 했을 때에는 아무 냄새도 나지 않았던 것이 무섭다.

 팬이라고 하는 건 굉장히 훈련된 사람들인 것이다.

 우리같은 우마무스메에 완전히 익숙해진 트레이너 보다도, 팬 쪽이 지식을 숙지하여 트레이너로서 트레센 학원에 방출되는 쪽이 실은 안전한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담당이 된 경우,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될 확률이 150%정도에 달할 것 같다.


 "그렇단 말이야. 아, 트레이너, 아침 훈련이라던가 이제부터 어떻게 하면 될까나?"

 "테이오의 지도는, 담당계약서를 제출하고 나서가 되니까, 오후부터 이려나. 처음엔 오리엔테이션과, 루돌프와의 대면이 있으니까, 오늘은 아침 훈련은 하지 않아도 상관 없어."


 아무리 그래도 학원측에서 허가도 받지 않은 채로 트레이닝을 개시할 수도 없다.

 이전에, 재활운동 메뉴를 건네려고 했을 때도 대놓고 건네는게 불가능하여, 병문안 선물 속에 숨겨서 보냈을 정도다.

 뭐가 좋지 않은가 하면, 학원으로부터의 정식적인 결정이 내려지기 전이라면, 현 담당 우마무스메 쪽에 '배척해도 좋은 이유'를 줘 버리기 때문이다.


 이전, 서류 제출전에 트레이닝에 참가시킨 것 때문에, 사건이 일어났다고 하는 슬픈 전례가 있다.


 다른 우마무스메의 계약서를 파손시키거나 등의 행동을 취하면, 중대한 위반사항으로써 퇴교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한 편으로, '트레이너가 제출하지 않는' 상황에 대해서는 특별히, 규칙으로써 정해져 있지 않다.

 계약서는, 쌍방이 서명을 날인한 상태에서, '트레이너가 학원 교무과 혹은 이사장 등의 결재자 쪽으로 제출하는 것으로 허가된다' 고 하는 룰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이건, 애시당초 트레이너가 강제적으로 서명을 하도록 강요받아서 계약을 맺으려고 하는 사태를 회피하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규칙으로써 기재하지 않았던 거지만, 그걸 악용하는 자가 가끔 나온다.


 트레이너를 감금하여, 계약서를 제출할 수 없도록 해 버리는 것이다.

 무서운 이야기다.


 어젯 밤 사인은 받았지만, 학원에 돌아간 시점에서는 이미 교무과는 닫혀 있었고, 아키카와 이사장 쪽으로 직접 결재를 부탁하려고 가지고 간다고 해도, 아키카와 이사장은 '화이트 학교법인'을 걸고 나서고 있기 때문에, 솔선하여 정시에 업무를 끝내고 돌아가 버린다.

 이사직, 이랄까 관리직 이상의 직책에 노동시간의 개념은 존재하지 않지만, 상급자가 있으면 돌아갈 사람이 돌아가지 않는 경우가 있으니까, 라는 이유로 재빨리 돌아가 버리는 것이다.

 또한, 관리직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 트레이너라고 하는 프로페셔널 직책에 대해서는, 기술직 취급이므로, 인센티브 급료가 높은 대신 프리랜스 같은 분위기의 노동환경을 가지고 있다.

 복리후생 만큼은 전국의 초우량기업을 둘러봐도 '거기까지 하는 건가' 라는 수준으로 갖춰져 있다만.


 요컨대, 현 시점에서는 아직 정식적으로 트레이닝을 시킬 수는 없는 것이다.


 "뭐~! 모처럼 왔단 말야, 그건 싫은데~. 준비가 끝날 때 까지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께!"

 "뭐어? 이런 아침 일찍부터 기다리게 하는것도 좀…"

 "아!"


 테이오는 뭔가, 좋지 못한 생각이라도 떠올랐는지, 히죽 하며 웃었다.


 "트레이너의 방! 방에서 느긋하게 기다리고 있으면 되지! 그럼, 렛츠 고~!"


 쭈욱, 하고 손목을 잡고, 나를 질질 끌고 가는 모양새로 기숙사로 걸어가기 시작하는 토카이 테이오.

 쾌활한 그녀 답지않은, 묘한 위압감을 느끼는 옆 얼굴에, 나는 패색을 눈치채고는 입을 다물었다.

 그러고 보니, 루나가 처음 트레이너 기숙사로 돌격해 온 때도 이런 흐름이었지, 라고 무의식적으로 아련한 눈길을 보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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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특집이 심볼리 루돌프 특집이라면 이번에는 토카이 테이오 특집이 되어버렸음.

하지만, 저번 루돌프 특집과는 달리 아직 테이오의 배틀 페이즈는 끝나지 않았다.


늠름한 루돌프와 다르게 귀여운 테이오지만, 루돌프와 비슷한 얀데레끼를 뿜는 테이오인 만큼,

트레이너의 방에 들어간 테이오가 무슨 행동을 할지 기대되는 부분.



분명히, 몇 편이고 비축분을 쟁여놓은 기억은 나는데, 몇 편 업로드하고 나니 어느샌가 또 비축분이 동이 나버렸다.

작가가 4천자 미만의 글을 써 놓으면 대개 인간극장 급의 마무리로 이야기의 허리를 끊어 버린 뒤에,

다음 편이 바로 전편하고 이야기가 이어져서 결과적으로 실질 7~8천자 소설을 2편으로 나눠 올린 꼴이 되어 버리기 때문에,

열심히 번역한 비축분이 특집으로 올린답시고 엄청난 페이스로 갈려나가는 상황이 되어버린 게 이유인듯.


뭐 어때, 얀붕이들이 잘 읽어주기만 하면 됐지. 



언제나 오타 및 오역 지적 그리고 기타 피드백 대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