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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억... 허억... 씨발!"


피가 베어나오는 왼쪽 어깨를 손으로 지혈하며 복도를 달린다


뚜벅- 뚜벅-


"얀붕아~ 어디가는거야?"


복도에 울려퍼지는 학교구두 소리와 함께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미친... 미친년아!"


복도 끝의 코너를 돈 내가 그대로 코너에 기대 숨을 고르며 소리쳤다


상처가 깊은지 울컥울컥 피가 쏟아져나오는 어깨의 상처를 강하게 손으로 짖누르며 코너 밖으로 고개를 내밀자


그렇게 죽여놓고 몸에 피 한방울 안묻은 그녀,얀순이가 내가 달려온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


등뒤에 피가 잔뜩 묻은 식칼을 숨기며 


"후후 얀붕아 코너 뒤에 있는거 다 보여? 

순순히 잡혀주면 상처낸 왼쪽 팔만 자를게~♥"


복도 저멀리서 천천히 걸어오고 있는 얀순이가 

그녀의 붉은눈을 번뜩이며 말해온다


"그게 웃으며 할말이냐 이 미친년아!!!"


분노가 차올라 소리친다 고개를 내밀어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지만

여전히 섬뜩한 미소를 지은체 그녀는 천천히,그리고 꾸준히 나를 바라보며 걸어오고있다


"음...그럼 얀붕아 거기 그 자리에 그대로 있어준다면 손발목 힘줄만 자를게? 후후...이건 양보 못한다구~"


이내 고개를 갸웃하고는 눈웃음을 짓는 그녀의 모습에 토악질이 올라올 뻔했지만 

나는 천천히 왼팔을 뻗어서 벽에 배치되어있던 소화기를 꺼내 쥐었다 


'끄으윽...'


팔을 움직일때마다 상처에서 피가 뿜어져나오며 왼팔이 발작을 일으켰지만 

소화기의 핀을 뽑으며 양손에 단단히 소화기를 움켜쥔 나는 일어서서 벽에 기댄체 깊은 한숨을 내쉬며

점점 다가오는 얀순이의 발소리에 집중했다


"얀붕아 포기한거야? 에헤헤~ 잘생각했-"


"꺼져 씨발년아!"


"꺅?!"


코너의 바로 옆에서 말소리가 들려오자 나는 몸을 내밀며 그녀에게 소화기를 뿌렸다

소화기의 하얀분말이 그녀를 덥치며 얀순이가 양팔로 몸을 가리는 모습이 보였다


이내


새액!


"씨발!"


칼날이 쇄도하는 소리가 들려 반사적으로 소화기를 들어올리자

바닥을 박찬 그녀가 섬뜩한 표정으로 식칼을 내뻗고 있었다


카앙!


얼굴 부분을 가린 소화기에 식칼이 박히며 이내 강하게 밀어내는 힘에 몸이 벽까지 밀렸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소화기를 잡은체 얀순이와 힘겨루기를 하고있던 나는 점점 소화기를 관통하며 들어오는 

식칼에 눈을 질끈 감았다


어?


순간 소화기를 잡은 팔에 압박해오는 힘이 없어진걸 느낀 내가 눈을 뜨자

진즉에 식칼에서 손을 땐 얀순이가 소화기 분말로 하얗게 칠해진 자신의 옷과 머리카락을 털며 표정을 찡그리고 있었다


"에이 정말~ 오늘은 이 옷입고 작업할려 했는데 벌써 이렇게 더러워지면 귀찮아지잖아 얀붕아~"


손에든 소화기에 무게감이 없어진걸 느낀 나는 그대로 소화기를 그대로 그녀에게 던지려 했지만


"안돼 얀붕아~"


서걱-


소매에서 작은 칼을 꺼낸 얀순이가 그대로 팔을 휘둘러 내 목을 그었다


"커헉! 끄윽"


끔찍한 고통과 동시에 온몸에 힘이 빠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다리에 힘이 풀리며 이내 몸이 옆으로 기울었다


털썩-


소화기가 바닥에 부딪혀 튕기는 소리가 나고  

눈앞이 아득해진다


피가 타고 흘렀는지 가슴에 따듯한 느낌이 들었다


"괜찮아 얀붕아 엄청 얕게 베어냈으니 죽진 않을거야~ 내가 죽이지도 않을거고"


오른손으로 목을 지혈하며 바닥에 엎드려있자니 어깨가 밀리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밀리는 힘에 따라 몸을 굴려서 위를 바라보며 누우니

앞에서 사람이 죽어가는데 누구보다도 평온한 표정을 짓고있는 그녀가 

웃는 얼굴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헤헤 사랑해? 얀붕아~"


곁에 앉은 얀순이가 왼손을 잡고서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었다


"시..발..년..."


"목을 도려내도 욕하는건 여전하네? 아내에게 할말이 욕밖에 없는거야?"


누가 내 아내야 시발년아...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왼쪽어깨와 목에서 피가 너무 많이 흘렀는지 입술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얀붕아 힘들어?"


얀순이가 배위에 올라타왔다 


"얀붕이 여기 단단하네? 죽기직전이라고 빳빳하게 새운거야? 귀여워♥"


얀순이가 배위에 올라탄체로 허리를 움직이는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이제는 그저 눈앞의 하얀 소화기 분말을 뒤집어쓴 얀순이의 얼굴에 비해

눈은 정말 진한 붉은색이구나 같은 생각밖에 못했다


"마음같아서는 여기서 당장하고싶지만 몸이 더러운 하얀걸로 더러워져 버렸네~"


"얀붕아 나중에 일어나면 그때는 얀붕이의 하얀거로 내 몸을 더럽혀줘?"


그 말을 끝으로 시야가 오래된 전구가 터지듯 암전됬다


****


너무 순애적인것만 썻던 것 같아서


유혈이 낭자한 글을 써봤음 


물론 빌드업 없이 유혈장면만써서 얀데물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재미있게 봐줬으면 좋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