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 왜 이러냐니?"


"너...너도 알고 있잖아... 나 못난거..."


"으응?"


"넌 부자집딸에, 이쁘고 성적도 좋고...

그에 비해 나는 못났고,약하고...매번 맞고 다니고..

잘생기지도 못했고... 또 머리도 나쁘고...."


"그게 어쨌다고?"


"주위에서 시선 안느껴져?

난 너랑 친하게 지낸다고 더 미움 받고 다닌다고."


"그래서."


"어..어? 그..그래서... 너한테 피해주기 싫으니까

나한테 잘해주지 말고 나보다 더 좋은 사람 만나라고..."


"....."


/스윽/


"너 괴롭힌 애들이 한 행동이랑 이름,다 적어봐."


"어어...?"


"사소한거 하나하나, 전부 적어."


"무..무슨 짓을 하려고..."


"얼른."



나는 그녀의 명령에 그 종이를 작성해야 했다.



".... 이상한데?"


"어?"


"아니, 몆명 빠졌잖아.

저기 구석의 쟤는 실수인척 발을 밟은적이 있고,

네 앞에 여자애는 친구들이랑 뒤에서 너를 욕했고.

또 여기, 내 왼쪽에 있는 애는 너한테 발을 걸었잖아."


"그랬어....!?"


"이런, 넌 정말 착하고 순해 빠졌구나."



얼음장같은 목소리에 반의 분위기가 가라앉는다.

야자시간이라 양아치들이 빠진 적막한 반.

낮은 목소리였음에도 그 목소리는 충분히

다른 아이들에게도 들렸다.


"뭐, 어쩔수 없지. 네가 안적은거니까.

여기 적힌애들은 내가 잘 처리할게.

남은 학교생활, 둘이서 꽁냥대면서 지내자?"


"아...아니 무슨말이야.. 처리라니?

게다가 꽁냥대긴 무슨말이야...!"


"응? 우리 사귀잖아."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야!

나같은게 어떻게 너랑 사귀는데!"


"이렇게 사귀는거지."


/츕/


"어...어버버...어버버버..."


"귀엽다, 정말..."


"아,아니! 주위 시선같은거 안느껴져?!

모두들 벙쪄서 이쪽 쳐다보잖아!"


"그게 뭐, 내가 좋아하는 내사람.

내가 당당하게 가지겠다는데 뭐가 문제야?"


"아...아니..."


"넌 내꺼야. 5년전 그날부터 쭉."



5년전? 그날? 알수없는 말이 머리를 어지럽게 했다.

나는 그저 입을 뻐끔거리고 있을 뿐이었다.


"왜그래, 금붕어야? 아니면 

키스 더 하고싶어서 그래?"


"아아니! 그그그극그런말은! 좀! 자제를!"


"됐어, 어짜피 여기있는 등신들은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다들 폰질이나 하면서

우리 구경중이니까. 애초에 방해할것도 없어."


"네가 이러면 나는 남은 학창생활을

어떻게 보내라고 이러는거야! 제발 좀...!"


"네가 원하면 나랑 같이 전학가도 좋아.

이민가도 좋고, 유학으로 해외로 갔다가

결혼은 한국에서 하는것도 좋고."


"???????????"


"솔직하게, 내가 너무 안일했어.

오랫동안 못본만큼 너한테 잘해줄 생각만 했지,

네 주위 청소를 할생각을 전혀 못했거든."


"나 지금 어지러운데 차라리 혼자있게 해줄래?"



나는 가방을 들쳐메고 집에 가려했다.



"집가서 뭐하게?"


"아,알아서 뭐하게!"


"왜 그래? 설마 나 싫어졌어?"


"애초에 우린 사귀는 사이도 아니고

난 너를 잘 모르겠다니까!? 자꾸 나한테 찾아오지 마!"


"자꾸 이러지마, 섭섭한데?"



얀순이 내 손을 덥석 잡는다.



"뭐, 그럼.... 같이 가자?"


"같이 가자니, 어딜?"


"너네집."


"우리집을 오겠다고?"


"응."


"저저저저절대 안돼! 다른건 몰라도 집은 안돼!"


"어짜피 어디인지 아니까 따로가도 상관없어."


"??!?!?!?!?!"


"여기 있기 싫은데, 어서 너네 집으로 가자."


"어...? 어어....?"









얀붕은 얀순의 손에 차로 내던져진다.



"우와.....리무진...."


"출발."



리무진은 내 집으로 향했다.



"야...얀순아, 우리집 와서 뭐하려고 그ㄹ...

아, 알겠다! 서민인 나한테 부자 체험 시켜주려고

리무진으로 집에 데려다 주는거지? "


"무슨소리야? 너네집에서 꽁냥대야지."


"???????"


/삑삑삑삑/


"자, 들어가."


"???????????"


('우리집 비밀번호 어떻게 안거지!?')


"와아, 얀붕이 집.... 오랜만이네."


"잠깐, 우리집에 온적있었어?"


"응. 너는 기억 못하는거 같지만."


"어...언제?"


"음, 5년전."


"5년전....5년전....으윽...!"


"잘 떠올려봐, 네가 어쩌다 괴롭힘을 당하게 되었는지,네가 누굴 구하려다 지금 이꼴이 된건지....



그녀의 말에, 나는 현기증을 느끼며

자세를 무너트리고 바닥에 주저앉는다.


/포옥/


"어때, 좀 기억이 나는거 같아?"



그녀의 포옹과 함께 느껴지는 자스민의 향.

그래, 나는 이 향을, 포옹을 알고 있었다.










[5년전, 초등학교.]


/퍽!/


"꺄앗...."


"비행기 타본게 자랑이냐?

이런 맛없는 과자나 가져오고 말야 ㅋㅋ"


"우으...."



그래, 나를 지금도 괴롭히고 있는 그아이.

김태양은 초등학교 때부터 무서운 형들과

어울려다닌다는 무서운 이야기가 들리는

소위, 일진 이었다.



"야아, 그래도 여자애인데 괴롭히지 말자..."


"네가 얘 대신 맞아줄거냐?"


"어?"



이내 시야가 뒤집힌다.


/퍽!/


그의 친구로 보이는 녀석들이 몰려들고,

그의 신호에 맞춰 일제히 내 배를 밟기 시작했다.


"윽....억....으윽....."


/드르륵.../


"뭐야, 너희 지금 뭐해!"


"아, 쌤? 얘네 둘이 사귄데요~ 얼레리꼴레리 ㅋㅋ"


/짜악!/


"너 지금 제정신이야?"


"쌤...?"



선생님은 황급히 나를 확인하시곤,

날 들쳐매고 응급실로 데려가셨다.










"윽.....서...선생니임...."


"아, 눈을 떳구나?"


"어, 엄마? 선생님은?"


"너 데려다 주고 가셨어."


"엄마....."


"어쩌다 이렇게 된건지 설명해줄래?"


"그...그게...."



몆분에 걸친 설명에 부모님은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잘했다, 어쨌든 좋은 의도로 한거니까."


"잘하긴 무슨! 애가 갈비뼈가 나갔다고요!"


"......엄마, 미안해."


"......"









[다음날, 학교]


"어제 얀붕이 때린놈들 다 나와."


"......"


"안나오면 구경만한 애들도 같이 맞는거다."



선생님은 회초리와 야구방망이를 들었다.



"야아...뭐해! 빨리 나가!"


"뭐, 나 아니거든?"


".... 누가있었는지 다 알고 말하는거다.

내가 직접 교탁앞으로 끌고가기전에 알아서 나와."



선생님의 말에, 아이들은 알아서 나오기 시작했다.



"뭐해, 김태양. 안나와?"


"왜요? 저는 잘못 없는데요?"


"잘못이 없어?"


"네, 저는 촉법소년? 그거라서

누구 때려도 문제 없다고 형이 그랬어요."


".....오냐, 잘알았다."


/찰싹/


선생님의 손이 다른 아이를 향했다.


"얘는 구경만 했었다. 회초리 한대만 맞을걸,

너. 김태양 때문에 뺨을 맞는거다."


/휘익!/


뒤의 아이는 손바닥으로 등을 맞았다.


"아악!"


"이녀석은 그때 얀붕이를 같이 때렸지.

이것도 물론 니탓이다."



짝,짝,짝, 선생님의 폭력은 반 전체를 향해 계속되었다.



"김태양 나와."


"싫어요."



김태양은 멱살을 잡히고 교탁으로 끌려간다.



"자, 잘봐라. 이녀석은 친구를 두들겨 패고,

그걸 놀이인 마냥 너희들도 같이 하게 시켰다.

그리고 일절의 반성도 없다. 너희는 이녀석이

죄가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냐?"



일제히 "아니오!"라는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잘들어라. 이녀석의 문제점은 반성이 없다는 거다.

어른이 이런짓을 했다면, 아마10년은 우습게 감옥에

 틀어박혀 인생을 썩혀야하겠지."


"쌤이 뭔데 날..."


/찰싹/


"선생이라서다. 너희가 삐뚤어지면 안되니까."



이후 선생님은 김태양을 엎드리게하고

야구방망이로 엉덩이를 마구 때렸다.



"자, 모두 보는데에서 얻어맞으니까 기분좋냐?"


"아....아니....요...."


"너희들이 두들겨팬 덕분에 얀붕이는 갈비뼈가

몆개나 부려져서 지금 병원신세를 지고있다.

숨도 제대로 쉬기 힘들어하고, 기침하면 피가 나와."


/술렁...술렁..../


"그리고 얀순이는 충격을 받고 정신과 치료를 

받고 집에서 요양을 하고 있어."


/술렁....술렁....!/


"이딴 상태로 너희들이 중학생이 돼?

고등학생이 돼? 어른이 돼? 웃기는 소리 마라.

너희들은 어른이 될 자격따위 없다. 알겠어?"


"....."


/딩동 댕동~/


"....오늘 수업은 내 재량으로 끝이다.

집에가서 다들 반성문 써와."









"그..그래, 맞아... 난..널 돕고..."


"그래, 기억이 났구나."



소년의 억압되었던 기억이 풀려나며,

과거의 소녀와 눈앞의 소녀가 겹쳐보인다.



"아....아아.....!"


"얀붕아, 날 지켜줘서 고마워.

난 반장이어서 늘 걔와 부딫혔거든.

만약 네가 안막아줬더라면... 

내가 병원에 있어야 했을거야."


"그때도...."


"그래. 나는 그일로 충격을 받아서 해외로 향했어.

어머니께서 내 정신상태를 많이 걱정하신건지, 

나는 미국에서 학창생활을 보낼수 있었고."


"얀순아...."


"그래서, 이게 내가 널 사랑하는 이유야.

내가 널 좋아하면 안될까?"


"어....진짜, 괜찮겠어? 나같은 거로..."


"너니까 좋은거야."


/츕/


"너...너너너무 개방적인거 아니야!?"


"뭐 어때. 좋아하는 사이잖아."


"그..그건...그렇긴 한데..."


"왜, 부담스러워?"


"그야, 사귀자마자 이런건..."


"어머, 이런거라니? 뭘 생각한거야?"


"앗...아무것도 아니야..."


"정말, 성격이 초등학교 시절 그대로네.."


"좋은 의미야?"


"물론이지...."


"하하, 그게 뭐야....아?"



얀순은 내 어깨에 기대 자고 있었다.



"어....어떻게 하지... 막 잠들었을테니까

지금 건들면 일어날텐데..."



나는 별수 없이, 침대에 기대어

얀순이와 잠에 들어야했다.



"........바보, 이걸 안먹네."



얀순은 휴대폰 메신저를 확인한다.



[말씀하신 인원 전부 정학 및 전학 처리했습니다.]


"후후, 얀붕이를 힘들게 하는건 

내가 전~부 없애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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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과거파트 없어야하는데

잠결에쓰고 일어나서 이어쓴거라

과거의 나랑 합의가 잘 안돼서 이렇게 됨

아마 과거의 나는 금태양 다시 부르기 싫어서

과거에서 조져놓으려던게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