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어


에리나




시엘


카리나

이브


3편 2편 1편

ㅡㅡㅡ


"거래.... 라고....?"


"응 내게 협력해준다면 그녀들을 어떻게든 해결해 줄게."


살짝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내게 말을 건네오는 마왕에게 의심이 안갈 수 없었다.


나와 그녀는 마왕과 용사, 마치 물과 기름이 서로 섞일 수 없는 것처럼 그녀와 나는 서로 죽여야하는 관계이다 그렇기에 온화하게 웃는 그녀의 표정이 오히려 의심을 불러일으킨다.


"내가 그걸 어떻게 믿지?"


"너가 그렇게 경계하는것도 이해할만 하지 그렇게 싸운 사이니 말이야.... 그래도 한번 들어봐."


그러면서 꽤나 진중한 얼굴로 바뀌며 내게 설명 한다.


"그녀들이 지니고 있는 힘은 곧 내 힘이야 내가 다시 마음만 먹으면 그 힘은 원래 주인이 있던 곳으로 다시 모을 수 있게돼."


"뭐...? 그렇다면 그녀들을 원래되로 돌려줄 수 있다는 말이야?"


"마왕의 힘이란 원래 그런 거거든.... 가능성은 희박하겠지만 선대 마왕이 부활해서 내 앞에 나타난다면 나도 그 힘을 뺏기게 되어있어."


정말 흥미로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었다, 마왕의 힘에 대한 진실이라니..... 조금 솔깃해지는것 같았다.


"애초에 마왕의 힘이란 어떤 거야...? 오래전부터 계승해온 힘 같은거야?"


"말하자면 그렇다고 할 수 있지 그래도 마왕들의 성격에 따라 그 힘은 천차만별이야 더 강해질 수도 있고 약해 질 수도 있어."


살짝 이해하기 어려운 말을 꺼내는 이브.


"마족은 자신의 욕구에 충실한 종족이거든.... 그러니 대부분의 마족들은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나 욕구에 따라 더 강한 힘을 발현 할 수 있어."


그렇다는건 마왕이란 그만큼 자신의 욕구가 강하거나....


"아 참고로 내 강함의 원동력은 성욕이라고?"


"그건 안알려줘도 되거든요?!"


왜인지모르지만 내가 다 화끈거리는 수치심이 느껴지는건 왜일까.....


"솔직히 살면서 욕구 불만이였어 나에게 걸맞는 남자는 없지, 혼자 달래는것도 한계가 있지...."


"그니까 안말해줘도 된다니까!"


"걱정하지마 적어도 넌 대상이 아니니까."


"뭐?"


내가 대상이 아니라니.... 무슨 말을 하는건지 요지를 잡을 수 없었다.


"너와 나는 마왕과 용사.... 연인 관계가 될리 없잖아? 애초에 너에게 그런 감정도 없고."


그래서 그런 대담한 말도 서슴 없이 했었던거냐..... 한편으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서론이 길어졌군 그래서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여기서 날 꺼내주는거 어때? 그러면 내가 그녀들의 힘을 흡수해줄게."


솔직히 이 말만 들으면 들어주는것이 멍청할 정도로 그녀에게 득이되는 조건밖에 없다, 마치 도둑이 '너네 집 현관문을 열어주면 안쓰는 물건을 다 훔쳐줄게!' 수준으로 밖에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나의 눈짓을 알아차렸는지 그녀가 깜빡했다는듯 놀란 표정으로 손뼉을 치더니 내게 생긋 웃어준다.


"아 그리고 평화 조약을 맺는거 어때? 마족과 연합끼리 평화 조약을 맺는거야, 그러면 악도 존재하고 선도 존재하는 선에선 최대한의 평화가 아니겠어?"


솔직히 나쁘지 않은 조건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좋아! 그렇게하자!' 라고도 할 수 없는 노릇인게 말은 그럴싸하지만 그녀가 그것을 지켜줄지도 의문이였다. 


"그걸 신뢰할 수 없다면...?"


"하.... 너가 그렇게까지 날 못 믿겠다면 어쩔 수 없지...."


그렇게 말하자 내 앞에 흰색 빛이 감도는 허름한 계약서가 출현하게 되었다.


뭐랄까.... 뭔가 신성한 빛이 감돌고 있어 마왕인 그녀가 소환했다기엔 조금 이질감이 들어 묘한 느낌이 느껴진다.


"영혼의 계약서야, 다시 읽어 보면 알겠지만 내가 아까 말한 내용이 적혀 있어 이 계약은 영혼이 결속돼버리니 반드시 지켜질 수밖에 없어."


계약서를 읽어보니 확실하게 그녀가 말한 내용이 섬세하게 적혀져 있었다.


내가 그녀를 도와 힘을 되찾아주는 조건으로 그녀가 무사히 힘을 찾는다면 연합과 평화 조약을 맺어주겠다는 내용이었다.


"만약 어기려 하면 어떻게 되는데?"


"어길 수 없어, 설령 어기려 하더라도 자신의 몸이 멋대로 반응해서 어길 수 없게 행동해버려 영혼의 계약은 그런 거니까."


솔직히 이렇게까지 말한다면 믿을 수밖에 없다, 더 고민해 봤자 딱히 해결방안이 떠오르는 것도 아니고 더 지체했다가 또 원래 세상으로 가버린다면 좋은 기회를 놓쳐버릴지도 모른다.


"알았어.... 어떻게 계약하면 되는데?"


"시간이 별로 없어, 이 계약서에 마력으로 서명하고 이 쇠사슬에 무작정 마력을 불어 넣어 그러면 쇠사슬이 마력의 흡수량을 다 담지 못하고 파괴되어버릴거야!"


정말로 급한것인지 그녀가 조금 초조해하는 표정으로 나를 재촉해온다.


급하게 서명을 하자 계약서는 계약이 완료되었다는듯 빛을 한번 내뿜더니 사그라들어 가라져 버렸고 나는 그녀의 팔과 다리에 감겨 있는 사슬을 무작정으로 마력을 부여해버린다.


순간적으로 다량의 마력이 빠져나가는것이 온몸으로 느껴져버린다 손 끝에서 전해져오는 뜨거움과 쓰라림이 온몸에 전해져 온다.


사람이 평소 자신의 역량과 맞지 않는 운동을 해버리면 다음날 근육통에 시달리는 것처럼 평소에 방출하지 않을 대량의 마력이 억지로 쓸려하니 그 대가가 톡톡히 느껴진다.


"으으으...!"


손이 타들어갈것만 같은 고통을 억누르며 계속해서 마력의 흐름을 유지해 나간다.


"조금만 더 힘내봐! 사슬이 불안정해지는게 느껴져!"


그런 격려의 말을 들려오지만 지금 마력을 유지하는데 온 신경이 집중되어 있어 신경쓸 틈이 없었다.


"조금만 더!"


그런 말과 함께 사슬이 격하게 빛나기 시작한다.


"거의 다됐어!!"


"으으으!!!"


이내 사슬은 균열이 생기더니....


콰직!



그런 경쾌한 소리와 함께 오직 어둠만이 있었던 공간은 빛으로 가득채워지게 된다.





ㅡㅡㅡ




"......."


"일어났어 에반?"


눈을 뜨자 내게 보이는건 에리나였다, 온몸은 구속되어 있었고 계속 덜컹거리는게 느껴지는것이 마차안인것 같았다.


"에리나.... 날 어디로 데려갈려는거야...."


"대수림..... 그곳의 일부는 마족의 영토가 되어버렸어."


대수림은 세상에서 가장 울창하고 거대한 숲으로 엘프들의 고향이라 할 정도로 대부분의 엘프들이 그 숲에 거주중이였다.


세계수를 섬기며 대자연의 힘을 빌려 침입자를 막아내고 자신의 생계를 유지 할 수 있도록 적합한 환경을 꾸려나간다.


특히나 마족을 혐오하는 엘프이기에 예로부터 마왕군들이 자신의 영토에 침입하지 못하도록 최선을 다해 왔다.


실제로 세계수도 그것을 돕는것인지 다른 종족의 진영이 하나쯤은 마족들에게 넘어 갈때 유일하게 대수림만은 마족들의 영토가 된 지역이 단 한군데도 없었다.


하지만 그런 대수림에 마족들의 영토가 생겼다는건.....


내 머릿속은 자연스럽게 두 인물이 스쳐지나간다.


시엘... 카리나....


대수림의 공주로 차기 여왕이 될 인물과 전도유망한 엘프 마법사.


"왜 그곳으로 가는거야...."


"약속이니까... 혹시라도 너가 온다면 사이 좋게 나눠갖자는 약속을 했으니까."


아무리 자신이 싫어하는 것이라도 약속이라는 단어를 내걸면 그녀는 꼭 이행하는 신념이 있었다.


어떤 불리한 조건이라도 약속했다하면 그녀는 덤덤히 행동했지만....


"......"


지금의 그녀는 너무나도 고통스러워보였다.


"사실.... 독점하고 싶어..... 나만의 것으로 영원히 가둬놓고 싶어...."


조금은 궁금했다, 왜 그렇게까지 약속을 무엇보다도 소중하게 여겨온 것인지....


"그러니.... 미리 손을 써놓고 싶어."


"뭐...?"


그녀가 내게 올라타버린다.


"에리나?!"


"최소한.... 너의 처음만은 내가 받아고싶어...."


그녀의 표정은 슬프지도 그렇다고 기쁘지도 않았다, 걱정.... 그런 감정이 고스란히 내게 전해져 왔다.


마치 강박증이 있는 사람이 자신의 물건을 잃어버릴까봐 안절부절 못하는것 같았다.


"기달려...!"


"싫어! 내꺼라는 표시가 필요해! 그러니 저항하지 말고 받아들여!"


점점 거칠어지는 그녀의 행동을 막을 수 없어가는 그때....


우웅..!


"윽?!"


허공에서 검은색 차원문 같은것이 출현하더니....


"으아아아아...!!"


에리나 머리를 부여잡고는 고통스럽게 몸부리치기 시작 햇다.


그리곤 그녀의 왕관의 형체가 옅어져만 가더니 검은색 연기 같은것이 차원문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곧 이어 마왕의 왕관은 사라져 버렸고 에리나는 기절해버렸다.


그리고.....


"으음...! 얼마만의 세상 구경인지 뭔가 상쾌하네!"


검은 차원문에서 이브가 모습을 들어냈다.


마치 오랜 잠에서 깨어났다는듯 기지개를 하며 스트레칭을 하는 모습이 방금까지 필사적이였던 태도와는 정반대로 여우로워 보였다.


"그건 그렇고 큰일날뻔 했네?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큰 일날뻔 했잖아?"


그러면서 손가락 한번 튕기더니 나를 억압했던 구속구가 모두 해제되었다.


"나도 순간 어떻게 되는줄 알았어..... 고마워...."


"고맙긴 우린 계약을 나눴으니 일종의 협력자 잖아? 돕고 살아야지."


그러면서 자신의 머리위에 씌어진 왕관을 더듬으며 추억에 잠기든 눈을 지그시 감는다.


"하.... 지루한 영계속에선 어떻게 지낼지 두려웠다니까...."


"그나저나 이제 어떻게 할거야?"


그녀의 어깨를 맞잡으면 물어볼려하지만 내가 어깨에 손을 얹은 순간 그녀는 화들짝 놀란 표정을 지어버린다.


그리고 이내 내 손을 냅다 쳐내버렸는데 좀 힘을 실었는지 저릿한 느낌이 손끝에서 전해져 왔다.


"잠시만...! 그렇게 갑자기 만지면 좀 놀라잖아!"


얼굴도 잔뜩 붉어진채로 뭔가.... 사랑에 빠진 소녀 같았다.....


분명 아까까지만해도 나를 연인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해놓고는 마치 짝사랑하는 사람이 자신과 접촉하여 어쩔줄 몰라하는것만 같은 반응이였다.


"너... 갑자기 왜이래?"


내가 그렇게 말하자 살짝 당황스러워하지만 이내 웃어 보인다.




"아.. 하하...! 그냥 부활한 지 얼마 안 돼서 부작용 같은 거일 거야..! 그러니 신경 쓰지 마....."




그런가.... 그렇다면 딱히 상관없지만....




"음.... 보니까 그녀가 마법을 이용해서 마차를 자동으로 이끄는 것 같은데? 아마 설정한 도착 지점까지 멈추지 않을 거야."




커튼을 거두며 기수가 있어야 할 자리에 아무도 없고 그저 말에 이어진 고삐가 허공에서 허우적거릴 뿐이었다.




"그럼 어떡하지..."




"뭐 어차피 너의 동료들과 만나야 되긴 하고 아까 그녀들과 만나러 가는 것 같은데 그냥 이대로 타고 가자."




"그러도록 할까....?"




그녀의 의견에 동의하듯이 말하며 잠시 앉아 시간을 보낼까 했는데....




"조금 피곤하네.... 그렇게 잠들어있었는데...."




그런 생각을 하며 지그시 눈을 감는다.




"대체.... 내 몸이 왜 이러는... 걸…. 까....."










ㅡㅡㅡ




수면 마법은 잘 먹혀들어 간 것 같았다.


그를 앉혀 내 어깨에 기대게 해 본다.


어깨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체온이 포근하면서도 알 수 없는 긴장감이 가슴을 떨게 만들어버린다.


"왜지.... 왜 이렇게 붙어있으면 심장이 두근거리는 게 기분이 좋은 걸까....."


"분명 그에겐 이성적인 감정이 전혀 없었는데..... 왜 이러지....?"


마치 자기 자신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 눈살을 살짝 찌푸린다.


마왕을 계승한다는 것은 단순히 힘만을 계승하는 것이 아니다.


선대 마왕이 살면서 느꼈던 감정, 욕구, 바램.... 그 모든 것을 이어받는 것이다.


그리고 그 감정은 사랑이라는 감정 또한 포함되어 있었다.


"그래.... 이건 쓰러져 있는 저 여자가 마왕으로 지내면서 용사를 생각해온 마음일 거야.... 절대 내 본심이 아니지...."


그렇게 말은 하지만 계속해서 그의 옆에 있는 것이 그녀를 계속 설레게 했다.


"이런 사태를 대비하여 이전 마왕이 느꼈던 감정을 청산하는 마법이 있었지...."


가슴에 손을 얹고 그 마법을 발동시킨다.


하지만.....


"어라....?"


그에 대한 감정이 떨어져 나가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악화하여가고 있었다.....


"왜.... 대체 왜 이러는 거지....? 이 감정은 원래의 내 감정이 아닐 텐데...?"


당혹스러운 표정을 띠며 어쩔 줄 몰라고 한다.



아직도 내게 기대어 자고 있는 그의 얼굴 보자니 얼굴이 화끈해지고 심장이 너무나도 빨리 뛰어 미칠것만 같았다.


"하... 하하.... 그래.... 부활한지 얼마 안되었으니 아직 힘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마법이 시전되지 않은 걸꺼야...."


그런 핑계를 대가며 자신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감정을 애써 외면 한다.


그를 거부할려하지만 말과는 반대로 에반의 얼굴을 어루만지는 이브....


"뭐..... 이 감정도 나쁘지만은 않으니까 조금만은 즐겨둘까....? 나중에 힘을 좀 더 회복하고 컨디션이 좋을때 다시 시도해보는거야...."


결의를 다진듯 자신의 주먹을 꽉 쥐며 봐라본다.


"그래... 이 감정은 곧 사라질거야.... 절대... 절대로..... 내 감정이 아니야..... 


 

ㅡㅡㅡ


이번에도 좀 더 빨리 올릴려고 했는데 이번엔 다크소울3 하다가 좀 늦게 쓴듯



담편은 비중 드럽게 적었던 저 두 엘프 중점으로 둬볼려고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