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서......"


촤악!


내 몸을 관통하던 거대한 대검이 주변에 피를 흩뿌리며 깔끔하게 뽑혀 나간다.


분수 처럼 대량의 피가 몸에서 뿜어져 나왔고....  정신을 아득하게 만드는 어질함과 함께 시야가 흐릿해져만갔다....


털썩!


방을 채우듯 점점 뻗어나가는 내 피의 온기가 손 끝에서 전해져온다.


흘린지 이제 막 되던참이라 아직 따듯하지만 이내 장미가 시들듯 급격하게 차가워져만 갔다.


"ㅇ... 왜.... 왜 배신한거야..... 드디어... 마왕을... 물리쳤는데...."


심각하게 일그러진 얀붕이와는 다르게 그를 지켜보는 두 명의 남자는 기쁨에 미소를 감출 수 없었다.


"아~ 그게 말이지... 머릿 수가 많을 수록 보상이 적어지잖아~"


하나 같이 탐욕에 물들어 욕심과 기만에 찌든 역겨운 눈동자가 치를 떨게 만든다.


"너무 나쁘게 생각말라고~ 그래도 너가 그토록 원하던 세계 평화가 찾아왔잖아?"


지금껏 함께 해왔는데.... 같이 죽을 고비를 넘겨가며 동료애를 쌓았다고 생각했는데.... 결국엔 내 망상에 불과 했다....


비웃는듯한 말투와 입이 찢어질것만 같은 웃음이 환상에 빠져 있던 내 정신을 지금에서야 깨워주고 있었다.


"너희가 이러고도.... 무사할것 같아...? 이 사실을 알면... 용사님이...."

최후의 발악이라는듯 말을 꺼내어봤지만....


"아~ 그건 걱정하지말라고! 다 용사님이 시켜서 저지른 일이니까~"


귀를 뚫고 머리를 아찔하게 만들어버리는 한 마디....


지금껏 느낄 수 없었던 절망감과 배신감이 몸을 지배한다.


"뭐...?! 그럴리 없어...! 용사님은 그토록 날 좋아하셨는데...!"


"뭐?! 핫..! 지랄하고 있네..!"


퍽!


나를 꿰뚫었던 동료가 발로 나의 명치를 차버린다.


안그래도 가슴에 큰 구멍이 생겨버렸는데.... 불쾌한 감각과 피 맛이 섞여 그야말로 최악의 기분을 느끼게 된다.


탐욕스러운 미소는 어디가고 격노한 얼굴로 나를 사정 없이 밝아버리기 시작한다.


"너까짓게 용사님이 좋아하실레 없잖아?! 니 주제를 알아야지 오만한 새끼가...!!"


얼마나 밝아졌을까... 피부까지 붉게 부어 올라왔다.


"너만 그렇게 가깝게 지낸것 같에? 사실은 말이지... 뒤에선 우리가 더 많이 연이 깊었어...!"


"너는 가벼운 터치만 있을땐 우리는 잠자리를 함께 했다고?"


거짓말이다...... 분명이 거짓말이야....!


고결하면서도 다정하고 누구에게나 상냥한..... 모든 이들에게 존경과 찬사를 받는 그녀가 그런 추한  사람일리 없어....


"거짓말....!"


"아니? 사실인데?! 니가 애써 외면해도 이건 변함 없는 사실이야!"


너무나 절망적이였다....

그토록 동경해왔던.... 짝사랑해왔던 인물이 그런 사실을 감추고 있었다는게....


"됐고.... 가기나하자.... 괜히 입씨름하다 기분만 더럽혀봤자 좋을거 없어... 어차피 이 놈은 이대로 놨둬도 곧 죽을 놈이니까..."


"하긴 그렇지.... 그럼 천천히 절망과 배신감을 느끼며 죽어가라고~ 우린 또 용사님이랑 관계를 가지러 갈테니까~"

농락하는듯한 사악한 웃음만이 마왕의 방에 울려퍼지고.... 그 둘은 노을 빛이 흘러나오는 문 너머로 사라지기 시작 했다....


"말도... 안돼....."


믿고 싶지 않았다.....


어떤 상황이라도 그녀만큼은 나를 져버리지 않을거라 생각 했다...


사실 두 동료들의 말이 홧김에 말한 거짓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고 싶지만....


진심으로 말하는듯한 표정과 믿었던 동료들의 이면적인 모습이 신빙성을 불러 일으킨다.


"시발....."


최후의 욕짓거리를 내뱉는다.


"나를 좋아하는것만 같은 모습도... 특별한 배려도... 다 연기였어...?"


배신감과과 절망감은 곧 분노와 증오심으로 변질되어 갔다.


"용서 못해...."


서러웠던 감정은 복수심으로 다시 태어났다.


"용서못한다고!!"


방금전까지만 해도 좋아했던.... 사모해왔던 인물에게 이젠 무한한 원망만이 느껴졌다.


"용사 얀순이....! 절대로 용서못해!!!"


그런 나의 비명과도 같은 외침이 방안을 울려퍼지자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 버렸다...


"복수하고싶어?"


눈 앞에 나타난 잔상과도 같은 소녀의 모습....


방금 전까지만 해도 서로를 죽일듯이 쳐다보았지만.... 지금 그녀의 눈동자엔  위로와 동정심이 서려있었다.


세상을 멸망시키고... 혼돈의 시대를 가져올려는 만악의 근원....


"나한테 방법이 있어..."


마왕.... 그녀가 내 앞에 존재하고 있었다....


"너.. 너는... 분명...!"


"아 맞아..... 너가 그트록 모시던 용사 때문에 나는 죽음을 맞이 했지.... 지금 이것도 영혼이 일시적으로 이승에 남아있는것 뿐... 곧 있으면 영혼 마저 영계로 떠나버리겠지..."


혼란스러워하는 나의 마음을 진정시켜주겠다는듯 급하게 설명해나가는 마왕....


"원래는 안보여야하는데 너는 곧 죽을 목숨이라 특별히 보이나봐...."


그래서 그녀의 모습이 보이는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마왕은 갑자기 한시가 급하다는듯 재촉하는 표정으로 바뀌어버렸다.


"그러니 시간이 없어서 본론으로 바로 들어갈게, 너... 복수하고 싶지? 내가 도와줄 수 있어 물론 지금 여기서 죽어가던 너를 살릴 수도 있고."


그 말에 심장이 터질것만 같았다.


복수..... 그 단어에 나도 모르게 몸이 떨리게 되며 극도로 흥분되서 미칠 것만 같았다.


"그게 사실이야...?!"


"대신.... 조건이 있어서..."


"상관 없어! 용사에게 복수만 할 수 있다면 뭐든지 할게...!"


박력있기 말하자 마왕은 얼굴을 붉게 물들더니 조금 수줍어 하는것 같았다.


"아.. 아니... 일단 들어보고나 말해...! 그.. 사실...."


사랑해 빠진 소녀 처럼 부끄러워하고 몸을 베베 꼬기 시작 한다.


"그.... 그게.... 내가 너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은 딱 하나.... 내 힘을 너에게 공유해줘야하는데 이게...."


시간이 없다면서 왜 이렇게 뜸을 들이는건지... 내가 다 답답할 지경이다.


"그런데 이걸 해줄려면 마왕의 전통에 따라 너가 나를 반려로 맞이해야해...! 그러니까.... 겨.. 결혼을 해야..."


"알았으니까 빨리 해! 시간이 없다며?!"

독촉하는 듯한 내 말투에 그녀의 수줍은 태도는 한 순간에 식어버리며 어이 없어 했다.


"아니.... 너와 내가 부부가 되야한다고?! 단순 복수만 생각하지말고 내 생각도 해줘! 애초에 너를 살리면 날 좋아 해줄 자신은 있어?!"


"상관 없어.... 어차피 내가 좋아하던 사람은 날 배신하고 이 꼴로 만들어버렸지....! 그러니까 차라리 너를 사랑해주겠어!"


그런 나의 말에 다시 한번 얼굴 얼굴을 붉히며 어쩔줄 몰라하지만 이내 만족스럽다는듯 미소 지으며 내 머리에 손을 대기 시작한다.


"그거면 됐어! 그럼...!"


그녀가 내 머리에 손을 얹고 무언가를 중얼거리더니...


스윽....


손이 있었던 위치에 뿔 하나가 자라나기 시작 했다.


"이건 마왕의 뿔.... 예로부터 마왕은 자신의 반려를 삼은 자에게 자신의 뿔 한쪽을 나눠주며 영원을 속삭였지."


기쁘면서도 상냥한 미소를 내게 지어주는 마왕....


"됐어... 이걸로 이제 내 힘을 공유 받았어...  이제 곧 너의 몸도 완전히 치료될거야!"


말 끝나기 무섭게 가늠할 수 없는 힘이 내 몸 안으로 흘러들어오기 시작 했다.


구타로 부어올랐던 피부도 가라 앉고 가슴에 뚫렸던 틈도 급속도로 매꿔지기 시작 했다.


끝 없이 솟아 오르는 힘이 피를 들끊게 만들었다.


손가락 하나 움직 일 수 없었던 몸이 지금은 말끔히 치료되고 두 발로 일어 설 수 있게 되었다.


"내 육체는 소멸되어서 완전히 실체화 될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너가 있다면 문제 없을 거야."


뒤에서 내 몸을 감싸 안아주며 귓가를 간지럽히듯 속삭이는 마왕.


"그러고보니 이름도 말 안해줬네..... 나는 얀진이.... 현대 마왕이자 너의 반려가 된 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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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을 토벌하고 며칠.... 아직도 그의 대한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었다....


"대체... 어떻게 된거야...."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담아 말하자 그들은 땀을 삐질 흘리며 잔뜩 긴장한듯 뻗뻗하게 서있을 뿐이였다.


"어떻게 된거냐고!!!"


통곡과도 같은 외침에 겁먹은듯 몸을 흠칫 떨더니 그제서야 대검사가 입을 열기 시작 했다.


"그.. 그게... 얀붕이는 마왕이 토벌하고 바로 고향으로 돌아간다고... 보상도 안받을테니 저희 보고 가지라고..."


어이가 없었다.

어린애가 들어도 단번에 눈치 챌 것같은 뻔한 거짓말.....


알 수 없는 불안감에 당장이라도 날뛰고 싶어 미칠것만 같았다.


"똑바로 말해...."


"윽?!"


냉기..... 그런 단어 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지금 얀순이는 너무나도 차가웠고 존경 받는 용사의 이미지와는 완전히 상반되었다.


먹이를 노려 보는 듯한 야수 처럼 날카로운 눈매가 두 남자를 관통 한다.


"히힉...!"


냅다 바닥에 넙죽 엎드려 고개를 조아리곤 겁쟁이 같은 소리를 내뱉는다.


"실은 저희가...! 내쫒았습니다...! 용사님이 실은 너를 싫어 한다 라는 뉘앙스로 말하자 실망하고 떠났습니다...!"


"뭐?!"

분노의 가득 찬 원망스러운 말투...


"죄... 죄송합니다...! 보상에 눈이 멀어서....!"


"꺼져...."


"네...?"


"꺼지라고! 다신 내 눈앞에 나타나지마.... 만약 그랬다간 갈갈이 찢어버릴테니까!"


그런 말이 끝나기도 무섭게 꽁지 빠져라 방 밖으로 나가버리는 전 파티원들...


"하...."


한탄스러움이 방안을 가득 메운다....


내 사랑 얀붕..... 그렇게 사랑해주었는데... 어떤 눈치 없는 놈들 때문에 떠나버렸어....


진실도 모른체 얀순이는 정말로 그가 자신을 떠나버렸다고 생각 했다.


"드디어 평화가 찾아와서 모든게 끝냈는데.... 으...."


어느 때보다도 아쉬워하며 한편으론 끝까지 돌보지 않은 후회감때문에 의자에 몸을 축 늘어뜨린다.


"드디어.... 모든게 끝났으니.... 서로에게 처음을 공유할려고 뒤에서 여러가지로 알아봤는데.... 다 쓸모 없게 되버렸잖아...."


한탄해봤자 그는 이자리에 없어.... 고향으로 갔다고 했나...? 그럼 직접 가서 대신이나마 사죄를 하고 설명을 해야 할까...


순순히 밖으로 보내줬던 내 선택을 후회하게 한다.... 얀붕이를 내쫒다니... 만번 죽어도 모자랄판이다.... 지금이라도 나가서 잔인하게 죽여버릴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 ㅡㅡ!!"

"....!!!"

"ㅡㅡㅡㅡㅡ!!!!"


밖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 한다.


무슨 소리일까... 뭔가 엄청 다급한 소리 같은데...


아까 나간 눈치 없는 두 놈을 포함하여 여러 병사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대체 어떤 일이 일어났길레 이렇게 까지 시끄러운 것일까... 확인하기 위해 자리를 일어서는 순간...



쾅!


귀청을 울리는듯한 폭발음과 함께 문이 박살나 버린다.


"윽?!"


거친 화염과 파편이 방안을 난장판으로 만들어버리고 내게 날아오는 파편을 가까스로 튕겨내며 정면을 봐라본다.


"대체.. 무슨...!"


급습인가? 그렇다면 대체 누가?! 그건 그렇고 성 내 깊은 곳에 있는 여기까지? 


상황 파악을 할려고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릴려 하자 문 밖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이 모습을 드러낸다....


"다시 만났네....."


"얀붕....?"


떠난 줄로만 알았던 그가..... 내 앞에 서있었다.


그것 뿐만이 아니였다.... 평소 그에게서 느껴졌던 따듯함과 상냥함은 없어져버렸고 오직 광기와 왜곡된 신념만이 그 눈동자와 미소에 담겨져 있었다.


검은색 이였던 머리도 지금은 대부분 흰색으로 물들어 버렸다...


푹..!


"어...?"


순식간이였다..... 내가 방심한것도 있었지만 너무나도 빠른 속도에 미쳐 따라가지 못했다....


옆구리에서 느껴지는 쓰라리면서도 뜨거운 감각이 나의 정신을 자극 한다.


다름 아닌 그가.... 나를 칼로 찔르고 있었다.


촥!


검이 뽑히고 다리에 힘이 급격하게 빠져나간다.


풀썩...!


"얀붕.... 대체.. 왜....."


애처로운듯 그를 올려다 봤지만... 돌아오는건 차디 찬 경멸의 눈빛이였다....


맥 없이 죽어가는 나를 한번 휠끗 보더니.... 그는 방을 유유히 떠나버렸다.....


"대체.. 왜....."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


그런 말을 내뱉자니..... 들어본듯한 목소리가 내 귀를 자극 한다....


"흠... 예상은 했지만 역시 모르고 있었네...."


마왕.....


칠흑 같이 어두운 빛을 내는 여인이 서있었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마왕과 함께 나타난 얀붕이..... 가증스러운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간다.


"얀붕이 한테 무슨 짓을 한거야?! 감히 내 얀붕이에게 무슨 짓을 벌인거야?!"


"진정해~ 그리고 내가 얀붕이에게 무슨 짓을 한게 아니고.... 너희가 그에게 몹쓸짓을 한거 잖아..."


"뭐...?"


여유를 담는 뜻밖의 답변이 의구심을 불러 일으킨다.


"실은.... 얀붕이 말고 용사 파티에 두 명의 남자가 더 있었잖아~ 그녀석들이 얀붕이를 죽일려했지 뭐야... 그래서 난 죽어가던  그를 살려준것 밖에 없는데?"


마왕이 말해오는 충격적인 진실..... 그들은 단순 그를 쫒아낸게아니고.....  죽일려 했던거야...?


"설마....."


받아들일 수 없다.... 지금까지 어떤 절망적인 현실도 받아들이며 이겨냈지만... 이것 만큼은 인정하고 싶지 않다.... 지금이라도 좋으니 악몽이라면 당장 깨어나고 싶다....


"뭐.... 덕분에 나는 죽을 위기를 넘기고 그와 부부까지 됐으니.... 어떻게 보면 고마워해야하나?"


이성을 관통하는 여유로운 한마디....


"뭐라고...?"


"죽어가던 그를 살려주고 너에게 복수 할 수 있게 도와주는 대신 그는 나와 결혼하기로 했거든."


그녀의 미소는 단순한 기쁨만이 아니였다....


승리자..... 모든 것을 얻고 남 부러울게 없는 승리자의 여유로운 미소가 그녀의 얼굴에 계속 머물렀다.


그 순간... 지금까지 버티고 있던 이성의 벽이 산산히 부숴지고 말았다.....


"으아아아아아아아!!!!!"


이미 엉망이 되버린 몸을 억지로 일으키며 무작정 검을 휘둘렀다.


"역시 달라진거 없이 여전히  난폭하네~ 그런데 정교함이 너무 떨어진거 아니야~?"


이미 치명상을 입어서 몸 조차 제대로 일으킬 수 없는 상태였기에 그녀는 여유롭게 뒷 걸음질 치며 내 공격을 다 피해버린다.


"그럼 잘 있으라고 용사~ 이제 복수도 끝났으니 보상을 받으러 가볼까?"


몇 번 제대로 휘두르지도 못한체 바닥에 다시 쓰러져 버렸다....

무리해서 그런지 더 많은 피가 구멍 뚫린 도자기 처럼 마구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건들지마! 건들지말라고!! 조금이라고 만졌다간 죽여버릴거야!!"


얀순이는 마왕에게  거칠게 말 하지만 이젠 팔을 뻗을 힘도 남아 있지 않은듯 했다.


패배자.... 그녀는 패배자였다.... 너무나도 굴욕적이고 쓰라려도... 할 수 있는건 없었다.....


하지만 그와 다르게 얀진이는....


"아아~ 아이는 몇 명이나 낳을까~♪"


승리를 만끽하듯 여유로우면서도 가벼운 발걸음으로 방을 떠날려 한다.


"으아아아아!!"


발악하듯 주먹으로 바닥을 마구 잡이로 내려치지만.... 아까운 힘만 낭비하는 꼴이였다.


"그럼 좋은 상상하면서 죽어가라고 용사~"


마왕이 모습을 완전히 감춰버리고.... 폭발의 잔재는 아직 남아 방안을 태우고 있었다.


시간이 지날 수록 방안의 화염은 더욱 더 거세지고 이내 얀순이를 완전히 둘러싸고 말았다.


"젠..장....."


꺼져가는 생명을 볼때는 그 존재가 누구든지 안타까움을 느끼게 해준다.


"마왕..... 용서 못해... 반드시 죽여버릴거야....!"


"몇 번이고...! 죽여버릴꺼야...!!!"


그런 비명과 함께.... 그녀의 의식은 완전히 심연으로 잠겨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