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시간이고 작은 스크린을 터치했다. 헤어지자는 너의 그말에 난 그저 끊임없이 전화를 걸뿐이였다.


처음에는 이럴 생각이 아니였다. 하지만 끊임없이 떠오르는 널 생각하니 내 손은 내 의지완 상관없이 너의 전화번호를 계속 누를 뿐이였다.


전화를 하며 계속된 망상을 펼쳤다. 사실 다 거짓말일거라고 다시 날 안아줄거라고 하지만 쌓여가는 부재중 전화를 보며 그 망상은 깨져 다시금 현실을 일깨워 줄 뿐이였다.


계속된 전화에 받지않아 폭설임에도 공중전화를 찾아 헤매었다. 


휴대전화의 대중화로 공중전화 부스는 할일을 거의 잃었기에 찾기 힘들었다. 20여분 동안 헤멘 보상일까 동네의 구석진 곳에서 낡은 공중전화 부스를 발견했다.


공중전화 요금도 몰라 주머니에 있던 동전은 모두 넣고 그의 전화 번호를 눌렀다. 그의 목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다는 생각에 들먹거리는 마음을 가라 앉히고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기 넘어로 들려오는 것은 차가운 기계음 뿐이였다.


시간은 흘러 시침은 11을 가르키고 있었다. 몇 시간뒤면 수업이 있지만 중요치 않았다. 우리집과 그의 자취방까지는 2시간 남짓 거리였기에 난 곧바로 근처 터미널로 가 그의 자취방 쪽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싣고 가는 길 동안에도 손은 하염없이 그의 전화번호를 누를 뿐이였다.


점심부터 거른 끼니때문에 배를 곯았지만 지금 아니면 그를 다시는 보지 못한다는 마음이 더 컸다.


그의 자취방에서 불빛이 새어나온다. 아직 잠들진 않은 것 같아 자취방 앞에서 초인종을 눌렀다.


"누구세요?"


계속 듣고싶었던 그 목소리. 다신 보지 못할줄만 알았던 얼굴이 보인다. 여태 견뎠던 눈물이, 아니 참아왔던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차가운 철문이 우리 둘을 가르고 있었지만 또다시 하나가 된 것만 같았다. 무릎을 꿇고 "제발 문좀 열어줘.. 내가 잘못했어.." 


"나 제발.. 너가 없으면 살수가 없어.. 너가 불편해 할 행동은 안할게 제발 헤어지지 말아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철문은 닫혔고 12월의 철문은 너무나도 차가웠다.


흐느끼며 연신 네이름을 불렀다. 손에는 더이상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철문을 두들기며 너를 계속 불렀다. 


"제발.. 제발.. 내가 잘못했어.. 문좀 열어줘.."


돌아갈 생각은 없었다. 여기서 죽는다고 한들 네가 없는 삶은 상상도 해본적 없기에 몇 시간이고 기다릴 심상이였다.


-철컥-


너와 나의 사이를 가로 막던 두꺼운 철문이 열렸고 

그날 나는 다시 너를 얻었다.


다시는 너를 놓아주지 않을것이다.


내게서 멀어지려 한다면 날개를 뜯어서라도 내곁에 둘 것이다.


이젠 우리는 멀어질 이유가 없으니까.


사랑해.. 영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