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붕이는 한 왕국의 기사임. 전쟁으로 어머니를 잃고 병마에 시달리던 아버지를 어른이 되기도 전에 잃은 얀붕이는 자신과 같은 사람들이 생기지 않게끔 하기 위해 하층민 출신임에도 타고난 재능과 뼈를 깎는 노력으로 기사의 자리까지 오르게 되었음.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았음. 기사의 자리까지 오르게 된 얀붕이는 이 나라를 바꿔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오랫동안 고군분투 했지만 그에게는 그 뜻을 따를 동지도, 이끌어줄 스승도 없었고 결국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음을 깨닫고 절망에 빠짐.


그렇게 모든 의지를 상실한 얀붕이는 왕국의 다른 기사들처럼 정의가 아닌 상류층의 명에 따라서 그 검을 휘두르는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음. 하지만 그러한 나날들이 계속 될 것만 같았던 와중에, 부패한 나라에 반기를 들고 일어서는 강력한 세력이 나타남.


바로 얀순이가 이끄는 저항군이었음. 얀순이는 부모가 누구인지조차 알 수 없었던 버려진 아이로, 시체를 뒤져서 물건을 팔며 살아가던 소녀였지만 어느 날 깊은 절망 속에서 가히 전능하다고 할 수 있을 힘을 얻었고, 그 힘으로 저항 세력을 모아 나라를 서서히 전복시키기 시작함.


가히 신이라 불릴 그녀의 권능은 모든 저항 세력들을 통합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얀붕이가 배속된 기사단이 있는 수도로 진입하는 첫번째 관문격인 도시까지 이르렀음.


예상대로 병사와 기사들은 그녀의 힘과 수많은 저항군들에게 속수무책으로 죽어나갔고 얀붕이 또한 죽음을 예감했지만 어쩔 수 없이 싸움에 뛰어들게 됐음.


하지만 얀붕이가 그녀를 보게 된 순간, 얀붕이는 전의를 잃고 말았음. 고고하게 전장에 서서 권력의 개들을 학살하며,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파죽지세로 진군하는 저항군들을 지휘하는 그녀는 이미 잊었다 생각했던 그의 이상 그 자체였기 때문임. 


기쁨인지 서글픔인지 모를 감정에서 나오는 눈물을 흘리던 얀붕이는 손에 쥐었던 검을 놓고 얀순이의 앞에 무릎을 꿇음. 그리고 어째서인지 얀순이는 그런 얀붕이를 자신의 저항군에 받아들이게 됨.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로 어릴 적에 전쟁으로 잃어버린 어머니, 끔찍한 병에 걸려 의식과 무의식을 오가던 아버지, 기사가 되고 나서는 부패한 상관들. 단 한 번도 자신을 진정으로 이끌어줄 사람을 두지 못했던 얀붕이는 자신의 꿈과 희망을 실현시켜줄 인도자인 얀순이를 존경하는 것을 넘어 광신하게 됐음. 그리고 그 믿음과 실력으로 얀순이의 신뢰를 얻어 권능을 나눠받고 그녀의 사도가 되었음.


한편, 얀순이는 자신의 사도인 얀붕이에 대한 주체할 수 없는 사랑을 품고 있었음.


권능을 얻고 자신의 뜻을 따르는 수많은 이들을 이끌게 되었다고는 해도 공포스러울 정도의 권능을 가진 그녀에 대한 두려움과 의심이 아직은 저항군 내부에서 감돌고 있었고, 교육을 받지 못하는 환경 속에서 살았기에 전술적인 지식들은 커녕 기본적인 상식에도 무지한 면이 많아서 내전이 점차 진행되며 그녀가 직접 나서는 전투가 아닌 전투에서는 패배하는 경우가 많아졌음. 거기에다가 왕족과 부패한 귀족들의 수작으로 그녀에 대한 헛소문이 퍼지면서 얀순이에 대한 불신은 조금씩 커져감. 강력한 힘을 얻었을 뿐, 그저 고아 소녀에 불과했던 얀순이는 이에 점차 흔들리기 시작함.


하지만 얀붕이가 얀순이를 무조건적으로 믿어 주고, 그녀의 취약한 부분들을 보충해주면서 저항군이 그녀에 대해 품었던 불신은 사라졌고 얀순이는 그에 대한 사랑을 키워나가게 됐음. 처음 본 순간에는 그저 목숨을 구걸하는 권력의 개들 중 하나처럼 보였고, 그저 변덕에 지나지 않는 선택으로 받아들였던 그는 이미 그녀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존재가 되어버린거임.


그렇게 좀 더 긴 시간이 흐른 뒤, 그 둘과 저항군은 부패한 왕족들로부터 나라를 빼앗고 새롭게 나라를 바꿔나가기 시작함.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얀붕이의 신앙, 얀순이의 사랑이 엇갈리면서 트러블이 일어나게 되고 최후에는 얀붕이의 신앙이 사랑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얀순이의 폭주로 그 둘은 파멸 or 일련의 사건으로 얀붕이가 신앙을 넘어 얀순이를 사랑하게 되며 얀순이와 이어지는 결말이 나게 됨.




인도받지 못했던 남자의 광적인 신앙, 사랑받지 못했던 여자의 광적인 사랑이라는 주제로 쓴 글이 보고 싶어서 걍 대략적인 소재만 좀 써봄. 근데 글머리는 이걸 뭐로 해야할지 모르겠는데 잡담이 맞는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