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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15556294


호접지몽 胡蝶之夢

나비가 된 꿈이라는 뜻으로 물아일체의 경지, 또는 인생의 무상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





와아아아아아, 하고


레이스장을 환성이 감싼다.


날씨는 비가 오지만, 마장 상태는 양호.

우비를 입은 무수한 관객, 그들이 쓴 우산이 북적이며 뒤엉키는 모습은 이상했다.


이상하지만 독특한 아름다움이 그 안에 있었다.


흥분하여 소용돌이치는 압도적인 열량이.

기대에 부풀어 오른 속삭임이.


형형색색의 관객석은 마치 꽃다발 같았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으면서도 승리를 거머쥔 자에게 선물하기 위해 모인 꽃다발이라고 표현하면 조금 지나친 걸까


이런 생각을 할 때마다 주변에 몇 번 경험해도 적응이 안 될 정도의 압도적인 열에 들뜨게 되었다고 변명하고 싶다.


그만한 꿈이, 꿈의 시작이 지금 여기에 담겨 있었다.



「누가 이길까?」


관계자석 맨 앞줄,

트레센 학원의 대여품인 네이비색 우비에 쏙 들어간 테이오가 기대에 눈동자를 빛내며 이쪽을 쳐다보았다.

우마무스메용으로 디자인된 전용 귀가 달린 그것을 몸에 두른 테이오는, 어느 때보다 어려 보였다.


「테이오는 어떻게 생각해?」


질문에 질문으로 답하는 것은 좋은 행동이 아니지만, 신경이 쓰여 되묻는다.

테이오는 잠시 망설이더니, 게이트 진입을 기다리는 우마무스메 중에서 한 명을 가리키려고 팔을 들었다.


「맞추면 벌꿀 음료를 대접할게. 단단하고 진한 스페셜로」


올리려던 팔이 도중에 딱 멈추었다.

잠시 그 팔이 방황하다, 살며시 머리에 올라갔다.


「음... 고민되네...」


그녀의 직감은 의외로 만만치 않지만 이렇게 「맞췄을」 경우에 어떤 경품이 붙게 되면, 그 순간 「맞히자」라고 생각해 쓸데없는 것을 계산에 넣어 그 날카로움이 무뎌져 버리는 점이 있다.


이런 작은 「망설임」이, 1초 미만의 판단이 필요한 레이스에서 불필요한 족쇄가 된다.

그래서 틈틈히 「직감도 선택지에 넣을 수 있다」라는 것을 알도록 은밀한 트레이닝을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결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일일이 괜한 망설임만 갖게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부담도 있다.

하지만 사소한 일에도 목숨을 건다고나 할까, 진지해질 수 있는 테이오이기에 이렇게 고민할 수 있는 것이다.


고민하고 망설이고.

실패와 성공을 쌓아서

판단을 한다는 경험을 쌓아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머리에서부터 연기를 내뿜을 듯한 기세로 고민하기 시작한 테이오를 잠시 두고, 또 한 명의 동행자에게 말을 건다.


「그럼 루돌프는?」


「1조 2번... 저 네이비 의상의 그녀가 아닐까」


망설임 없는 회답.

나름대로 답을 갖고 있었던 것 같아 답변에는 자신이 보였다.


「헤에... 이유는?」


「레이스를 한 번 본 적이 있어. 그녀의 날카로움은 「가장 빠른 자가 이긴다는」 사츠키상에서는 믿을 만하다고?」


과연, 확실히 그렇게 말하면 그것도 납득할 수 있다.

고개를 끄덕이며 듣던 중, 아무래도 불만이 있는 듯한 얼굴이 눈앞에 다가왔다.

그날 이후 아무래도 물리적인 거리감이 줄어든 것 같기도 하다.


「그런 얼굴을 하고 있다는 것은 트레이너 군은 다른 건가?」


「아, 맞아! 트레이너는 누가 이길 것 같아?」


「반칙은 안 돼, 테이오?」


타이르지만 테이오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벌꿀 음료는 괜찮으니까 트레이너의 예상을 들려줘」


벌꿀 음료를 포기하는 일은 드물다.

그렇게까지 듣고 싶어 하는데, 대답을 피할 필요는 없다.


「6조 13번」


「...단언하는건가」


「상당히 확실하게 얘기하네, 트레이너. 그런데 왜? 팟하고 오기라도 한거야?」


각 우마무스메가 게이트로 들어가고 있다.

출주할 때를 두고 기다리는 이들.





「봐, 저 얼굴」




―――저 녀석, 이 레이스에서 가장 즐거운 얼굴을 하고 있잖아.


입꼬리를 치켜올리고 눈동자에 자신감을 품고




그 모습이 내 눈에는 빛나 보였다.





「...뭐, 편애 같은 거야」


「「...?」」









2장











「...꿈인가」


이불을 걷어차고 벌떡 일어나니 온몸이 땀으로 축축했다.

뭔가 끔찍한 악몽을 꾸고 있었던 것 같다.


아직 커튼 너머는 어둑어둑하다.

시계를 들어다보니 평소 기상시간보다 약간 이른 시간


두근두근, 미친듯이 뛰어다니는 심장 소리가 괜히 방을 울리는 기분마저 든다.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내쉰다.

몇 번인가 심호흡을 반복하니, 서서히 가라앉아 간다.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내쉰다.

릴렉스를 위한 루틴이라는 것은 각자 개인마다의 것을 가지고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나의 경우는 심플하게 심호흡이다.

숨을 들이마시고, 들이마신 시간의 배에 걸쳐 내쉰다.

그뿐이다.


머리맡에 놓은 물을 들이킨다.

실온에 데워진 물은 상당히 미묘하게 따뜻했지만, 그래도 지금의 신체에 있어서는 필요했던 것 같아 정말로 맛있게 느껴졌다.


이제야 겨우 제정신을 차렸다고나 할까.


결국 어젯밤에는 심하게 혼났다.

통금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테이오를 발견하고, 이후 돌아가기 싫다고 또다시 떼를 쓰는 테이오를 업어 릿토 기숙사까지 바래다준 다음, 후지 키세키에게 사과한 후 넘어져 버렸다.


싫어-, 라고 소리 지르며 내 목에 감긴 꼬리는 흠뻑 젖어있었고 거기에 목이 졸리는 귀중한 경험을 하게 되기도 했다.

후지 키세키가 알아차리고 풀어줘서 잘 모르겠지만, 그냥 힘을 줘서 벗기려 했으면 내 목이 부러지든가 했을까


데이트가 무사히 끝났다고 생각한 직후에 생긴, 꽤 힘든 일이었다.


후지 키세키는 후지 키세키대로 잔소리도 하지 않고 뭔가 짐작한 듯, 「어쩔 수 없네」라며 테이오를 떼어네고 기숙사로 돌아갔는데 대체 무슨 일이었을까.


그리고 그 후 테이오에게 오로지 메시지가 계속 도착해 어울려주다 보니 심야가 되어 버린 것을 덧붙이고 싶다.

정말, 그 가라앉아 있던 태도는 도대체 뭐였느냐고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었다.


그건 그렇고

하룻밤이 지난 후에, 엄청난 사실을 깨닫고 말았다.



감기에 걸렸다.



한기가 느껴지고 몸의 마디마디가 아프다.

두통은 심하고, 희미하지만 시야가 뿌옇고 탁하다. 눈이 침침하다고 해도 좋을까.


베드보드에 놓여 있는 체온계를 꺼내 열을 측정해 보면 38.5도

과연 이런 이유인가.


그렇다고 느긋하게 쉬지도 못한다.

키류인 트레이너를 맡고 있기도 하고, 어제의 백업도 해야 한다.

루돌프도 메지로 맥퀸의 차에서 튄 빗물을 뒤집어썼고, 테이오는 어젯밤 거의 비에 젖은 상태여서 컨디션 면에서 불안감이 남는다.

둘 다 감기에 걸리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컨디션관리는 기본의 기본, 이라고 입에서 신물이 나도록 말해야 할 내가 이런 것도 모양이 이상하긴 하지만, 해열 진통제를 먹고 몸가짐을 가다듬다 보니 다소 움직일 수 있는 정도까지 완화된 것 같다.


외출하기 전에 제대로 마스크를 쓴다.

이번에는 무슨 생각을 한 건지 「n95」라고 기재된 무턱대고 성능이 높은 마스크다.

호흡은 다소 힘들지만 어쩔 수 없다.


자신이 아픈 것은 컨디션 관리가 되지 않는 증거이므로 자업자득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만약 담당에게 옮겨진다면 눈도 제대로 뜨고 다닐 수 없다.

옮기면 낫는다고 하지만 그런 방법으로 낫는다면 차라리 낫지 않는 게 낫다.


평소 마스크 등을 자주 하지 않아 혹시 의심받는 일이 생긴다면 초봄에만 꺼내는 것이 허용된 최강의 카드 「꽃가루 알레르기」라고 우길 심산이다.


자, 가볼까


너무 느긋하게 행동하다가는, 또 의심스러워 하는 담당 우마무스메가 기숙사 앞에서 저지를 수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