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딩때부터 썸도 아니고 사귀는 것도 아닌
머 좆같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얀순과 얀붕

처음엔 둘이 사이가 존나 안좋았는데,
싸우다가 정든건지 뭐 암튼 미묘한 기류가 흘럿당께


그들은 어쩌다가 같은 학교 같은 과를 가게 되었는데
얀붕이가 수능날 잭팟이 터졋기 때문이야.
원래 성적은 얀순이가 훨씬 좋았고 그래서 맨날 얀붕이보고 뽀록으로 학교왔다고 놀리고는 했지.

둘은 대학에 와서도 한동안은 딱히 관계가 진전되진 않았어.
되려 술쳐마시고 싸우면 싸웠지..

그러다 2학년이 되고 얀붕이는 군면제를 받게 돼.
할배가 무공훈장이 있엇거든. 그래도 휴학은 한 번 쯤 해보는게 이득이라는 선배들 말에 얀붕이는 휴학계를 내.


그런데 얀순이는 얀붕이가 면-제 라는 사실을 모르고
군휴학을 한 줄 안거야.

' 가기 전에 얼굴 한번 보자 술 사줄게. '

공짜 술 먹을 생각에 신난 얀붕이는 입을 싹 닫고 술 자리로 갔지.

그런데 얀순이의 상태가 존나 이상한거임.
존나 기운도 없어보이고 소주 한 두세병 넘어가기 시작하니까 막 울다가 웃다가 혼자 똥꼬쇼를 하는데 이거 심상치 않은거지.

그만하고 들어가자는 얀붕이에 말에도 얀순이는 듣지도 않고 계속 더 마시자 더 마시자 하는데..

결국 얀순이는 길 바닥에 피자 3판 가량을 만들고..
얀붕이가 업고 얀순이네 자취방까지 데려다주게 돼.

" ...미안.. 추한 꼴 보여서. "

얀순이는 그 제정신이 아닌 와중에도 진짜 쪽팔려서 눈물이 나오려고 하는거야.
그래도 얀붕이는 괜찮다고 자기는 가보겠다고 하고 나가려는데..

" 오늘 같이 있어줘. "

이 한 마디로 둘은 술에 쩔어서 한 사바리 하게 되는거지.

" 사랑해.. 얀붕아. "

사실 둘은 서로 마음이 쭉 있어왔는데 서로 존심 때문에 말을 못하고 있는거였어.



원래라면 이 뒤로 그냥 행복하게 잘 사귀었답니다 해야겠지만
그럼 얀데레가 아니니까ㅎㅎ;


같이 아침을 맞이… 한 줄 알았는데 이미 얀붕이는 빤스런 치고 없었어.

얀순이도 필름이 군데 군데 끊겨있고, 마치 얀붕이가 술 취한 자기를 따 먹은것처럼? 느껴지는거지.

이게 관계를 했다는 사실은 나쁘지 않은데?
내가 자는데 씨발 그 제정신도 아닌데 가랭이 벌려가지고 그 지랄을 했다는게 용납이 안되는거야.

사실을 지가 꼬신건데..


얀붕이도 약간 부끄러워서 인사도 잘 못했는데, 그걸보고 얀순이는 또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잘못한 줄은 안다고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곧 얀순의 생일이었개 때문에 얀붕은 쭉 얀순이 좋아하던 작가의 책을 선물로 줬는데, 얀순은 아직 얀붕에 대한 오해가 풀리지 않아서 기분이 묘한거지.

" 정신도 없을때 같이 한 번 잤다고 남자친구 행세 하지마. "



얀붕이는 소름이 쫙 끼쳤어.


이게 대체 무슨 소리지?
이게 말로만 듣던 미투인가?

얀순이에 대한 배신감도 배신감이지만 뭣보다 성폭행범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에 두려웠던 얀붕이는 휴학을 하고 얀순이의 모든 연락처를 전부 차단해버려.

얀순이 입장에서는 이상한거지. 아무리 그래도.. 얘가 내 연락을 안 받을 애가 아닌데.

카톡 차단확인하는 법을 검색해서 알아보니, 얀붕이가 자기를 차단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거야.

갑자기 불안해진 얀순.. 자취방을 가봤지만 얀붕은 이미 본가에 내려간 뒤였고 방학을 맞아서 얀순도 본가인 부산으로 내려갔지만 얀붕이를 만날 순 없었던거지.

그렇게 1년이 지나고 얀붕은 복학을 하게 되고, 결국 얀순과 다시 마주하게 돼.
물론 얀붕이는 먼저 아는 척하거나 하진 않았지만 얀순이가 갑자기 대뜸 팔을 잡고 끌고 가는 바람에 무작정 회피하는 전술은 파훼됐어.


"…너… 너 뭔데..? 왜 내 연락 안받았는데?
이사를 가면 간다, 전화를 바꾸면 바꾼다. 얘기를 해야될 거 아냐..? "


" 사람 엿 맥이는 것도 아니고 뭐하는거야..
부산에 내려가봐도 애들 다 너 뭐하는지 모른다 그러고..
군대는 면제 받았다 그러고..너 씨발 뭐하는 새낀데 김얀붕…"

한 바탕 쏟아내고 펑펑 우는 얀순이의 모습에 얀붕이도 입을 열 수 밖에 없었어.


" .. 그 날 기억해? 나 군대간다고 니가 술 사준다고 부른 날.

그 날 기억이 아예 없나보네.
네가 나 좋아한다며. 네가 같이 있어달라 해놓고
갑자기 날 강간범 보듯이 보길래.

네가 나 어지간히도 싫어하는구나.
좋아한다는 말도 그냥 술김에 실수였구나.. 싶어서.

그래서 연락 안받았어. 미투? 그런 협박일까봐.
일부러 피한 것도 아니야. 그냥 니 연락만 차단한거야. "

얀순이는 그 말들을 듣고 그제야 그 날의 기억의 퍼즐이 살짝 맞춰지는거야.


" 뭐, 내가 널 어떻게 생각하든 무슨 상관이겠냐.
갑자기 네가 이렇게 질질 짜는 이유도 나는 모르겠고.
제정신인것 같아 보이더니 갑자기 기억없는 척 하면서 나보고 지랄하는 이유도 모르겠고. 그냥 없는 사람처럼 지내자 우리. "


얀순이는 그 말을 듣고 아무 말도 못하고 그냥 서럽게 울기만 하는거지. 떠나려고 하는 얀붕이를 잡아보지만 역부족이었다..




사실 얀붕이는 휴학하는 중에 새 여자친구가 생긴거야..
그 질질 짜는 얀순이를 보고 아 얘가 진짜 필름이 끊겨서 말 실수 한거라는 것 정도는 눈치를 깠지만 그걸 티내는 순간 상황 애매해지니까 그냥 얀순이 손절각을 잰거지.


하지만 그것도 잠시 옛날 자취방을 그대로 쓰는 얀붕이네에 얀순이가 들이닥치는거야.


" 문열어줘. 할 말있어 . 열어줄 때까지 기다린다. "

결국 얀붕이는 문을 열고.. 열자마자 얀붕이의 바짓가랭이에 매달리가지고
얀붕얀붕야~~ 하는 노무현식 구애법에 결국 야스까지 찐하게 한판 뜬거지.


그러나 거사가 끝나고..

" …얀붕아. 나 너..
" 얀순아. "

"..어..? "

" 나 여자친구있어. "


그 순간 얀순이의 눈동자의 촛점이 없어지고-

잠온다. 75프로 정도는 실화